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르베르르 벨 벨 벳~ 필레몬의 하수인 이고르와 카야노 메구미=햄코는 안 나옵니다
본래 페르소나의 시리즈는 외전으로 시작했습니다. 1996년 발매된 여신이문록 페르소나는 여신전생 시리즈의 외전이었고, 학원물의 성향을 본격적으로 살리기 시작했던 것이 페르소나 2 죄/벌이었죠. 이렇게 시작된 페르소나 시리즈는 어느새 20주년을 바라볼 정도로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비록 페르소나 2의 상업적인 실패로 긴 공백이 있었지만, 페르소나 3와 페르소나 4는 이례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게 된 작품이자, 한글화가 이루어져 한국 유저가 가장 많이 알고 있을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두 작품의 연계는 시리즈의 팬으로 정말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사실, 페르소나 3와 페르소나 4가 연계된 작품은 페르소나 Q가 처음은 아닙니다. 아쉽게도 한글화 정발이 아닌, 일본어 버전으로 발매되었던 대전 격투 게임 시리즈 페르소나 4 디 얼티밋 인 마요나카 아레나와 그 후속작이 첫 시도였죠. 시나리오가 본편에 들어가는 구성이기는 했지만, 게임의 장르가 달라졌기 때문에 RPG로 등장하기를 기대하는 유저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현실이 되어 페르소나 Q로 등장했죠. 닌텐도 하드웨어로 처음 등장하는 페르소나가 여신이문록 페르소나처럼 외전으로 발매된다는 것이 꽤나 재미있는 연결고리 같습니다.
이미 PS3/PS4용 페르소나 5가 공개된 상황에서, 페르소나 4 댄싱 올 나이트를 제외한 또 다른 페르소나 3나 4(이하 각 P3, P4)가 발매될지는 미지수이기에, RPG로서의 마지막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페르소나 Q(이하 PQ)는 기존의 페르소나 시리즈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게임과 스토리의 재미를 얼마만큼 끌어낼 수 있었을까요? 게임으로서의 재미 혹은 가치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을지 하나씩 살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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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 |
■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왁자지껄 RPG
P3나 P4의 등장 캐릭터는 그리 적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많은 편에 속하죠. P3의 경우 무려 12명이 등장하는데, PS2로 발매된 P3 FES의 메티스와 PSP용 P3 포터블의 여 주인공이 빠지면서 10명, P4는 기존과 동일한 8명이 등장합니다. 여기에 PQ의 오리지널 캐릭터인 레이와 젠까지 주인공 그룹은 장장 20명에 달하게 되죠. 보조역을 담당하는 NPC까지 포함하여 24명에 달하며, 순수하게 플레이가 가능한 캐릭터만 17명이라 RPG 장르의 페르소나 시리즈 중에서는 역대급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많은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때문에, 이야기는 항상 시끌벅적한 것도 특징 중 하나입니다. 등장하는 캐릭터가 너무 많다 보면 자칫 공기 취급을 당하는 캐릭터도 생겨나게 되고, 기존에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특징이 무시되는 경향이 생겨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PQ의 경우 이러한 완급의 조절이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비록, 개개인의 개성은 옅어지고 단순해진 부분도 없지 않아 있지만 대체적으로 캐릭터가 크게 튀는 부분 없이 잘 어우러지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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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놓고 보니 개인적으로는 SD 상태를 상당히 선호하게 되었다. |
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은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개그, 그러니까 재미에 치중된 경향이 강한 편입니다. PQ의 특성상 등장하는 캐릭터마다 자세한 설명을 해줄 수 없고, P3와 P4는 캐릭터의 성장이나 캐릭터간의 갈등 해결 시기가 다르기 때문인지 캐릭터의 특성이 간략화되어 있다는 것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캐릭터와 대화할 수 있는 교내 산책이나 필드에서의 가벼운 이벤트, 그리고 양호실의 의뢰에서 이를 보강해주긴 합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최소한 P3와 P4의 기본 정도는 알고 있다는 전제를 놓고 시작하는 게임이라 하나의 작품에 대해 아예 모흔다면 이해하지 못하는 구간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모든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P3와 P4의 클리어 기억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한편, P3와 P4 모두 각 캐릭터마다 일종의 포지션 같은 위치가 있어서 해당 캐릭터끼리는 매칭이 잘 맞아드는 것도 눈여겨 볼만 합니다. 저의 주관적인 매칭이지만, P3의 이오리 준페이는 P4의 하나무라 요스케로, 다시 P3의 아라가키 신지로가 P4의 타츠미 칸지로 이어지는 등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끼리의 고충이나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자칫 과하게 많을 수 있는 캐릭터를 의외로 어울리도록 버무려낸 여러 서브 시나리오는 하나의 잘 만들어진 외전이라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만큼, 만족스러운 재미를 느낄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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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미궁별로 여러 가지 이벤트가 존재한다. 방향은 역시 개그 위주. |
물체 X에서 이미 입증된 미각 파괴와 영혼 이탈 효과에 |
■ 어찌 보면 왕도. 잔잔한 이야기, 더해주는 사운드
시나리오 진행은 큰 굴곡이 없는 일직선 방식입니다. P3와 P4의 연계 작품답게 중간 시기에서 만난 두 그룹의 '앞으로 벌어질 일'을 견지하는 대화가 등장하기도 하죠. P3나 P4의 시나리오 진행은 독립성이 강하기 때문에, 이러한 일들이 실제로는 영향력을 주지 못하니 일종의 팬 서비스인 셈입니다. 다만, 일반적인 팬 서비스 요소가 '알면 좋고 몰라도 그만'이라면 PQ는 '모르면 난감'인 경우가 종종 있는 편입니다. 배경 지식의 부족으로 인해 발생되는 궁금증이나 떡밥은 끝끝내 PQ에서는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죠.
