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갤에 첨으로 캐나다 여행기 쓸때 장난겸 혼자놀기 레벨을 9라고 높게 붙이였더니...
캠핑여행기 쓸때마다 레벨이 올라서 더 이상 올릴 레벨이 없네요.
이번여행은 정말 혼자 놀기의 끝판왕입니다.
추수감사절(11월 네째주 목욜) 몇달전부터 땡스기빙 캠핑은 어디가 좋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캠핑안내책자에서 본 사진한장(캐년)에 맘이 빼앗겨서 그냥 그곳으로 정했습니다. (좀 멀긴 멀.....)
늘 겨울사막에서 캠핑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멋진캐년과 겨울사막이라...그냥 지르기로(?)
그렇게 시작된 3박4일 캠핑여행
=====================제 1일-운전의 날 / 신기한 호텔 =====================
해지기 전에 도착하기 위해서 꼭두새벽부터 차에 짐을 가득 싣고 출발~!
태양열 랜턴은 운전중 충전되도록 잘 배치.
7am-비상식량겸 아침 바나나/귤/커피/생수를 준비(했지만 커피만 두 모금 마심 )
7:30am-잘 가나 싶더니 바로 내차앞도 안보이는 엄청난 안개가 드리워짐...하이빔도 전혀 효과없고...엄청 쫄아서 살살살...
주위 차들이 비상등을 깜빡이며 가길래 따라서 깜빡@깜빡@
(퍼온사진임)
그렇게 한시간 정도 짙은 안개속을 헤쳐가니까 정말 거짓말같이
아침해가 쨍~하고 나타나서 멋진길로 쭈~욱 달려
출발한지 5시간 20분만에 차에 기름이 떨어져 가서 간단히 점심도 먹을겸 주유소에 들림.
12:20pm-점심은 편의점표 8인치 쏘세지 (뽀드득 ~)
그렇게 나도 차도 배를 채우고 다시 3시간여를 더 달려서 첫날 숙소에 도착!
(울타리에 카메라 놓고 셀프 타이머 시도하다가 카메라가 울타리에서 떨어지기 전에 찍어준것)
이 호텔같아 보이지 않은 호텔은
여행계획짤때 캠핑사이트가 너무 멀어서 첫날 해지기 전에 도착못할까봐 근처 호텔을 알아보던중
허풍 조금만 보태면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나름 유명한 곳을 발견하여 미리 예약 해둔것
호텔관계자(주인,매니저,일꾼, 요리사)들이 날 보자 마자 니가 혼자 온다고 예약한 누구로구나
내이름을 불러줌.
들어보니 내 예약 전화를 받고서...신기해서 다들 기다리셨다고....-.-;;
(네 이 깡촌 시골에 저같은 손님은 많이 없을 거예요. 혹시 동양인이 처음?)
아늑한 로비
방마다 인테리어가 다 다른데....
통나무 침대에 소가죽이 통째로 걸려있고 카우보이 모자와 밧줄로 장식된
Wild West풍의 내 방 (화장실 안쪽에 사다리는 뭔지??)
요즘 마라톤 트레이닝 중인데...전날 캠핑짐 싸느라 운동을 못해서
조깅도 할겸 동네 구경에 나섭니다.
이날 하늘이 정말 이뻤어요.
이밖에 작은 식당, 작은 미용실, 작은 철물점, 편의점 등도 있었음
동네 구경 끝 -.-;;;;;;;
원래 6마일 뛰는 날인데 낯선 동네라 3마일만 달려야지 했지만...
3마일을 달리면 오지가 나올것 같아서 조깅 중단.
참 조촐한 동네군요. 호텔이 있는 게 신기할 정도.
(나중에 들어보니 호텔은 사냥철이 성수기고, 한 유명한 음악가가 여기 출신이라 음악가들 모임이 가끔 있어 유지 된다는 군요)
동네는 작지만 길 이름 표지판이 이뻐서 찍어봄..
