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땅: 듀랑고, 현실 세계 같은 경제 활동
‘야생의 땅: 듀랑고’는 거대한 오픈 월드에서 유저들이 직접 게임 속 세계를 만들어나가는 방식이라 경제 활동의 비중이 매우 높은 게임이다. 또한, 수 많은 유저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생활을 이어나가는 게임이기에, 게임 내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경제 활동을 통해 현실 세계의 경제 활동을 엿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수렵, 채집을 기반으로 한 전문화∙협업 사회
경제의 핵심은 ‘수렵’과 ‘채집’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누구나 나무를 베고, 풀을 뜯고, 불을 피우고, 도구를 만드는 등 기본적인 생존 방식을 배우게 된다. 이런 단순 작업이 ‘야생의 땅: 듀랑고’ 세계의 경제를 만드는 근간이 된다.
‘채집’ 경제 단계에서 부자가 되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저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면 된다. ‘야생의 땅: 듀랑고’는 다른 MMORPG들에 비해 진입 장벽이 높지 않다. 시작하면 능력 설정 후 장비를 맞추기 바쁜 다른 게임들과 달리, 한 두 가지 능력만 가지고도 여유롭게 출발할 수 있다. 주어진 환경 안에서 어떻게 살아갈 지는 온전히 플레이어의 선택에 달렸다.
수렵과 채집 경제는 한 분야의 전문가를 요하며, ‘야생의 땅: 듀랑고’에서도 마찬가지로 전문가가 우대를 받는 경우가 많다. 누구는 옷을 만들고, 누구는 집을 짓고, 또 누군가는 공룡을 사냥해야 한다. 자기가 못하는 일은 다른 플레이어와의 협업을 통해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게임들이 힘과 권력을 가진 소수가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였다면, '야생의 땅: 듀랑고'에서는 각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협업을 통해 함께 사회를 구축해나가는 공동체 사회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현실과 닮아있다.
명당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부족간 경쟁
부동산은 ‘야생의 땅: 듀랑고’의 경제를 지탱하는 줄기 역할을 하며, 땅이 '부의 척도'가 될 정도로 돈만큼이나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 사유지가 넓은 유저는 그만큼 부자로 통하고, 입지 조건도 중요하다. 현실에서도 지역에 따라 땅값이 다르듯, 사유지도 어디 위치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들은 배산임수의 조건을 가진 땅(통발을 설치할 수 있는 강에 근접하고, 갈대가 많은 지역은 금싸라기 땅으로 통한다)이나, 워프홀과 가까운 지역을 선호한다. 그만큼 좋은 땅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할 수 밖에 없어서, 명당을 선점하기 위한 유저간 눈치 작전이 빈번히 일어난다.
▲ 사유지는 입지조건이 중요하다. 현실에서처럼 배산임수가 명당의 조건
사유지를 보존하기 위해선 세금과도 같은 유지비를 지불하게 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사유지가 넓을수록 더 많은 유지비를 내야 한다는 점. 일각에서는 현실로 쳤을 때 집이 많을수록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는 종합 부동산 정책과 비교하기도 하며, 그러다 보니 땅이 넓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라는 말도 나온다.
▲ 사유지 유효 기간을 연장하려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야생의 땅: 듀랑고’의 경제는 지금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고, 그 주체는 다름아닌 유저들이다. 유저들은 스스로 자신들이 살고 있는 게임 속 환경을 발전시키고 있다. 유저들이 개척 및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 활동은 이번처럼 현실 세계에 견주어 볼 수도, 혹은 반대로 나타나기도 한다. 유저들이 만들어나가는 ‘야생의 땅: 듀랑고’ 속 사회가 어떤 모습으로 진화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장원 기자 inca@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