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가는 게임들을 통상 노벨 게임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큰 틀을 보자면 텍스트 어드벤처라 불리며, 노벨 게임 내에서는 비주얼 노벨이나 사운드 노벨 등 집중한 소재에 따라 세부적으로 분류하곤 하죠. 어떤 작품이든 게임을 이어가는 이야기는 존재합니다만, 이야기 자체에 집중한 게임이기 때문에 생겨난 장르이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다소 접하기 어려운 장르였고 국내에서도 한국어화 출시가 거의 없었습니다만, 최근에는 '신 하야리가미' 시리즈나 '루트 레터', '슈타인즈 게이트' 시리즈 등을 통해 과거에 비해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장르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노벨 게임의 가장 큰 무기는 이야기의 몰입에 있습니다. 액션의 역동성이나 RPG의 자유로움 등이 배제된 만큼 순수하게 이야기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얼마만큼 몰입할 수 있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리게 됩니다. 대체로 난이도라는 표현의 의미가 없으며 주어진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복잡하거나 어려운 게임을 즐기기 힘들거나 좀 더 간편하게 게임을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장르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번에 소개해드릴 '카오스 차일드(Chäos;Child)'는 보편적으로 추천해드리기는 다소 어렵지 않나 생각됩니다. 단순히 취향 때문만은 아닙니다. 여기에 관련된 내용 역시 이번 리뷰를 통해서 약간이나마 전달해드리고자 합니다.
과학 어드벤처로 보자면 첫 번째였던 카오스 헤드의 후속작이지만, 시리즈 발매 순서상 4번째에 해당한다. |
이제는 빠지면 섭섭한 이분들. 감사...! 압도적 감사...! |
세세한 부분까지 한국어화에 신경을 쓴 모습을 볼 수 있다. |
■ 이야기가 멋대로 망상을 시작한다
카오스 차일드는 제작사인 5pb.에서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과학 어드벤처라고 불리곤 하는데, 이번 주제는 '망상'입니다. 시기상으로는 후속작이 됩니다만, '슈타인즈 게이트 시리즈'와 '로보틱스 노츠 엘리트' 등이 국내에 정발이 되면서 알려지기도 했죠. 마찬가지로 각각 특정한 주제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게 됩니다.
이번 작품은 전작이었던 카오스 헤드(ChäoS;HEAd)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전작에서 쓰였던 용어나 세계관, 설정 등을 그대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혹시라도 카오스 헤드를 접해보신 분들이라면 좀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시리즈물에서 항상 발생하곤 하는 '전작과의 연계'가 얼마나 플레이에 방해를 주는지에 대해서는 그리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듯 합니다.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카오스 헤드를 아예 모르는 상태에서도 플레이에 큰 지장은 없었으며, 관련 용어에 대한 설명도 게임 내에서 최소한 필요한 분량은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카오스 헤드는 차후 타이틀에 'NoAH'를 붙여 확장판이 출시된 바 있다. |
캐릭터 별 엔딩도 존재하기 때문에 사실상 확장판과 동급 이상의 볼륨이다. |
PS Vita 버전(좌)과 PS4 버전(우)에 따른 차이는 대체로 그래픽에 있다. 그 이외에는 크게 다르지 않은 편. |
이야기는 괴이한 사건의 발생으로 시작됩니다. 이를 주인공인 미야시로 타쿠루와 교내 그룹인 신문부가 쫓으면서 전개되는 방식입니다. 기본적인 플레이 방식은 노벨 게임과 같으며 특이점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약간의 차이이자 강점이라면 등장하는 모든 인물에 음성이 수록되어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죠.
노멀 엔딩을 기준으로 11개의 챕터가 순차적으로 흘러가며, 1회차 엔딩으로는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 역시 알게 됩니다. 때문에 제대로 된 결말을 알고 싶다면 다회차 플레이의 필요성이 있습니다. 1회차는 노멀 엔딩과 배드 엔딩만 가능하지만, 2회차부터는 분기 선택을 통해 특정 캐릭터의 루트로 진입할 수 있으며 모든 엔딩을 확인한 뒤에야 트루 엔딩을 볼 수 있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배드 엔딩을 제외한 전체 엔딩의 숫자는 7개로 분량은 꽤 넉넉한 편입니다. 초회차 플레이가 마음에 들었다면 혹은 궁금증을 유발한다면 이후에 마련된 다른 엔딩을 노려보는 것도 플레이의 재미라 할 수 있습니다.