여기에 더불어 앞서 말했던 캐릭터 특성의 간략화와 만남의 시기가 영향을 주어 캐릭터의 특징이 지나치게 하나로 편중된 경향 또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시로, 곰은 지나치게 여자들에게 들러붙고 타케바 유카리가 짜증을 자주 내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배경이 되는 P3나 P4에 대해 알고 있다면 다소 이질감을 느낄 수 있고, 모른다면 캐릭터에 대해 오해하기 쉽다는 아쉬움은 끝끝내 PQ에서는 해결해주지 못합니다. 어쩌면 PQ에서의 이러한 캐릭터 특성과 묘사는 '외전' 자체의 한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편, 미궁의 구성이 꽤 섬세하게 되어 있다는 점은 좋은 평가를 내리기에 충분합니다. 비록 미궁의 개수는 다소 적은 편이지만 각 미궁별로 두드러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잘 살려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의외로 미궁의 구성이 시나리오와 연계되어 있다는 점은 반전 요소로도 소소하게나마 추가적인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종합적으로는 무난한 시나리오의 볼륨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메인 시나리오에서 P3나 P4는 보조적인 위치에 있고, 일부에서는 오리지널 시나리오나 캐릭터성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는 등의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늘어지는 전개는 아니었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맺고 끊음이 적당했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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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가 2009년, P4가 2011년을 배경으로 하는 것이 기본적인 설정. |
물론, 오리지널 캐릭터인 '젠과 레이'의 시나리오도 있다. 메인은 이쪽. |
이러한 게임의 진행을 즐겁게 만드는 요소로 저는 음악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페르소나 시리즈는 대체로 음악에 개성을 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일부 작품은 가사에 의미심장한 메시지가 담겨 있기도 하고, 게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에 따른 여러 BGM은 그 몰입도가 대단합니다. 게임에서의 음악이란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향신료와도 같아서 긴장감을 고조시키기도 하고, 몰입도를 높여주기도 하며, 조금 더 게임의 분위기에 녹아들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반대도 가능하죠. 향신료의 쓰임새에 따라 음식의 맛을 한층 부각시킬 수도 오히려 제 맛을 죽이기도 하는 것과 같이 음악은 그 중요도가 결코 낮지 않다고 봅니다.
그러한 면에서 PQ는 P3나 P4에 뒤지지 않는 매력을 지니고 있어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상황에 따른 전용 테마도 존재하기에 한층 분위기가 고조되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각 미궁의 분위기를 잘 살려냈습니다. 이미 페르소나 시리즈를 접해보신 분이라면 충분히 만족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고, PQ를 통해 처음 페르소나 시리즈에 입문하게 되신 분이라도 페르소나 시리즈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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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테마곡 자체는 같지만, P3와 P4는 분위기 자체가 다르기에 그에 따른 어레인지라고 할 수 있겠다. |
오프닝 곡인 Maze of Life. P3와 P4가 잘 연계된 것이 특징으로, 노래 역시 좋다. |
■ 이것이 바로 세계수의 미궁(Q) 시스템. 특유의 개성을 더해서 완성된 페르소나 Q
이미 알고 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PQ는 아틀러스에서 개발한 작품인 세계수의 미궁 시리즈의 요소를 채용한 게임입니다. PQ의 Q가 미궁을 뜻한다는 기믹이 있기도 하죠. 때문에 기존 페르소나 시리즈에서 채택되었고 P3에서 P4G까지 이어져온 스타일이 아닌 세계수의 미궁 시리즈의 스타일이 적용되었습니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방식이지만, RPG를 너무 어려워하지 않는 유저라면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기존 방식과의 차이점이라면 크게 [적이 필드에 존재하지 않고, 걸음 수에 따른 랜덤 출현], [파티는 최대 5인], [미궁(던전)과 배틀에서 캐릭터가 보이지 않는 1인칭], [아이템 획득 및 페르소나 획득이 랜덤], [아이템 소지 제한]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전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이러한 시스템 역시 세계수의 미궁 시리즈에서 이어져 오는 것으로, 플레이어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존의 P3나 P4 시스템을 떠올리며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플레이를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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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세계수의 미궁(좌)과 PQ(우). 같은 시스템을 사용한 작품답게 닮은 부분이 많다. |
아쉬운 점은 기존 페르소나 시리즈가 전투의 선택과 시작을 전략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가능했던 것에 비해 랜덤 출현으로 바뀌어 전투 피로도가 다소 높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상대하기 어려운 적이나 많은 경험치와 돈을 주는 '손'을 골라내면서 잡을 수 없고, 턴을 개별적으로 보내던 방식에서 전체를 묶어 하나의 턴을 보내는 방식으로 변경되었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렇지 않더라도 전투에 보내는 시간이 길게 느껴지는 성향이 있기도 했습니다. 전투 속도를 조절해서 어느 정도는 해결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전투의 모든 연출이 대폭 생략되기 때문에 밋밋함을 감추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꼭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페르소나 시리즈의 기존 시스템에 비한다면 다소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전투 종료 시에 아이템 획득을 결정하던 셔플 타임은 PQ에서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각 섀도우에서 재료를 얻는 것은 동일하지만 추가 획득은 확률적으로 페르소나만을 얻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기존에 경험치/돈/회복/아이템/아르카나를 선택할 수 있었던 시스템에 비하면 다소 평범한 시스템으로 바뀌었다는 느낌입니다. P3에서 보다 발전적으로 변경되었던 P4의 셔플 타임은 가벼운 미니 게임으로서도 나쁘지 않았고, 보상심리를 충족시켜주는 용도로도 괜찮았던 편이라 아쉬운 생각이 드는 부분입니다.
