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다녀온 일본자전거 여행기....[히로시마-도쿄] (1) 여행의 첫걸음
10년전 다녀온 일본자전거 여행기....[히로시마-도쿄] (2) 히로시마 관광
10년전 다녀온 일본자전거 여행기....[히로시마-도쿄] (3) 히로시마-오노미치
10년전 다녀온 일본자전거 여행기....[히로시마-도쿄] (4) 오노미치-오카야마
10년전 다녀온 일본자전거 여행기....[히로시마-도쿄] (5) 오카야마-아카시해교
지난 내용은 상단을 참고해주세요.
여행 중에는 GPS 기록이 총 4등분되어 완료되었습니다. 이 GPS기록은 시간적으로 소분된 것이 아닌, 데이터 집계량으로 소분된 것으로써,
지난 화까지 해서 일단 GPS기록 데이터상으론 1/4 지점에 온 것입니다.
GPS 데이터 집계는 정상적인 직선주행일 때 제일 소비율이 적고, 지체하면 지체할수록 많은 것 같더군요.
GPS기록 한 회차 넘어갈 때마다 이렇게 지금까지 주행한 경로를 함께 올려볼까 하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꼭 클릭해서 보세요!)
8월 11일부터 8월 15일까지 108시간 11분동안 주행 결과, 무난하게 달렸습니다.
범위 전체 거리는 319km인데 실측거리 344km보다 적은 건 실측시점 이전에 gps데이터가 갱신됐기 때문입니다.
총 누적거리를 합산하면 자전거 속도계로 실측한 거리와 흡사하게 나올 것입니다.
붉은색이 고도, 푸른색이 속력변화도입니다.
평균고도 32m,최고점들 제외한 실질평균고도 약 10m, 최고고도 306m 지점을 통과했으며, 평균속력 3km/h, 최고속력 45.3km/h를 찍었네요.
표를 보니 재밌는 점이 고도가 급격히 하강하는 곳에서 최고속도를 찍었군요. 당연한 소리지만...
최고속도 지점은 히가시히로시마 시에서 다케하라 시로 넘어가는 지점입니다. 히가시 히로시마 시 구역만 딱 표고 250~300m 대이더군요.
재밌는 점은 비젠 시에서 아코 시로 넘어가는 시경계에서도 2위속도를 찍었더군요. 확실히 고갯길(?)이 지역간 경계의 표점이 되나 봅니다.ㅎㅎ
정확히 1/3 지점까지 왔습니다. 퍼센트 비율로 33%가 나오더군요. 고베와 오사카가 목전입니다. 오사카에 도착하면 심리적으론 절반 온 거죠!
오늘도 이 글을 봐주시는 분들의 시간과 여유가 괜찮으시다면, 한 사람이 10년 전 어렸을 그 때, 스마트폰조차 없던 그 때에, 수많은 시행착오와 힘겨움을 이겨가며 완주했던 여행기를 재미나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본문은 일기와 비슷한 형식으로, 존대가 없는 평어체입니다.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미리 감사인사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기본 여행정보
목적:
히로시마-도쿄 자전거 일주
차종:
몬테규 바이크 파라트루퍼(16인치 프레임)
순수 여행경비:
항공료 제외 61만원
여행기간:
2008년 8월 11일~8월 24일 (13박 14일)
여행지:
히로시마(출발지)-도쿄(도착지)
경유지:
오카야마,교토,오사카,나고야,시즈오카,후지산 등 2번 도로와 1번 도로의 주요 도시
최종주행거리:1036.8km
6. 여섯째날, 8월 16일, 아카시 해교의 웅장함에 깨어나다. 날씨는 맑음-중간에 비-갬
6시10분 기상.
점점 텐트 노숙이 익숙해진다. 엄청 피곤한데 스케쥴은 타이트하기 대문인지, 신체가 효율성 풀가동하여 필요한 잠만 자고 일어나는 것 같았다.