시작부터 끝에 다다르기까지의 여정은 짧지는 않지만 마냥 늘어지게 길지도 않다. |
'망상'이라는 주제에 맞게 카오스 차일드는 선택지 대신 특정 지점에서 '망상 트리거'를 발동할 수 있습니다. 포지티브와 네거티브 망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상황에 따라 특정 망상만 발동할 수 있거나 망상을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대체로 포지티브 망상은 신사적인 내용이 많으나 그에 반해 네거티브 망상은 단순히 다치는 것으로는 끝나지 않는 극단적인 상황의 내용이 많습니다.
게임 전반에 걸친 분위기가 어둡게 구성된 편이며, 큰 구심점이 되는 '뉴 제네레이션의 광기의 재래'는 게임의 분위기를 잘 표현하는 수단이 됩니다. 앞서 설명했듯 밝고 명랑한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어 섣부르게 추천하기 어려워지는 이유가 됩니다. 물론 시종일관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만, 큰 흐름에서 분위기는 지속되기 때문에 혹시 모를 기대는 접어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망상 트리거는 Chäos;Child의 키워드로 자리한다. |
상황에 따라 MORE를 발동시켜 망상을 심화시킬 수도 있다. |
포지티브(좌)와 네거티브(우)의 망상은 그 색깔이 확연하게 다르다. 네거티브 쪽이 좀 더 맛깔나게(?) 구성된 편. |
■ 다소 아쉬운 이식과 편의성
카오스 차일드의 시스템은 특별히 모난 부분 없이 무난하게 이뤄져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세세한 설정은 불가능하지만, 오토 모드의 속도나 음성의 볼륨을 개별적으로 설정하는 등의 기본적인 부분은 조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PS Vita를 기준으로 조작키의 배치도 나쁘지 않으며 터치 패드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로딩으로 크게 시간을 잡아먹는 부분이 전혀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플레이 내내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큰 강점입니다.
사실 카오스 차일드는 2014년경에 발매된 경력이 있습니다. 이후 여러 기종의 이식이 결정되었는데, 2015년경에는 PS 진형으로의 이식이 결정되면서 PS3 와 PS4, PS Vita로 각각 발매되었습니다. 한국어화가 최종 결정된 기종은 PS4와 PS Vita로, 일본과는 약 1년 9개월 가량의 시기 차이가 있습니다. 혹시 전작이었던 카오스 헤드와 같은 수순으로 추가된 내용이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기종별 차이점은 그래픽을 제외하면 없다시피 했습니다. 이미 그 자체로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다만 이번 작품도 팬 디스크인 '러브 chu ☆ chu!'가 발매될 예정에 있기 때문에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면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를 즐겨보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일본에서는 2017년 3월 30일로 발매가 예정되어 있어 당장의 한국어화는 요원한 일이긴 합니다만,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는 있습니다. 슈타인즈 게이트의 사례가 있었으니까요.
터치 패드를 통해서도 오토 및 스킵 모드를 실행할 수 있다. |
옵션은 딱 기본적인 사양만을 갖추고 있다. |
게임의 초기 기동 및 타이틀 복귀 시만 볼 수 있을 정도로 저장은 간소화. |
캐치프레이즈는 '그리고 나는 이 빌어먹을 게임을...리타이어합니다♥' |
편의성에 대해서는 개인차가 존재하는 만큼,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여러 기종으로의 이식이 이루어졌음에도 기종별 안배나 고려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일부 항목은 충분히 지원할 수 있었던 사양임에도 이루어지지 않아 아쉽게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노벨 게임은 조작 버튼이 할당되어 있으며, 변경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이는 카오스 차일드 역시 동일합니다. PS Vita는 특별히 터치 패드를 지원하는 등 기종별 고려가 아예 안 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특정 버튼이나 기능을 사용하지 않도록 할 수는 없어 약간은 불편하지 않나 싶습니다. L 버튼에 할당된 강제 스킵이 대표적인 예시인데, 누르고 있는 상태에서만 동작하기 때문에 실수로 눌렀다고 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지만 다소 껄끄러운 점은 남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터치 패드에서의 스킵 모션은 설정에서의 스킵 모드 설정을 따라간다는 점입니다.
