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과 함께 보시면 더욱 좋습니다
유루캠이라는 작품.... 혹시 아시나요?
여고생쟝들이 밖에서 텐트치고 불피우고 밥해먹고 잔다는, 심플한 일상물입니다. 제가 정말로 애정하는 인생 애니이기도 하고요. 너무너무 좋아서 관련 굿즈도 모으기 시작한 유일한 작품입니다.
최근 유루캠을 다시 봤습니다. 3번째 정주행인데도 언제 봐도 좋더라고요.
그런데 선선한 바람이 불고 밤에는 뼈마디가 시려워지는 계절이 찾아오는 중에 유루캠을 보니 이전과는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나도 겨울 캠핑 가고 싶다!
알고 있습니다. 일본의 겨울은 한국보다 훨씬 따뜻하다는 것을. 캠핑은 돈이 정말 많이 드는 취미라는 것을요. 그래도 한번 불이 붙으니까 네이버의 캠핑 카페들과 디씨의 유루캠 갤러리를 비롯한 관련 사이트는 전부 돌고 돌며 장비와 노하우를 모으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그렇게 준비를 시작한지 2주일 후 오늘.
저는 장학금으로 받은 75만원과 모아둔 용돈까지 탈탈 털어서 장비를 구입하고 캠핑장을 향해 18kg 가량의 짐을 짊어지고 길을 나섰습니다.
용기를 내서 같은 글을 굳이 루리웹에도 올리는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목표는 청주 현도오토캠핑장. 2달 전 정도. 9월 초에 갓 개장한 시립 캠핑장입니다. 백패킹인지라 버스로 이동하는 루트를 짰습니다. 문화산업단지 정류장에서 405, 407을 타고 현도면 사무소까지 가서 세종시 300번을 타고 두 정거장 거리의 시목 1리 정류장에서 하차합니다.
청주 시내버스 405, 407번은 청주 시내를 관통하여 청주국제공항과 신탄진을 오갑니다. 이 두 버스의 노선은 같습니다만 405번은 길이 직선에 가깝고 노면도 좋으며 정차가 거의 없는 쾌속버스입니다. 엄청 밟는다는 뜻이죠.
같은 목적지를 가는 기차보다도 겨우 10분 느린, 청주 최속의 버스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으니 시간이 맞는다면 405번을 타는게 이득입니다.
시목1리 정류장에서 내린 후 캠핑장까지 약 30분 정도 걸어가야합니다.
출발 정류장에서 배낭을 잠시 내려놨습니다. 저는 등산배낭이 이렇게 어그로를 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행인도, 버스 승객도 다 이쪽을 봅니다. 사이드에 결속한 원색 텐트가 있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별 일 없이 시목 1리까지 정류장까지 도착했습니다. 표지판도 붙어있습니다.
정말 별 일 없었습니다. 이 시점까지는요.
먼지와 거미줄이 가득한 지하차도를 지나니 언덕길이 나옵니다. 바람이 선선하니 날씨가 정말 좋습니다. 햇빛도 아주.... 아...주.... 갸아아아아악
별 일이 생겼습니다. 햇빛이 진짜 뜨겁다 못해 따갑습니다. 안그래도 원형탈모가 진행중인데 남은 모근도 뽑아버리겠다는 듯 해가 두피를 사정없이 조집니다. 황급히 모자를 쓰니 땀이 줄줄 흐르는데 벗으면 따갑고 쓰면 더우니 무슨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언덕이 좀 길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내리막길. 왼쪽 나무 옆으로 캠핑장과 더 옆으로는 금강의 작은 지류가 보입니다.
캠핑장의 전경을 보니 아차 싶었습니다. 이렇게 그늘이 없을 줄은 상상도 못했거든요. 타프도 없는데 나무도 전부 사이트 밖인데다가 묘목 수준. 이 캠핑장을 이용하실 분들은 반드시 타프를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사무소에 가니 제가 예약한 자리에 아직 철수를 안한 팀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이 캠핑장은 체크인이 오후 2시. 체크아웃은 오전 11시였습니다. 도착 당시 시간이 오후 1시 30분 쯤 되었는데도 아직 안나가는 건.... 흠..... 그냥 예약했던 자리에서 약간 떨어진 자리에 배낭을 풀었습니다.
