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선관위에서 개표 사무원으로 일한 경험담.txt

[일해라심슨]

2008년에 대학 졸업하고 취직 안되서 뒹굴거리다가 놀면 뭐하겠나 싶어서 알바 자리구하다가 지역 선관위에서 사무직 구하는걸 봄

12개월간 일했는데 그때 이야기를 해보겠음. 분류기 이야기도 나옴.

주 업무

- 온갖 서류 작성. 후보자 명단, 후보자 재산 명세, 후보자 범죄 이력, 후보자 xx 등등 및 각종 공문서 작성

- 표 분류기 관리. 주기적으로 닦고 확인하고 한달마다 꺼내서 테스트. 보통때는 창고에 넣어놓고 관리자(공무원)가 잠궈둠

- 선거 독려 홍보. 나가서 홍보 하는게 아니라 기업이나 단체에 선거하라고 공문서 보내는 일임. 국가 공휴일인거 알리고 투표하라고.

- 개표 업무. 직접 분류기 운영.

앞에 세개는 그냥 단순 사무직이니 별 말 안하는데 마지막 개표 분류기 이야기를 해보겠음.

사양은 이랬음.

운영 PC

CPU: 인텔 듀얼코어 최신형. 정확한 클럭은 기억안남

RAM: 16기가. OS가 4기가 쯤 쓰고 나머지는 RAM disk. 투표지 스캔하면 이 RamDisk 에 저장해서 인식하는 거 같았음.

HDD: 500기가쯤

OS: 윈도우 XP

특이점

- ODD, FDD 없음

- USB 포트는 있으나 꽂아도 동작안함. 전원도 안나오는거 같았음.

- 이더넷 포트는 있으나 꽂아도 동작안함. 당연히 WI-fi 이런거 안됨. 즉 사실상 온라인 외부망 통신 방법은 전혀 없음.

- 전용 포트로 분류기랑 통신(페러렐 포트)

- XP는 그냥 일반적인 XP가 아니라 손을 본 커스텀인거 같았음. 하지만 임베디드용은 아니었음.

- 투표 분류 전용 프로그램이 존재함.

- PC 케이스는 봉인되어 있고 제조사에 AS 보낼땐 PC랑 분류기 세트로 보내야 함. 얼핏 듣기론 쌍으로만 동작한다는거 같았음.

  그러니까 판매할때 받은 PC+분류기 끼리만 동작하고 PC를 딴걸 가져와서 연결하면 동작안된다는 이야기. 테스트는 안해봄.

  AS 보내거나 변경 사항 있으면 상위 선관위에 바로 신고해야 됨. 안하면 감사옴. 주기적으로 테스트해서 결과 안보내도 감사옴.

가격

분류기 + PC 합해서 1세트에 당시에 대략 5000만원쯤 하였음. 내가 있던 선관위에서는 5대 운영. 1대 예비로 놔둠.

분류기는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투입부 - 인식부 - 트레이 이렇게 나뉨.

[투입부]

투입부에 표를 바르게 펴서 대략 20~30장씩 넣으면 알아서 들어감. 간혹 너무 많이 넣으면 인식부에서 걸림. 그리고 간혹 희한하게 접은 표들은 한번에 여러장 들어가는 경우도 있어서 졸 짜증냄. 도대체 투표용지로 딱지는 왜 접어?

[인식부]

센서가 양방향으로 있음. 표가 방향 관계없이 들어가도 다 인식함. 주기적으로 전용 세척제로 닦아줘야 함. 안그러면 뿌옇게 변해서 인식률 저하됨.

[트레이]

인식된 표는 프로그램에서 설정한 트레이로 자동으로 들어감. 보통 트레이는 최대 100장 으로 설정해놓고 군소후보들(표가 적은)은 한 트레이에 같이 집어넣음. 왜냐고 묻는다면 개표 해놓고 보면 특이한경우 아니면 1,2,3번 후보가 표의 80% 이상임. 그래서 이 후보들은 트레이를 여러칸 쓰고 나머지 0.1%대 예상 후보들은 따로 모음. 그리고 미분류 트레이를 한칸 또는 두칸 잡음.