물론, 누르지 않으면 그만인 일이지만 텍스트가 중요한 게임에서 스킵의 쓰임 여부는 중요한 일이라는 점과 이식을 거쳤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다소 아쉬운 옵션 구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디까지나 불편 사항에 대한 이야기일 뿐. 개인적으로는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
PS Vita는 부분적으로 화면 확대를 지원하기 때문에 이식 퀄리티는 준수한 편. |
카오스 차일드에서 중요한 요소이자 기존 노벨 게임에서 채용하고 있는 선택지를 대신하는 요소로 쓰인 망상 트리거에 대한 별다른 설명이 없다는 것도 아쉬운 요소 중 하나입니다. 전작인 카오스 헤드의 플레이 경험이 있거나 디지털 매뉴얼을 통해 설명을 확인할 수는 있지만, 전자는 국내에 제대로 출시되지 못했기 때문에 힘든 조건이며 후자는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측면에서 양쪽 다 그리 좋은 조건은 아닙니다. 최초의 망상 트리거에서 잠깐 설명을 해준다거나, 작품 내 용어를 설명해주는 TIP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 다소 불친절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더불어 다회차 플레이가 요구되는 상황이 주어지지만, 회차 플레이를 위한 편의성이 빠진 것도 아쉽게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망상 트리거의 포지티브와 네거티브를 어떤 시점에서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특정 루트에 도달할 수 있는데, 이와 관련된 길잡이 격 요소가 없습니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루트를 찾고자 한다면 사실상 반복 플레이가 이어지게 되는데, 이를 통해 플레이어가 얻을 수 있는 경험이 없습니다. 단순히 무의미하고 지루한 반복이 이어질 뿐이죠. 선택지를 채용한 동 장르의 타 게임들 중에서는 직접적으로 캐릭터의 이미지가 표시되거나 루트에 대한 설명을 자세하게 첨부하는 등의 경우도 있는 만큼, 굳이 정보를 제한할 필요가 있었을까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반대로 이와 같은 정보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어떤 선택이 어떤 루트로 이어질지 시도해보는 재미를 보장하기 위한 측면도 있으니까요. 또한 정 필요하다면 공략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근본적인 해결법은 아니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루트를 찾기 위한 시도나 반복 플레이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다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카오스 차일드는 특정 루트에 진입한다는 목적성 이외에는 없다시피 합니다. 공략을 찾게 되는 결정적인 이유가 단순히 귀찮기 때문이라는 것은 다회차 플레이의 매력을 깎아내리지 않나 생각됩니다.
진짜로 망상 트리거에 대한 설명은 게임 내에선 단 1도 나오지 않는다. |
요즘에 디지털 매뉴얼을 정독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
사실상 의지할 건 트로피 획득 시점뿐인데, 특별히 달라지는 것도 없는데다가 진입 시기도 달라 썩 유용하진 못하다. |
앞서 잠깐 언급했던 대로, 게임 전반의 시스템은 꽤 안정적이면서도 간결한 느낌이었습니다. 반복적인 세이브 및 로드에도 별 다른 문제를 보이지 않았고, 망상 트리거가 발동되는 시점에서 이뤄지는 자동 퀵 세이브는 선택에 대한 번복의 부담을 줄여주어 좋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세이브 슬롯은 퀵 슬롯과는 별개로 나뉘어져 있고 각각 48개의 개별적인 공간을 가지고 있어 꽤 여유 있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세이브 데이터를 잠금해두는 것도 가능해, 추가적인 작업을 거치지 않고도 데이터를 보존할 수 있어서 편리했습니다.