딱 4시간 잤다. 꿈은 꾸지 않았다.
누군가 발견하면 신고하기 딱 좋은 몰골이었지만 다행히 누군가 오기 전에 일어났다.
날이 밝아 일어나 보니 이 곳은 그냥 대놓고 전시관 입구였다.
조금만 더 지채했다가는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에 냉큼 해체 및 회수했다.
근데 잠에서 깬 것과는 별개로, 다시 졸음이 밀려오는데다가 바다에 인접해서 그런지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오기에,
아래 사진에 나오는 나무계단 구석에서 디비 누워서 2차수면을 조금 더 보충했다.
여유부리는 것 같아도 쉬는 건 꼭 필요한 거니까...
반가운 여행자와의 조우,
이 분은 나처럼 혼슈 섬을 가로로 지르고 있는 자전거 여행자였다. 나이는 당시 26세 (일본 나이이니 현재 한국 나이로는 약 38살이 되었다.)
서로 통성명을 했는데, 성이 '나이키'라고 한다. 나이키...? 나이키상?
나는 히로시마에서 도쿄로 가고 있었고(서->동), 이 분은 시즈오카에서 후쿠오카(동->서)로 가고 있다고 했다.
이 양반도 보통이 아니네 그려...
정확히 서로의 교차점에 해당하는 아카시 해교에서 이렇게 조우하다니 이것도 여행의 묘미라면 묘미일까.
이런 저런 대화를 하며 여행의 즐거움을 나누었다. 근데 지금 와서 문득 생각이 드는 건,
저 당시 나의 일본어 실력은 정말 좋지 못했는데, 어떻게 의사소통이 다 되었던 것일까.
아무래도 한국어와 일본어의 어순이 동일하고 뉘앙스를 공유하는 게 많다는 것 덕분에 가능했던 것 같다.
서로 반대 방향을 향해 교차하는 두 자전거의 늠름한 모습!
이 분도 나와의 만남이 여행의 즐거운 기억이 되셨기를...
본격적으로 낮의 아카시 해교를 관람하기 시작했는데...
흐어...
크다.
엄청나게 크다. 사진으로는 다 담기지 않는 압도적인 박력...
하부구조물 밑에서 이렇게 올려다 보면 정말 어마어마하다.
제일 멋진 뷰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 이 여행에서 딱 길목에 자리잡고 있는 아카시 해교는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 되었다.
자전거 여행 특성상 눈요기랄 게 없는 게 아쉬운 부분인데, 그런 갈증을 이 랜드마크가 풀어주니 참 속이 탁 트였다.
이 풍경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지난 고생길의 보상을 받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런 고양감은 잠시뿐, 정말 힘들고 막막한 기분이 들었다.
초기 계획했던 주행거리를 다 채우지 못한 채 체력과 비용이 급격히 소진되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허용된 시간이 점점 타이트해지는 것 또한 느끼게 되었다.
오전 충분히 쉬었으니, 달리자.
...는 무슨...?!
얼마 달리지도 않고 또 멈춰 놀았다.
그렇게 심리적으로 쪼여지고 있던 상황인데도, 지나가다 목격한 해수욕장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사실 남은 일정상 해수욕장을 경유하는 코스는 이제 없을 것 같은 느낌이기에 좀 무리한 것이 있긴 하다.
(상경하는 루트니까, 일부러 바다방향으로 가지 않는 이상 깨끗한 바다를 조우하기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함)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진짜 얼마 안달리고 바로 해수욕장으로 쪼인
명색이 일본여행인데, 일본 아니메 등에서 묘사되는 해수욕장 풍경이 실제론 어떤지 궁금했던 점이 컸다.
+지금껏 더위와 싸워가며 고생한 나에게 해수욕으로 보상하자는 마음도 있었다.
마침 이 해수욕장은 무료 개방 야외 샤워장이 있어서 맘만 먹으면 한푼도 안 쓸 수 있었고, 정말로 한 푼도 안쓰고 해수욕했다.