보통 처음 아무것도 설정안한 상태에서 인식하면 인식률 존내 구림. 못 써먹을 정도로 구림.

그래서 나같은 분류기 운영자로 뽑은 개표 사무원들은 몇주내내 이놈만 붙잡고 최대한 적절한 설정값을 찾아냄.

깨끗한 표로도 해보고 온갖 경우의 표를 다 만들어서 테스트 함(당연히 이 표들은 사용하고 폐기함. 선관위 밖으로 가져나가면 바로 고소한다고 겁주더라. 게다가 표에 이름도 홍길동 뭐 이런걸로 다 적혀져 있음)

내가 개표 직전에 미분류율을 0.% 로 만들었는데 실제로 개표 할땐 그거보다 좀 더 나왔음. 수십만장을 테스트 해보면서 A후보인데 B후보로 빠지는 경우는 못봄. 어떻게 아냐고? 교육할때 모든 표를 검사하라고 교육시킴. 100장 단위로 묶는거 휘리릭하고 넘긴다고 하지만 나같은 비정규직 사무원한테는 얄짤없었음. 다 확인함. 그리고 내가 실수 했다 치더라도 뒷 프로세스가 빠질 수가 없는 구조임.

분류기에서 나온 100장의 묶음표 -> 각 정당에서 나온 사람들이 돌아가며 확인 -> 지역 경찰청에서 나온 사람도 확인 -> 지역 법원에서 나온 판사도 확인.

대략 8명쯤 확인하고 각자가 확인했다는 싸인을 남겨야 함. 만약 앞사람이 맞다고 싸인했는데 뒷사람이 잘못된걸 발견하잖아? 바로 고소행임. 왜냐하면 정당 사람들이 다 각각 나와있는터라 서로 적들임. 진짜 눈에 레이저 나오듯이 확인한다.

게다가 분류기 돌릴때 뒤에 정당에서 나온 또 다른 사람들이 다 붙어 있다. 좀만 이상한거 같아도 존내 버럭함. 한번은 표가 안들어오는 쉬는 시간에(5세트가 도는중에 돌아가면서 화장실이나 쉬는 시간을 가짐. 그 시간에는 그 분류기 가동이 중단됨) 앉아서 팔을 내리고 있었는데 어느 정당 사람이 버럭하면서 손 보이게 테이블 위로 올리라고 난리침. 안올리면 고소하겠다더라...존내 피곤한데 어쩔수 없이 올림. 거기다 너무 열정적으로 붙어서 보니까 긴장되서 뭘 실수 같은걸 할까봐 진짜 쫄린다. 한번은 투입부에 용지가 겹쳐서 걸렸는데 하...말을 안하겠음. 진짜 한시간 동안 시달림.

그리고 정당에서 나온 사람뿐만 아니라 경찰이 붙어 있음. 투표 분류기 -> 검표부 로 옮길때도 선관위 공무원 + 경찰이 옮김. 혹시나 사람 근처에 와서 표 만지면 바로 제압함. 실제로 어떤 열정적인 후보자 비서 한명이 표 만지려다 잡혀서 경찰서에 감. 게다가 몇몇은 총기도 소지중이더라.

아침에 출근해서 투표 할때 테이블 및 장비들 셋팅 시작함. 오후 세시쯤에 마지막 테스트 끝내면 문잠금. 여섯시에 문염. 7시쯤 되면 경찰+선관위 직원 개표함 들고옴. 

가장 먼저 당일 알바(주로 동네 아주머니들)가 표를 꺼내서 표를 폄. 그리고 후보자 상관없이 묶음. 그리고 나서 선관위 직원이 선거 인명부랑 표 수를 비교함. 안맞으면? 찾을때까지 그 곳은 봉인 비스무리하게 됨. 내가 할때 한장이 모자래서 찾다가 테이블 보 사이에 끼인거 한장 발견함. 여튼 보통은 다 맞음. 그렇게 모인 표는 분류기 쪽에 옴.