자리마다 있는 작은 피크닉 테이블. 이런 배려 너무 좋습니다. 캠핑 내내 이게 있어서 아주 편했어요.
사실 원리원칙 잘 따지고 손해보기 싫어하는 성격이지만 큰 불만 없이 자리를 바꾼 이유가 바로 이 풍경입니다.
캠핑장을 지도로 보면 금강의 바로 옆이라 예약했던 자리는 물이 잘 보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보시다시피 이 모양입니다. 고지대가 아닌 캠핑장. 넓은 습지와 빽빽한 갈대밭의 환장할 콜라보로 자리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캠핑장 진입로 도로쪽. 제 자리의 뒤편이 되겠습니다. 저 위로 고가철도가 있어서 기차가 자주 지나다니지만 꽤 멀어서 소리가 심하게 크지는 않았습니다.
대청호까지 이어져 있다는 자전거 도로도 나있습니다. 라이더 분들이 많이 지나다닙니다.
잠시 숨을 돌렸으니 본격적으로 텐트를 쳐볼까요?
는 !잔짜잔! 제반니가 하룻밤만에 다 해줬...으면 좋았겠지만 제가 열심히 쳤습니다. 실제로 쳐보는 것은 처음이라 시행착오가 좀 있었지만 그럭저럭 볼만하게 쳐졌습니다.
텐트 치면서 느낀건데 솔캠 온 백패커는... 심지어 이렇게 작은 텐트는 이 캠핑장 전체에서 저밖에 없더라구요. 다른 분들은 전부 카라반에 삐까뻔쩍한 장비를 세팅한 오토캠퍼들이었습니다. 조금 멋쩍기는 했지만 저만 좋으면 그만 아니겠습니까? 나보다 나은 사람들과 스스로를 비교하기 시작하면 뭐든지 끝이 없죠.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의자에 앉으니 바람도 시원하고 좋았습니다. 햇빛만 약했으면 더 좋았겠는데요...
그런데 텐트에 벌레가! 좁쌀보다 작은 날벌레가 엄청나게 붙습니다. 텐트의 색이 원인인지 습지 옆이며 잔디밭인 것이 원인인지는 몰라도 놀랄만큼 많은 버러지들이 텐트에 몰려왔습니다. 몇 번 쫓아내봤지만 다시 돌아오더라고요. 제 얼굴에 달려드는 것도 아니고 해지고 추워지면 사라질 녀석들이니 그냥 지퍼 잘 닫고 신경 껐습니다.
좀 걸었고 세팅하느라 배가 고파졌으니 밥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쌀은 공용취사장에서 물 받고 씻어서 불려줍니다. 대충 30분? 40분?
기다리는 동안 입도 심심하고 출출하니 홍차를 끓여서 텀블러에 넣어주고 가져온 마쉬멜로를 꺼냈습니다. 사무소에서 장작을 팔지 않는다는 청천벽력같은 소리에 불멍과 직화구이의 꿈은 좌절되었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씹어야겠죠. 기껏 들고온 화로대는 결국 가방에 고이 보관해뒀습니다. 젠장할.
....그래서 태웠습니다. 제 의지로.
와! 마시멜로 구워드시는구나! 마시멜로는 진짜 겁.나.잘.탑.니.다. 핑계를 좀 대자면 대낮인지라 버너의 불이 아예 안보였습니다. 불이 어디에 있는지, 약한지 센지 구분이 도저히 안가더라고요.
그래도 맛있습니다. 탄부분 약간 긁어내고 입에 넣으니 달고나의 향이 나는 겉과 따끈하면서도 눅진한 속살이 부드럽게 녹아내립니다. 좀 달다 싶어지면 진하게 우린 홍차를 마셔주면 이힣 간다간다 뿅간다.