로그는 일부 상황을 제외하면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었으며, TIP을 통해 어려운 용어나 작품 내에서만 쓰이는 용어를 따로 정리해둬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비록 모든 용어를 설명해주는 것은 아니며 용어의 설명 역시 필요치 이상은 제공하지 않는 점이 아쉽지만 이정도로도 충분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이후에 퀵 세이브가 이루어지는데, 플레이에 전혀 방해되지 않는다. |
특별히 퀵 세이브를 활용하지 않는다면 퀵 슬롯은 대체로 이런 느낌이 된다. |
어려운 용어는 TIP 혹은 게임 진행 중 알 수 있게 된다. 마냥 어렵지만은 않았다. |
어떤 내용일지는 신사들의 상상에 맡기도록 하겠다. |
■ 미덥지 못한 주인공의 고군분투
최초에 언급했다시피 카오스 차일드는 쉽게 추천하기 어려운 게임입니다. 그 이유는 게임 내에서 지속적으로 표출되는 분위기에 있습니다. 다소 암울한 내용이었던 슈타인즈 게이트는 가볍게 넘길 정도로 시리즈 내에서도 하드한 내용을 풀어나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카오스 차일드의 기반이 되는 카오스 헤드의 강화판이라는 제작진의 코멘트가 있을 정도로 특유의 색채가 매우 짙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극단적으로 수위가 높지는 않습니다. 쉽사리 다루지 않는 부류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주의 문구가 붙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죠. 가장 큰 이유는 카오스 차일드의 연출 방법이 대체로 간접적인 묘사에 그친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CG에서도 시각적인 혐오감이나 그로테스크함을 자극하는 부류는 극소수에 불과하며, 텍스트도 크게 자극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수위를 끌어올려주는 요인은 단순히 양지에 내놓는 게임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상상력을 자극하는 부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이렇습니다. 토막 난 시체의 일러스트는 볼 당시의 혐오감, 공포 등을 직접적으로 자극하기 때문에 최초에는 큰 자극을 주지만 그 감각이 오랫동안 유지되는 않습니다. 반면 한눈에 연상하기는 어려운 일러스트와 함께 사운드와 캐릭터 보이스로 청각을 자극하는 쪽은 최종 단계에서 정점의 자극을 부여합니다. 부족한 페이지를 플레이어의 상상력으로 채우는 방식이기 때문에 여운이 좀 더 길게 유지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카오스 차일드는 후자에 속하는 부류이기 때문에 이 방식이 얼마만큼 개개인에게 통하느냐가 관건이 됩니다. 누군가에게는 상투적 혹은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다른 누군가에게는 닭살이 돋는 경험을 부여할 수 있는 것이죠. 이러한 차이를 아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게임을 좀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소소한 조미료가 되지 않나 생각됩니다.
핵심 키워드 중 하나인 역사 씰은 기괴한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부각시킨다. |
왜 클리어 후에 조립해달라는 것인지는 플레이 후의 재미로 남겨두자. |
이렇게나 끔찍한 사건들을 다룬다. |
지금 생각해보면 은근하게 소름 돋는 방식이었지 않나 싶다. |
다소 매력적이지 못한 주인공 역시 게임을 접하는데 있어서 하나의 걸림돌이 됩니다. 카오스 차일드의 주인공인 미야시로 타쿠루는 성장형 주인공이긴 합니다만, 그 폭이 다소 좁은 편입니다. 특히나 초반부터 중반부까지는 주인공 특유의 성격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영 아니다 싶은 상황이 연출되곤 합니다. 내심 '이럴 때는 한방 먹여주지' 싶은 생각이나 '왜 저렇게 행동할까' 싶은 생각을 지우기 어려울 때가 많았습니다.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보다는 소위 말하는 찌질한 장면을 보여줄 때가 더 많았죠. 덕분에 짜증을 유발하는 것 역시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결론만 놓고 보자면 주인공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긴 합니다만, 거기까지 도달하는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장점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거의 시종일관 이렇다. 쉽게 연상할 수 있는 주인공의 모습은 아니라는 것. |
성별을 가리지 않는 넓은 수비 범위는 존경스럽다만... |
■ 의미 있는 음악과 함께
카오스 차일드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데 큰 기여를 한 것은 캐릭터 보이스와 더불어 음악이었습니다. 캐릭터마다 연기가 출중했던 것은 물론이고, 상황을 쉽게 떠올릴 수 있었기에 좀 더 게임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요소로써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음악은 특별히 상기할 것은 없지만, 주제곡이나 엔딩 곡은 가사에 본편의 이야기를 담아냈다는 것이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게임과 잘 어우러졌는가 묻는다면 별 다른 고민 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수준은 갖췄다는 평가를 주고 싶습니다.
