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면. 황혼의 공주: 황혼의 마지막 번쩍임
벌써 30주년이다. 어느새 젤다의 전설 프랜차이즈도 중년기에 들어섰다. 이쯤 해서 오카리나로 시간의 노래를 연주해 젤다의 전설이 성년을 맞이했던 10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2002년 바람의 택트로 막을 올린 툰 링크는 우려와 달리 승승장구하면서 이상한 모자라는 배다른 형제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정작 시간의 오카리나와 무쥬라의 가면을 잇는 3D 젤다의 전설은 소문으로만 떠돌고 있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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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깐 이 '녹색 옷을 입은 젤다가 바글바글'한 일러스트도 벌써 5년이 지났단 이야기. |
2004년 E3, 닌텐도는 팬들의 성화에 답하듯 황혼의 공주를 발표했고, 많은 팬들은 환호했다. 황혼의 공주는 그야말로 모두의 기대를 받으며 태어난 작품이었다. 날렵하고 가벼운 툰 링크와 다른 묵직한 리얼 젤다의 귀환에 팬들은 환호했고 황혼의 공주는 호평과 함께 NGC와 Wii 양 기종 모두 합쳐 885만장을 팔았다. 한국에서도 2009년 뒤늦게 발매되어 부족했던 정발 Wii 게임 시장에 빛이 되어주기도 했다.
여기까지가 황혼의 공주 발매 당시의 상황이다. 따라서 HD 버전을 다루는 이 리뷰는 동시기적인 리뷰라기보다는 사후적으로 되씹어보는 리뷰가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황혼의 공주는 젤다의 전설 프랜차이즈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
맨날 놀림 받지만 스카이워드 소드에서 밝혀진 것을 보면 닌텐도의 차기 콘솔 개발을 위해 나올 때마다 그윽한 고생쑈를 벌이는 불쌍한 녀석들이다. |
이야기의 존재감이 옅은 슈퍼 마리오 시리즈에 비하면 꽤나 스토리 중심의 게임이긴 하다. |
우선 젤다의 전설 프랜차이즈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구조를 반복하다는 점을 지적해야 되겠다. 젤다의 전설 프랜차이즈의 전체적인 구조는 액션 어드벤처 게임 디자인과 왕도적인 판타지 서사의 결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동일한 구조의 반복'은 단점이 아니라 매력이다. 그 누구도 콧수염을 기른 배관공 마리오가 파이프를 타고 쿠파를 물리치고 피치 공주를 구하는 슈퍼 마리오 시리즈의 구조를 의문스럽게 여기거나 비판을 가하지 않듯 젤다의 전설에서 초록 모자를 쓴 링크가 가논돌프를 물리치고 젤다와 하이랄을 구하는 일련의 구조는 비판받아야 할 것이 아니라 당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제의적인 매력이다.
여기서 '동일한 구조'는 단순히 이야기뿐만 아니라 게임 디자인에도 포함된다. 젤다의 전설은 한솥밥을 먹는 슈퍼 마리오 시리즈처럼 꾸준히 기본 골격을 유지하고 있는 프랜차이즈이다. 종종 젤다의 전설을 RPG로 분류하려는 흐름이 있긴 하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젤다의 전설은 캐릭터의 '성장'과 '장비'라는 개념보다는 '탐험'이라는 개념에 훨씬 천착해 있다. 간략화된 상점과 물물교환, 서브 퀘스트 디자인 등 오히려 젤다의 전설 시리즈는 패미컴 시절 나왔던 게임들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보다는 시대적 변화에 적응을 잘한 편이라고 봐야 되겠지만.
생각해보면 던전 디자인이야말로 건축학적으로 보면 해괴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
절묘하게 다니기 좋게 구조물이 놓여 있거나 일부가 부서져 있다……. |
하지만 슈퍼 마리오 시리즈가 기본적으로 스테이지를 하나씩 클리어해가는 유형의 플랫포머 게임이었다면, 젤다의 전설 시리즈는 '모험'이라는 개념이 강조된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렇기에 스테이지 연출 면에서도 이 둘은 확연히 차이를 보인다. 슈퍼 마리오가 하나의 스테이지에 하나의 콘셉트로 조밀하게 퍼즐 쌓듯이 공간을 '꾸며가는' 연출을 보여준다면, 젤다의 전설은 대지, 숲, 수중 신전, 화산, 바다, 하늘 같이 원초적인 매력을 가진 오버월드 어딘가에 플레이어가 찾아가야만 하는 던전을 배치해두는 연출을 선보이고 있다.
던전에서도 이런 연출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일견 작위적으로까지 보이는 젤다의 전설 시리즈의 던전 디자인은 탐험과 발견의 즐거움을 극대화한 디자인이라 보는 게 정확하다. 젤다의 전설은 이 디자인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설명을 생략함으로써 플레이어에게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렇기에 젤다의 전설 시리즈를 플레이하는 플레이어들은 이 스테이지를 어떻게 풀어갈지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듭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답을 찾아내게 된다. 닌텐도는 이 과정의 구조를 퍼즐 게임을 만들 듯이 접근하고 있는데, 시간의 오카리나가 불멸의 명성을 획득했던 것도 이 과정의 구조를 당시 융성기에 들어섰던 3D 폴리곤 세계에 접목시켰기 때문이었다.
