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inter is Coming
해마다 겨울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스키장을 찾는다. 한편 게임 회사에게 겨울은 두 유 워너 눈사람…… 아니, 스키 장비와 보드 장비를 꺼내들게 만드는 계절이다. 1980년대 초 타이토의 아케이드 게임 '알파인 스키'가 발매된 이후 게임계에서 동계 스포츠 게임은 꾸준히 자기 자리를 차지해왔다. 2D 시절부터 꾸준히 축적된 동계 스포츠 게임의 가능성은 1990년대 3D 게임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부흥기를 맞게 된다. 동계 스포츠 특성상 높낮이와 공간감 같은 입체적인 느낌이 중요한 편인데, 풀 3D 기술은 그 부분의 문을 확 열어젖힌 셈이다.
사실 올림픽 게임이나 논외급인 아이스하키를 제외하면 장르 내에서는 스키보다는 스노보드가 인기가 좋은 편이었다. PS1~PS2 시절 잠깐 명멸했던 '쿨 보더즈' 시리즈도 그렇고 이젠 스노보드 게임을 이야기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SSX' 시리즈나 '앰프드' 시리즈도 메인은 스노보드다. 아무래도 '토니 호크' 시리즈나 무서운 신예였던 '스케이트'로 대표되는 스케이트보드 게임들이 스노보드 게임들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토니 호크 시리즈가 확립한 기술 채점 시스템과 트리키한 움직임을 SSX 시리즈를 비롯한 스노보드 게임들이 대거 차용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스노보드 게임이 침체기에 들어선 것도 스케이트보드 게임 침체기랑 비슷하다. 2010년 발매된 '스케이트 3' 이후로 스노보드 게임도 활기를 잃기 시작했다. 앰프드 시리즈는 제작사 파산으로 장르 침체의 서곡을 알렸고, 가늘고 길게 이어가던 '스토크' 시리즈도 사실상 막을 내린 상태다. 5년 만에 리부트 작품을 내놓은 SSX 이후로 4년 동안 얼리 액세스로 열린 '스노우'를 제외하면 마땅한 신작이 나오지 않았다. 왕좌는 비어있었고 겨울은 오지 않는 듯 했다.
그러던 도중 빈 왕좌 앞에 '스팁'이라는 게임이 홀연히 나타났다.
시대를 풍미했던 SSX 시리즈(좌)와 앰프드 시리즈(우). |
■ Extreme ways are back again, Extreme places We didn't know.
사실 유비소프트가 뜬금없이 이 장르에 들어선 것은 아니다. 일부러 언급하지 않았지만 유비소프트는 이미 '숀 화이트' 시리즈라는 게임으로 스케이트보드와 스노보드 게임을 모두 만든 전력이 있었다. 하지만 스팁은 단순히 후속작이나 장르에 안주한 게임이라고 말할 수 없는 독특함이 존재한다.
먼저 유튜브에서 검색해보면 알겠지만, SSX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토니 호크 시리즈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게임이었다. 작위적이다 싶을 정도로 게임적 재미를 추구한 스테이지 디자인, 이를 이용해 초인간적으로 화려한 기술을 뽐낼 수 있었던 것이 SSX 시리즈의 매력이었다. 후발 주자들도 이 부분을 상당히 강하게 의식하고 있었다. 심지어 BIG 팀을 해체한 뒤 현실적으로 리뉴얼한 2012년 버전 역시 화려한 기술과 작위적인 스테이지 디자인 자체는 포기하지 않았다.