모든 아이템에 소지 개수 제한이 걸려 있다는 것은 분명한 단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미궁을 자주 들락거리도록 유도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이유야 어찌되었건, 불편한건 사실입니다. 최대 60개의 아이템을 소지할 수 있고, 각 아이템들은 서로 겹쳐지지 않아 동일한 아이템도 복수로 계산되기 때문에 작정하고 전투만 반복했을 경우 얼마 지나지 않아 가방이 가득 차버립니다. 중반부를 넘어서면 어느 정도 스킬도 받쳐주기에 한 전투에서 많게는 10개에 달하는 아이템을 획득하기도 하고, 파워 스폿에서 8번에 달하는 아이템 수집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굳이 제한을 둘 필요가 있었을까 싶은 부분입니다. 창고 역할을 하는 핸드메이드 공방에서도 맡길 수 있는 아이템의 개수는 종류에 상관없이 최대 99개로, 다 채울 일이 없기는 하지만 제한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아쉬움을 지우긴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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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지 제한 개수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싫어한다. 매우 넓어서 의미가 없는 수준이면 모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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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수의 미궁 시리즈와 동일한 랜덤 조우 방식이다. 그 기준이 되는 표시등의 위치도 동일. |
반면에, 속도와는 별개로 전투 자체는 상당히 쾌적한 편입니다. 서브 페르소나는 순수하게 전투에서 가산되는 HP/SP만을 가지기 때문에 보다 스킬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기존에는 주인공 혼자서 무쌍을 찍기 때문에 파티에 큰 의미가 없었다면, PQ는 좀 더 파티의 구성이 중요해진 느낌으로 생각해볼 수 있죠. 그 때문에 주인공의 능력인 '와일드'가 다소 약화되었고, 만능답지 못한 만능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씁쓸하긴 합니다. 각 주인공의 페르소나인 '이자나기'나 '오르페우스'는 순수한 밸런스 형이기 때문에 큰 특징이 없다는 점도 한몫합니다. 시스템의 차이에서 생기는 요소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대신이라고 할 수 있는 보정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은 플레이어에게 제한적이면서도 전략적인 구성을 요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P3와 P4가 그러했듯 다른 부분에서 계승한다는 느낌입니다.
기존에 비해 스피드한 느낌 대신 묵직한 전투의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1 more'를 통한 추격으로 연속적인 공격은 불가능해졌지만, '부스트'를 통해 연속적인 약점 찌르기와 HP/SP 소모가 없는 강력한 스킬을 사용하는 시스템이 추가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피드한 전투 방식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부스트 발동 후에 강력한 스킬의 사용으로 우위를 점하는 PQ의 방식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P3와 P4에서 사용하던 스킬의 대부분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고, 여기에 추가된 각종 마법진이나 속성+물리 혹은 추격 스킬은 종류가 많아 다채로운 스킬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종류가 많아지다 보니 다소 잉여로 전락해버리는 스킬과 지나치게 좋은 스킬이 생겨난 점은 아쉽습니다만,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편입니다. 페르소나를 사용할 수 없는 오리지널 캐릭터 '젠과 레이'는 알아서 모든 속성을 다 배우기 때문에 활용하는데 있어서 심각하게 어려울 정도는 아닙니다. 오히려 어중간하게 맞춰진 상태의 캐릭터보다는 활용하기 쉽다는 느낌도 있는 것을 보면, 오리지널 캐릭터의 보정이거나 RPG를 어려워하는 사람을 위한 배려가 아닐까 싶습니다.