검색결과 이 호텔은 식당도 유명한 편인데..스테이크가 맛있다고 해서 첫날 저녁은 스테이크로 한달전에 이미 결정해 두었음.
(텅빈 호텔 식당)
ㅠㅠ
엉엉엉
그러나 오늘이 대명절 추수감사절인걸 깜빡... (요리사가 집에 갔다 낼 아침주러 온다 함)
호텔 지배인 아저씨가 굶지마라고 알려주신 편의점에서 사온
팝콘치킨, 웨지감자, 소고기 튀김...음료는 닥터페퍼 체리를
호텔식당에 혼자 앉아 먹음 (어쩐지 동네 상점이 다 닫혔더라니)
한국서도 명절날 귀성정체 싫어서 서울에 남으면 추석/설 당일날은 식당안열어서 편의점 음식 먹었는데...여기서도 똑같다뉘~
내 스테이크...T.T
그렇게 고열량 편의점 음식으로 미쿡명절을 지내고
긴운전/이쁜하늘/작은 동네/신기한 호텔 /no steak 의 첫날을 마칩니다
==================제 2일-첫번째 공원...촬리와 만남..특별한 파뤼==================
다음날 아침 일찍 식사를 하러 식당에 와보니.
동네 할아버지들이 모여서 아침 식사후 커피를 드시며 수다중.
전날 지배인 아저씨가 아침마다 호텔주인 할아버지가 가운데 자리 앉아서 아침드신다고 알려주셨는데
주인할아버지 카리스마 짱.
동네 식당 두개중 호텔식당만 아침을 해서 아침마다 이렇게 사랑방 분위기
나름 유명한 호텔이라 벽에 장식된 유명인의 사진과 싸인 액자
주로 뮤지션들이 많고 전 대통령 사진도..
아침은 토스트/햄/베이컨/에그 스크럼블/ 젤 맛있는 갈은 감자 구이 (접시에서 오른쪽 위)+커피
어흑~ 요리사 아저씨 짱...너무너무 맛나용
그렇게 호텔에서 나와 첫번째 공원을 향해 달려갑니다
(한적한 아침 드라이빙 참 좋아요 ♡)
오늘도 하늘이 좋군요.
안알아보고 왔지만...목화를 재배하는 마을인지 여기저기 솜이 날림
질 좋은 미국 코튼이 이 동네 출신?
서부풍 호텔룸에서 막 자고 나온 나에게 젤 먼저 눈에 띈
레알 말근육의 말님들
신기한 농기계 발견..워낙 넓으니까 뭐
그렇게 30분 정도를 달려서 첫번째 공원에 도착...
공원 입구에서 나를 반기는 건...바로
소...
것도 들.소.
(살짝 움직이기 전까진 정말 인형인줄 알았음)
와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실물임을 확인 후 나의 첫반응)
몇년전 친구들하고 캠핑갔다가 길에서 로드러너를 봤는데
만화랑 정말 똑같이 쌩~ ~~@ 달려가서
미친듯이 웃은 이후에...몇년만에 비슷한 느낌을 주는 녀석을 만났습니다
원래 떼를 지어 다니는 동물인데 나를 맞으러 혼자서 입구까지 나와준 느낌...
나도 반갑다 들소야
체크인 하러 공원 관리사무소에 들림 (하늘 쥑이네요)
관리사무소부터 이리 멋지면 어쩌노!
관리사무소에서 오늘 하루 공원이용을 위한 체크인을 마치고
아침부터 나를 너무 기쁘게 해준 들소친구를 기념하려
인형을 하나 사서 나왔습니다
여기저기 들소 조형물이 많네요
본격적으로 공원구경을 나서나 마자 파노라마 사진 담당인 아이폰이
전화 안터지는 지역이어선지 열심이 신호 잡다가 급방전이 돼서
airplane mode로 바꾸고 공원 화장실에 충전시키는 중에
화장실 밖 벤치에 앉아서
오늘 만난 들소친구랑 놀기로 합니다. 이름은 촬리예요. 평소엔 척이라고 불러요
헤이~ 척! 반가와
역시 야생바위랑 어울리는 척!