2000년대 말 잠깐 반짝했다가 사라진 유비소프트의 숀 화이트 시리즈. 하지만 스팁이 단순하게 숀 화이트 시리즈의 후속작이라 할 수 없다. |
하지만 스팁을 처음 잡은 SSX 시리즈의 팬이라면 꽤 당황할지도 모른다. 먼저 스팁은 스틱으로 뒤집기를 하거나 방향 전환하는 부분을 빼고는 SSX 시리즈 스타일의 조작과 다른 조작 체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테크닉 시전에 모든 조작 버튼을 활용했던 SSX 시리즈와 달리 스팁은 도약하는 순간 버튼을 떼고 스틱을 조작해 묘기를 부리다가 착지할 때 스틱을 중립으로 놓는 방식의 기술 시전 버튼을 배정하는 수준으로 단순한 편이다. 시전할 수 있는 기술 역시 일반인이 보기엔 화려한 축에 속하지만 SSX 시리즈처럼 비현실적인 느낌은 없다. 단적으로 스팁엔 레일라이딩이 등장하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스팁의 조작은 그리 복잡한 편은 아니다. |
하지만 복잡하지 않다는 것이 쉬운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
스테이지 디자인 역시 작위성을 될 수 있는 한 배제하고 있다. 스팁은 최대한 배경이 되는 알프스 산맥의 자연 환경을 변경하려고 하지 않는다. 스팁의 스테이지 디자인은 정말로 그 공간을 잘 알고 여러 번 답사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스테이지 곳곳에 남아 있는 중세 유적과 통나무 건물이 가지고 있는 아우라를 보라. 이런 아우라는 단순히 자료 사진만 보고서 만들 수 있는 특색이 아니다. 전반적으로 스팁의 세계는 현실적으로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세심하게 구성되어 있다. 또한 SSX 시리즈 특유의 철자 모으기 같은 스테이지 내 수집 요소도 거의 없다.
게임에서 제공하는 네 가지 탈 것을 적절히 활용해야 풀 수 있는 챌린지도 있다. |
또한 스팁은 스노보드뿐만이 아니라 스키, 윙슈트, 패러글라이더를 조작할 수 있다는 걸 내세우고 있다. 스노보드가 익스트림 스포츠랑 연계되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윙슈트나 패러글라이더가 등장하는 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동계 스포츠 게임'이라는 장르 내에서 윙슈트와 패러글라이더를 메인으로 내세운 게임은 스팁이 거의 최초라는 점이다. 2012년 버전 SSX에서 윙슈트가 등장하긴 했지만 곁다리 취급에 가까웠던 것을 생각해보면 흥미롭다.
스팁이 구현한 윙슈트나 패러글라이더 콘텐츠는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전반적으로 윙슈트 미션은 빠른 속도감과 순발력을 시험하는 미션이 많으며, 반대로 패러글라이더는 느린 리듬으로 세밀한 조작을 요구하는 미션이 많다. 윙슈트 조작은 시행착오를 거치면 나름 익숙해지고 재미있긴 하지만, 패러글라이더는 미세한 조작 때문에 방향이나 속도 조절이 쉽지 않기 때문에 난해하다. 떄문에 최초의 패러글라이더 튜토리얼 미션에서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해서 답답해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광활한 풍경을 보는 맛이 있긴 하지만, 거기까지 넘어야 할 장벽이 많기에 막상 손이 잘 안 간다.
윙슈트는 스피디하고 이해하기 쉬운 편이나 패러글라이더는 다소 난해한 편이다. |
스팁을 설명할 수 있는 또 다른 키워드는 바로 스포츠/액션 캠코더이다. 스팁은 '고프로 히어로'로 대표되는 스포츠/액션 캠코더 붐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게임이다. 스팁은 간단하게 카메라 시점을 변경해 액션 캠코더 시점으로 플레이하거나, 완주 후 리플레이 모드에서 액션 캠코더 시점으로 감상하는 게 가능하다. 또한 이 리플레이 모드에서는 챌린지에서 최고점을 기록한 다른 플레이어의 리플레이도 볼 수 있다.
