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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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늦잠을 자고 일어난 뒤, 오늘도 풍요로운 조식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다른 메뉴도 좋지만 특히 저 요플레가 가장 마음에 든다.
아침부터 먹으니 뭔가 속도 편한 것 같기도 하고 여러모로 식욕도 돋궈준다.
세면을 하며 틀어 놓은 TV에서 종일 비 예보가 나오더니 확실히 하늘이 흐리다.
원래 계획했던 일정보다 행선지가 많이 줄어 시간은 여유롭지만,
시내에서 걸어 다니다가 비라도 맞으면 여러모로 찝찝하기에 ‘타베로그’를 켜서 근처에 괜찮은 카페가 있는지 찾아본다.
오늘의 첫 카페는 ‘Noymon organic cafe’다.
아침을 배불리 먹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건만, 메뉴의 파르페 사진들을 보니 식욕이 샘솟는다.
당을 채우고, 카페인으로 정신을 맑게 한 뒤 가져온 책이나 조금 읽어야겠다.
가져왔던 첫 번째 책인 ‘노르웨이의 숲’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어느덧 점심시간이다.
잠깐 숙소에 들러 새 책도 꺼낼 겸, 숙소 근처의 라멘 가게를 들렀다.
근처 학교의 학생들이 메뉴를 고르는데, 혹시나 괜찮은 정보가 될까 해서 귀를 기울여봤다만 고르는 메뉴가 제각각이다. 다 맛있는 거겠지?
먼저 교자를 한 접시 시켜본다. 짭짤하면서도 구수한 느낌의 육수가 참 좋다. 의외로 교자 자체의 맛은 그리 특색은 없어서 조금은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물만두보단 군만두 파라 그런지, 물만두는 아주 꽝만 아니면 뭘 먹어도 그게 그거 같다.
오늘의 메인 메뉴는 ‘마늘 라멘’이다. 한 눈에 보기에도 많은 양의 마늘이 들어갔는데, 의외로 마늘 향은 그리 강하지 않다.
물론 일식 치고는 참 강한 마늘의 존재감이었지만, 생활 속에서 마늘을 퍼먹는 한국 사람이라 그런지 그다지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역시 라멘은 평범하게 소금으로 간한 녀석이 제일인 것 같다.
배불리 먹고 나오니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한다. 시영 전차를 타고 시내를 돌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전차 승강장을 찾았다.
꽤나 덜컹거리고 시끄러운 전차를 타고 시내를 돌아보고, 다음 카페가 있는 ‘츄오구야쿠쇼마에 역’에 내린다.
어느덧 비는 우산으로도 막기 힘들 정도로 쏟아지고 있다. 아무래도 오늘은 얌전히 책이나 읽다 돌아갈 팔자인가보다.
오늘의 두 번째 카페인 ‘아틀리에 모리히코’에 도착했다.
추운 날씨는 아니지만, 빗속을 걷다 보니 조금은 몸이 서늘해져서 따스한 커피를 한 잔 주문한다.
곁들일 간식으로는 ‘오렌지 타르트’가 괜찮을 것 같다.
커피를 마시니 몸에 서서히 온기가 돈다. 피로도 조금 가셨으니 이제 책을 읽을 시간이다.
아까 숙소에 들러 바꿔 가져온 ‘나쓰메 소세키’의 ‘풀배게’를 꺼내 읽기 시작한다.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창가의 자리가 비어 자리를 옮겼다. 그러고 보니 시간이 제법 지났는데도 밖의 비는 그칠 줄을 모른다.
조금 빗방울이 가늘어지면 나가려 했는데, 이러다가 못 나가는 건 아니겠지?
케이크 한 조각과 커피 한 잔을 더 시켜본다. ‘야끼라떼’라고 써져있어서 궁금해서 시켜봤는데, 우유 거품을 토치로 구운 모양이다.
그리 좋아하는 향은 아니지만, 살짝 뿌린 아몬드와 곁들이니 제법 괜찮은 조합이 된다.
쓴맛이 약간 거슬리긴 하지만, 케이크와 함께 먹으면 될 일이다.
무선 이어폰의 배터리가 다 된 모양이다.
카페에서 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쉬는 것도 괜찮지만, 꽤나 오래 눌러 앉아있었던 모양이니 비가 오든 말든 일어나야겠다.
저녁 시간이 다가오기도 했고, 어차피 신발도 부츠를 신었으니 빗속을 걸어도 어느 정돈 괜찮겠지.
전차를 타고 세 정거장, ‘스스키노’에 도착한다.
다행히 카페를 나서고 여기까지 오는 그 짧은 시간 사이에 비는 많이 잦아들어 우산 없이도 거리를 걸을 수 있을 정도다.
저녁 메뉴를 고민하다가 어제의 좋은 기억을 살려 오늘 저녁도 초밥을 먹어보기로 한다.