각자의 메인 페르소나에 스킬 전용 슬롯이 추가된 것도 큰 특징입니다. 덕분에 기존에 배우는 스킬의 슬롯은 8개에서 4개로 줄어버렸죠. 습득하는 스킬도 그 폭이 줄어든 탓에 원래라면 선택이 되어야 했을 스킬카드의 사용이 다소 강제된다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스킬카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페르소나의 운용이 가능하고 시나리오 진행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지만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밸런스가 고려되었을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는 메인 페르소나가 최대 8개의 스킬을 가지고, 서브 페르소나가 최대 6개의 스킬을 가지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P3나 P4에 비해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은 증가했기도 하구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스킬카드를 전용 슬롯으로 두기보다, 메인/서브에 각각 2슬롯 정도를 전승 혹은 배우는 스킬로도 채울 수 있고 스킬카드로도 변경할 수 있는 '유동 슬롯'이 더 나은 선택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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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는 1인 1 페르소나였기 때문에 8개의 슬롯이 주어졌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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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적으로는 14개의 슬롯이 된다. 스킬카드의 사용이 없어도 많긴 하다. |
■ 같은 듯 다른 PQ의 페르소나 시스템
시스템을 설명하면서 페르소나에 대해 잠깐 언급했는데, 하는 김에 조금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존 페르소나 시리즈와 동일한 부분이 있는가 하면, 기존과는 또 다른 부분이 있어서 PQ만의 독자적인 요소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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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추가된 '제물 스프레드'와 사용법이 다소 변경된 '스킬카드 추출' |
어쩌다보니, 벨벳 룸에서는 거의 모든 일을 마가렛이 담당해준다. |
PQ는 커뮤니티 시스템이 아예 존재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일정 랭크를 달성하는 보상으로 주었던 아이템은 엘리자베스의 의뢰 등을 통해서 획득하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그에 따른 상위 페르소나를 만드는 것은 기존과 동일합니다. 그 밖에도 페르소나 합체의 편의성을 크게 높여주었던 검색 합체는 건재하고, 노멀 스프레드와 트라이앵글 스프레드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 이상의 4신, 6신, 12신 등의 합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고정된 조합으로만 만들 수 있는 페르소나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커뮤니티와 셔플 타임이 빠졌기 때문인지 페르소나의 육성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최대로 맞출 수 있는 파티의 인원은 7명이고, 페르소나 역시 동일하기 때문이죠. 제물 스프레드는 아마 이러한 점 때문에 추가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른 2체의 페르소나를 제물로 지정하여 경험치로 환원하는 방식인데, 덕분에 육성 자체에 큰 부담은 없는 편입니다.
여기에 추가로 페르소나에서 스킬을 추출할 수 있는 스킬카드 추출이 추가되었습니다. P3나 P4에 비한다면 훨씬 간편한 시스템이지만, P4G와는 느끼기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스킬카드의 추출을 위해서는 서브 페르소나가 해당 스킬을 가지고 있어야만 가능한 특징 때문에 전서 등록 시에 다소 제한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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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조합의 기초는 역시 사악한 프로스트. 이외에도 8체 정도 더 있다. |
스킬카드를 언제든 뽑아 쓸 수 있도록 세팅하여 묶어두면 나름대로 편리. |
더불어, 전투 방식의 변경 때문에 기존에도 다소 약세를 보였던 SP 계열의 속성 마법 스킬들이 이제는 찬밥 신세가 되어버렸습니다. 추가된 물리 계열 스킬 중에 마법 대미지를 동시에 주는 스킬이 있는 것과 부스트 시스템의 특징으로 연속 타격이 가능한 물리 스킬이 부각되었다는 이유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약점이 되는 속성으로 공격하거나 크리티컬 히트에 성공하면 부스트 상태에 돌입하고, 우선 행동권과 모든 스킬의 소비 HP/SP가 0이 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마법 스킬이 높은 대미지를 주긴 하지만 확실한 약점이 아니라면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제한적인 편입니다. HP를 회복하는 수단도 SP에 비해 보다 폭 넓고 쉬워졌다는 것이 주된 이유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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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타격 스킬은 일단 무조건 좋다. 너무 좋아서 문제일 정도. |
SP 스킬은 공격 계통은 즉사를 빼면 초 약세. |
■ 지도 제작자의 고충을 체험해보는 시간입니다
이번 작품에는 모든 미궁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고, 그에 따라서 플레이어가 직접 미궁의 지도를 그리게 됩니다. 세계수의 미궁을 접해봤다면 익숙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생소한 시스템이죠. 지도가 심플하면서 일정한 규칙에 따라 랜덤 생성되는 P3나 P4와는 다른 요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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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세계수의 미궁(좌)과 PQ(우)의 게임 화면. 보기보다는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