코스를 탄 뒤 월드 맵에서 코스를 어떻게 탔는지 재감상할 수 있다. |
스팁이 액션 캠코더를 받아들인 건 카메라 시점 다양화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액션 캠코더가 등장하기 이전 익스트림 스포츠 촬영물은 특유의 영상 언어가 있다. 기원을 찾자면 1965년 미국 영화감독 노엘 블랙이 만든 단편 영화 '스케이터데이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시엔 스노보드는 겨우 걸음마를 뗀 상태였고, 스케이트보드도 젊은 스포츠로 막 각광받던 차에 등장한 이 단편 영화는 보드를 타는 피사체를 어떤 식으로 찍어야 하는가, 라는 혁신적인 답을 내놓았다.
이 영화가 선보인 카메라 기법은 스케이트보드 나아가 스노보드 기록물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세월이 지날수록 카메라가 경량화되긴 했지만, 고프로 히어로가 등장하기 이전 보드 영상물은 타는 사람이 주체라기보다는 촬영자 앞에서 묘기를 얼마나 잘 부리는가에 집중해 있었다. 카메라 구도는 대체로 풀 샷이나 측면 샷을 선호했으며, 교묘한 편집을 동원해야 했다. 토니 호크 시리즈와 SSX 시리즈는 그런 유구한 전통 아래서 카메라를 배치한 게임이다.
고프로 히어로로 대표되는 액션 캠코더는 그 점에서 익스트림 스포츠의 새로운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 카메라는 최초로 탑승자에게 카메라 시점의 주도권을 마련해줬다. 또한 인터넷과 SNS가 발달하면서 라이더들은 촬영한 영상을 인터넷에 쉽게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기록하는 것 이상으로, 탑승자 자신이 겪은 체험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부분도 중요해진 것이다. 스팁은 액션 캠코더가 불러일으킨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게임이다.
이 부분은 게임 홍보에도 적용된다. 액션 캠코더 영상이 유튜브 등지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것처럼 스팁 역시 제도권 게임 언론보다 유튜브 같은 SNS를 통해 호응을 얻고 홍보되고 있는 게임이다. 장르는 다르지만 스팁은 '플래닛 코스터'와 같은 방식으로 인지도를 얻고 성공한 게임이라 할 수 있는데, 앞으로 나올 익스트림 스포츠 게임이 스팁을 통해 정립된 새로운 흐름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흥미로운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스팁이 스포츠/액션 캠코더 시점으로 보여주는 화면들은 신선하고 박진감이 넘친다. |
■ GEAR UP AND DISCOVER ALL THAT STEEP HAS TO OFFER.
스팁의 게임 디자인은 알프스 산맥의 봉우리별로 지역을 나누고 이지/미디움/하드로 분류된 스테이지를 플레이하는 걸 원칙으로 삼고 있다. 기본이 되는 챌린지나 점수제 자체는 장르에 충실한 편이다. 금/은/동 미션 랭킹제, 시간 제한이 있는 경주 모드, 획득 점수 겨루기로 이뤄진 챌린지 디자인이나 점프와 트릭을 이용해 점수를 얻는 '프리스타일', 주행 중 턴을 비롯한 묘기 평가하는 '프리라이드', 장애물 피하기를 다루는 '익스트림', 챌린지 내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데서 점수를 주는 '프로 라이더' 같은 플레이 스타일 자체는 그 자체로는 특별할 게 없다.
