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음식은 мясо по-французски 라는 이름의 음식으로, 직역하면 프랑스식 고기요리입니다.
영어로는 Veal Orloff라고 부르죠. 이 두 이름이 붙은 이유는 그 탄생배경에 있습니다. 이 요리는 19세기
러시아에서 탄생한 것으로, 올로프 공작 가문에 고용되어 일하던 프랑스인 요리사가 처음 만들었습니다.
이 새로운 요리에 반한 올로프 공작은 집에 손님을 초대할 때마다 이 요리를 내놓아 인기짱짱맨이 되었다고
하죠 :) 결국 이 요리는 대히트를 쳐서 러시아 귀족들의 식탁에서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되었는데,
러시아인들이 이 음식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제정 러시아가 망하고 공산화된 뒤에도 이 요리는 살아남아
오늘날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애초에 귀족들이나 먹던 고급진 요리이다보니 대중화 되는 과정에서 더이상 비싼 송아지고기가
사용되진 못했습니다. 대신 소련의 노동자들도 구해다 먹을 수 있던 돼지고기, 닭고기, 칠면조고기 등의
저렴한 재료로 대체되었죠. 물론 요즘도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송아지고기로 만든 비싼 올로프를 팔긴
한다고 합니다. 어쨌든 이 음식이 서민음식으로 탈바꿈 하면서 집집마다 각자의 레시피가 생기게 되었고,
때문에 송아지 올로프를 만드는 데는 딱 정해진 공식은 없습니다. 토마토를 넣는 집도 있고 심지어는
파인애플 통조림을 넣는 집도 있더라고요 ㅎㅎ
사실 이 음식의 이름값을 벌어주고자 송아지고기를 사다 만들어볼까 했지만
마트에 갔더니 마침 송아지고기가 안 들어와서 없더군요. 다행(?)이었죠 흐흫
그래서 과거의 귀족식 송아지 올로프 대신 현대의 서민적인 올로프를 만들기로
정했습니다. 해서 선택한 재료로는 돼지등심, 감자, 사워크림, 버섯, 양파, 넛매그,
바질가루, 모짜렐라, 간장(!), 계란, 소금, 후추, 그리고 토르의 뿅망치
모두 얇게 썰어줘요 :)
집집마다 레시피가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감자와 양파는 빠지지 않고 꼭 들어가는 재료입니다.
다 썰면 접시에 담아서 방치 시킵니다.
이제 등심 차례 :D
두툼한게 스테이크로 구워 먹어도 맛나겠지만
토르의 뿅망치로 인정사정 없이 두들겨 패줍니다.
최대한 얇게 패줘요 흐흫
패서 넓힌 등심에 소금과 후추로 기본간을 한 뒤
접시에 담아서 방치 :)
이제 올로프에 들어갈 소스를 만들어줍니다. 이 소스가 러시아의 기상을 보여주는데,
일단 사워크림 500g,
넛매그 반 술,
간장 세 술,
계란 하나,
그리고 바질가루 한 술이 들어갑니다. 마요네즈 비스무리한 소스라고 보시면 되는데,
이게 열량이 장난 아닙니다. 소스 말고도 고기랑 감자만으로 열량은 충분할텐데 역시
로씨야 음식 ㅎㄷㄷ
어쨌든 잘 휘져어서 섞어줍니다.
이제 이 소스를 베이킹 디쉬 바닥에 펴 바른 뒤
감자를 깔아줍니다. 그리고 그 위에...
또 소스를 펴발라줍니다 ㅎㄷㄷ
그리고 그 위에 고기를 올리고
또 소스를...
이제 양파랑 버섯을 올려주는데, 원래는 한 레어어 당 한 가지 재료를
올리는게 정석인가 봅니다만, 제 베이킹 디쉬도 워낙 조그맣고
소스도 모자랐습니다 ㄷㄷ 유튭에서 러시아 누나가 알려줄 때는 저 정도만 준비하면
된다고 했는데 ㅂㄷㅂㄷ
그래서 맨 위는 그냥 냉장고에 굴러다니던 일반 마요네즈를 얇게 펴발랐어요.
이제 200도에서 50분에서 1시간 정도를 익혀줍니다.
양파랑 버섯, 소스에서 물이 엄청 나와서 넘치고 난리가 났습니다 ㅎㄷㄷ 저도 이럴 줄 알고
그냥 넣지 않고 밑에 베이킹 팬을 깔아놨죠 흐흫 어쨌든 부피가 줄었으니 치즈를 얹을 자리가
확보되었어용 오홍홍
이미 이대로도 칼로리 폭탄이지만 그 위에 또 모짜렐라를 200g을 덮어서
화룡점정!