닌텐도를 거장이라 칭할 수 있는 것은, 각 작품을 만들 때마다 이 구조를 생기 없이 반복하는 게 아니라 개성과 특징을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2D 젤다의 기틀을 세운 신들의 트라이포스와 3D 젤다의 기초를 세운 시간의 오카리나에서 수많은 젤다들이 갈라져 나왔지만, 다소 가벼운 인상인 트라이포스 삼총사를 제외하면 허투루 재탕한 적이 없다. 심지어 비교적 평이 낮은 대지의 기적조차도 기차 이동 시스템이라는 실패하긴 해도 참신한 아이디어를 들고 나왔다.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영화판 반지의 제왕에 영감을 받지 않았나 싶은 부분이 있다. |
역대 젤다의 전설 중에서 가장 중후한 대하 판타지에 가깝다. |
주요 인물 수가 많거나 복잡한 정치적 암투가 나오는 건 아니지만 스케일에 걸맞은 정서적 포만감을 안겨주는 편. |
그렇다면 황혼의 공주는 어떤가? 먼저 서사나 미적 감각이라는 측면에서는 황혼의 공주는 젤다의 전설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중후한 대서사시에 가까운 작품이다. 역대 젤다 시리즈를 죽 놓고 분석해보면 알 수 있겠지만, 젤다의 전설 시리즈는 대놓고 세기말 호러 테이스트를 강조한 무쥬라의 가면 같은 예외를 제외하면 전반적인 분위기는 무겁다기보다는 산뜻한 쪽에 가까웠다. 정확히는 젤다의 전설 시리즈 자체가 '모험의 두근거림'으로 대표되는 예술적 감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툰 링크가 등장해 해양 모험의 로망스를 강조했던 바람의 택트는 그런 산뜻함의 극을 달리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황혼의 공주는 다른 젤다 게임들보다도 무겁고 텁텁한 느낌이 강하다. 여전히 '모험에 대한 매료'가 담겨 있지만, 전작들과 달리 숙명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비유를 하자면 나니아 연대기보다 반지의 제왕스럽다고 할까. 이야기의 중심축을 이루는 링크나 젤다, 가논돌프의 디자인은 역대 젤다의 전설 중에서도 등신대 조형에 선이 굵은 필치로 그려졌으며 그들의 행동 역시 진지하다. 황혼의 공주에서 링크의 성격 조형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등장하는 불량배 베르나르도 역을 맡은 배우에게서 따왔으며 성우 역시 그에 맞춰 캐스팅이 이뤄졌다는 것도 유명한 사실이다(기동전사 건담 시드의 디아카 앨스먼으로 유명한 사사누마 아키라가 맡았다). 전반적으로 황혼의 공주의 세계는 시간의 오카리나에 등장했던 7년 후 세계의 미적 감각의 연장선상에 있다.
솔직히 황혼의 공주 캐릭터 디자인은 몬스터뿐만이 아니라 우호적인 인외 종족들조차도 뭔가 좀 징그러운 느낌이다. |
물론 전통적인 고론-조라 체제도 건재하다. |
물론 황혼의 공주는 덩치만 쓸때없이 크기만 한 나머지 피로감만 안겨주는 게임은 아니다. 오히려 황혼의 공주는 전체적인 조감을 보더라도, 개별적인 요소를 분석하더라도 그 치밀하고 정교한 설계가 웅장함과 맞물려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장르 특성상 프로덕션 디자인이 얼마나 정교하고 의표를 찌르는 방식으로 이뤄져 있는가가 중요한데, 황혼의 공주는 젤다 시리즈답게 상당히 완성도가 높다. 전반적으로 바람의 택트에서 벗어나 시간의 오카리나 시절의 '클래식 하이랄 왕국'으로 회귀하려는 프로덕션 디자인이긴 하지만 시간의 오카리나와 다른 차별화되면서도 일관적인 미적 세계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황혼 세계의 음산하게 가라앉아있으면서도 아스라한 분위기와 빛의 세계의 웅대하고 명징한 분위기의 대조, 하일리아 호수의 반짝이는 수면과 호수 아래의 신비로운 세계, 스노우피크 저택에서 묻어 나오는 싸늘한 세월의 더께, 천공성의 너무나 맑은 나머지 도리어 겁까지 나는 드넓은 하늘이 그렇다. 물론 오래된 젤다 팬들이라면 시간의 오카리나의 숲의 성역과 시간의 성전이 안겨주는 성스러운 매력에 반색할 것이다.
캐릭터 디자인 측면에서도 흥미로운 부분이 많다. 괴물은 물론이고 새로이 등장한 인외 종족들 역시 어딘가 징그러운 방식으로 비인간적인 조형으로 이뤄져 있는데 -제일 대표적인 예라면 빛의 정령들, 우카, 트월리가 있다.- 이런 점들이 미적인 일관성이 느껴지는 독특함이 있다. 특히 그림자 세계의 괴물들이 검은 픽셀 같은걸 흩뿌리며 보통 생명체가 내지 않을법한 차가운 디지털 효과음을 비명처럼 내뱉는, 디테일한 부분들이 좋았다. 얼핏 보면 생뚱맞아 보이지만 이런 부분들이 하이 판타지적 세계관과 미끄러지면서 만들어내는 불협화음이 묘한 섬뜩함을 안겨준다.