그럼 내가 분류기로 후보자별로 분류함. 이때 표는 안셈. 그냥 대충 100장 묶어놓을뿐. 그것도 정확히 100장도 아니고 다 차간다 싶으면 그냥 빼서 묶음. 묶어진 표는 내가 다시 확인함. 다른 후보자 끼인거 없나 확인. 그리고나서 싸인하고 바구니에 담아서 실제 검표하는 쪽으로 보냄.

그럼 검표 하는데서 1. 돈 세는 기계로 한번 2. 사람이 육안으로 한번 3. 다시 돈 세는걸로 한번 이렇게 세번쯤 세고 맞는지 확인후에 싸인하고 다음 검표자에게 넘김. 그럼 그 검표자도 똑같이 함. 8명쯤 하고 나면 마지막에 지역 판사가 확인하고 싸인하면 '유효표'가 됨. 이 최종 싸인이 없으면 수만장이 있어도 유효표가 아님. 다만 검표부 근처에 기자들이 취재중임. 그들도 표 세는거 다 볼 수 있음. 그래서 유효표가 아직 안들어왔는데도 중간에 대충 집계가 가능함.

월급은 선거기간이 아닐땐 사실 얼마 안됨. 풀타임 Job이긴 했는데 한달에 140만원? 150만원쯤 받음. 그런데 선거기간(선거 2~3달전부터)에는 정말 자주 야근함. 진짜 서류 더미에 깔려죽는 꿈을 꿀정도로 일량이 많아짐. 게다가 후보자들이 좀 민감해야 말이지. 좀만 실수해도 선거법 위반이니 뭐니 하면서 온갖 태클 다 들어와서 오타도 안내려고 몇번이나 확인해야 함. 게다가 재산 목록 정리하는건 진짜 욕나오더라. 하다하다 도저히 못해먹겠다 싶어서 집에서 자작으로 재산 목록 입력하면 자동으로 검증하는 엑셀파일 만들어서 가져와 사용함. 원래는 계산기로 수기로 다 계산해야 하는 거였음. 지금까지 그래왔다더라. 이거 때문에 나중에 상부에 불려감. 자기들도 써도 되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이 기간에는 야근수당 및 주말 수당 이런거 받았는데 선거 있던달에 싹 다해서 320만원 받음. 7급 공무원(단기계약직 관리하던 상사)이 자기보다 많이 받는다고 자괴감에 빠지더라. 4대 보험 다되고 1년 넘으면 퇴직금도 나옴. 난 딱 1년 채우고 나와서(선거 끝나도 끝나는게 아님. 후보자들중에 개표 결과 못믿겠다면서 확인하자고 하는 사람 존내 많음 진짜 농담아니라 10명에 5명은 그런 이야기 함. 그중에 또 3명은 진짜 확인함. 그런데 한번도 결과 틀린적 없음. 확인 기간 지난(내때는 3년인가 5년인가 그랬음) 표들은 봉인함. 버리진 않음. 그냥 박스에 넣어서 테이프로 봉인해버림. 그 테이프중에 봉인용 테이프가 있는데 그걸로 함. 뜯으면 티가 난다.) 퇴직금 받음.

그렇게 두번정도 하고 취직해서 지금은 직장인임. 그때 경험 때문에 내가 앤간해서는 선거 개표에서 부정은 잘 안믿음.

물론 없다고 장담은 못함. 분명히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이 하는 일에는 구멍이 있을 수 밖에 없는터라 할려고 마음 먹은놈들이 있을 수 있음.

그런데 그것도 수많은 사람들(알바 + 나같은 단기 계약직 + 선관위 공무원 + 경찰 + 정당에서 나온 사람들 + 기자 등등) 다 속이면서 개표 프로세스에 부정을 끼워 넣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솔직히 어렵다고 생각함. 뭐 개표 이외의 부분(선거나 개표함 이동이나 등등)에서 부정은 나도 잘모르겠음.

이상 그냥 경험담임.

[일해라심슨]

나도 프로그래머임. 프로그램 돌아가는 알면 ㅈㄴ 쉬운데 애초에 연결이 안되는데 무슨 해킹임 =_=; 선관위 밖의 사람이 프로그램 조작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음.