이 음식은 작년에 해먹었지만 지금에야 올리는 이유가 어머니한테 혼날까봐서요 ㅋㅋㅋ
하지만 이미 과거의 일이고 지금은 당시보다 살이 훨씬 빠진 상태이니 해피엔딩~ 해피엔딩~
아! 어찌하여 우리 가족은 단 한 명도 빠짐없이 루리웹을 눈팅한단 말입니까!
어쨌든 모짜렐라를 올린 뒤 다시 오븐에 넣고 200도에서 10분에서 15분 정도
뚜껑없이 익혀줍니다. 이렇게 익히고 나면,
완성!
치즈야... 쒸익... 너는... 어쩜 이리... 노오랗고... 노란 것이냐... 쒸익... (왈칵)
담기 편하게 육등분 해서
접시에 담아줍니다 :D
여러곂으로 나눈 것 치고는 그닥 티가 안 나네도 ㅎㄷㄷ
어쨌든 한 번 먹어봅니다 :D
일단 맛을 보니 그냥 딱 예상했던 맛이 나와서 딱히 어떻다 할 게 없습니다 ㅋㅋㅋ
평소에 먹던 돼지등심 스테이크에 치즈 얹어먹는 느낌일 뿐이네요. 다만 소스가 엄청
느끼해서 한 번에 두 조각 이상 못 먹습니다. 두 조각 먹은 날도 딱 한 끼만 먹은
날이었죠. 로씨야의 기상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그런 음식입니다 ㅎㄷㄷ 그 외엔
버섯향이 은은하게 나는게 좋았네요 :D
오른쪽 베스트 감사합니다 :D
Ур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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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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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소고기 안 곁들인 쌀밥/닭고기 안 곁들인 쌀밥/ 새우 안 곁들인 쌀밥은 아니네요. 제목 보고 까나디엥님 글 예상했는데 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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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랑 먹으면 맛있겟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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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잘보앗습니다 온가족이 루리인분들이라니...대단하십니다 추운곳이라서 그런가 열량이 장난아닌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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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랑 먹으면 맛있겟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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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하기 때문에 탄산음료랑 먹으면 잘 어울리긴 합니다 ㅎㅎ | 18.02.13 11: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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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특출날 건 없어도 꽤 괜찮답니다 ㅎㅎ | 18.02.13 12: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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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잘보앗습니다 온가족이 루리인분들이라니...대단하십니다 추운곳이라서 그런가 열량이 장난아닌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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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루리인들이라기보단 그냥 제가 음갤에 올려놓은 글만 보십니다 ㅠ 그리고 러시아 요리는 진짜 열량 장난 아닌게 많더군요 ㅎㅎ | 18.02.13 12: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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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식량만 봐도.... MRE 등과 달리 기름덩어리인 셈이니... ㄷㄷㄷ 그러고 보니 러시아 전래동화에도 "버터죽" 같은 게 나오더군요. | 18.02.16 12: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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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죽 ㅋㅋㅋ 근데 상상은 가네요. 아직 음갤엔 올리진 않았지만 얼마 전에 2차대전 소련군 곡물죽을 만들어 먹었는데, 이것도 기름이 꽤 들어가요 ㅎㅎ | 18.02.16 12: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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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중년님이 당신 블로그에 소개하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군 전투식량 중에는 라드가 들어갔다죠. 그게 없으면 일단 돼지비계라도 준다던가요... 영화 <화이트 티거>에서 송강호처럼 생긴 러시아 병사(동방계)가 그런 죽을 먹는 걸 봤는데... | 18.02.16 12: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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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웬만하면 다 라드가 들어가더라고요 ㅎㅎ 화이트 티거에도 까샤를 먹는 장면이 나왔나보군요 ㅎㅎ | 18.02.16 12: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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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spartacus2/80187556573 이 영화의 리뷰를 썼었는데, 오래전에 쓴 리뷰인지라 통조림 내용물을 잘 보여주진 않았었다는 걸 잊었네요. =_=; | 18.02.16 12: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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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ㅎㅎ | 18.02.16 13: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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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나면 속이 느글느글합니다 ㄷㄷ | 18.02.13 12:50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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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02.13 13: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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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등환 :D | 18.02.13 14: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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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인민들이 굶고있는데 이렇게 맛있는 요릴 해드시다니! 만국의 노동자들이여! 단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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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ㄷㄷ | 18.02.14 02: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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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대충 안심이라고 써놓긴 했는데 생긴 것을 보니 등심이 맞네요 ㅎㅎ | 18.02.14 02: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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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나라라 그런지 저런 종류의 음식이 꽤 많은 것 같더라고요 ㅎㅎ | 18.02.14 02: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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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가할인할 때 샀어요 ㅎㅎ | 18.02.15 11: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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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워크림은 진짜 어디에나 넣더라고요 ㅎㅎ | 18.02.15 11:21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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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ppllll
