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만들기 밑작업으로 마인이는 아기돼지삼형제 동화를 적어서리 동화구연을 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애들 반응은 영 시큰둥...
꿀꿀이들이 왜 사람처럼 집을 짓는지, 늑대가 입김으로 어떻게 집을 뽀개는지 이해를 못한 거죠.
사실 이전에는 그림책 같은 게 없어서 아이들의 상상력이 부족한 면도 있지만,
문화가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이런 갭을 메우기 위해서도 책은 필요합니다.
한편 그림책에 가장 필요한 인재인 빌마는 여전히 영입이 어렵습니다.
과거의 일 때문에 남자들을 두려워 하는 그녀는 고아원을 나가기 싫어하죠.
그래도 일단 마인이의 일감을 맡아주기는 합니다.
이젠 대놓고 트롬베의 씨를 뿌려 종이 재료를 채취하는 마인 일당들.
세상에 알려지면 발칵 뒤집어 질 일인데, 이놈들은 아무렇지 않게 합니다.
자낳괴가 이렇게나 무섭습니다.
종이는 충분하지만, 문제는 잉크입니다.
잉크 자체는 상당히 비싼데다, 판화용 잉크는 특별히 만들어야 하는 문제가 있었죠.
그래서 결국 단가를 맞추지 못했고...
직접 굴뚝을 긁어가며 검댕을 긁어 모으는 노가다를 시작합니다.
이 모습을 본 신관장은 이 폭탄같은 꼬맹이가 또 일을 벌렸구나 직감하지요.
"그대는 마력을 방출하지 않고도 사람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구나.
이번엔 대체 무슨 일을 벌이는 것이냐?"
"일전에 말했잖아요, 그림책 만든다고요.
일단 모두에게 익숙한 신들의 이야기를 아이들도 보기 쉽게 그림책으로 만들거에요."
동화 이야기로 그림책 내봤자 문화가 달라서 이해도 못할 거고 팔리지도 않을 거라
마인이는 일단 현실과 타협하기로 합니다.
"오, 그런 거라면 얼마든지 괜찮다. 검수는 내가 봐주도록 하마.^^"
신전과 관련된 업무라고 하니 신관장도 냉큼 오케바리 합니다.
실제 본격적인 대량 인쇄물도 구텐베르크 성경입니다.
그만큼 지식이란 종교와 때놓을 수 없었던 것인데...
아니러니 한 것은 이렇게 성경을 쉽게 접하게 되면서
그 오류를 파악하고 현실과의 괴리를 보게 되면서 종교 혁명이 일어나게 되었다는 겁니다.
책벌레 세계는 과연 어떨지??
아무튼 신관장의 오케바리에 의해 그림책 제작은 추진력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림 실력이 뛰어난 빌마가 밑그림을 그리고...
이것은 질베르타 상회에서 고용된 장인이 목판으로 새기게 됩니다.
그리고 긁어모은 검댕과 기름을 섞어 만든 판화 잉크로 첫번째 인쇄물을 떴는디...
목판화에 이해가 없는 장인이 그냥 선대로 깎기만 해서 저 지경이 되버렸습니다.
"(마인) 아, 이런 건 전혀 이쁘지 않어..."
빌마의 그림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목판으로는 그녀의 그림을 구현하기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더구나 잉크가 너무 많이 들다보니 그림책 만드는 생산 비용도 좋지 않았죠.
그래서 마인이 생각한 방법은 공판화, 스텐실 기법입니다.
이건 좌우반전도 되지 않고, 공백도 많이 둘 수 있어 잉크 절약에도 도움이 됩니다.
"(루츠) 근데 이 둥글한 거 뭐여? 일전에 만든 피자 같은 건가?"
"(마인) 사람 얼굴인디?"
원작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마인은 그림을 못 그리는 사람으로 취급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림을 못 그리는 게 아니라 저렇게 프렉탈 방식으로 간략한 도안이나,
만화 같은 기법을 책벌레 세계에서는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다시 말해 조선시대때 이런 그림을 들고 가봤자 아무도 ㅎㅇㅎㅇ하지 않습니다.
사진이 나오기 전까지 모든 그림들은 실제와 흡사하게 그리는 게 원칙이었으니까요.