나무를 타는 척!
미끄럼틀 타는 척!
고독하게 그네타는 척!
그때 우리의 척이 땅구멍을 뚫고 나온 뭔갈 발견합니다...그것은 prairie dog.
dog이지만 개는 아니고 얼굴은 다람쥐처럼 귀엽고..크기는 다람쥐보다 조금크고 꼬리가 전혀 안귀여운 쥐새끼.
겨울캠핑용 부츠를 지난 봄에 사두었다가 드뎌 이번에 첫개시.
가죽..방수..따땃
화장실위 나무로 엽서사진 한장 찍고...
95% 충전된 아이폰을 찾아들고 다시 공원구경 시작
오~ 황량한 느낌 좋아
겨울....찬바람 ...황량한 사막...
가보고 싶다 상상만하던 풍경이 그대로 눈앞에 펼쳐지니...
입이 다물어 지지 않네요
눈에 보이는 입체감을 사진으로 표현해낼 길이 없어 안타깝기만 합니다.
사진에 표현된것은 10분의 1도 안되는 듯해요
황량한 배경으로 사진찍고 싶은 욕구가 마구 샘솟는 시점...
허나 삼각대도 안가져 오고...주변에 사람도 전혀 없음
셀카를 잘 못찍는 자의 임시방편...
구비구비 운전하는 재미도 좋음
정말 자연의 아름다움은 놀라울 뿐
드뎌 사람들을 만나서
자연예술작품 감상에 방해되게 주차된 차 두대...옆에서 찰칵~
사진 품앗이 한 사람들은 멋진 바이크로 여행중인 게리/다이앤 부부...
Santa Barbara 출신인 이 두분은 내가 오늘 두번째로 가려는 공원을 먼저 들려서 여기로 오셨는데
여기저기 서로 가본 여행지 얘기하고 추천도 하고 한참 같이 대화.
반가웠어요. 두분도 바이크도 멋져요. 안전운전하세요.
척의 고향
헤이~ 촬리....많이 봐둬.
왜?
너희 집이잖아
근데?
이제 떠날거야..
들소떼를 뒤고 하고 그렇게 촬리와 함께 첫번째 공원을 나왔습니다.
아침에 입구에서 날 맞아준 살아있는 촬리는 없더군요..
여행다니면 보통 점심을 잘 챙겨먹지 못하는데..
오늘은 예정에 없었지만 특별히 시간을 내었습니다
어제 못먹은 호텔 스테이크를 먹으러...
샐러드 부터..
스테이크 칼이 후덜덜 하군요
16oz (454g) 시키고 싶었지만..매니저 아저씨가 말려서 시킨 레귤러싸이즈(340g)와 감자튀김
냠냠냠
카리스마 주인 할아버지가 점심먹으러 다시 와줬다고
잼남 얘기도 많이 해주고 사진도 같이 찍어주심..(표정은 늘 한가지)
"1~2년 후에 또 올게요"
하고 모든 호텔 관계자 (그래봐야 4명)와 인사를 하고....
예약된 캠핑사이트를 향해 출발~!
또 멋진 길을 즐겁게 두어시간 운전하여
드뎌 두번째 공원에 도착합니다..
내 캠핑후기엔 늘 나오는 내 자리에서 본 주변 캠핑사이트 파노라마 샷.
체크인할때 관리사무소 아주머니가 내 사이트 괜찮다고 골라주신 자리인데... 지대가 살짝 높아서 뷰가 좋네요.
귀여운 내 텐트가 더 귀여워보이는 넓은 자리..그리고 지붕이 있는 피크닉 테이블 (얏호~!)