지도 그리기를 처음 접해본 저로서는 조금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만, 다행스럽게도 적응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습니다. 상황에 맞는 다양한 아이콘을 제공하고, 아이콘에 색을 입힐 수 있는데다가 메모까지 할 수 있으니까요. 지도를 잘 그려두면 이후에 큰 도움이 되기도 해서, 지도 작성을 얼마만큼 자신이 잘 알아볼 수 있도록 그려 넣는가 하는 것은 플레이 요소로도 볼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반면, 지도를 만든다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가질 유저도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있었습니다. 보통은 자신이 가는 길에 따라 자동으로 작성되거나 아예 제공되지 않는 등의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니 원래부터 있어야 할 것을 유저에게 떠넘겼다는 생각을 해볼 수도 있죠. 하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나쁘게 볼 것은 아닙니다. 지도를 작성하는 것이 다소 귀찮기는 하지만, 자신만의 플레이 기록을 쌓아나가는 기분은 꽤나 색다르기 때문이죠. 성취감과도 같다고 할 수 있는 이런 감각을 우선적으로 싫다고 외면하기에 앞서, 충분히 즐겨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자체적으로 다양한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문구를 기록할 수 있는 메모의 경우, '정형문'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특정 문자를 반복적으로 기록할 때가 종종 생기는데, 유저가 기록/수정할 수 있는 정형문이 있다면 메모 기능을 좀 더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화살표의 경우 대각선이 없는 것도 아쉽게 생각되는 점입니다. 필드 타일의 경우 다양한 색상이 제공되는 반면, 아이콘은 4종에 그치는 점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죠. 이러한 아이콘의 색상 설정은 저장되지 않아서 게임을 종료하거나 다시 로드하면 색상이 초기 값으로 변경되는 부분도 아쉬운 요소로 꼽을 수 있습니다. 아이콘의 선택이 타일을 그리는 펜 툴과 대응되는 것은 나쁘지 않으나, 종종 엉뚱한 타일을 그리게 되기 때문에 오로지 아이콘만을 선택할 수 있고, 터치펜으로도 지도를 움직일 수 있는 '잡기' 툴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배려하는 차원에서 적용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게임 오버 상태에서 이전까지 그렸던 지도를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지도가 온전하게 저장되지 않는 편입니다. 대체로는 잘 저장되는 것 같지만, 일부 아이콘이 엉뚱한 위치에 있거나 지름길을 자동으로 표시 및 변경해주는 아이콘 역시 일부는 정상적으로 표기되나 일부는 엉뚱하게 표기되는 현상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버그라면 버그이지만, 크게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스러운 부분입니다.
지도를 그리는 것이 크게 어려운 편도 아니고, 그게 온전하게 짜증을 유발하는 콘텐츠도 아닌 만큼, 즐기는 쪽으로 받아들인다면 어떨까 싶습니다. 소소한 아쉬움이란 피가 찢어진 만두와도 같아서 알맹이까지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그 맛에 집중하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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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하게 기록하는 것이 좋은 유저에게는 정형문이 없는 게 아쉽다. |
100% 달성 보상 보물 상자를 여는 또 하나의 방법, 게임 코인. |
■ F.O.E는 Fields On Enemy와 같지만, 조금 다릅니다
시스템과 페르소나, 지도에 대한 소개에 이어 다시 전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PQ의 최대 특징인 F.O.E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세계수의 미궁 시리즈를 기반으로 하는 작품답게 마찬가지인 F.O.E가 등장합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통하는 Fields On Enemy라고는 부르지 않죠. '피시스 오이케이 에이드런'이라 불리며, 젠이 설명해준다는 점도 있으니 자세한 설명보다는 직접 확인해보시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세계수의 미궁 시리즈를 플레이해본 적이 없는 저는 F.O.E가 다소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고, 짜증을 유발하는 요소로서도 톡톡히 제몫을 한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간단하게 비유하자면 F.O.E는 중간보스 같은 느낌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보스보다도 더 강력한 위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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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가도 없었던,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기억…. |
보상으로 100%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고레벨의 페르소나를 획득 가능. |
특이점이라면 F.O.E는 계속해서 부활한다는 점입니다. 미궁에서 벗어나면 다시 모든 F.O.E가 부활하기 때문에 걸리적거리는 F.O.E를 처리했다고 언제까지나 미궁을 종횡무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반대로, 미궁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동일한 F.O.E는 등장하지 않기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속적으로 플레이어를 괴롭히는 F.O.E를 처리한 뒤 한 번에 지도를 완성하는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또는 필드와 미궁을 오가면서 경험치와 페르소나를 획득하는 것도 괜찮은 육성법입니다. 높은 레벨의 페르소나를 사용하거나 원만한 진행을 위해서 F.O.E를 일부러 상대하기도 하는데, 순수하게 선택적인 시기가 있는 반면에, 특정 구간에서는 필수로 해야만 무난한 플레이가 가능해 다소 강제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확실히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동시에 미궁에서의 원활한 진행을 가로막기 때문에 미궁 돌파 난이도를 올리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비록 세계수의 미궁 시리즈의 아성을 넘볼 정도로 정신 나간 난이도는 아니지만요. 그만한 녀석이니만큼 처치했을 때의 보상은 꽤나 쏠쏠한 편입니다. 미궁마다 등장하는 F.O.E는 미궁의 분위기에 맞는 디자인을 하고 있어서 몰입도를 올려주는 역할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 번째 미궁인 '방과 후 악령 클럽'은 공포 콘셉트에 맞게 놀래키는 F.O.E도 있어 무척 신경을 썼다는 느낌이 들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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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에 필수인 도라가. 없으면 진짜로 도라버리는 상황이 종종 벌어진다. |
잠적 구슬도 필수라면 필수. F.O.E가 2번 전체 공격하니 2시간 기록이 증발! |
■ 미려한 그래픽은 아니지만, 아기자기한 그래픽은 맞습니다
기존의 페르소나 시리즈는 대체로 PS 계열로 발매가 되었습니다. 이식작이 있긴 하지만 소수에 불과하고, 닌텐도 계열로는 처음입니다. 외전이기는 하지만 이식작이 아닌 오리지널 작품이니까요. 그래서 PS2나 PS Vita로 즐기던 그래픽에 비하자면 확실히 다운된 그래픽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기기의 성능 차이는 명확하기 때문에, 단순 그래픽으로만 따지자면 3DS는 PS Vita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하지만 기기의 차이를 인정할 수 있다면 PQ의 그래픽이 그리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캐릭터가 전부 SD화 되면서 기존에는 없었던 아기자기함이 생겨났고, 많은 움직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깔끔한 움직임을 볼 수 있습니다. 미궁에 따라서 각 캐릭터에게 조명 효과가 생기기도 하고, 한정적이지만 전투 시의 캐릭터와 이펙트도 무난하게 괜찮다는 생각입니다. P4는 비교적 최근에 P4G로 리메이크되었지만, P3의 경우 PS2 발매가 2006년이었고, PSP로 이식 발매된 것이 2009년이기 때문에 다소 낡은 감이 있었던 P3를 새롭게 만날 수 있다는 요소도 있습니다.