하지만 '익스플로러' 플레이 스타일은 조금 특별하다. 왜냐하면 익스플로러는 드랍 포인트나 포인트 오브 인터레스트를 발견하면 점수를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 스팁은 오픈 월드 게임이다.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는 쌍안경을 이용해 빗금 표시로 표현된 구역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 구역에 새로운 드랍 포인트가 등장한다. 이 드랍 포인트에서 플레이어는 새로운 챌린지 미션이나 높은 봉우리에서 자유롭게 코스를 탄 뒤, 월드 맵에서 사용자 정의 코스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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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점 시스템이나 미션 디자인 자체는 전반적으로 장르 전통에 충실하지만 사용자 지정 미션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은 신선하다. |
스팁의 오픈 월드는 상호작용할 대상의 다양함보다는 방대한 공간을 돌아다니는 점에 집중한다. 이론적으로 스팁은 월드맵을 이용하지 않고 스키나 스노보드를 이용해서 한 스테이지에서 다른 스테이지로 이동하는 게 가능하다. 전반적으로 이 게임은 오픈 월드 게임이라기보다는 오픈 월드 요소를 함유한 익스트림 스포츠 게임에 가깝다. 하지만 다른 유비소프트 오픈 월드 게임들과 달리 무리하게 공간을 확장하려하는 시도는 하지 않기에 비교적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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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팁의 세계는 오픈 월드를 기반으로 방대한 공간을 탐험하도록 플레이어를 유도하고 있다. |
스팁은 '다크 소울'와 '저니'가 구축한 새로운 개념의 멀티플레이 디자인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게임이다. 비교 대상인 SSX 시리즈의 멀티플레이는 경쟁 위주였고 다른 플레이어랑 같이 즐긴다는 느낌은 없었다. 물론 스팁의 멀티플레이에서도 기본적으로 경쟁 시스템을 지원하긴 하지만 멀티플레이어의 개념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스팁을 플레이하다 보면 다른 접속자가 그룹 추가를 요청하거나 그룹과 상관없이 같은 코스를 타는 모습을 빈번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스팁의 멀티플레이는 경쟁 이상으로, 같이 즐긴다는 개념이 강조되어 있다.
게임 플레이를 하다 보면, 챌린지에 몰두하거나 자유롭게 코스를 타고 있는 다른 플레이어들을 만날 수 있다. |
전반적으로 스팁은 만만치 않은 게임이다. 기본적으로 스케이트보드/스노보드 게임들은 초보자에게 친절하지 않지만, 게임 자체가 자유도가 높은데다 현실감을 강조하기에 만만치 않은 부분들도 있다. 먼저 SSX 시리즈나 기타 스노보드 게임을 플레이하다 온 사람들도 스팁 특유의 자연주의적인 스테이지 디자인에 적응하는 것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당연히 나름의 법칙이 있긴 하지만 어느 부분에서 점프를 하고 묘기를 부려야 할지 아예 처음부터 새로 배운다는 심정으로 접근해야 한다. 거기다가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스테이지 디자인이 악랄해지는데다 도달 목표도 복잡해져서 꽤나 골머리를 썩어야 한다.
상술한 바와 같이 자유도가 높아서 생기는 어려움도 있다. 튜토리얼이 끝난 뒤 스팁은 '자 이제 어떻게 하는지 알았지? 혼자서 잘 해봐~'하고 플레이어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가버린다. 그렇기에 플레이어는 알아서 월드 맵을 뒤져가며 챌린지를 찾아 도전해야 한다. 플레이 자체도 복수의 탈것을 섞어서 플레이해야 하는 등(윙슈트를 이용해 멀리 날아간 뒤 착지해 스노보드를 탄다거나), 의도적으로 기존 스노보드 게임의 법칙을 깨부수고 있다. 고로 스팁을 플레이하면서 초보자든 SSX 시리즈의 숙련자든 꽤나 '실패'할 것이다.
하지만 스팁을 플레이하다 보면 플레이어의 실패를 장려하는 게임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말이 되냐고 반문할 분들도 있겠지만, 제작진이 '실패의 장려'를 의도했다는 증거가 있다. 스팁을 플레이해보면 알겠지만 흥미로운 플레이 스타일이 있다. 바로 '본 컬렉터'다. 이 플레이 스타일은 중력 가속도 수치가 높거나 아예 넘어질수록 점수를 준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이다. 제작진도 본 컬렉터 플레이 스타일 설명에 'Why So Serious?'라고 할 정도다.
