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맡긴 소중한 자식이라는 생각을 안하고 소모품으로 생각하니..ㅠ
http://www.nbnnews.co.kr/news/view.php?idx=111698&mcode=m1372u0o
- 기사등록 2017-09-23 12:44:47
지난 2008년 10월 7일 뉴스를 본 전 국민이 공분했다.
이날 춘천지방검찰청은 1년 이상 냉동 보관돼 동물사료용으로 쓰이는 닭고기 135만 톤을 납품한 업체와 축협 관계자 등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20만 마리 분량인 이 닭들은 강원 고성과 홍천지역 50여개 군부대에 납품됐다.
납품 업자들은 냉동닭을 생닭인 것처럼 속여 군부대에 장기간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악취가 심하게 나는 닭들은 물에 씻어 납품했다. 군부대 취사병이 조리과정에서 썩은 닭을 발견해 폐기 처분하는 일도 있었다.
이때까지 납품받은 생닭 대부분은 이미 급식용으로 사용됐고, 군 장병들에 의해 대부분 소비된 상태였다. 이때까지 군 장병들은 '썩은 닭'을 먹어왔던 것이다. 하지만 감독 기관은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썩은 닭 군납비리에 공분
기자는 이날 저녁 서울 마포의 한 식당에서 취재원들을 만나고 있었다. '썩은 닭 군납비리'가 핫 이슈였던 것만큼 술자리에서도 화두로 올랐다. 저녁 8시쯤 음식점이 소란스러웠다.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 셋이 소주잔을 기울이다가 그 중 한 사람이 제법 큰소리로 군대 먹거리에 대해 성토하기 시작했다.
"아니, 군대가 무슨 쓰레기 처리장도 아니고, 군인들이 개‧돼지도 아닌데 이런 것을 먹으라고 했단 말이야"
그는 그날 언론에 보도된 '동물에게 먹여야 할 사료용 닭이 군 장병들의 식탁에 올라갔다'는 내용을 문제 삼았다. 김 씨는 그해 4월에 외아들을 군대에 보냈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고, 동석했던 이들은 한참 동안 군대의 보급체계를 비난했다. 개나 돼지가 먹는 닭을 군대 간 자식들이 먹었다고 생각하니 부모로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었던 것이다.
기자는 이 사건을 좀 더 깊숙이 취재했다. 춘천지검의 협조를 받아 축산물 군납의 문제점과 농‧수‧축산물의 군납 유통체계의 구조적인 허점을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군납비리가 발생한 강원도 춘천의 도계 공장에서 냉동 닭을 정육하는 미공개 사진을 다량 입수해 최초로 공개했다. 이 사진을 본 수많은 사람들은 또 한 번 분노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진에 드러난 도계 후 작업과정을 보면 충격적이었다. 냉동 닭을 해동한 후 물에 담가놓은 상태를 보면 누런 부유물들이 기계 안에 꽉 들어차 있었다. 사진 상으로 봐도 역겹고 금방 구역질이 나올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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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계농가가 축협의 지시에 따라 생닭을 출하할 경우에는 도계장에 가기 전에 계량 증명 업소에서 출하량을 계량한 후 계량증명서를 축협에 제출해야 한다. 축협은 이것을 통해 지정된 물량이 출하되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
그런데도 관행상 도계장에서 계량증명서를 축협에 발송하고, 축협도 계량증명서의 진위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계량증명서를 장기간 위조한다고 해도 전혀 눈치 채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방법으로 축산 농가나 도계업자들은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매취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축협 군납 담당 직원들의 묵인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군납 농가-도계업자-축협 등이 조직적으로 연결돼 있는 것이다. 군 검수관도 직‧간접적으로 개입했을 개연성이 컸다.
군 검수관, 냉동 닭과 생닭 구분 못해
군 검수과정도 허점투성이었다. 당시 닭의 군납 과정을 보면 농가가 도계‧가공업체에 도계를 의뢰하면 해당 군부대에서는 이를 검수해야 한다. 하지만 검수 과정은 극히 형식이었다. 양계 농가는 평균 오후 10시쯤부터 생계의 출하작업을 시작하고, 생닭이 도계장에 도착하는 시간은 새벽 3~4시 무렵이었다. 도계장에서는 인부들이 출근한 후에 도계작업을 실시하고 있어서 군 검수관은 도계 작업 중간부터 오후 3~4시까지 확인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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