근데 여기 바다가 세토 내해...배들이 줄줄이 기차처럼 지나다닌다;
게다가 물이 미지근했다(...)
미묘하게 슬퍼졌다.
게다가 아무래도 대도시가 해안에 즐비한 일본 내 지중해라 그런지 수질도 찝찝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서해바다물보단 맑은 느낌이긴 했다. 아무래도 태평양과 바로 해수교환이 이루어지기 때문인 듯?
어딘가의 순박한 여고생의 마음 넓이가 바다같다는데 그 바다가 세토 내해라던가?...
뭔가...뭔가...미묘한 바다다.
그래도 뭐 사실 그런 거 신경 안쓰고 잘 놀았다.
더운데 해수욕 최고지 뭐!!
오후에는 드디어 고베로 입성했다.
이쯔음 해서는 낮 시간의 식사 사진을 찍는 걸 많이 잊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지쳐있다 보니 그냥 먹는 데 바빴던 것이다.
사진은 없지만 열심히 먹어대고 있다.
이날의 식사는 낮 시간 동안에만 규동 3번, 우동을 1번 먹었다.
요시노야랑 스끼야를 골고루 들러가며...
지금의 요시노야는 후쿠시마산 재료를 쓴다 하여 못 갈 곳이라고 들었는데, 이 당시는 원전사고 전이라서 그럴 걱정할 일은 없었다.
규동은 자전거 여행 중에 아주 좋은 음식이다.
싸고, 빨리 나오고, 고칼로리에, 많이 먹어도 소화가 잘된다.
1인분에 불과 300엔대에 추가금 약간으로 양껏 먹을 수 있고,
1인분 한그릇이 기본 500kcal을 찍어주기에 매일매일 에너지를 태우는 나에겐 그야말로 생명식이었다.
근데 고베도 오고 오사카에 접근해 가는데, 잔액 2만엔 선이 깨져 버렸다.
이젠 정말 큰일이다. 오사카에서 어떻게든 돈을 불릴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이후 시간은 순식간에 워프, 사진이 부족하지만 야간의 모스버거가 끝
2시에서 10시까지 사진이 없는 이유는, 열심히 먹고 달린 것으로 그 뿐이다.
근데 그래봤자 고베 시에서 니시노미야 시에 당도한 것 뿐인 것은 함정....
옆동네 가는데 무슨 8시간이 걸린곀ㅋㅋㅋ
4시간 달리고 4시간 정도 먹고 놀았나보다(...)
아, 주행도중 경미한 사고가 있었는데 라이트가 파손되어 새 라이트를 구매하는데에도 시간을 소모했다.
아무튼 저 모스버거를 끝으로 이 날의 식사를 마쳤는데, 총 5끼를 먹은 셈이 되었다.(음료수는 별도)
여행 중반부에 접어들며 몸이 견디는 체력의 한계가 늘어난 대신, 몸이 요구하는 에너지량이 급격히 증가해 3끼 이하의 식사로는 버틸 수가 없게 되었다.
살려면 어쩔 수 없지...일단 먹고 보는 거다.
그 덕에 이 날은 많이 달리지도 못했다.
심지어 위의 모스버거를 먹은 게 밤10시인데, 이 이후 밤 1시30분까지 니시노미야 시를 싸돌아다녔다.
왜 싸돌아다녔냐면...
(찬조 출연, 스즈미야 하루히짱의 우울 1권)
그렇다.
이 당시의 나는 뒷북으로 하루히 덕질을 하고 있던 것이다.
피그마 라인업으로 나온 하루히 시리즈 캐릭터 피규어 수집은 물론,
일본, 그것도 니시노미야에 왔으니 하루히 배경 성지는 들러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 것이다.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시리즈의 배경이 효고 현 니시노미야 시 일대이다)
근데, 그런 거
자금+체력+시간이 여유있을 때 해야 하는것이다.