몇 안 되는 본 컬렉터 미션을 플레이해보면 이게 스노보드 게임인지 개그 게임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의도적으로 '실패'를 노리고 있다. 그렇기에 본 컬렉터 미션을 하다 보면 착지에 실패해 데굴데굴 굴러가면서 미션을 클리어하는 NPC나 플레이어 캐릭터를 자주 보게 될 것이다. 본 컬렉터 플레이 스타일은 제작진의 장난기를 담은 디자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실패조차도 플레이어의 자산이 될 거니 두려워하지 말고 마음껏 실패하면서 재도전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제작진: 좌절감이 사나이를 키우는 법이다! (브금: 밥 딜런, ‘Like a Rolling Stone') |
이런 장르의 게임으로는 드물게 스팁은 캐릭터나 장비 능력치 개념이 없다. 캐릭터나 장비 능력치는 완전히 배제하고 철저히 꾸미기에만 머물고 있다. 포인트와 레벨 개념이 있지만 레벨은 기본적으로 스테이지 해금에 머물며, 장비 해금은 특정 스테이지를 도전해 금/은메달을 획득해 해금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때문에 원하는 장비를 해금하는 게 아니라면, 스트레스 받을 필요 없이 다양한 미션에 도전해 레벨과 실력을 올리는 쪽으로도 플레이할 수 있다. 그나마 있는 과금 시스템 역시 포인트 구매나 시즌 패스를 통한 다양한 스테이지와 콘텐츠 추가로 방향을 잡는 등 여러 모로 SSX 시리즈와는 노선 자체가 다르다.
여기까지 봤으면 알겠지만 스팁은 장비 업그레이드나 화려한 기교 같은 잔가지는 최대한 쳐내고, 익스트림 스포츠라는 소재를 대안적인 멀티플레이 디자인과 자유도랑 결합시키는 도전을 한 게임이다. 때문에 스팁을 플레이하는 게이머들은 아무런 제약 없이 알아서 챌린지를 찾아가 꾸준히 도전하고 재시도하면서 게임 실력을 갈고닦는 쪽에 집중하게 된다. 이 과정이 절대 친절하진 않고 '별 콘텐츠도 없는데 노가다만 시키네' 식의 단순 반복으로 받아질 가능성도 농후하지만 스팁은 가장 기본이 되는 콘텐츠에 충실하면서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고 하고 있다. 요새 보기 드문 부류의 게임인 셈이다.
처음 장비 메뉴를 열어봤을 때, 정말 능력치 없는 거야? 싶어서 몇 번이나 확인했다. 진짜로 없다. |
■ 실스 마리아의 구름
스포츠 게임에서 서사를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스팁 역시 서사가 희미한 편이긴 하다. 다만 스팁은 얼마 안 되는 서사 부분에서도 색다른 관점을 취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알프스 산맥에 모인 남녀들이 익스트림 스포츠를 한다는 간단한 내용이지만, 스팁은 생각 이상으로 신비주의와 자연 친화주의에 경도된 게임이다. 중심이라 할 법한 마운틴 스토리에서는 산봉우리가 의인화된 존재로 등장해 알프스 산맥의 유구한 역사를 들려주며, 동료 NPC와 같이 스포츠를 하면서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심지어 신들린 눈사람에게 공격(?)받는 NPC를 위해 눈사람을 부서트리는(??) 식의 코믹한 챌린지도 있다.
솔직히 이런 태도가 게임과 어울렸는지는 미지수지만(산악 장비 광고 같은, '있는 척' 하는 느낌이 없다곤 말 못할 것 같다) 적어도 스팁이 보여주는 자연에 대한 관점은 다른 요소들처럼 신선한 부분이 있다. 스팁을 개발한 '유비소프트 안시'가 알프스 산맥 근처에 자리한다는 걸 생각해보면 소재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상술한 스테이지 디자인에서 발견되는 디테일 역시 이런 관점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스팁은 그 점에서 상당히 토착적인 게임이다.