이런 황혼의 공주만의 미적인 독특함을 가장 잘 뽑아낸 캐릭터는 미드나인데, 후술하겠지만 이 캐릭터는 링크와 젤다로 대표되는 빛의 세계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과 트월리로 대표되는 그림자 세계의 비인간적인 흉측함 사이에서 균형을 제대로 잡아내고 있다.
자칫하면 칙칙해질 수도 있음에도, 발전된 그래픽 기술과 인상적인 색감과 공간 연출을 통해 웅장함을 잘 표현했다. |
다만 이런 부분은 세월의 영향을 받는다는 게 흠. |
황혼의 공주의 강점이라면 간만에 리얼 젤다의 세계로 돌아오면서도 이런 프로덕션 디자인을 실기 그래픽으로 구현하는 부분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는 점이다. 바람의 택트가 상큼한 색감의 카툰 그래픽으로 시간의 때를 타지 않는 미적 성취를 이뤄냈다면, 황혼의 공주는 N64 시절에 나왔던 리얼 젤다의 그래픽을 기조로 개별 스테이지의 공간감과 디테일을 업그레이드하는 쪽에 가깝다.
갈색과 황색 등 탁한 느낌의 색감과 거친 텍스처를 주로 사용하면서도 조명 설계 부분에서 너무 질척이지 않게 균형을 잡아줘서 젤다 시리즈 특유의 하이 판타지 콘셉트와 중후한 맛이 살아 있는 서사적인 감수성을 잘 표현해내고 있다. 물론 이런 발전에 바람의 택트의 공이 컸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실제로 아오누마 에이지는 인터뷰에서 바람의 택트 2를 구상하던 시절의 시도들이 도움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무엇보다 이런 기술의 혜택을 많이 본 곳이 하일리아 성곽과 평원인데, 낮과 밤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하는 하일리아 성곽의 일상 풍경은 시간의 오카리나가 보면 흡족해할 만큼 구체적이고 실감나게 구현되어 있으며 평원 역시 단독 스테이지가 아니라 여러 곳으로 나뉘면서 장소의 분화가 잘 이뤄져 있다. 이런 기조의 그래픽 디자인은 성공적이지만 꽤나 영리한 방법으로 장수하고 있는 바람의 택트와 달리 황혼의 공주가 선택한 그래픽 콘셉트는 기기 성능과 관련을 맺고 있기에 시간을 탄다는 느낌도 있다.
시간의 오카리나 때부터 이어져온 악기와 노래에 대한 묘사도 건재하며 사운드트랙도 훌륭하다. |
이야기의 특성상 빛의 세계와 황혼의 세계 간의 간극과 그 경계선상의 미묘한 감성을 웅장한 스케일과 함께 포착해야 하는 꽤나 어려운 과제였지만 콘도 코지와 그 휘하의 작곡진들이 만든 게임 사운드트랙은 그 난제에 대한 답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다. 황혼의 공주는 바람의 택트처럼 최신 트렌드에 걸맞게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동원한 웅장한 편성의 악곡을 사용하면서도 종종 그 편곡을 '콘솔 사운드 스펙이 한정되어 있을 당시'에 나왔던 게임들처럼 최소화된 편곡과 복고적인 멜로디를 동원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런 전략은 꽤나 성공적이었다.
전반적으로 사운드트랙 자체는 바람의 택트보다 훨씬 중후하게 짜여 있는데, 뮤직 박스와 오카리나를 이용해 그려낸 '일리아의 테마'나 일렉트릭 피아노와 신시사이저만을 동원한 '상처투성이의 미드나' 같은 웅장함 이외의 감정을 다루는 사운드트랙의 완성도가 높다. 이처럼 기본 소스가 워낙 좋기도 하지만, 젤다의 전설 프랜차이즈가 가지고 있는 음향 연출의 강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어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번 작에서도 건재한 Z주목 시스템. 여러모로 획기적이긴 했다. |
무엇보다 에포나가 6년 만에 돌아왔다……. 이후 10년 동안 정규작에 출연이 없었던게 문제지만. |
게임 디자인 면에서 황혼의 공주는 기본적으로 신들의 트라이포스에서 확립된 화폐 루피와 마스터 소드, 다양한 아이템들을 이용한 퍼즐 풀기랑 Z 주목/컨텍스트 버튼와 이 둘을 이용한 전투 시스템으로 대표되는 시간의 오카리나 게임 디자인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세세한 부분에서 다듬어진 편이다. 우선 황혼의 공주는 젤다 시리즈 중 거의 최초로 마상전이 이뤄진 게임이다.