적들의 움직임이나 공격, 스킬 등의 효과도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이러한 점도 세계수의 미궁 시리즈의 특징이긴 하지만 시나리오의 진행이 아니라면 문을 지나다니는 도중에나 잠깐 볼 수 있고, 전투에서도 아군을 볼 기회가 많지 않기에 플레이어의 이펙트나 캐릭터 움직임이 조금 더 다채롭고, 볼 기회가 많았으면 어땠을까 싶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려했었던 것보다는 잘 나왔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P3와 P4의 SD화는 성공적으로 평가할 수 있고,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플레이에도 잘 녹아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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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G까지는 정식 넘버링답게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아무렴 어떤가. 페르소나 시리즈에는 빈약했던 귀여움이 있지 않은가. |
■ 그래요. 사실 이건 외전이에요. 크고 아름답다고 할 수는 없죠
PQ의 큰 줄기를 살펴봤습니다. 이렇게 나열하고 보면 외전으로 나왔음에도 하나의 가치 있는 게임으로 충분해 보이지만, 종합적으로 봤을 때도 그럴까요. 저의 대답은 아쉽게도 'NO'입니다. PQ는 어디까지나 외전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제작된 게임이라는 생각입니다. 잘 만들어지긴 했지만, '외전'이라는 전제가 있기에 내릴 수 있는 평가였죠. 이러한 평가는 독립성이 떨어진다는 요인도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페르소나 시리즈는 '커뮤니티'라는 방대한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풍부한 콘텐츠가 하나의 세일즈 포인트로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약 1년에 달하는 시간을 보내며 각종 이벤트와 더불어 커뮤니티를 쌓아가는 것이 큰 매력이었죠. 하지만 PQ는 그러한 커뮤니티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많은 캐릭터끼리 어울리는 이벤트는 많지만, 그러한 이벤트가 다소 소모적이기도 하고 쌓이지 않는다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연속적인 이벤트는 존재하지만 어디까지나 그 뿐이고, 많은 캐릭터가 잘 묶여 있기는 하지만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기는 어려웠습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대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은 메인 시나리오가 아니라면 개그에 포인트가 맞춰져 있어서 진지한 흐름보다는 놀자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때문에 메인 시나리오 이외에 조금 더 진행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선택적으로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선택지에 따른 변화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결과에 차이가 없기 때문에 부담이 적은 대신 갈래는 없죠. 어디까지나 가벼운 시나리오를 다루며, '이 캐릭터와 저 캐릭터가 만나면 어떻게 될까' 싶은 상황은 즐겁기는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다만, 이를 절대적인 단점으로만 생각할 것은 아닙니다. PQ의 배경은 축제(문화제)이고 P3와 P4 모두 해당 시기에 가장 안정적이었으며, 이후에 큰 전환점이 되기 때문에 그럴듯한 시나리오를 넣기 어려웠을 겁니다. 순수하게 '축제'라는 것을 즐기는 학생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무엇인가가 생겨나고 진지하게 쌓아나가는 요소는 오히려 이질감을 줄 수도 있었을 겁니다. 2년이라는 시간의 차이는 깨어지지 않았으니까요. P3에게는 휴식의 시간을, P4에게는 마음을 다잡는 시간으로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단점이긴 하지만,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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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의의를 둔다면, 이렇게 많은 캐릭터가 한데 어우러진다는 것에 있을 것이다. |
미궁 개수가 부족한 것도 볼륨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P3의 던전인 타르타로스는 264층에 달하고, P4는 골든의 추가 요소까지 약 9개의 던전이 있는 반면, PQ는 5개에 그칩니다. 이미 클리어한 미궁에 추가 보스가 등장하는 EXTRA 보스의 전통은 여전하지만 시나리오와는 연관성이 없는 일종의 파고들기 용이나 캐릭터나 페르소나 육성을 중점적으로 할 수 있는 미궁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정직하게 시나리오를 따라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비교적 빠르고 순탄하게 진행하게 되지만 그것이 끝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보이기도 합니다.