5개 정도 구워먹다가 정신차리고 본 게임으로 돌아왔습니다. 야심차게 준비한 다이소 5000원표 조미료통 세트! (분말통 뚜껑 잘 안닫힘. 뭐야 X벌 환불해줘요)
왼쪽부터 올리브유, 통후추 간것+순후추, 이탈리안 허브 믹스, 맛소금, 발사믹 식초, 칠리 바베큐 시즈닝 되겠습니다.
첫 캠핑의 첫 메뉴는 소세지 토마토 리조토! 양파, 마늘, 청양고추야 문제 없지만 집에서 가져온 소세지가 맛이 갔을까봐 불안했습니다. 냄세를 맡아보고 약간 먹어보니 다행히 아주 멀쩡합니다. 생고기 가져왔으면 위험할 뻔 했네요.
코펠 뚜껑에 소세지를 잘라서 올립니다. 고마워요, 레더맨 슈퍼툴 300! 사랑해요, 쟌슨빌 체다 소세지!
올리브유 두르고 후추에 맛소금, 바베큐 시즈닝 뿌려주고 볶아줍니다.
그러나 체다 소세지를 가져온 것은 실수였습니다.
코펠 태워먹었습니다. ㅎㅎ...ㅋㅋ.... 치즈가 눌어붙더라고요. 어쨌든 볶은 것을 충분히 불려준 쌀 위에 올려줍니다.
그러나 이 시점의 저는 몰랐습니다.
이 요리법은 맨 처음부터 이미 잘못되어 있었다는 것을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신나게 채소를 볶아줍니다. 후추와 소금으로 숨이 살짝 죽을 정도로 볶아주고 발사믹 식초를 듬뿍 뿌려서 밑에 눌어붙은 치즈와 육즙을 긁어내주며 다시 볶아줍니다.
발사믹 식초를 채소에 넣고 볶아주면 아주 고급스러운 산미와 단맛이 나서 개인적으로는 정말 좋아해요.
채소도 코펠에 때려부어주고 오늘의 주인공. 이탈리안 소세지 파스타 소스입니다. 소세지가 겹친다고요? 맛있는 것에 맛있는 것을 더하면 존나 맛있는 것이 됩니다. 아주 심플한 답.
쏴씨지 퉘메이뤄 쏴쓰를 부어주고 물을 더 넣어줍니다. 낮이라 진짜 하나도 안보이지만 약불이라고 생각되는 불 위에 코펠을 올렸습니다. 음~ 비주얼은 누렁이도 거르는 룩이네요. 누르렁 누르렁~
그래도 맛은 있을겁니다. 집에서 해먹어 본 레시피를 살짝 어레인지 해봤으니 분명합니다. 자쉰 늠칩니다. 폭.풍.전.야. 정말 맛까지 허접한지는 결과가 말해줄 것입니다.
유루캠프 갤러리에서 얻은 정보대로 위에 무거운 것을 올려줍니다.
그리고 약 5분 후. 뭔가 제대로 잘못되었다는 것을 냄새로 알게 되었습니다. 탄내가 막 올라와요.
그렇습니다. 먼저 정석대로 코펠밥을 하고 섞던가 뭘 했어야 했는데 생각없이 집에서 원래 쓰던 도구로 하던 요리과정을 그대로 따라해버렸습니다. 캠핑요리는 화력부터 도구까지 전부 다른데 말이죠.
특히 저 숟가락. 빌어먹을 접식 숟가락은 짧기도 짧아서 코펠 끝까지 닿지도 않고 힘을 조금만 주면 접혀버립니다. 마음은 급한데 도구는 등신같으니 돌아버릴 지경이었습니다. 다시 생각해봐도 저 식기가 이번 캠핑 최대의 실수였습니다. 그냥 집에서 숫가락 젓가락 가져올 걸...
이미 결과는 결과니 받아들이고 응급처치라도 해야죠. 물을 부어서 스튜로 방향을 바꿉니다.
그리고 결과는 뭐... 위에서 친 킹든갓택2 드립 그대로입니다. 탄내에 밥 절반은 설익고...