때문에 시간의 오카리나부터 등장한 말 에포나가 단순한 탈 것이 아닌 그 이상의 역할을 부여받았는데, 단순히 칼을 부딪치는 마상전이 아닌 부메랑이라던가 같은 다양한 무기들을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등 짜임새 있게 만들어진 편이다. 다만 컨트롤 실력이 부족하면 꽤나 애먹을 수 있으며, 완다와 거상에서 이미 멋지게 보여준 '말을 이용한 최종 보스전'이 없는 점이 아쉽다. 후속작 스카이워드 소드가 에포나를 변주한 로프트버드를 이용한 보스전이 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제작진도 이 점을 아쉽게 여겼던 게 분명하다.
짤 선정이 '링크의 '이 모든 것이 3만 9천 8백 루피' 처럼 된 건 우연입니다. 의도한 게 아닙니다. by PforP |
전반적으로 장비의 활용법을 숙지해야 돌파할 수 있는 난관들이 많다. |
전작에 등장했던 장비를 개량하고 변주한 부분들도 눈에 보인다. 시간의 오카리나에 대응하는 헤비 부츠는 아이언 부츠라는 이름으로 등장해 자석을 띄는 금속을 걸어다닐 수 있게 해주며, 조준점이 필요한 장비는 조준점이 생겼다. 헤엄치거나 갈고리 샷을 쏘거나 부메랑을 중복 겨냥하는 등 다양한 액션이 추가되었다. 물론 스피너나 체인 해머 같이 황혼의 공주만을 위한 장비도 비중이 높다. 젤다의 전설은 던전과 보스를 설계할 때 해당 던전에서 얻는 장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통이 있는데, 황혼의 공주는 유독 장비 활용법이 보스전의 핵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작의 얼굴 마담, 늑대 젤…… 아니 링크. 꽤나 멋있게 디자인이 뽑혔다. |
미드나: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늑대등록증이 제 이름으로 발급됐습니다. 이제부터 이 늑대는 제 겁니다. 제 마음대로 탈 수 있는 것입니다. |
황혼의 공주는 젤다의 전설 특유의 '두 개의 세계'와 '그 세계를 연결해주는 고리로써 링크'라는 개념도 구현하고 있다. 다만 바람의 택트와 달리 황혼의 공주에서 두 세계 간의 연결 고리를 담당하는 늑대 링크는 무쥬라의 가면의 가면처럼 호러적인 향취가 강한 편이다. 링크가 어둠의 영역과 접촉하면 강제로 인간에서 늑대로 변해버리는 설정에서 알 수 있듯이 황혼의 공주는 늑대인간 장르에 속해있는 게임이기도 하다.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늑대 링크의 플레이 방식을 잘 이해해야 한다. 상대를 물어서 공격하기부터 시작해 센스로 숨겨진 장소를 발견해 구멍을 파거나, 미드나를 이용해 대점프나 워프를 하는 등 플레이 감각의 변화부터 시작해 센스를 활용하거나 동물과 대화해 정보를 얻고 냄새를 기억해 흔적을 추적하는 등 정보 수집 등의 다양한 요소들이 준비되어 있다. 이 와중에 젤다의 전설 특유의 악기에 대한 설정이 '늑대 울음'이라는 꽤나 재치 있는 변주로 이어지기도 한다.
늑대로만 풀어 갈수 있는 디자인들이 많다. |
이번작에서 오카리나나 지휘봉 역할을 늑대 울음이 담당한다. 다만 오카리나보다는 실제 비중은 적다. |
전반적으로 늑대 링크 파트 역시 무리 없이 잘 풀어나가고 있는 편이지만 무쥬라의 가면이 가면 자체에 능력과 개성을 부여해 차별화했다면 황혼의 공주의 늑대 링크는 그보다는 훨씬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약점이 있다. 늑대 울음 또한 필살기를 얻거나 스토리를 진행할 때 잠깐 쓰이는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생각보다 쓸 일이 적다. 또한 늑대 링크가 되기까지 전개가 생각보다 분량이 있는데다 와중에 여러 튜토리얼을 거쳐야 하기에 본격적인 시동이 생각보다 늦게 걸리는 편이다.
황혼의 공주는 무엇보다도 당시 새로운 닌텐도의 모습을 상징하는 게임들 중 하나기도 했다. 당시 Wii 런칭 타이틀로 발매된 황혼의 공주는 상기한 기기 성능의 향상으로 인한 그래픽의 발전 말고도 위모트를 이용한 직관적인 플레이로 위모트의 신선함을 보여주던 게임이었다. 베고 휘두르고 찌르기 같은 액션을 위모트를 이용해 움직임을 일체화한 모습은 Wii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게임이기도 했다. 다만 모션 플러스가 없던 시절에 발매된 게임인지라 모션 인식률이 스카이워드 소드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요정 파트너 미드나. 고백하는데 처음 봤을때 고양이 수인인줄 알았다. |
꽤나 사악한 썩소가 일품이여서 오해하기 쉽지만 실은 황혼의 공주에서 제일 매력 터지는 캐릭터다. |
실제로 뜯어보면 그렇게까지 복잡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스토리 면에서 황혼의 공주는 의미 있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게임이기도 하다. 황혼의 공주는 장르적으로 소모되기 쉬운 요소들에 깊이를 부여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깊이를 묘사면서 최근 몇몇 일본 게임이 빠졌던, '쓸 때 없는 군더더기'를 붙이지 않고 적확하게 찌르고 있다.