"빌마, 너님 그림 내가 수정해 봤는데 요런 식으로 그릴 수 있겠능가?"
마인이는 공판화 방식에 어울리는 그림체를 보여주었고...
재능 넘치는 빌마는 근대 미술 따위는 배운 적도 없는디 그 기법을 소화해 냅니다!
"금손이네, 금손이여!"
한편 마인이의 그림책 원고 검수를 하던 신관장은 의문을 품게 됩니다.
아무리 천재라도 꼬꼬마가 했다고 여겨지지 않을 정도로 요약과 정리가 잘 되어 있었으므로.
"(신관장) 넌 도대체 정체가 뭐냐? 어디서 이런 학식을 쌓은 거지?"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꿈속의 나라에서요."
그녀의 말에서 뭔가 심상찮은 비밀이 있음을 눈치챈 신관장.
하지만 경계심이나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이 더 컸지요.
한편 금손 빌마는 마인이가 내준 미션을 정말 훌륭히 수행해 냈습니다.
자신을 밑고 기다려준 마인에게 고마워한 빌마는 좀 더 용기를 내보기로 합니다.
그래서 사내새뀌들이 우글거리는 고아원 공방으로 갔는데...
항상 그녀의 버팀목이 되어줬던 아이들이 그녀를 반깁니다.
그렇게 두려움을 떨치고 한 발 내딛게 된 금손 빌마...
그녀의 첫 작품은 정말 손색없는 수준이었지요.
이 정도면 당장 현대 지구에 와도 밥 먹고 삽니다.
"마인님, 저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리 하여 금손 빌마는 자신을 믿고 용기를 불어넣어 준 마인의 로예시종이 되기로 합니다.
이후 작업은 일사천리.
금손 빌마가 새로운 삽화 그림을 그리면서 출판 작업은 탄력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인쇄된 종이를 반으로 접어 '1장'으로 만듭니다.
이건 옛날 우리나라나 중국, 일본의 방식인데
종이가 지금처럼 두껍지 않았고, 양면 인쇄 기술이 없던 시절이라 이렇게 했지요.
기념할만한 첫 번째 책의 마무리는 투리가 합니다.
마인이 책을 만드는 데 가장 처음 도와준 사람이 투리였으므로...
"(마인) 드디어 해냈다으아 ㅜㅜ"
개복치로 사는 2년의 세월은 적지 않았고 고난과 시행착오는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결국 답은 찾아냈고, 마인은 드디어 첫번째 성과물을 손에 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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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면이 동인지 처음 낸 서클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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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후반 신관장:왜 컬러가 아니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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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욕구가 충족되면 또다른 욕구가 솟아오르는 것이 인간의 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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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가 없는 세계니까요. 물감으로 한땀한땀 그리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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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적절한 비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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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적절한 비유네요. | 20.05.28 19: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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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지..;;; | 20.05.28 19: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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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닝겐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죠. | 20.05.28 19: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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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효
하나의 욕구가 충족되면 또다른 욕구가 솟아오르는 것이 인간의 본성. | 20.05.28 19: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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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후반 신관장:왜 컬러가 아니지?]ㅋㅋㅋ | 20.05.28 19: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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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레알? 레알 컬러 가지고 따짐? | 20.05.28 20: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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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컬러로 하라고 함 | 20.05.28 20: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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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ㅋㅋㅋ 저 시대때 컬러라니 ㅋㅋ | 20.05.28 21: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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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세계에 '컬러로 된 서적'이라는 게 존재한단 말입니까....컥 (설마 존재하지도 않는 물건을 만들어내라고 주문한 건 아니겠죠?) | 20.05.29 10: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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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로
인쇄가 없는 세계니까요. 물감으로 한땀한땀 그리면 됩니다. | 20.05.29 22: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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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아해서 문제죠.(먼산) | 20.06.04 09: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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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느낌의 판화가 좋아서 시도를 많이 해봤는데 컴으로 작업하는 것과 고무, 나무를 파서 만드는건 하늘과 땅 차이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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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보스..? | 20.05.29 04: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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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으로 작업하는게 맘에 안든다고 여전히 마카랑 물감 쓰시는 분들 제법 있더라고요. | 20.06.04 09:4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