DLC를 통해 추가 페르소나와 내비 보이스를 지원하지만, 미궁 추가가 없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어디까지나 시나리오에 충실하다는 느낌이 강한 편이죠. 그래도 볼륨이 아예 부실하지는 않습니다. 숨겨진 이벤트도 존재하고, 2회차 요소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닙니다. P3와 P4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방식이기 때문에 2회차에 대한 동기 부여도 적절합니다. 많은 캐릭터를 두루두루 사용하고 싶다면 클리어 후에 2회차는 자연스러운 수순이 되기도 할 겁니다. 어디까지나 본편과 비교하자면 아쉬운 것이고, 실제 플레이 타임은 100시간에 육박할 정도로 꽤 긴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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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이벤트가 있어서 확실히 풍성하긴 하다. 회차 요소가 없다시피 해서 그렇지. |
사실, '외전'이라 이름 붙은 것에서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페르소나 시리즈가 워낙 각각의 독립성이 강하고, 끼워 넣을 시나리오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었죠. 이번 PQ가 정식 페르소나 시나리오에 들어갈지는 미지수이지만, 충분히 하나의 몫은 해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사이드 요리를 먹으며 메인 요리만큼의 대단함을 바라는 것은 사실 욕심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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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 게 가능하기도 한 것을 보면 변칙적인 즐길 거리는 있는 것 같다. |
■ 조금 더 말해보는 여러 가지 이야기
부분적으로 짚어보긴 했습니다만, 가장 최근에 발매되었던 페르소나 시리즈의 RPG인 P4G와 비교하자면 아쉬운 부분이 눈에 들어옵니다.
PQ에서는 적과 사전이라고 하여, 적 섀도우의 주요 능력치와 사용 스킬 그리고 드랍되는 아이템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화면에 섀도우가 구현되어 크게 보는 것도 가능하고, 공격 모션을 볼 수 있는 등의 소소한 기능도 구현되어 있죠. 이 때문에, 어째서 인물 사전은 없는 것인가에 대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큼, 플레이어가 미처 다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을 테고 이것을 기록하는 형식의 사전을 통해 남길 수 있다면, 본편과 연계되는 재미있는 요소를 보다 쉽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더불어서 게임 내부에서는 각종 OST를 듣거나 Movie를 따로 선택해서 볼 수 있는 기능이 없습니다. 교내 산책도 여러 선택지가 존재하긴 하지만 전적으로 일회성이기 때문에 특별한 보상이 없어도 반복해서 볼 수 있었으면 싶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일부에 한하여 클리어 특전으로 제공해줘도 괜찮았을 요소들이라 2회차 도전이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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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 사전이 대단히 유용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필요한 정보를 주었던 만큼 인물 사전이 없는 것이 아쉬울 따름. |
한글화되어 출시되는 게임은 대체로 한국어라는 것 자체에 그저 감사하고 받아들이곤 합니다만, 번역의 퀄리티는 늘 여러 가지 말을 낳곤 합니다. 대체로 좋았다는 것보다는 그렇지 못한 것이 부각되는 편이고, PQ에서도 그러한 점이 드문드문 보이기 때문에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센스 있게 번역된 편이고, 시나리오 진행에 있어서 결정적인 결함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괜찮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일본식 말장난을 무난하게 옮긴 부분이나 미궁에서의 여러 요소들 역시 만족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조금 미묘한 번역 선택 때문에 아예 원문을 그대로 두거나 혹은 전체를 번역했으면 어땠을까 싶은 점이 있습니다. 이미지의 경우 일부는 되어 있으나, 일부는 원문으로 표시되는 부분이나 페르소나의 능력치는 번역되어 있지만 공격 속성의 경우 원문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다소 어지럽게 공존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쁘지는 않은 편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완전 번역이 되었으면 좋았겠다 싶은 부분이었습니다. 원문과 대칭 비교를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순수하게 느낀 감상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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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모로 임팩트 넘치고 재미있었던 보스. 그것이 바로 JINSIL! |
원문을 궁금케 했던 추리 파트. 대단하다고 할지, 억지라고 할지. |
전투의 밸런스도 다소 어긋났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SP 공격 스킬은 HP 공격 스킬에 비해 사용하는 것도 어렵고, 취급 자체가 다르다는 점 때문에 제약이 다분히 있었습니다. 특히 초반 지역의 체감 난이도는 기본적인 난이도 설정과는 무관하게 다소 높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난이도는 대체로 계단 형식으로 나타납니다. 일정 구간을 지나면 훅 하고 강해지지만, 그 전까지는 계속 고생을 해야 하죠. 개인적으로는 완만하게 올라가는 대각선 형태가 무난하면서도 이상적인 난이도가 아닐까 싶어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추가로 전투 속도를 조정하는 기능이 있기는 하지만, 부분적으로 진행을 빠르게 재생하거나 스킵할 수 있는 기능의 부재가 아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최하 속도인 'NORMAL'로도 전투 효과가 대단치 않음에도 속도와 효과 중에 하나만을 택해야 하니까요.