완전히 성공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의외의 스토리이긴 하다. |
그래픽을 살펴보자면 우선 인물 모델링 퀄리티는 평범한 편이다. 탑승/기술 모션 애니메이션은 괜찮은 편이지만 모델링 자체는 평범한 수준이다. 반대로 주가 되는 자연 그래픽은 뛰어나다. 게임 특성상 눈과 얼음, 바위, 흙, 나무가 주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 부분에서 모자람 없이 정치하게 알프스 산맥를 잘 그려내고 있다. 특히 광원 묘사가 괜찮은 편인지라 패러글라이딩을 하면서 해가 플레이어를 향해 비쳐오는 광경을 보고 있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반대로 사운드 같은 경우, 주로 기존 곡들을 삽입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그 자체는 무난한 선택이지만 생각보다 양이 적어서 같은 음악을 또 듣는 일이 많다.
전반적으로 조명 설계 부분에 공을 많이 들인 편. |
스팁의 단점을 꼽으라면 인터페이스 디자인 자체가 별로여서 불편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일단 월드 맵 내 챌린지 범주 기능이 없어서 어떤 챌린지를 도전했고 완수했는지 확인하는 게 꽤나 불편하다. 스팁에서 지원하는 범주는 오로지 어느 코스에서 어떤 루트로 탔는가, 정도다. 하지만 챌린지를 비롯한 지점들이 많기 때문에 어떤 챌린지를 완수했는지 확인하려면 챌린지를 일일이 찾아가며 확인해야 한다. 기본 인터페이스 디자인 역시 깔끔하지 못하고(압축을 잘못했는지 자글자글하게 글꼴이 튀는 문제도 있다) 어딘가 몇 개 빠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또한 스포츠 게임 특유의 PPL이 과한 축에 속해서 호오가 갈릴 수 있다. 챌린지에 레드불이니 고프로, 노스페이스 같은 스폰서가 등장하는 건 넘어간다고 해도, 헬리콥터에서 내려서 레드불로 추정되는 음료를 마시는걸 강조하는 모션을 보노라면 좀 깬다. 기술적으로도 서버가 불안정해 자꾸 튕기는 현상이 보고되는 등, 안정화가 필요한 느낌도 있다.
헬리콥터에서 내린 뒤 레드불 한 잔의 여유~ 이러는 캐릭터를 보면 참 기분이 이상하다. |
스팁은 어찌 보면 신생 게임 제작사에서 내놓을 법한 게임이다. 이 게임이 완벽하게 모든 걸 해냈다고 하지는 않겠다. 불친절하거나 거친 부분도 눈에 보이고, 모든 가능성을 개척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콘텐츠가 동어 반복 아니냐고 비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팁은 예상치 못한 신선함으로 가득한 게임이다. 오픈 월드와 스포츠 게임의 결합, 독특한 멀티플레이 개념, 기술의 발전에 기반한 카메라 시점, 의외로 높은 자유도, 발상의 전환이 돋보이는 스테이지 디자인…. 스팁은 거칠지만 무시할 수 없는 독창적인 개성을 지닌 게임이다. 그리고 이 용감하게 개척한 코스를 달리는 기분은 꽤나 신선하다.