오프닝 2개, 엔딩 2개로 이루어져 있다. 평범하다면 평범한 구조이지만, 플레이어에게 잔잔한 여운을 준다. |
아쉬운 점은 한국어화에서 보여준 자잘한 실수들이었습니다. 번역이 생략된 문구가 있는가 하면 일본어가 그대로 출력되는 부분도 있었고, 맞춤법 오류나 프로그램 코드 일부가 그대로 노출되는 등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번역의 질 자체는 문제없다고 판단되기에 마지막 검수가 아쉬울 따름입니다. 향후 패치를 통해 이 부분이 수정되지 않을까 싶지만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어화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긴 하지만, 그에 반해 사후지원은 미비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카오스 차일드의 전체 분량은 약 3MB 수준으로, 2MB가량이었던 슈타인즈 게이트보다도 월등히 많은 분량의 내용을 담고 있는 점도 검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꼭, 분량 때문에 사후지원이 미비했던 것은 아니었지만요.
그밖에도 원문에서 생략된 부분이 있는 등 자잘한 실수가 아쉽다. 단, 그렇다고 한국어화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
슈타인즈 게이트 때와 동일하게 PS Vita는 확대 옵션이 참으로 아쉽다. 그래도 이번에는 플레이에 지장을 주진 않는다. |
■ 망상의 끝에 도달하는 진실의 의미
카오스 차일드는 반전이 꽤 많은 부류에 속합니다. 이 때문에 최종 결말에 다다를 때까지 이야기는 계속해서 흘러갑니다. 왜 진 엔딩은 모든 엔딩에 도달한 뒤에야 열리는지, 그래서 결말이 어떻게 변하는지 등은 플레이를 통해 한 번쯤은 즐겨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장르적인 이해와 더불어 취향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에 쉽사리 권하기는 어렵습니다만 그런 것을 전부 감안하더라도 카오스 차일드라는 게임이 결론적으로 '재미있다'는 것은 분명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정확하게 이야기한다면 단순히 즐겁기 때문에 재미있다는 것이 아닌, 반전이 다시금 반전을 거듭해가며 이야기의 퍼즐을 모두 맞췄을 때의 희열이 재미로 이어지지 않나 생각됩니다.
개그와 본편 사이의 완급 조절이나 분량 배치의 적절성도 준수하다. 덕분에 긴 분량에 비해 피로도는 적은 편. |
이윽고 이야기는 끝을 고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다. |
물론, 모든 이야기를 끝낸 상황에서도 찜찜함은 남아 있습니다. 다소 뜬금없는 후반 전개 때문에 도리어 분위기를 해친다고 느낄 수도 있고, 모든 의문점에 대한 실마리가 풀리는 완전한 완결이 아닌 후속작이나 시리즈를 고려한 전개 때문에 과연 이게 최선의 마무리였을까 싶은 의문도 있습니다. 덕분에 종막 이후에도 몇몇 사항은 의문점으로 남는 등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결말이었습니다. 이야기의 완결성은 뛰어난 수준이었기 때문에 기왕이면 궁금증을 남기지 않았으면 싶었지만, 열린 결말이 주는 의미도 있기 때문에 긍정할 수 있었습니다.
카오스 차일드는 카오스 헤드나 슈타인즈 게이트 등 일련의 시리즈를 단 하나도 몰라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만듦새를 놓고 완결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플레이어에게 주고자 했던 경험은 신선한 충격으로써 잘 전달되도록 구성되었습니다.
