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대호 | 연합뉴스
롯데 이대호(37)의 최근 10경기 타율은 0.257에 그친다. 시즌 타율 0.275 역시 리그 37위 수준이다. 한화 정은원(0.275, 38위)에 한 계단 앞선 순위다.
팀 전체의 침묵 속에 간판 타자 이대호의 부진이 도드라져 보인다. 베테랑 타자의 타격감 회복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롯데 공필성 감독대행이 17일 잠실 두산전 경기 도중 이대호를 교체했다. 실책과 루킹 삼진에 이은 결정이다.
이대호는 17일 경기 0-2로 뒤진 3회말 수비 때 정수빈의 어렵지 않은 1루 땅볼을 뒤로 빠뜨렸다. 바운드가 컸지만 빠른 타구는 아니었고, 숏바운드 처리 역시 수비수로 어려운 기술이 아니다. 이를 빠뜨리는 바람에 정수빈이 살아나갔다.
이 실책 이후 두산이 대량득점에 성공했다. 3회 5득점은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이대호는 실책 뒤 4회초 롯데가 2점을 뽑을 때도 루킹 삼진을 당하며 팀 득점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공 대행은 4회말 수비 때 이대호를 빼고 정훈을 교체투입했다. 롯데는 이날 2-9로 졌다.
공 대행은 18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이대호의 교체에 대해 “경기 흐름상 선택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공 대행은 문책성 교체로 비치는 것에 대해 “오히려 베테랑 선수를 배려하는 선택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 대행은 “대행 부임 이후 작은 실수가 팀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강조해왔다. 그 연장선상의 결정”이라는 부분은 확실히 했다. 이대호의 고의적 잘못은 아니지만, 작은 실수가 가져 온 결과에 대해 팀 전체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다.
공 대행은 “순위가 처진 상황에서 한 경기 한 경기가 힘들고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매 순간 작은 것에 집중해가는 것이 강팀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실책과 삼진을 당한 이대호가 경기 중 교체됐다. 교체 이유는 배려와 문책 사이 어딘가에 있지만, 공 대행의 메시지는 확실하다. ‘팀보다 앞에 서는 선수는 없다’는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