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 14일은 원주율(π=약 3.14)의 날입니다.
하지만 살아가는데 그닥 와닿지 않는 π(파이)보다는 맛있는 파이가 인기를 끄는 날이기도 하지요.
파이 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곳곳에서는 각종 파이를 만들어 먹거나 사먹는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유행에 편승하여 블루베리 파이를 만들기로 합니다.
준비물은 파이 시트지(https://blog.naver.com/40075km/221110192866 참조), 블루베리 5컵, 설탕 한 컵, 밀가루 반 컵, 그리고 풍미를 더하기 위한 버터 한 스푼과 레몬 한개와 시나몬 파우더 약간, 마지막으로 달걀물을 만들기 위한 계란 한 개입니다.
우선 파이 속을 채울 필링을 만들어 줍니다.
블루베리를 베이킹소다 뿌려서 깨끗하게 씻은 다음, 레몬 반개 분량의 즙을 짜서 넣고, 밀가루와 설탕과 시나몬 파우더를 넣고 잘 섞어주면 됩니다.
이 블루베리는 미국의 숲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열매인데, 우리나라로 치면 산딸기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굳이 힘들여 기르지 않아도 산이나 언덕에 지천으로 자라나는 덕에 제철이 되면 많이 따서 설탕에 졸여 잼으로 만들어 먹는 과일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지요.
밀가루는 나중에 블루베리 필링에 점성을 더하기 위해 들어가는데, 레시피에 따라서는 옥수수 전분을 넣기도 합니다.
파이 틀에 만들까 하다가 12인치 그릇에 가득한 파이를 언제 다 먹어치울까 싶어서 훨씬 더 작은 크기의 스킬렛을 사용하기로 합니다.
파이 시트지를 스킬렛에 잘 펴서 깔고, 필링 재료를 채워넣은 다음 버터를 조금씩 골고루 뿌려서 풍미를 더해줍니다.
쉽게 가자면 이 위에 파이 시트지를 한 장 더 올린 다음 칼로 대충 푹푹 찍어서 김이 빠져나가는 숨구멍만 뚫어주면 됩니다.
하지만 파이 데이인만큼 좀 더 예쁘게 만들어 보기로 합니다.
시트지를 1.5cm 정도 넓이로 잘라서 체크무늬 뚜껑을 만들어 줍니다.
총 10줄을 만든 다음, 홀수줄은 세로로 놓고 짝수줄은 가로로 넣으면 됩니다.
세로 다섯줄을 먼저 깔아놓고 1,3,5열과 2,4열을 번갈아가며 접었다 펴면서 가로줄을 엇갈리게 끼워넣습니다.
좀 더 너비를 얇게 해서 촘촘한 격자무늬를 만들거나, 각각의 너비를 서로 다르게 해서 특징있는 패턴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남는 부분은 가위로 자른 후 정리합니다.
가장자리 장식용으로 새끼줄을 꼬아줍니다.
딸내미 머리 땋아줄 때 써먹은 방법 그대로, 세 줄을 엮어서 테두리 장식용 새끼줄을 만듭니다.
길게 만들어서 한 번에 땋아버리면 좋을 텐데 남은 반죽이 얼마 없어서 짧은 새끼줄을 세 개 만들어 붙였네요.
사실 과일 파이는 과일과 설탕이 거의 전부인지라 그 내용물에 크게 솜씨를 부릴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껍데기를 멋있게 장식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쓰게 되지요.
파이 장인이라고 불릴 만한 사람들의 작품을 보면 파이 껍데기를 만드는 데도 별의별 테크닉을 다 활용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심플하게 격자무늬와 새끼줄만 만들어 올리기로 합니다.
테두리에 달걀물(노른자 한개 + 물 한스푼)을 발라서 접착제 대신 사용합니다.
마지막으로 시트지에 전체적으로 달걀물을 발라서 오븐에 구웠을 때 갈색으로 변하도록 합니다.