생각이 없었던 당시 나는 이상한 집착 아닌 집착으로 야밤에 주택가를 자전거 타고 배회한 것이다...심지어 각 성지 상세 주소라든지 기타 정보는 알지도 못한 채...
막연하게 여기서 돌아다니다 익숙한 곳이 나오면 그곳이겠지...?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그러고서 3시간 동안 헤매며 한 뻘짓...
저 시간에 묵을 곳을 찾았으면 3시간을 아꼈을 것이다.
좌하단에서 진입해서 우하단으로 나가는 경로인데, 쓸데없이 북진하여 카부토야마 정상의 공원에 들렀다.
사실 이날 밤도 노숙 예정이었기에 사람들 시선에 잘 안띄면서 위험하지 않은 곳을 찾긴 해야 했다.
뭐 겸사겸사 들른 곳이 이왕이면 하루히 시리즈 무대였던 곳이면 좋겠다 싶어 택한 것이 카부토야마였던 것이다.
근데 안일했던 것이, 거기가 어딘지 어떻게 안다고 갈 생각을 한건지...
시간낭비의 달인이었다.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근데 결과적으론 잘 올라갔던 것 같다. 다음날 아침에 있을 에피소드(차회 서술 예정)도 그렇고,
위치도 딱 적절히 외진데다가 수도도 있고 흙바닥이 있어 쿠셔닝이 좋았기에 하루 노숙하기엔 더할나위없이 좋은 사이트였던 것이다.
이날의 노숙 위치는 상단 이미지에서 중앙 바로 좌측의 작은 연못 주변의 정자이다.
뭐 결국 아니메 무대는 못찾았지만...
하루종일 딴짓을 많이 해서, 출발 이후 시간대비 주행거리가 제일 짧은 날이 되어버렸다.
뒤쳐짐을 만회하긴 커녕 망쳐버린 것 같은 날...
하지만 여행에서 일탈조차도 없으면 너무 삭막하진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무슨 재미로 하는 여행이겠나...
이런 재미지...
2008년 8월 16일 소비금내역
사용내역 | 사용액 | 잔액 (엔) | 비고 |
전날 잔액 | 22062 | ||
음료수 | -100 | ||
음료수 | -100 | ||
음료수 | -80 | ||
규동 | -330 | ||
규동(김치) | -380 | ||
라이트 파손되어 재구입 | -1050 | ||
규동 | -290 | ||
우동 | -200 | ||
모스버거 | -490 | ||
합계 | -1960 | 19042 |
여섯째 날, 총예산 38000엔의 7.9%인 3020엔을 사용했다.
숙박은 텐트로 해결, 음료수를 많이 먹고, 밥도 많이 먹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식비가 줄어든 이유는 싸디 싼 규동 위주의 섭취여서 가능했던 것 같다.
라이트만 파손되지 않았어도 2020엔으로 선방하는 건데...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2만엔선은 깨졌다.
다음날은 오사카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대도시에서 자금을 증액할 방책을 찾아야 한다.
2008년 8월 16일 주행거리
51.2km
(아카시 해교-니시노미야)
총 주행거리
395.2km
사진이 무척 많고, 내용도 많기에, 내용을 소분해서 업로드합니다. 예전에 타 사이트에 이렇게 연이어 올리려다가 귀찮아져서 무산된 적이 있었기에,
나름대로의 데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미리 다음 업로드 일자를 써둡니다. 다음 업로드는 9월10일 0시 이전 또는 0시 부근입니다.
(IP보기클릭)222.118.***.***
(IP보기클릭)125.180.***.***
감사합니다^^! | 18.09.09 21:27 | |
(IP보기클릭)112.163.***.***
(IP보기클릭)125.180.***.***
말 그대로 오래된 여행일기가 맞습죠! 최대한 일기 내용 그대로 옮기고 있습니다! | 18.09.09 21:2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