'게임을 게임으로써 즐길 수 있는가?' 어쩌면 기본이자 추구해야 될 목표일지도 모른다. |
시리즈물이면서도 시리즈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특히나 국내 한정으로는 더더욱. |
이전에 비하면 많은 수의 노벨 게임이 한국어화 혹은 국내 제작을 통해 플레이어를 기다리고 있으니 다양한 장르를 경험할 수 있는 환경과 기회가 제공되었다는 측면에서는 매우 즐거운 일이라 생각됩니다. 매일 같은 음식을 먹으며 살아가는 것도 꼭 나쁘다고 볼 수만은 없지만, 때로는 먹어보지 못한 음식이 생각나듯 말이죠.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것은 어쩌면 시간과 돈을 허비하는 일로 비칠 수 있지만, 색다른 경험은 도전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카오스 차일드가 여기에 적합할지 그 답을 내릴 수는 없지만, 하나의 선택지로써 자리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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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이상원 기자 (petlabor@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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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스포가 가능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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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게 안해본 사람들은 무슨 죄고, 카오스차일드는 단순히 등장인물 이름만 가리면 엔딩내용 스포해도 되는건가요?
(IP보기클릭)220.124.***.***
슈타인즈 게이트는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 지점까지가 굉장히 루즈해서 쉽게 몰입하기가 힘들다는 것이 큰 단점이었는데 그런 단점을 보완하겠다는 듯이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되기 전에도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를 끌고 가는 점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다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인공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슈타인즈 게이트의 오카베가 좀 더 호감이 가는 인물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가 없겠더군요. 이야기 보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인공의 매력에 몰입감이 좌우되는 분들은 오히려 슈타인즈 게이트 보다도 더 몰입이 힘들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그점을 신중하게 생각하고 구매하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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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과학 어드벤처가 로보노, 오컬틱 나인 등으로 발전한 게 아니라 그냥 슈타게가 반짝이란 평도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슈타게만큼 명작이란 평에 동감이 됨. 앞서 과학 어드벤처 시리즈들을 일부러 꼬은 듯한 전개도 일품이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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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베보다 더한 망상병 찐따가 다 있구나 하고 몰입이 안되서 억지로 봤는데 진엔딩까지 다하니까 슈타게보다 더 재밌게 했습니다 엄청 만족스럽습니다 카오스헤드랑 츄츄도 부디 한글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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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과학 어드벤처가 로보노, 오컬틱 나인 등으로 발전한 게 아니라 그냥 슈타게가 반짝이란 평도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슈타게만큼 명작이란 평에 동감이 됨. 앞서 과학 어드벤처 시리즈들을 일부러 꼬은 듯한 전개도 일품이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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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0808304402
왜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스포가 가능한거죠? | 17.03.24 09: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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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0808304402
슈타게 안해본 사람들은 무슨 죄고, 카오스차일드는 단순히 등장인물 이름만 가리면 엔딩내용 스포해도 되는건가요? | 17.03.24 09: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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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개발 중인 어노니머스 코드가 그런 식일 것 같더군요. | 17.03.24 09: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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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bs.ruliweb.com/news/board/1001/read/2102507?search_type=subject_content&search_key=%EC%96%B4%EB%82%98%EB%8B%88%EB%A8%B8%EC%8A%A4 이런 식? | 17.03.24 09: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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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엔딩 들어가시면 통수가 얼얼합니다. ㅋㅋㅋ | 17.03.28 14: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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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인즈 게이트는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 지점까지가 굉장히 루즈해서 쉽게 몰입하기가 힘들다는 것이 큰 단점이었는데 그런 단점을 보완하겠다는 듯이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되기 전에도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를 끌고 가는 점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다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인공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슈타인즈 게이트의 오카베가 좀 더 호감이 가는 인물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가 없겠더군요. 이야기 보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인공의 매력에 몰입감이 좌우되는 분들은 오히려 슈타인즈 게이트 보다도 더 몰입이 힘들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그점을 신중하게 생각하고 구매하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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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베보다 더한 망상병 찐따가 다 있구나 하고 몰입이 안되서 억지로 봤는데 진엔딩까지 다하니까 슈타게보다 더 재밌게 했습니다 엄청 만족스럽습니다 카오스헤드랑 츄츄도 부디 한글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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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역이에요 ㅋ 양천일염님 생각이 맞아요. | 17.04.10 17: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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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를 땃더니 된장이?!!! 이 무슨 혼종인가요... | 17.04.16 19: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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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텍스트 게임은 휴대용으로 하는 게 좋습니다. | 17.03.29 23: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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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부드러운것+색감차이 가독성 심하게 떨어져서 비타판으로 하면 눈아픈 부분 많습니다. TV는 가까이서 볼수라도 있지 | 17.03.30 01: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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