그런 적확함의 예시로는 미드나가 있다. 젤다의 전설의 전통인 요정 파트너라 할 수 있는 미드나는 기능적인 면이 주로 강조되었던 지금까지의 요정 파트너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미드나는 황혼의 공주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어둠에 자부심을 가지며 빛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를 취하면서도 죄책감과 서글픔, 당당한 주체성과 유능함을 지닌 미드나는 젤다의 전설 시리즈가 낳은 최고의 요정 캐릭터 중 하나라 할 수 있으며, 황혼의 공주가 강조한 웅장한 스케일에 설득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미드나를 통해 밝혀지는 그림자 일족에 대한 설정 같은 부분은 우려먹어 진이 빠진 설정을 간단히 뒤집어서 새로운 접근법을 보여주고 있다.
시간의 오카리나를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는 제작진의 포부는 |
단지 황혼의 공주는 이 모든 공력이 결국엔 '예상 가능한 영역'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걸 지적하고 싶다. 스토리 면에서도 디자인 면에서도 황혼의 공주는 시간의 오카리나를 강하게 의식하고 있으며 미드나로 대표되는 훌륭한 캐릭터와 웅장하게 묘사된 하이랄, 중독적인 플레이에 감탄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시간의 오카리나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심리적인 저항선이 발생한다. 새로이 도입된 늑대 링크 역시 충분히 독자적인 디자인을 지니고 있음에도 이런 어떤 심리적인 저항선을 끝내 뚫진 못하고 주춤거리는 느낌을 주고 있다. 제작진도 알고 있었는지 몇몇 부분에서 시간의 오카리나의 오마주를 하면서 동시에 종속적일 수밖에 없는 운명을 솔직하게 실토하기도 한다.
그 점에서 차라리 호러 장르의 어법을 빌리며 시간 제약 시스템과 풍족한 서브 퀘스트를 내세웠던 무쥬라의 가면이나 당시로썬 파격적인 설정을 캔버스 삼고 신선한 미적 감성을 심리스 오픈 월드 기법을 이용해 해양 모험의 새로운 지평을 세운 바람의 택트가 그런 '예상 가능한 영역'에서 벗어난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그런 예상 가능한 영역에서 공력을 발휘하는 것도 굉장한 일이라는 사실 역시 부정하고 싶지 않다.
그렇기에 황혼의 공주는 시간의 오카리나의 명맥을 잇는 게임을 기다렸던 팬들에게는 반가운 선물이기도 했지만(실제로 황혼의 공주는 북미 젤다 팬들에게 지지도가 높은 게임이다), 제작진에겐 새로운 벽으로 다가왔던 게 분명하다. 스카이워드 소드가 하늘을 주 무대로 삼고 필드를 반고립시킨 혁신적인 디자인과 툰 셰이딩과 실사 사이의 절충적인 그래픽을 통해 산뜻하면서도 웅대함도 포기하지 않은 미적 감성을 강조했던 것도 그런 벽을 돌파하기 위해서 아니었을까. Wii U용 후속작이 시리즈 최초로 오픈 월드를 도입한 것도 그런 고민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을까.
어찌 보면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팬덤이 원할 법한 스테레오 타입에 가까운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B면. 황혼의 공주 HD: 10주년 리마스터에 부쳐
지금까지 다룬 부분은 2006년 발매된 오리지널 황혼의 공주에 대한 부분이었다. 그렇다면 다시 오카리나를 연주해 현재로 돌려보자. 2011년 3DS로 시간의 오카리나의 리메이크를 시작으로 닌텐도는 젤다의 전설 리마스터 계획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이후 2013년 바람의 택트가 Wii U로 이식되었으며 2015년 무쥬라의 가면이 3DS로 이식되었다. 그리고 오늘 리뷰할 황혼의 공주 HD도 리마스터 계획의 일부라 할 수 있다.
게임의 리마스터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일반적으로 리마스터라는 개념은 보통 프로듀싱을 한 소스를 다시 조합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여기서 소스라면 음반이라면 악기나 목소리를 녹음한 테이프를 말할 것이며 영상물이라면 촬영한 필름을 말할 것이며, 게임이라면 프로그래밍한 코드와 그걸 구현하는 그래픽을 의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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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Wii U로 발매된 바람의 택트 HD. |
국내에도 한글판이 발매될 예정인 3DS용 무쥬라의 가면. |
게임의 리마스터는 음반이나 영상물의 리마스터하고는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다. 기본적으로 음반이나 영상물의 리마스터는 소스를 만들 당시 있었던 근본적인 기술적 한계도 받아들이고 그것을 원형이라 인정한다. 그렇기에 음반이나 영상물의 리마스터는 남아 있는 소스를 원형 그대로 유지해 새로운 매체 규격에 맞게 복원해 업데이트하거나 기술적인 오류를 잡는 정도에 그친다. 예를 들어 흑백 무성 영화 복원을 할 때 그 누구도 새로이 목소리를 더빙하거나 색깔을 입히지 않으며, 유재하의 앨범을 리마스터링하면서 미흡했던 부분의 편곡을 달리 하지 않는다.