한가지 아쉬운 점은 너무 건조한 탓에 파이어 밴 이라고 산불을 대비해서
공원전체에 캠프파이어 금지령이 떨어진 상태라는 점.
1단계면 캠프파이어만 금지인데
2단계 중이라 차콜/숯 사용이 모두 금지
전기/가스 버너만 사용 가능
겨울캠핑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캠프 파이어를 못하다니.....ㅠㅠ
오래전부터 이번 캠핑을 위해 캠프파이어/숯불구이를 계획하던 나에겐 슬픈 소식이지만
미리 파이어 밴 소식을 듣고 차콜그릴대신 전기그릴
더치오븐 대신 전기밥솥을 챙겨옴
가볍게 텐트설치하고...저녁준비에 들어갑니다.
밀가루 코코아 가루 체치고 버터에 달걀 섞고 다크초콜렛 조각까지 넣어서
원래는 더치오븐으로 굽는 초코 케이크 레서피인데...전기 밥솥에 시도
마늘볶고..불린 미역 볶고... 홍합으로 국물내서...같이 끓임 - 가스버너 사용
마요네즈와 핫소스 섞어서 홍합에 얹고..
체친 모짜렐라 치즈 얹고
체친 멕시칸 치즈믹스 얹고
전기 그릴에 구워줌
오른쪽 밑에 사진에 보이는 고기는 언양불고기인데...
원래는 석쇠에 끼우고 숯불에서 구울 계획이었지만 그냥 전기그릴에서 구움
케이크가 다 구워졌는지 확인은 꼬지로 찔러보기
아무것도 안뭍어 나오면 다 익은것.
산속이므로 크림대신 챙겨오기 쉬운 마시멜로우랑 초코볼로 데코를....
저녁 메뉴보고 예지력 상승한 님들 손....?!
네 오늘은 제생일입니다
바람불까봐 불어도 불어도 잘 안꺼지는 초 사왔는데
파이어 밴 중이라... 금방 꺼야 할것 같아서
불끄느라 볼살 빠지는 줄 알았어요.. 정말 불어도불어도==3=3
안꺼지는 초 맞아요...
여기서 잠깐 퀴즈: "늦었지만 생일 축하해"를 영어로 뭐하고 할까요?
Happy belated birth day!
초 몇갠지 세고 있는 님들
수고 말아요 내가 알려줄게요
십팔개..
사온데로 다 꽂았어요.
(더즌도 아니고 20도 아니고 이상한 숫자...)
원래 남 생일만 챙겨주고 내 생일은 잘 안챙기는데...
나중에 엄마한테 미역국이라도 챙겨 먹었다고
말씀드려야 좋아하셔서...
홍합 미역국이 참 시원해요...
치즈얹은 홍합과 석쇠에 못구워 그냥 불고기가 된 언양불고기도 완성
1박2일에서 보고 침흘린 언양불고기..
하트 품은 치즈홍합
원래 한 여행을 두개세개 게시물로 나누는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여기서 1편을 마쳐야 할것 같아요.
며칠째 사진정리해도 아직 다 못했거든요.
붉은색이 첫날 둘째날 여행 경로-딱 반이예요
다음주에 여행 길게 가는데 가기전에 2편 마져 쓰고 갈 수 있으면 좋겠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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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저는 적어도 키 180에 덩치도 산만 하시고 터프하게 생긴 냄새나는 남정네인줄 알았는데... 대단하시네요...뭐랄까...엄청난 분이신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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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십니다 ㅋㅋㅋ 생일 저도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인형이 기요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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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글에 정성이 대단하세요.. 여행도 대단하시구요 부럽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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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ㅋ Happy belated birth day!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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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생활 벌써9년인데 혼자 여행은 엄두도 못냈는데 진심 부럽네요 사진 보고 여성분인거 보고 와 감탄이 절로 나옴 멋있고 즐겁게 사시는듯 ~ 올해 연말엔 와이프랑 가까운 곳이라도 1박 2일로 갔다오고 싶어지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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