[배부르고등따숴]

들키기도 졸래 쉽지

[마법의장]

무결성 검사라고 서버 연결 확인 한다는 절차 있다던데 연결이 안되긴 왜 안됨?

[바베규먹자]

수개표도 하기때문에
사람을 매수해서 주작 하려 하면 조단위로 비용이 들듯

[일해라심슨]

ㅇㅇㅇ 게다가 한두사람이거나 특정 단체에서만 하는게 아니라서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였음.

[마법의장]

내가 개표 직전에 미분류율을 0.% 로 만들었는데 실제로 개표 할땐 그거보다 좀 더 나왔음. 수십만장을 테스트 해보면서 A후보인데 B후보로 빠지는 경우는 못봄.
->하지만 버젓이 3%이상의 미분류. 표 섞여들어가는게 공영방송된것도 유튜브에 남아있음.

[일해라심슨]

테스트할때 0.%라고 했지 실제로는 그거보다 더 많이 나옴. 게다가 미분류는 또 따로 손으로 세는거지 무효표가 되는게 아님.

[마법의장]

그래서 섞여 들어간건?

[일해라심슨]

애초에 트레이에 여러명이 들어가도록 설정이 되어 있다니까...게다가 분류기에서 세는게 아니라고.

[마법의장]

니가 말하는건 구분 끝난 종결 트레이에 여러 사람것이 들어간다는거냐?
뭔 헛소리야?

[일해라심슨]

트레이가 8칸이 있다고 했을때 프로그램에서 설정한다
1, 2번에는 A후보 3, 4번에는 B 후보, 5번에는 C, 6번에는 D, 7번에는 E,F,G 후보, 8번은 미분류.

이렇게 분류시킨다고. 다시 말하지만 분류기에서 표를 세는게 아니라서 군소표는 같은곳에 모아서 다음 프로세스에서 수개표로 분류시킨다는 이야기임.

[마법의장]

내 얘기는 그 군소표가 아닌 거대후보 둘의 표가 섞여들어간게 찍힌 영상들이 공중파에 버젓이 방송 되었었다고.

[일해라심슨]

그게 군소후보인지 거대후보인지 어떻게 암? 내가 본건 그냥 투표 분류지 돌리는 영상 밖에 못봣는데. 그리고 그게 실제 선거 개표 영상임?

[일해라심슨]

게다가 나도 민주당 지지자임. 노무현대통령때부터 투표해서 계속 민주당 찍음. 그런 내가 한나라당이 불법적으로 이기는 꼴을 보고 있겠음? 실제로 운영하는 나 조차도 불법이 있나 없나 불을 켜고 확인하는데 못믿겠다고 하면 나로선 설득이 어렵다.

[마법의장]

ㅋㅋㅋㅋㅋㅋㅋ 실제 선거 영상이냐고?ㅋㅋㅋㅋㅋㅋㅋ
18대 대선방송 MBC거다
https://www.youtube.com/watch?v=VibY8gbrPgk

[마법의장]

게시일 자체도 2013년걸로 일부러 찾아왔다.

[마법의장]

그외의 사례들도 영상 관련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봐라.
유튜브는 그런면에서는 편하더라

[루리웹-6935704673]

아까 베스트 갔던 투표기 못믿겠단 글 반박해봄
애초에 기기가격이 넘나 비싸서 교체는 무리
개다가 시연할때 분류칸은 12개인데 후보는 15명이면
반드시 특정칸은 2명이상 들어갈수 밖에 없음
일명 "비둘기집 원리"

후보수가 많은 경우
비주류 후보는 특정칸에 같이 모은 뒤 수개표

그런데 그게 조작아니냐? 기계 조작하는거네 라고 부정투표다 라고 주장하면
솔직히...

Sbs투표기 뉴스
http://mnews.sbs.co.kr/news/endPage.do?newsId=N1004171950

[바베규먹자]

사실상 구조적으로
개표과정에서 조작할수 있는 시대는 끝남

표 운반과정에 문제나 혹은 여론조사 조작
댓글알바 등등이 문제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