그래도 탄내가 진짜 못먹을 정도는 또 아니었습니다. 밥 절반은 잘 익었구요. 최악의 경우에는 그대로 다 버리는 것까지 각오했었는데 나쁘지 않았습니다. 행복회로를 오버클럭으로다가 돌려서 그랬는지 블루투스 스피커로 튼 유루캠 OST가 좋아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잘 먹었습니다.
그래도 맨 아랫부분은 결국 못먹었습니다. 정말 참혹한 모습입니다. 6.25 당시 미군부대에서 나온 짬도 이것보다는 훌륭했겠죠. 오늘 밤에 요리의 요정이 제가 태워먹은 식재료의 복수를 하러온다고 하면 목을 길게 빼겠습니다. 적어도 단칼에 보내주겠죠.
요리(가 되고 싶었던 것)를 치우고 탄 코펠을 집어넣으니 해가 졌습니다. 인생도 쓰고 태워먹은 첫 캠핑요리는 더더욱 쓰니 달달한 핫초코에 마쉬멜로를 띄워서 먹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유루캠 OST 1시간 짜리를 다시 틀고 앉았습니다.
이제야 불이 보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약불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생각보다 훨씬 쎈 불이었습니다. 앗... 아아... 코코아도 끓고 후회와 회한도 부글부글 끓어오릅니다.
이 와중에 아까 몇번 구워봤다고 마쉬멜로가 완벽하게 잘 구워졌습니다. 몬헌 헌터가 고기굽는 솜씨 뺨치네요.
그걸 그대로 투입합니다. 비쥬얼 죽이고 향도 죽이고 음악도 죽이니 분위기도 죽여줍니다.
1인칭입니다. 카메라에 손가락이 찍혔네요. 죄송합니다.
아무튼 코코아 마시면서 가져간 태블릿으로 전자책을 보고 있자니 슬슬 무릎이 시렵습니다. 온도를 보니 영상 3도. 야상과 청바지 안에 잠옷으로 가져온 츄리닝을 껴입어도 바람까지 부니 춥기는 춥습니다. 패딩하고 내복을 가져올 걸 그랬습니다. 무게를 줄이다가 수명을 줄일 뻔 했네요.
그래서 이번 캠핑 예산을 전부 잡아먹다시피 한 매트와 침낭, 침낭 라이너 안에 들어갔습니다. 감탄이 나오더라고요. 역시 돈이 좋기는 좋습니다.
바스락 소리 안나고 냉기는 1도 안올라오며 푹신한 동시에 탱탱한 에어매트. 따끈하고 보들보들한 플리스 재질의 잘 늘어나는 라이너.
밖의 온도와 전혀 상관없이 목 아래부터 발끝까지 뜨뜻하게 열기를 잡아주는 침낭까지.
책을 보다가 11시 쯤 잠들었습니다. 정말로 따뜻하게, 좀 덥다 싶을 정도로 잘 잤습니다.
눈은 6시 30분 정도에 떠졌는데 일어나기 싫어서 밍기적거리다가 7시에 딱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침구류 다 정리하고 나오니 문제가 생겼습니다.
플라이의 겉과 안에 결로가 엄청납니다. 푹은 아니고 상당히 젖어있었어요. 텐트가 불량인가 싶어서 여기저기 살펴보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텐트 문제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제가 위의 사진을 좀 늦게 찍었습니다. 안개 보이시죠? 조금 더 이전에는 훨씬 짙었습니다. 여기는 강 옆이고 물안개가 심했던거죠. 그 어떤 텐트도 이런 환경에서 결로가 안생길 수는 없었을겁니다.
오히려 플라이 안의 이너텐트는 겉에 물이 약간 뭍은 수준이고 안은 완전 뽀송했으니 텐트가 선방했다고 봐야겠죠.
이 사진을 찍기 전에 앞 카라반에서 일어나신 분들도 정리를 시작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분들의 자동차 루프 연장형 박스 텐트도 완전히 젖었는지 텐르를 분리해서 돌바닥에 널어 말리시더라고요.