아쉬파르망티에는 올로프보다는 셰퍼드파이랑 더 비슷한 것 같아요 ㅎㅎ | 18.02.15 11: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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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소고기 안 곁들인 쌀밥/닭고기 안 곁들인 쌀밥/ 새우 안 곁들인 쌀밥은 아니네요. 제목 보고 까나디엥님 글 예상했는데 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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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퍼시픽 그거요? ㅋㅋㅋ 나중에 미군 짬밥 만들 때 한 번 만들어볼까요 ㅎㅎ | 18.02.15 12: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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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올라프로 잘못 보고, "올라프랑 송아지랑 뭔 관계지?" 라고 생각하면서 눌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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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프가 녹았슴다 ㅠ | 18.02.15 12: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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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해먹긴 힘든 음식인 것 같아요 ㅎㅎ | 18.02.15 13: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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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지는 마트에서 가끔 사먹는데 송아지 갈비 파는건 아직까지 못 찾았습니다 ㅠ 정육점에 따로 주문을 해야하는 걸지도 몰라요 :( | 18.02.15 14: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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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도 좋죠 ㅎㅎ 저는 한식을 해먹으려면 한인마트 가서 재료를 이것저것 사와서 갖춰놔야 하는지라 귀찮아서 잘 안해먹어요 ;( 러시아 음식들이 기름지고 느끼해서 그런지 보드카도 잘 어울린다고 들었어요 :D | 18.02.16 01: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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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국 물가는 몰라서 모르겠습니다 ㅎㅎ | 18.02.16 01: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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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안 팔리는 돼지부위는 싸요. 뒷다리살을 하나로마트에서 한 근에 몇 백 원에 파는지도 본지라... | 18.02.16 12: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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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 18.02.16 01: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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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잘 안파나봐요 ㅠ | 18.02.16 01: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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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칼럼니스트 황교익 선생님 말씀이,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송아지 = 그 귀여운 걸 어찌 먹어!" 하는 반응을 보이는지라 안 팔려서 유통이 안 된다지요. 하지만 유통만 된다면 오히려 한우 농가 등 축산 농가에 도움이 될 거라고 하셨죠. 한우도 외제 곡물 사료를 먹여야 하는지라... 축산 농가로서는 일찌감치 가축을 현금화할 수 있으니... | 18.02.16 12: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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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송아지가 예전부터 먹던 식재료가 아니라 어쩔 수 없나봅니다. 오히려 PETA 같은 극성맞은 단체가 생겨나 활개칠 만큼 동물의 권리를 따지는 사람들이 많은 서양에선 예전부터 먹던 식재료라 귀엽던 말던 어린양고기와 함께 계속 유통이 되고요 ㅎㅎ | 18.02.16 13:04 | |
(IP보기클릭)125.184.***.***
(IP보기클릭)69.158.***.***
//ㅅ// | 18.02.16 01: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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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탄산음료랑 잘 어울립니다 :) | 18.02.16 01: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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Ура! | 18.02.16 07: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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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소스를 깔면 악간 느끼함이 덜어질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 18.02.16 11: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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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살로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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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02.16 11: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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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제가 찾은 원래 레시피예요 ㅎㅎ 대중화된 서민음식이라 외국 재료도 서슴없이 넣는게 특징이더라고요. 원조 송아지 올로프의 경우 아예 만드는 법과 비쥬얼이 다릅니다 :) | 18.02.16 12: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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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옛 소련의 경우만 하더라도 북한, 중국, 베트남 등에서도 유학온 사람들이 많았으니... 그 유명한 북한의 프룬제 사건도 프룬제 아카데미에서 유학한 기갑장교들이 벌인 짓이었으니... 그런 사람들에 의해 간장이 전래됐을 법도 하네요. -ㅅ- | 18.02.16 12: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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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글이길래 들어와 봤더니 역시 형님이셨네요 잘 보고 가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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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02.17 01: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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뻑뻑하긴 합니다. 그래서 그냥 소고기처럼 굽진 않고 약불에 뚜껑을 덮고 익여주는데 이러면 꽤 부드러워요 ㅎㅎ | 18.02.17 01: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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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냐랑은 다르죠. 라자냐는 라자냐와 라구를 번갈아 깔아서 만들지만 저건 파스타도 안 들어가고 소스 외에도 여러 재료가 각각 층을 이루니까요. | 18.02.17 03: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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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괜찮지만 상당히 느끼하답니다 ㅠ | 18.03.05 04: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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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느끼하긴 했습니다 ㅎㅎ 그리고 송아지는 숫송아지만 도축한다고 알고 있어요. 씨수소(?)는 그리 많이 필요하지 않지만 암소는 누린내도 덜하고 새끼도 낳을 수 있으니까요 ㅎㅎ | 20.01.27 02:3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