과연 유비소프트 안시는 새로운 봉우리에 등정 깃발을 꽃을 수 있을 것인가? |
편집 : 이상원 기자 (petlabor@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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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옛날 SSX 시리즈 한번 하면 스트레스가 확 풀렸었는데 ㅎ_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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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개인적인 점수로는 80점 정도... 메타크리틱에 지나치게 낮은 점수들이 제법 있어서 평점을 까먹고 있는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ssx 같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것처럼 ssx나 다른 게임 생각했다가 실망해서 점수가 낮게 나온다는 생각이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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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이거 사서 하는데 재밌어요. 근데 게임스타일 자체가 ssx트리키 같은게 아니고 gta 가 스키타는 분위기라.. 달라요. 게임 자체는 그래픽도 좋고 재밌어요
(IP보기클릭)218.39.***.***
호불호가 나뉘겠지만 전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안한글, 멀티유저간 커뮤니케이션 방법부족, 사운드 약한것, 글쓴이가 적은것 처럼 지도에서 내가 어디를 돌아다녔는지 불편한것도 있네요 이것빼고는 시원하게 날아다니는 느낌 조금 더 멋지게 날아가려고 도전하고 도전하고 ㅎㅎㅎ 전 1~2시간씩 잼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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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루리웹 리뷰가 생각보다 괜찮네요 호기심이 당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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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옛날 SSX 시리즈 한번 하면 스트레스가 확 풀렸었는데 ㅎ_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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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키 첫맵 마지막 지름길 한방으로 8위에서 1위로 올라갈때 그 쾌감..... | 16.12.25 13: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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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보기클릭)61.47.***.***
망이요;; 메타크리틱 점수 71점나왔습니다. 리뷰어들한테는 6.8점을 받았죠. 체험판이어서 그럴수도 있지만 직접 체험판을 해본결과 노잼이었습니다;; 일단 SSX 트리킥같은 시원함을 원하신다면 절대 비추하겠습니다. | 16.12.19 23: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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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ㅅ ㅋㅋㅋ | 16.12.20 11: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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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시라라♡
친구가 이거 사서 하는데 재밌어요. 근데 게임스타일 자체가 ssx트리키 같은게 아니고 gta 가 스키타는 분위기라.. 달라요. 게임 자체는 그래픽도 좋고 재밌어요 | 16.12.25 23: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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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ㅐ망 스레기요 이 리뷰는 평이 너무 좋네요.. 절대 사지마세요 조옷나 노잼 | 16.12.26 15: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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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노잼..... 비추요. 이건 완성판을 조정한다고 어찌될 레벨의 문제가 아니라. 갈아엎고 다시만들어야할듯. | 16.12.26 17: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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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시라라♡
호불호가 나뉘겠지만 전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안한글, 멀티유저간 커뮤니케이션 방법부족, 사운드 약한것, 글쓴이가 적은것 처럼 지도에서 내가 어디를 돌아다녔는지 불편한것도 있네요 이것빼고는 시원하게 날아다니는 느낌 조금 더 멋지게 날아가려고 도전하고 도전하고 ㅎㅎㅎ 전 1~2시간씩 잼나게 합니다!! | 16.12.27 04: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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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루리웹 리뷰가 생각보다 괜찮네요 호기심이 당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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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보더스 이야기가 없는걸 보고 깜놀 ; | 16.12.24 17: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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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보더가 없었다먼 트리키같은 게임도 좀더 늦게 나왔을껍니다 쿨보더 개발진이 5명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 16.12.24 21: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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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살짝언급ㅎ | 16.12.24 21: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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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구,푸루놔 | 16.12.24 23: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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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n x games pro boarder 말씀하시는 것인지? 한 99년도 00년도 즈음에 콘솔이랑 pc로 출시되서 해본적 있는데 당시에 친구랑 재밌게 했던 기억이 나네요. 운좋게 옛날 데모를 구해서 돌려보려하니 요새 컴으론 아마 호환성 문제로 돌리지조차 못하더군요 ㅠ | 16.12.25 14: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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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개인적인 점수로는 80점 정도... 메타크리틱에 지나치게 낮은 점수들이 제법 있어서 평점을 까먹고 있는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ssx 같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것처럼 ssx나 다른 게임 생각했다가 실망해서 점수가 낮게 나온다는 생각이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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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화이트 하셨다면 같은 제작사라니 한 번 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시스템이나 모션 등이 여러모로 숀화이트에 비해 잘 정비되어있어요. | 16.12.29 10: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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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작품은 pc에요 | 16.12.30 17: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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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메인멀티작일걸요 | 16.12.31 23: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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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ore.ubi.com/ie/steep | 17.02.22 18: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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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해보면 속도감 엄청납니다. 특히 헤드셋끼고 엑원컨트롤러랑 하면 윙슈트가 정말 재밋습니다. 겉으로보면 단순한 스포츠게임이지만 실제로 스토리미션등을 해보면 감성적이면서 아름다운 면도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 17.01.16 03: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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