울 조부모님이 산청에서 농사를 지으셨지.
나 어릴 때는 논농사 지으셔서 7남매 쌀은 다 대주셨는데
논농사 몇 번 도와드릴 때 보니까 이게 참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
이 고생해서 주시는 쌀인데 난 차마 이걸 남기지는 못해서
나 스스로 밥만은 남기지 않기로 다짐했다.
감 농사도 지으셨는데
끝이 갈라진 기다란 대나무 장대로 감을 따던 기억이 난다.
따온 감을 꼭지에 실을 감아서 덕장에 널어 말리면 곶감이 된다.
7남매 중 남자 3명은 감 따오고 여자 4명은 밤새 꼭지에 실을 감았다.
나 군대 있을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나 상병 휴가 나가기 이틀 전이었다.
부랴부랴 짐 챙겨서 원래 못 붙여 쓰는 경조휴가 이틀을 상병 휴가에 붙여 나갔다.
내가 도착 했을 땐 이미 입관 같은 게 다 끝나있어서
할아버지는 일병 휴가 때 본 게 마지막이었다.
할머니 혼자 논농사는 못 지으시니 감 농사만 지으셨다.
꼬박 10년을 그렇게 사셨다.
사람은 마지막엔 그렇게 작은 관에 들어가더라.
참 작더라.
3줄 요약
소중한 사람은
잃고 나서 깨닫긴 하는데
그래도 계실 때 잘 해드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