오븐을 220도 (화씨 425도)로 예열하고 40분에서 45분 정도 껍데기가 먹음직스러운 갈색으로 변할 때까지 구워줍니다.
껍질이 다 구워지면 오븐에서 꺼내 한 김 식혀줍니다. 갓 꺼낸 파이는 블루베리가 부글부글 끓고 있는지라 칼을 대기가 대략 난감하거든요.
원래는 파이를 꺼낸 다음 식힘망에 얹어서 창가에 올려두는 게 정석인데, 아쉽게도 창틀이 좁은 까닭에 파이를 올려둘 공간이 마땅치가 않습니다.
옛날 만화영화를 보면 창가에 두고 식히는 과일 파이를 동물들이 훔쳐먹으려고 덤벼드는 장면이 거의 클리셰 수준으로 자주 등장하는데, 파이에서 풍기는 달콤한 블루베리 향기를 맡으면 왠지 그 장면이 이해가 됩니다.
"그건 마치 파이나 케이크와도 같은 거예요. 매일 밤 가게 문을 닫을 때가 되면, 치즈 케이크와 애플파이는 항상 매진되죠.
피치 코블러와 초콜릿 무스 케이크는 거의 다 팔리구요.
하지만 블루베리 파이는 언제나 손도 안 댄 상태로 고스란히 남아있어요.
이건 블루베리 파이의 잘못이 아니예요. 그저 사람들이 다른 선택을 한 것 뿐이죠.
그러니 블루베리 파이를 비난할 수 없는 거예요. 그냥... 아무도 원하지 않을 뿐이지."
"내가 한 쪽 먹을게요."
"아이스크림도 곁들여서 줄까요?"
- 왕가위 감독, 노라 존스 주연,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2007)" 중에서
어디서나 있을 법한 이별. 그리고 엘리자베스(노라 존스 분)는 그 실연의 아픔을 동네 카페의 블루베리 파이 한 쪽으로 달랩니다.
잔잔한 음악을 배경으로 파이를 맛보며 "나쁘지 않네요"라고 담담히 말하는 엘리자베스.
하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블루베리 파이의 맛이 좋다기보다는, 힘들고 지친 몸과 마음에 카페 주인인 제레미(주드 로 분)가 보여주는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달콤한 파이의 맛과 섞이면서 위안이 되었을 겁니다.
그러니 블루베리 파이를 먹으려면 자연히 영화를 떠올리며 아이스크림도 한 스쿱 곁들여 주는 것이 인지상정.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다 보면 냉장고에 아이스크림 떨어질 날은 없으니까요. (https://blog.naver.com/40075km/220913186344)
블루베리가 몸에 좋다는 말이 있어서 종종 사다먹긴 하는데, 정작 생과는 떫은 맛이 좀 있어서 선뜻 손이 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파이로 만들면 그야말로 모두가 대환영.
한 조각 잘라내서 접시에 얹으면 천천히 흘러내리는 블루베리 필링 위로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한 스쿱 가득 떠서 얹은 다음 먹어줍니다.
바삭바삭한 파이 껍질과, 달콤하면서도 레몬과 시나몬의 풍미가 느껴지는 블루베리 필링과, 차가운 아이스크림이 섞이면서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킵니다.
나중에는 녹아내린 아이스크림과 섞인 블루베리 시럽까지 스푼으로 싹싹 긁어 먹게 됩니다.
혀를 보라색으로 물들이며 한 조각을 순식간에 해치우고, 입맛을 다시며 남은 파이를 바라봅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큰 틀에 구워도 될 뻔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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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서야 처음으로 생으로 먹어본 과일인데, 파이도 맛있어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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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데이로 잘못봄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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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서야 처음으로 생으로 먹어본 과일인데, 파이도 맛있어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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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그런게 아니네 ㅋ | 18.03.17 12: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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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츠 파이데이 펠러스! | 18.03.18 13: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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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맛있어 보이는 파이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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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 저랑 비슷하신분. 저는 파이데이라서 누가 라즈베리파이 커스텀해서올린줄.... | 18.03.17 22: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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