근처에 괜찮은 식당이 있나 ‘타베로그’를 뒤적이던 중 ‘鮨ノ蔵’라는 가게를 찾아 들러봤지만, 오픈 시간이 넘었는데도 문이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밥집에서 줄 서는 것도 싫어하는 나에게 기약 없는 기다림은 도저히 무리기에 다른 가게를 알아본다.
근처 거리에 있던 ‘鮨処西鶴 三条店’을 찾아왔다.
어째 거리가 익숙하다 했더니 첫날 간단하게 한 잔 걸친 선술집 근처였다.
비가 와서 그런지 꽤 인기가 있을법한 가게인데 어째 사람이 없다. 뭐, 조용히 밥 한 끼 해결하고 싶은 나로서는 환영할 일이지만.
사실 나는 일본에서 초밥과 라멘을 그리 즐기지 않는 편이다.
일단 우리나라에도 굉장히 수준 높은 가게가 많아졌고, 예전엔 같은 수준임에도 가격 면에서 더 저렴했기 때문이다.
요즘은 하나하나 가격이 비싸지고 일본에 가서 초밥과 라멘을 먹는 게 더 가격이 싸거나 같은 수준이 됐다.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나로서는 익숙하지 않은 요즘이다.
숨 좀 돌릴 겸 가리비 튀김을 한 점 시키고, 맥주를 한 잔 더 시킨다.
깔끔하게 만들고, 좋은 재료를 쓴다. 모든 음식점의 기본이지만, 초밥에서는 더욱 중요한 가치가 아닐까 싶다.
훤히 보이는 주방이 그것에 대한 자신을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다른 재료의 맛을 즐기며 한 점, 한 점 먹다 보니 어느덧 마지막으로 계란이 나온다.
좋아하는 고등어가 코스 안에 없었기에, 한 점 추가해서 먹어본다.
생각보다 허기가 졌는지, 조금 아쉬워 튀김을 한 접시 더 시켜본다.
이렇게 튀김으로 끼니를 때우다간 지갑이 남아나질 않을 것 같으니 가게를 옮겨야겠다.
첫 날 삿포로에서 술을 마시며 선술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아무래도 오늘이 날인 것 같다.
근처의 꼬치집을 찾던 중, 9층에 있는 가게가 눈에 띄어 가보기로 한다. 보통 여태 간 꼬치집은 지하거나, 잘해야 1,2층이었는데 뭔가 위치부터 신선하다.
자리에 앉으니 뒤로는 삿포로의 하늘이 보인다. 솔직히 좋은 풍광은 아니지만, 요리가 구워지는 걸 보면서 하늘도 볼 수 있다는 건 꽤 좋은 특혜 아닌가?
무슨 술을 먹어야 할지 애매할 땐 역시 하이볼이다.
기본 안주는 여느 꼬치 가게마냥 양배추가 나온다.
샐러드 종류의 음식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니 구석으로 치워두고 시작해보자.
자리 바로 앞에서 구워지는 꼬치들의 모습이 참 좋다. 쓰쿠네 모습이 좀 특이한데, 아무래도 먹어봐야겠다.
일단 첫 요리는, 지난 후쿠오카 여행 때 맛을 알아버린 ‘돼지 간’이다. 이걸 시치미에 찍어서 딱 먹으면 이만한 맥주 안주가 없다. 아, 물론 하이볼도 잘 어울린다.
다음은 쓰쿠네, 하나는 소금 간만 한 녀석이고 하나는 ‘우메보시’를 발라 놓은 녀석이다.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역시 쓰쿠네는 소금만 친 게 제일 맛있다.
개인적으로 ‘우메보시’를 잘 안 먹기도 하는데, 그냥 이런 곳에 오면 왠지 궁금해서 먹게 된다.
가게의 수준이 매우 마음에 들었기에, ‘규탕’을 시켜본다.
첫 날 먹은 그것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식감에, 아무래도 일본 선술집에서 먹어야 할 음식이 하나 더 추가될 것 만 같다.
배불리 먹고 숙소로 가던 중, 숙소 바로 앞의 사거리에서 ‘닛카 바’ 간판을 보고 말았다.
여행 예산도 조금 남았고, 한 잔 하면 딱 이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가게 문을 열고 바 구석에 자리를 잡는다.
첫 잔은 ‘요이치 모히또’다. 모히또에는 위스키가 들어갈 구석이 전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거 참 맛이 아주 잘 어울린다.
위스키가 갖는 스모키한 느낌이 모히또의 느낌과 어울린다니, 여러모로 재밌는 칵테일이다.
바에 대한 가게가 한 껏 높아지고, 이왕 온 거, 이 가게만의 메뉴는 다 마셔보기로 한다.
메뉴를 하나하나 주문하고 마시기 시작한다.