저도 플라이를 벗겨서 물기 가득한 잔디가 아니라 돌바닥 위에 펼쳐 말렸습니다. 그리고 사진 한방. 오늘 아침은 하필 햇빛이 구름에 가려서 약했었습니다. 필요 할때는 없고 필요 없을때는 있는건 자연이나 사람이나 똑같은 것 같습니다.
5봉의 코코아 중 남은 3봉을 한번에 털어서 아주 진하게 우려냈습니다. 파스타 소스와 면, 야채가 남았지만 또 태워먹을까봐 무서워서 그냥 코코아와 마쉬멜로우로 대신했습니다.
마침 딱 해도 나왔고 이너텐트야 플라이 벗겼으니 알아서 마르겠지 했는데 제가 잊어버린게 있었습니다.
그라운드 시트. 위는 물기 없이 뽀송한데 잔디와 흙과 맞닿은 아래는....?
뒤집어보고 기절할 뻔 했습니다. 잔디에 흙에... 어우... 사진도 못찍고 막 닦아내고 말리느라 바빴습니다.
열심히 물기하고 더러운 것들을 닦은 그라운드 시트를 옆 빈자리에 있는 테이블에 말려줍니다.
약 30분 후 다 마른 것을 확인하고 접어서 넣는 것으로 짐을 다 싸고 캠핑장에서 나왔습니다. 약 10시 쯤 됐던 것 같아요.
원래 300번 버스를 타고 현도면 사무소 정류장까지 가야했는데 40분 기다려야 하더라고요. 걷는게 빠르다 싶어서 걸었습니다.
짐은 좀 무거웠지만 경치가 좋아서 다 좋았습니다.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경치에요.
정류장 근처에 있는 GS25. 좀 출출하고 목도 말라서 1+1 행사하는 마테차와 요새 힙하고 핫하다는 어떤 기획사 매점 샌드위치를 샀습니다.
단짠단짠. 저는 교이쿠상이 아닌지라 이런 맛을 정말로 좋아합니다. 달달한 딸기잼과 짭잘한 계란 샐러드, 야채 샐러드가 3단으로 두툼하게 들어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편의점 3사 즉석식품 중에서는 GS가 제일 실하고 맛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샌드위치는요.
버스를 타고 꾸벅꾸벅 졸다가 내렸습니다. 무사히 집 현관에서 한컷. VV
두서없이 긴 글을 썼습니다. 그런데 결국 캠핑은 어땠는지 궁금해하실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피곤하고 귀찮습니다. 다리도, 허리도 아픕니다. 짐은 무겁고 풀고 설치하는 것도 한 세월입니다.
그런데 그 이상으로 모든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매일 똑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해보지 않은, 익숙하지 않은 무엇인가를 한다는 즐거움.
낯선 곳의 풍경과 공기 속에서 잠을 청하고 조금은 다른 방법과 맛의 요리를 해 먹는 것에서 오는 행복함.
닫힌 공간에서 열린 공간으로 나와 혼자 있다는 것은 생각과 마음까지 넓게 만들어주는 것 같았습니다.
시작은 단순하게 유루캠에서 주인공들이 재미있어 보이니까 나도 해볼까? 라는 단순한 발상이었습니다. 작품에서 그려지는 캠핑의 즐거움을 조금이라도 느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준비하고 출발해서 돌아오는 모든 순간은 언제나 제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유루캠에서 등장해서 공감했던 순간도 있었고 이런 부분은 적당히 생략되었구나 싶은 순간도 있어서 또 재미있었습니다.
길게길게 함께 할 인생취미를 찾은 것 같습니다.
긴 후기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다른 곳에서 찍은 사진과 후기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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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18.10.23 21: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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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도전해보세요. 저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 18.10.23 21: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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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추운것 빼고 겨울캠핑 하기 참 좋은 것 같습니다. | 18.10.26 19: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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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편의점이 있는 다른 캠핑장이라니.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18.10.26 19: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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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노란색.. 싼 맛에 샀지만 좀 후회되네요. 더 추워지면 좋겠습니다. 헬리녹스 최고입니다. 완전 강추드려요. | 18.10.26 19: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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