안타깝게도 이고르의 성우이신 타노나카 이사무씨, 아오노 타케시씨 모두 작고하셨기에 이고르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 외에 벨벳 룸 주민인 테오도어, 엘리자베스, 마가렛, 마리의 4인이 모두 등장하지만, 마리의 포지션이 다소 애매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테오도어가 공방을, 엘리자베스가 양호실을, 마가렛이 벨벳 룸을 맡은 것에 비해 마리에게는 특별한 역할이 없지요. 이전처럼 스킬카드를 관리하지 않은 것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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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림 통신은 마리 담당. 밖에 나갈 때는 3DS를 챙기자. |
물론, 마리의 최중요 일은 계속된다. |
■ 그들의 그 시절에서의 만남은 종막에 어울리는 마지막 선물이 아닐까
종합적으로 PQ는 '외전이 담아야 할 것'을 잘 지켜냈습니다. 충분히 재미있고, P3와 P4의 팬에게는 선물과도 같은 게임이라는 것이 저의 총평입니다. 처음 접하는 플레이어에 대해 배려가 부족한 게 아니라, 어중간한 것보다는 확실하게 콘셉트를 잡았기에 확실한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구분할 수 있다는 점도 개인적으로는 좋게 보고 있습니다. 물론,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었다면 더더욱 좋았겠지요.
PQ는 완벽한 게임이 아닙니다. 외전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었고, 2회차나 파고들기 요소, 무엇보다도 볼륨과 콘텐츠에서 부족함을 느낄 수 있었죠. 하지만 그럼에도 실망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어디까지나 게임으로써 해당 장르에 충실한 구성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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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설정집도 탐나지만, 얼른 DLC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
세계수의 미궁 시리즈의 시스템을 사용한 작품으로, 자칫 이도저도 아닌 모습이 될 수도 있었지만 각종 요소들에서 '무엇 때문에 페르소나인가'를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PQ가 P3와 P4를 전부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기존 페르소나 시리즈의 팬에게는 회상의 기회를, 개발사는 페르소나라는 타이틀이 지속될 수 있도록 받쳐준 두 타이틀과 팬에게 대한 감사를 전하는 기회가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저의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했지만, 부족한 점도 분명 있겠지요. 너그럽게 봐 주신다면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다만, 리뷰는 어디까지나 리뷰일 뿐. 여러분의 선택에 있어서 도움이 되는 작은 정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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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주관적인 성향 / 플레이 난이도는 하드 / 기록되는 점수의 참고용으로 봐주시면 됩니다)
■ 그래픽 79 : 기존 PS 기종과는 다른 기종이라는 점, 스킬 사용시에 다수에게 사용되는 이펙트 출력에는 약간의 프레임 드랍이 있다는 점 등이 고려되었습니다.
■ 사운드 93 : 기존 시리즈에서 사용된 음악이 그대로 사용되거나 어레인지 되어 적용되기도 했고, 오리지널 음악의 개수가 많은 편은 아니었다는 점 등이 고려되었습니다.
■ 콘텐츠 72 : 사실상 미궁, 교내 산책 정도로 좁혀지는 콘텐츠의 큰 줄기는 기존 페르소나 시리즈에 비해 빈약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점, 이를 보강할 독립적인 콘텐츠가 전무하다는 점 등이 고려되었습니다.
■ 편의성 76 : 군데군데 아쉬운 요소(지도, 사전, 아이템 소지 관련 등)가 있다는 점, 특기할만한 개성적인 면모 없이 평이했다는 점 등이 고려되었습니다.
■ 볼륨 78 : 전체 미궁의 개수가 다소 적은 편이나 각 미궁에서 보내게 되는 플레이 시간이 그리 짧지 않다는 점, 다채로운 이야깃거리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 등이 고려되었습니다.
■ 총점 80 : 재미 포인트는 87점. 팬 디스크 성향의 게임으로도 볼 수 있으나 게임의 순수 재미는 확실하게 보장되는 편. 와서, 보고, 만지며, 즐기는 플레이를 하며 기꺼이 시간을 지불할 수 있는 게임. 다만, 회차 플레이 요소가 빈약해서 일회성이 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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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소나? 라는 이름을 벗기고 보면 아틀라스에서 나오고있는 최고급수준의 던전탐색알피지인데.. 아무래도 국내에선 기존 페르소나팬층들의 선입견이 강해서 별로라는 분들도 많더군요. 게임자체는 졸라게 재미있는거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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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리뷰 잘봤습니다! 한가지 의문인것은 ps로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그래픽 점수를 깍으셨는데 게임은 기종을 떠나서 그 자체로 판단해야하는것이 아닐까요 물론 저도 본 작품 그래픽이 좋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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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만 보면 점수 낮고 재미 없는 게임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해보면 정말 재밌습니다. 80점이하라면 보통 돈주고 사기 아까운 게임들이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이건 전혀 아깝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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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코는 정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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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영상공개되었을대는 다들 퍽Q라면서 깟엇지만 플레이하면서 역시 페르소나라는 말이 나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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