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마을로 가기 위해 산을 오르던 남자는 어느덧 해가 뉘엇뉘엇져가는 것을 보았다...
다급해진 남자는 발걸음을 제촉했지만 어느새 날이 어두어져 산 속은 칠흑으로 검게 뒤덮였다...
한밤 중에 산 중턱에서 오도가도 못하게 된 남자...
'바스락 바스락'
어둠 속에서 정체모를 산짐승들이 남자의 주의를 멤돌고... 무서워진 남자는 커다란 나무를 등지고 쭈그리고 앉아 오들오들떨며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그때...
남자가 있던 나무 위에 괴상하게 생긴 것이 남자를 노려보고 있었다. 원숭이처럼 생긴 그것은 눈은 크고 둥글며 인광이 번뜩이고, 코는 작고 둥글넑적하고 입은 가로로 쭉 찢어지고 입 사이로 뾰족한 이가 톱처럼 나있다. 얼굴과 손발, 이목구비를 제외하고 칠흑처럼 검은 털로 뒤덮여있었고 꼬리가 길었다.
한눈에 봐도 남자의 두배 정도 크기가 되는 원숭이 괴물은 그 커다란 덩치로 마치 뱀처럼 스믈스믈 천천히 내려왔다.
남자는 너무 놀라 도망도 못치고 서있는데 원숭이 괴물은 남자에게 다가와 이렇게 물었다.
"만쥬 먹을래?"
남자는 그 질문을 듣고 어안이 벙벙했다. 그러나 괴물의 말을 거역하면 안될것 같았다.
"그... 그래!"
남자가 대답했다. 괴물은 고개를 갸웃했다. "만쥬..."
괴물은 잠시 자리를 비우더니 정말로 만쥬를 가져왔다.
남자는 괴물이 정말로 만쥬를 가져오자 잠시 당황하였으나, 배가 고팠던 남자는 이내 두려움도 잊고 괴물이 주는 만쥬를 먹었다.
그때
남자가 만쥬를 먹은 순간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고 몸을 가누기 어려워졌다. 그리고 이내 정신을 잃었다...
----
한참 시간이 지난 후 남자가 눈을 떠보니 그곳은 커다란 토굴 안이었다. 남자가 당황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확인을 하는데 자신의 왼팔이 없고 오른다리가 쇠사슬에 묶여 있는 것을 보았다. 잘린 부위는 엉성하게나마 지혈되어 있었고 통증도 없었다.
"깨어났구나~"
원숭이 괴물은 소름끼치는 미소를 지으며 남자를 반겼다. 괴물의 한손에는 커다란 칼이, 다른 한손에는...
남자 자신의 왼팔이였다.
원숭이 괴물은 흥얼거렸다.
"난 만쥬가 너무 좋아! 특히 사람 고기로 만든 만쥬가! 하지만 사람은 좀처럼 만나기 힘드니 이렇게 산채로 조금씩 요리해야지. 먹을 것 걱정은 하지마라. 인간아. 살아있는 동안은 내가 만든 만쥬를 줄테니까..."
하지만 괴물의 말과 달리 이것은 남자에게 큰 불행이었다. 남자는 괴물이 도토리가루로 반죽을 하고 나무열매며 벌레며 개구리 등을 소로 넣은 만쥬를 억지로 먹어야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고통은 괴물의 요력으로 죽지도 못한채 자신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몸이 아주 조금씩 조금씩 만쥬로 요리되어 괴물의 뱃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몸이 너무 훼손되어 괴물의 요력이 더이상 듣지 않을 때까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