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어바인, ‘마블 배틀라인’ 한국 영웅 활약 지켜봐달라
이전에도 어벤저스 얼라이언스, 워 오브 히어로즈, 마블 퍼즐 퀘스트 등 여러 마블 게임을 작업한 적 있는데, 마블 게임스의 시니어 프로듀서인 대니 구가 연락하여 ‘마블 배틀라인’ 팀에 합류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흔쾌히 함께 하자고 답하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마블 게임의 시나리오를 쓰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다.
● 데브캣 스튜디오와의 협업이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 궁금하다. 처음 시나리오의 뼈대를 구축할 때 데브캣이 요구한 사항이나 조건으로 무엇이 있었나?
게임 시나리오 작성은 언제나 협력이 필요한 작업이다. 그런 점에서 데브캣 스튜디오는 훌륭한 파트너였다. 내겐 창의적인 여지가 많았으며, 데브캣 스튜디오가 게임을 다듬어감에 따라 플레이어 경험을 향상시키고 게임 플레이를 부각하는 이야기를 전달할 새로운 방법을 구상하는 작업은 흥미로웠다.
● 여러 대작 코믹스와 게임 시나리오를 담당해온 것으로 알고 있지만, 모바일 게임에 들어맞는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특별히 신경쓰거나 제한을 받는 부분이 있는지?
게임 콘솔이나 컴퓨터 앞에 몇 시간씩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짧고 굵게 플레이 하는 모바일 게임이란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야기의 각 부분마다 시작과 중간, 끝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또한 동시에 다음에는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도 설정해야 한다. 그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싶다. 모바일 게임의 스토리텔링은 빨라야 하며, 짧은 장면들로 이루어진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모바일 게임에서도 장대하고 몰입감 넘치는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마블 배틀라인에서 계획하는 것이다.) 서로 맞물리는 수많은 작은 조각들을 조립해 나가는 식으로.
● 이번 작품은 시작하자마자 코스믹 큐브가 산산조각나는 미증유의 재난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기존 코믹스에서도 보기 힘든 전개인데,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구상하게 되었나?
나 혼자 한 것은 아니다. 빌 로즈먼이 초기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었고, 그걸 내가 발전시켰다. 코스믹 큐브는 코믹스에서도 몇 차례 산산조각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 이야기에서는 이 개념이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되어, 각각 고유한 특성이 담긴 잠재력을 가진 수백만 개의 조각이 지구에 흩뿌려진다. 게다가 코스믹 큐브가 폭발할 때 방출되는 에너지와 공명하는 와툼의 지팡이에 대한 정보도 집어넣었다. 플레이어들도 알게 되겠지만, 이는 엄청난 결과를 불러올 것이다.
[마블 배틀라인 기본 스토리] |
● 혹시 마블 배틀라인을 플레이 해보았는지? 해봤다면 감상이 궁금하다.
개발 과정 내내 모든 빌드를 플레이 해보았으며, 지금은 출시 버전에 몰두해 있다. 정말 재미있다. 하지만 게임이 개발되는 동안에는 온전히 이야기에만 집중했으므로, 전략과 게임 플레이 연구는 이제 막 시작한 참이다.
좋아하는 캐릭터의 카드가 나온다면 언제든지 굉장히 신날 것이다. 닥터 스트레인지, 스파이더맨, 데빌 다이노소어...
● 시나리오 분량은 어느 정도 작업했나? 그리고 향후 게임이 업데이트 됨에 따라 계속해서 데브캣과 함께 일하게 되는 건지?
와툼의 지팡이에 대한 퀘스트를 풀어나가는 첫 번째 큰 단계는 완성되었다. 지금은 [스포일러]가 [스포일러]를 위해 [스포일러]에 나타난 후에 발생한 사건에 대해 작업하는 중이다.
● 전체적인 이야기 구성부터 세세한 대사까지 전부 관여했는가?
그렇다. 이야기 구성은 게임 플레이를 다듬어 가면서 데브캣 스튜디오와 의견을 주고받으며 진행하는 작업에 가까웠다. 시나리오의 첫 번째 초안에서는 내가 모든 대사를 썼고, 이후에 각각의 원고를 다듬는 과정에서 마블과 데브캣 스튜디오가 참여했다.
● 모처럼 한국 게임 회사와 함께 일하게 되었는데, 시나리오적으로 반영된 부분이 있나? 한국 영웅이 주역으로 활약하는 장면이 있다든지?
계속 지켜봐 달라. 게임에는 한국인 캐릭터들이 존재하며, 분명 활약하는 순간이 등장할 것이다.
● 마블 코믹스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슈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그런 작품들이 이번 시나리오 작업에 어떠한 영감을 주었는지도.
하나만 고르기는 어렵지만, 스티브 딧코의 닥터 스트레인지 이야기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어릴 때 읽으면서 푹 빠져들었고, 지금도 정말 좋아한다. 나는 항상 과학과 마법, 우주와 불가사의를 함께 녹여내고 싶다. 닥터 스트레인지 이야기가 그렇듯이... 배틀라인에서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 끝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린다.
‘마블 배틀라인’을 플레이 해주시는 유저분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드린다. 이 일을 직업으로 삼았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으며, 작업을 계속해나갈 수 있는 유일한 이유는 오직 팬 여러분들 덕분이다. 내가 시나리오를 쓰면서 그랬듯이, 여러분도 마블 배틀라인을 즐겨 주시길 바란다.
이장원 기자 inca@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