처음에 기본 안주로 생초콜렛 한 점과 말린 과일을 주기에 주문 더 하면 더 줄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오토오시’로 준 모양이다.
잔을 비우다 보니, 딱 설명만큼 이었던 녀석, 설명을 보고 기대했으나 결과물은 재미없었던 녀석,
기본이 확실하게 잡혔다는 걸 알려주는 녀석, 왠지 방금 한 번 먹어본 것 같은 맛인 녀석 정도로 기억이 남는다.
확실한 건, ‘요이치 모히또’가 최고의 칵테일이었다는 것. 이대로 나가는 건 맛있는 음식을 가장 마지막에 먹는 내 성격에 맞지 않는다.
한국의 바에서도 즐기는 ‘모스코 뮬’을 한 잔 주문한다. 이 잔을 마시고 일어나려고 하는데, 갑자기 앞에 키보드가 설치된다.
이내 연주자가 와서 각종 곡을 치는데, ‘눈의 꽃’ 반주가 나와 조금은 놀랐다.
술도 오르고 내심 혼자 바에 왔는데도 바텐더가 외국인이라 피하는 건지,
이쪽으로는 전혀 오지 않아서 심심했던 지라 혼자 한국어 가사로 흥얼거리며 시간을 보낸다.
생각보다 소리가 컸는지 연주하시는 분이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라고 한국어로 인사를 건넨다.
‘감사합니다,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로 인사를 건넨 뒤, 잔은 비었지만 조금 더 앉아있기로 한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한국 드라마의 OST들이 줄줄이 나오는데 원래 이런 건지 나한테 맞춰준 건지는 모르겠다.
다만, 이번 여행에 들른 두 곳의 바가 나에게 모두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다는 건 확실하다.
좋은 밤이었고, 여행의 마지막 밤으로서 손색이 없다.
어제 꽤나 과음을 한 모양인지 아침부터 식욕도 없고 머리가 지끈거린다.
내려가서 평소처럼 밥을 받아오긴 했는데, 영 끌리지가 않는다. 된장국이랑 요거트로 대충 속을 달래고 누워서 굴러다니다 숙소를 빠져나온다.
걷기엔 애매한 거리라 전차를 타기 위해 ‘스스키노’에 나왔다. 삿포로에는 전부 후줄근한 전차만 있는 줄 알았는데, 제법 세련된 모양의 전차가 온다.
전차를 타고 ‘나카지마코엔도리 역’에 내린다. 아무래도 평일이기도 하고, 출근시간을 지난 애매한 시간이라 그런지 동네가 한층 더 한적해 보인다.
날은 잔뜩 흐렸지만, 덕분에 무덥지는 않은 날씨다. 나카지마코엔(공원) 안에는 ‘아야메(붓꽃)이케’가 있는데, 그 일부가 여기까지 흐르는 모양이다.
홋카이도도 같은 시기에 피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5월은 지난 지 한참이라 그런지 붓꽃은 보이지 않는다.
뭔가 홋카이도 개척시기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호헤이칸’이라는데, 당시에 호텔로서 지어진 건물이라 한다.
당시 덴노이던 메이지 덴노가 행차할 때 주재소로 쓰인 건물이라 그런지,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관리 중이다.
얼마 전 인천에서도 ‘대불호텔’이 복원되었는데 이곳과 함께 보면 재밌을 것 같아 들어가 보기로 한다.
인도에까지 들어와서 돌아다니던 오리들, 사람이 다가오니 풀밭으로 같잖은 도망을 친다.
내부의 샹들리에부터 눈길을 끈다.
사실 굉장히 여러 조명이 있었고, 조명 사진을 하나하나 담는 것만으로도 제법 즐거운 경험이었다만
막상 사진으로 가져와서 보니 그때의 그 느낌이 들지 않아 아쉽다.
내부는 2층까지 공개되어 있는데, 덴노 행차 시 사용된 물건이 전시된 공간과, 당시의 물건 배치를 재현한 공간 등 꽤 알차게 이루어져 있다.
전부 그 시대의 물건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배치된 물건들이 고급스러우면서, 시간을 먹은 티를 내서 돌아보는 내 즐거웠다.
1층에서는 간단한 다과를 팔고 있었는데, 개점시간이 되도 점원이 보이지 않아 그냥 의자에 잠시 앉아 있다가 떠나기로 한다.
어차피 공원이니, 발 가는 데로 움직이기로 한다.
공원 안쪽에 왠지 눈길을 끄는 건물이 보인다. ‘핫소안’이라는데, 굳이 뜻이라도 할 것도 없이 여덟 창문이 있는 암자란 뜻이다.
에도 말기에 사가 현에 지어진 찻집이라는데, 사가 현이면 교토 바로 옆이건만, 도대체 무슨 경위로 여기까지 옮겨왔는지 알 길이 없다.
