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2C - Because of You
워파이터를 하면서 다른 FPS로 몸을 풀어보고자 모던2를 다시 설치하게 되었는데
핑 200 대 이내로 놀기가 좀 힘들었던 몇 달전의 상황을 떠올려보니 여기서조차
매칭 돌리면서 시간을 낭비할것 같아 그냥 하고싶을때 할 수 있는 봇전을 찾게 되었네요.
여튼, 그렇게 게임의 설치완료를 지켜보며 설치 진행 상황 퍼센테이지가 올라가는걸
하염없이 기다리게 되었는데, 설치 진행 바가 공백을 채울때마다 옛생각이 차분하면서도
어지럽게 머리속을 스쳐지나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게임엔 게임 구매부터
플레이까지 잊을 수 없는 순간의 연속이 담겨있었기 때문입니다.
스팀을 막 시작했던 2010년 당시, 그 시절엔 제 수중에 해외 결제 가능한 카드가 없어 한X팀이라는 대리구매 사이트에서
게임을 구매했었는데, 어느날은 FPS를 좋아하는 한 친구와 함께 돈을 모아 MW2 2개를 10만 4천원 이라는 값을 주고
해당 업체에서 게임을 구매했다 며칠 뒤 해당 업체 측에서 제공한 게임에 문제가 발생하여
(계정 아이디와 비번을 알려달라 했었으니 아마 러시아 같이 저렴한 곳으로 들어가 당사자가 직접 구매로 추정)
한번 더 계정 아이디와 전번을 넘겨준 적이 있었죠. 물론 아무 문제 없이 계정도 돌려받고 게임도 실행할 수 있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하니 참 아찔하더군요. ㅋㅋ
그 이후엔 친구와 멀티를 해보면서 세기말 밸런스를 맛보며 온갖 능욕 및 유탄 플레이에 멘탈이 인수분해 당하기도 했었고
매칭 돌리다 핵방으로 난입되어 게임 시작 1시간만에 모든 업적 달성에 만렙을 찍게돼 모든 의욕을 상실할 만큼의 허탈함에 빠진 적도 있었고,
(해당 핵방에 한번 참여되면 자동으로 저런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거부권은 없습니다. ㅡㅡ)
정상적으로 게임 돌리다 갑자기 각성한 핵 유저에게 관광당해 빡종한 적도 있었고 참 MW2를 시작함으로서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을 여러 차례 겪게 되었죠. 불쾌하기도 했고 유쾌하기도 했던 그런 양면성을 지닌
추억이었습니다. 아마 그 시절 모던2를 해보셨던 분이라면 모던2가 게임 밸런스 면에서 부터 환경까지 얼마나
망가져 있었는지 기억하고 계시리라 싶습니다. 어쩌면 그런 면 때문에 기억에 강렬한 인상을 받아 이 게임을
계속 찾고 그리워 하는건지도 모르겠네요. ㅎ
여튼, 그런 기억들을 흘려보내고 나니 게임은 구동 완료 상태에 있었고 그렇게 다시 추억의 문을 넘어
오늘의 풍경으로 기억을 덧칠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공식 버전엔 봇전은 없기에 모드를 돌릴 수 있는
클라이언트 파일을 받아 게임을 진행하게 되었네요. 이 클라이언트 파일은 본래 프1리섭 진입을 위한 것이라
좀 찝찝한 면이 있으니 딱히 추천드리고 싶진 않습니다. 그게 없으면 모드 적용이 되질 않는다는게 늘 안타까울 뿐입니다.
게임 생활을 하다보면 가끔 순수 정품 상태에선 오히려 몇몇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곤 생기곤 하는데 그럴때마다
당혹스러우면서 한편으론 아쉬움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콜옵 시리즈의 유저 한글패치가 그러한데 대부분 중국 크랙을 이용하여
제작되었기 때문에 한패를 설치하면 스팀없이 실행이 되죠. 이런걸 봤을때 이제라도 공식한글화가 된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말이 길었는데 해당 봇전에 대해서 조금 설명드리자면, 이 모드는 Call of Duty 4: Modern Warfare 에
사용되었던 모드인 Pezbot 을 MW2에 이식한 것입니다. 그래서 MW1에서 보여줬던 봇들의 모션과 물체가
꼬여 괴상한 형태를 하고 있거나, 경직되어 있다거나 하는등 움직임이 상당히 부자연스러운 모습까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따라서 실력증진이나 PVP 투입전 연습 따위와 같은 실용적인 부분을 기대하실 순 없으리라 생각되네요.
단지 기분 내기용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저야 추억 회상용으로 사용하고 있으니 별 불만은 없네요.
봇전을 하다보면 이 게임도 모던1 리마스터 처럼 얼른 리마스터가 이루어져
공식적으로 봇전을 돌릴 수 되면 좋겠다는 생각만 커져갑니다. 모던1의 봇은
FPS 게임치곤 상당히 괜찮은 편으로 초,중수 콜옵 유저가 행하는 여타 행동들을
구현하여 나름 재밌었는데 말이죠.여튼 그런날이 얼른 오길 바랄 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