가장 멀리 나간 일을 꼽으라고 해도 E.T.가 20주년을 기념하면서 기술적인 한계로 당시 버려졌던 장면들을 새로이 재탄생시킨 정도다. 물론 조지 루카스 같은 사람이 E.T. 20주년 복원 수준에 그치지 않고 대담하게 새로 만든 소스로 대체하기도 했지만, 그조차도 팬들의 분노어린 공격으로 꼬리를 내려야만 했다. 물론 조지 루카스의 만행은 좀 더 복잡한 원작 훼손이 담겨 있긴 했지만.
하지만 게임의 리마스터는 다르다.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리마스터된 게임이 제작 당시의 근본적인 기술적인 한계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그래픽이 있다- 가 보완되어 있지 않으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업데이트 없이 원형을 새로운 매체에 이식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할까. 그렇기에 게임의 리마스터는 어지간하면 아쉽다는 반응이나 심하면 돈이 부족했냐는 비난의 목소리를 듣기 마련이다. 또한 이런 부분을 넘기더라도, 소스에 포함되어있던 불합리한 스테이지 디자인이나 버그들이 수정되는 일도 많다.
왜 그런것일까? 이는 게임이 매우 기술집약적인 엔터테인먼트이며, 음반이나 영상물과 달리 기반이 되는 매체가 심할 정도로 기술 변화에 민감하다는 점을 짚어야 되겠다. 기본적으로 음반이나 영상물을 감상하는 방식은 유사 이래로 크게 변하지 않았고, 그나마 보존 기술에서 많이 변하긴 했지만 그나마도 천천히 이뤄졌다. SP에서 MP3와 유튜브로, 니켈로디언 영화관에서 블루레이까지 그들이 겪은 변화의 여정은 꽤나 길었고 그나마도 1990년대 개인용 컴퓨터와 인터넷 시대에 들어서야 짧은 시간에 과격한 변화를 겪은 편이다. 오히려 현장에서 소스를 만드는 사람들이 그런 변화를 제대로 겪으면서 다양한 어법을 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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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이라는 세월이 길긴 길었다. 오른쪽 링크가 왼쪽 링크로 이렇게 변할 정도였으니. |
하지만 게임은 어떠한가? 닌텐도와 젤다 시리즈로만 한정해놓고 보자. N64에서 NGC로 넘어오는 5년 동안 링크와 젤다는 다소 엉성해 보이는(그나마도 그땐 굉장한 그래픽이었다) 폴리곤 덩어리에서 어엿한 눈 코 입과 부드러운 모션을 자랑하는 복잡한 폴리곤으로 성장했다. 그들의 모험을 담은 매체의 용량 역시 20배로 늘어났고 팩은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 있었다. 게다가 닌텐도의 하드웨어 개발사는 소니나 MS보다도 게임 패드라는 면에서 격변이 있었던지라 링크가 다시 시간의 오카리나를 불었더니 NGC용 컨트롤러로 마스터 소드를 휘두르던 게이머들은 온 몸과 팔을 휘두르며 가논돌프와 검을 부딪치고 있었다.
요컨대 게이머들은 음반이나 영상물 감상자들이 겪었던 변혁을 급격할 정도로 압축해서 겪은 셈인데 그 변혁에 따라 게이머들이 요구하는 기술적인 만족도 급격하게 상승한 게 문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리마스터라는 개념 역시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뛰어난 원형을 접하는건 게이머들도 반기긴 하지만, 그들은 그 원형이 새로이 변화한 하드웨어에 걸맞는 외형도 가지길 원한다. 요컨대 게이머가 게임에서 바라는 원형은 게임 디자인과 그것이 가져다주는 즐거움이라 할 수 있으며, 그렇기에 게임의 리마스터는 게임 디자인과 즐거움을 새로운 기기에 맞게 재편하고 개선하는 것에 주력하게 된다.
멀리 가지 않아도 젤다의 전설 리마스터 작품들을 봐도 알 수 있다. 3DS로 이식된 N64 시절 젤다 게임을 살펴보자. 다소 어색해보이는 폴리곤 덩어리들은 3DS에 발전된 그래픽에 걸맞게 인간의 외형을 가지게 되었으며, 문제가 되었던 던전이나 시스템상 결함도 대부분 수정되어 출시되었다. 조작법 역시 3DS에 따라 3D 기능과 터치 스크린에 걸맞게 재편되었으며 유저 편의를 위한 기능도 추가되었다.