혹시 이 집 차가 너무 맛있어서 건물 채로 높으신 분이 옮겨버린 건가?
‘핫소안’을 한 바퀴 둘러보고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하늘이 영 우중충 하지만, 길가는 물론이고 눈 닿는 곳마다 온통 초록색으로 가득 차 눈이 아주 편안하다.
정처 없이 걷다 보니 다시 ‘호헤이칸’ 건너편에 도착했다. 근처에 빈 벤치가 보여 조금 앉아 쉬다 가기로 한다.
살다 살다 오리를 보며 해장을 하는 건 처음이지 싶다. 가만히 앉아 물이나 마시면서 오리들이 풀밭을 헤집고 다니는걸 보다보니 술이 깨기 시작한다.
오리는 먹는 것 말고도 보는 것만으로도 뭔가 건강에 좋은 효과가 있는 걸까?
뭐 일단 속도 편해졌으니 슬슬 다음 장소로 이동해보자.
이번 여행의 마지막 끼니를 때우기 위해, 다시 ‘스스키노’로 돌아간다.
‘스스키노’에 있는 장어덮밥 전문점인 ‘카도야’에 도착했다. 개점까진 5분 남았는데, 그래서인지 주방이 굉장히 바빠 보인다.
자리에 앉은 뒤 ‘오타루 비어’를 한 병 시켜 갈증을 달랜다.
뭔가 홉이 잔뜩 들어간 카스의 식감이다.
개인적으로 홉 향이 강한 맥주를 좋아하는지라 몹시 만족스럽다. 우리나라 맥주도 홉 향 좀 더 강하게 넣어주면 좋으련만...
영롱한 빛깔의 장어들이 줄지어... 말이 필요없다. 이게 맛없기도 힘들 것 같다.
순식간에 덮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운 뒤, 샐러드와 함께 남은 맥주를 비운다. Bloody Fresh!
가게 밖이 뭔가 연기가 자욱하다 했더니, 방금 나온 장어 가게에서 연기를 엄청나게 뿜어내고 있다. 생선을 구우면 미세먼지가 나온다는 말이 진실이었다.
디저트를 먹기 위해 근처의 ‘미루쿠무라’에 둘렸건만, 가게가 굳게 닫혀있다.
다른 가게를 갈까 하고 밖으로 나오니 갑자기 굵은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한다.
이번 여행은 여기까지구나 하는 생각에 호텔로 가 짐을 꺼내 공항으로 향한다.
공항으로 향하는 열차를 기다리며 밖을 보니 빗방울은 점점 굵어져간다.
가보고 싶었던 곳을 다 못 간 건 아쉽지만, 덕분에 가 볼 생각이 없었던 곳까지 가볼 수 있었으니 나름 전화위복으로 삼으면 되겠지.
공항에서 후다닥 수속을 마치고 라운지에 들어왔다. 카드 손님은 오른쪽으로 가라고 해서 갔더니 음식 하나도 없이 음료와 사탕만 가득이다.
500엔에 맥주와 간단한 안주를 팔고 있었는데, 몇 번인가 유혹에 넘어갈 뻔 했다만 별로 좋아하는 종류의 맥주가 아니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귀국하는 항공편은 조금 지연이 됐지만, 돌아가서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다. 로밍도 돌아갈 시간에 맞춰 딱 끝났고, 뭔가 이젠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어진다.
원래는 이번 여행의 마지막 사진이 됐을 사진이지만 비행기 안에서 사진을 더 찍게 될 줄은 몰랐다.
일단은, 즐거웠던 나흘을 카메라와 수첩에 담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홋카이도 남단의 ‘스루가 해협’에 비행기가 들어서기 시작한다. 날은 잔뜩 흐렸던 것 같은데, 이상할 정도로 시계가 좋다.
저 아래로 ‘도마코마이’의 항구와 공장이 보인다.
동해를 건너는 내내 흐렸던 하늘이 갑자기 걷히기 시작한다. 아래 풍경을 보니 어떻게 봐도 한국이지 싶다.
평택 즈음을 지나 서해에 다가갔을 무렵, 저 멀리 구름 사이로 햇볕이 내려오기 시작한다.
다시 창밖에 흐려진다 싶더니, 마지막 선물로 무지개를 보여준다. 아마 살면서 가장 가까이에서 본 무지개가 아닐까 싶다.
초, 중, 고, 대, 직장 모두 이곳에서 살아서 그런지, 하늘에서 봐도 어디가 어딘지 훤한 곳은 역시 이 동네뿐이다.
나흘간의 기분 좋은 도피를 마치고 다시 일상에 착륙한다.
2018.06.30 ~ 2018.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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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18.08.13 16: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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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 18.08.14 16: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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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벤더를 보려면 6월 말~7월 초에 가시는걸 추천드립니다 ㅎㅎ. | 18.08.18 08: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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