여러모로 HD 시대에 완벽하게 적응했던 바람의 택트 HD. 바람의 택트 HD를 하려고 Wii U를 사야 하나 진지한 고민도 할 정도다. |
반대로 황혼의 공주 HD는 바람의 택트 HD에 비해 현격한 개선을 기대하긴 다소 힘든 상황이긴 했다. |
그렇다면 Wii U로 버전업된 젤다 리마스터는 어떤가? 먼저 나온 바람의 택트 리마스터는 성공적인 편이였다. 원판 그래픽 콘셉트를 잘 잡았기도 했지만, 6개월이라는 빠른 속도로 작업이 끝난 뒤, Wii U와 HD에 완벽하게 정착했으며 원판의 불합리한 디자인도 해소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꽤나 바람직한 리마스터/이식의 모범을 보였다. 지금도 바람의 택트 리마스터는 Wii U를 사는 게이머들에게 추천하는 게임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이번에 발매된 황혼의 공주 HD는 아무래도 바람의 택트 HD보다는 불리한 면이 많긴 하다. 극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비교적 제한되어 있다고 할까. 기본적으로 황혼의 공주 HD는 (일본 한정이긴 하지만) Wii 런칭 타이틀이라는 명목 때문에 빠르게 사라졌던 NGC 버전의 복권이라 할 수 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황혼의 공주는 NGC로만 발매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NGC의 실적이 저조하자 1년 연기 끝에 황혼의 공주는 Wii 런칭 타이틀로 변경되었다. 결국 NGC 버전은 발매 당시 일본 내에서 온라인으로만 판매되었고, NGC가 역사의 뒤안길로 완전히 사라진 이후로는 꽤나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중이다. 북미권은 그래도 통상적으로 판매되었지만 이 쪽 역시 절판된 지 오래다.
왜 리마스터의 기준을 NGC 버전으로 삼았는가? 이는 Wii가 전무후무한 콘셉트를 내세운 게임기이며 Wii U는 그 콘셉트를 이어오면서도 다른 부분에서 탈피한 게임기로 만들어져서일지도 모른다. 상술했듯 Wii는 체험용 게임기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위모콘과 눈챠크를 이용해 직관적인 조작법과 모션 플레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게임기였고 그 특이성으로 독특한 영역 확보에 성공했다. 하지만 Wii U는 그런 위모콘과 눈챠크 대신(물론 Wii U에서도 위모콘과 눈챠크를 지원하긴 한다) 좀 더 고전적이지만 터치 스크린을 차용한 게임 패드를 내놓았다. 닌텐도는 이 Wii U 게임 패드를 그 자체로 독립된 화면으로 활용하는 대신, 위모콘 특유의 날렵함을 포기했다. 여전히 체험형이지만 둘 간의 간극은 분명히 존재한다.
조작 면에서는 Wii 버전이 확실히 편하긴 했다. |
Wii 버전은 한글판으로 정발되어서 한국 내 인지도도 높기에 NGC 버전 황혼의 공주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듯 하다. 두 기종 사이에 내용 자체는 동일하지만 화면이 Wii 버전과 좌우 반전이여서 몇몇 던전 디자인 달라졌고, 이 때문에 링크는 왼손잡이로 변했다. 컨트롤은 NGC 버전이 좀 더 전통적인 콘솔 게임에 가까우며(반대로 말하면 덜 직관적으로 변했다) Wii 버전에서 커서 역을 맡은 나비 포인터도 삭제되었다. 하드 스펙상 Wii 버전보다 축소된 부분도 있는데, 컨트롤 버튼 면에서는 아이템 2개 밖에 넣지 못하며 가논돌프의 공격 패턴이 축소되어 있다.
Wii U 버전은 기본적으로 NGC 버전 디자인을 유용하고 있지만, 컨트롤 부분에서 많이 달라졌다. 우선 황혼의 공주 HD는 위모콘을 지원하지 않으며 Wii U 게임 패드만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쓸 수 있는 아이템 슬롯이 3개로 늘어났으며 Wii U 게임 패드 특유의 자이로 센서를 통해 좀 더 세밀하게 조준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R 스틱으로 카메라 앵글을 쉽게 변경할 수 있게 되어서 맵을 둘러보거나 퍼즐 풀기가 용이해졌다. 다만 Wii U 게임 패드 자체가 무겁다보니 자이로 센서를 써도 그리 쾌적하지 않아서 결국 아날로그 스틱도 병용해 써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활 조준점 역시 기본적으로 Wii 버전보다 덜 직관적인데 상기한 문제점 때문에 생각보다 피곤해졌다. 이 부분은 아쉬운 다운그레이드라 할 수 있다.
바람의 택트 HD가 그랬듯이 황혼의 공주 HD 역시 터치 스크린을 인벤토리나 미니 맵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아이템 슬롯을 빠르게 변경할 수 있게 되었다. 전반적으로 바람의 택트 HD를 접한 사람이라면 익숙할 변화다. 다만 링크가 변신할 일이 없었던 바람의 택트랑 달리 황혼의 공주는 링크가 늑대로 변하는 과정을 터치 스크린의 버튼 하나로 지원하고 있는데, 일일이 미드나에게 말을 걸어야 했던 원판과 달리 매우 편해졌다. 또한 Wii U 패드의 디스플레이를 활용해서 패드로만으로도 플레이할 수 있게 되었다.
게임 디자인에서는 특전 모드 두 개가 추가되었는데 먼저 매운맛(=히어로) 모드는 Wii 버전 황혼의 공주를 플레이한 사람들을 위한 모드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매운맛 모드는 화면이 Wii 버전처럼 좌우로 반전되며 대미지가 2배로 늘어나게 되는 등 이미 전작을 클리어했던 사람을 위한 하드 모드라 할 수 있다. 바람의 택트 HD와 달리 황혼의 공주 HD에선 닌텐도에서 밀어주는 게임 연동 피규어 아미보가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는데, 이 중엔 늑대 링크 아미보를 이용해 짐승의 시련이라는 새로운 특전 던전을 이용할수 있게 되었다. 주목할 점은, 이 늑대 링크 아미보는 곧 나올 Wii U용 젤다의 전설 신작하고도 연동된다고 하는데, 어떻게 연계가 될지 주목된다. 그 외에도 가논돌프 아미보를 쓰면 대미지를 두 배로 받는다거나 하는 재미있는 효과들이 많다. 다만 털실 요시와 달리 지원되는 아미보가 젤다 시리즈 아미보로만 제한되어 있다는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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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면에서 다소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HD 리마스터라고 간판을 걸만한 그래픽이다. |
황혼의 공주 HD 영상이 발표될 당시, 그래픽이 별로 변한 게 없다고 실망한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막상 게임을 해보면 황혼의 공주 HD는 제법 깔끔한 리마스터링을 보여주고 있다. 1080p 사양을 지원하며 전반적으로 탁하고 희뿌연 느낌이었던 Wii 버전이나 NGC 버전에 비해 광원 효과나 폴리곤/텍스처 품질/모델링/동작 같은 부분에서 개선이 이뤄졌다. 전반적으로 선명해지긴 했으나 게임 특유의 침잠하는 듯한 무겁고 몽환적인 분위기도 여전히 잘 잡아내고 있다. 가끔 계단이 보이긴 하지만 실기 화면으로 보면 크게 탓할 부분이 없는 리마스터링이라 할 수 있겠다. 다만 상술했지만 황혼의 공주 그래픽 콘셉트 자체가 디테일한 면으로 승부하다보니 바람의 택트에 비해 극적인 개선을 이루기 힘든 편이긴 했다.
리마스터 홍보용 영상과 실기샷 비교. |
황혼의 공주 HD의 문제점을 꼽으라면 프레임 드랍이 있다는 점이다. 다운로드 버전으로 플레이했을 때도 가끔 뚝뚝 끊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컨트롤러로만 플레이할 때 이런 프레임 드랍이 더 강하게 드러났다. 이 부분은 사후 패치로 해결할 수 있으면 좋을 듯하다. 반대로 다운로드 버전이어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로딩은 빠른 편이다. 또한 여전히 지도에 마킹을 할 수 없다거나 2회차 특전이 전무하다는 점도 아쉽다. 바람의 택트 HD와 달리 이번 이식엔 닌텐도 단독이 아니라 탄탈러스 미디어라는 호주 게임 제작사가 외주로 참여했는데, 안 그래도 바람의 택트보다 손이 가는 부분이 많은 게임인데 이 부분을 깔끔하게 소화를 못 시킨 듯하다.
Wii로 나온 황혼의 공주와 스카이워드 소드는 위모콘에 특화된 게임으로 완성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황혼의 공주 HD는 바람의 택트랑 달리 그 개발 과정에서 어떤 버전을 선택해야 할지 다소간의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황혼의 공주는 이에 아예 사장된 것으로 보였던 NGC 버전을 리마스터용 마스터 소스로 쓰면서 이 문제를 돌파했다. 하지만 소스 자체가 없이 순수히 Wii에 발을 담그고 있는 스카이워드 소드가 타 기종으로 리마스터 된다면 어떻게 리마스터 될 것인가? 이에 대한 대답은 아직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흥미로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황혼의 공주 HD는 현 게임 업계의 리마스터 유행과 더불어 젤다의 전설이라는 거대 프랜차이즈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를 다시 한 번 곱씹게 하는 이정표라 할 수 있다. 비록 바람의 택트와 달리 새로 갈아입은 옷의 완성도는 살짝 아쉬움을 보이고 있지만 이 게임을 처음 접하든 아니면 오래간만에 다시 잡아보든 늑대 링크의 울음소리는 여전히 매혹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결국엔 젤다의 전설은 트라이포스에 담긴 지혜와 힘, 그리고 용기의 삼위일체가 매력인 게임이다. 그렇지 않은가? |
그렇게 마스터 소드를 떠나보내도, 우리는 언젠가 다시 돌아온 링크의 영혼과 함께 모험을 떠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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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깐 이 '녹색 옷을 입은 젤다가 바글바글'한 일러스트도 벌써 5년이 지났단 이야기. 리뷰에서까지 젤다드립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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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빨간색이랑 파란색 보라색 옷 입은 젤다도 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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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독성 떨어지는거 맞음 여기서 "소스라면 음반이라면" 악기나 목소리를 녹음한 테이프를 말할 것이며 영상물이라면 촬영한 필름을 말할 것이며, 게임이라면 프로그래밍한 코드와 그걸 구현하는 그래픽을 의미할 것이다. 이래도 감이 안잡힌다면 님도 책을 좀 더 읽어봐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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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독성 심하게 떨어지는 것 맞습니다. 같은 단어의 반복도 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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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젤다는 링크공주를 구하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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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빨간색이랑 파란색 보라색 옷 입은 젤다도 있는데 말이죠.. | 16.04.11 22: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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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젤다는 링크공주를 구하는건가요 | 16.04.13 13: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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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독성 심하게 떨어지는 것 맞습니다. 같은 단어의 반복도 심하고. | 16.04.17 00: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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