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입니다만 이전처럼 새벽같이 일어나서 어딘가를 놀러가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때문에 가볍게 산책이나 해봅니다.
킨토칸은 산 속 깊은 곳에 있는 료칸인데 비해서 규모가 큰 편인데 현관의 건너편으로 2층 규모의 구관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제가 묵었던 신관에 대부분의 손님들을 묵게 하시더군요.
실은 킨토칸이 위치한 키리즈미 온천지는 1200년대에 원천이 발견되면서 42채의 료칸과 별장들이 점재할 정도로 번성했었습니다.
그러나 1910년의 대홍수로 인한 산사태로 킨토칸을 제외한 모든 건물들이 삼켜져 버렸다고 해요.
참고로 킨토칸(홈페이지 링크)은 1884년에 창업했습니다.
지금의 현관과 구관 건물은 초창기의 메이지시대 건축양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하네요.
어제 방밖에서 내려다보이던 연못에 다가가봅니다.
옆으로 멈춘 물레방아가 보이는데 1955년까지는 자가 발전용으로 이용되었다고 하네요.
킨토칸은 1981년이 되어서야 전기와 전화가 개통되었습니다.
연못 속에는 엄청난 수의 곤들메기들이 헤엄치고 있습니다.
양식하고 있는 느낌이군요.
바깥에는 소설과 영화로 유명해진 '인간의 증명'의 작가 모리무라 세이치에 관한 기념문이 보입니다.
그가 이 료칸에 숙박하던 때, 료칸 주인이 준비해준 도시락의 포장지에 써진 시를 모티브 삼아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해요.
그리고 소설 속에는 이 료칸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료칸의 옆으로는 조그만 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정말로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료칸이에요;
원래 아침식사는 8시부터인데 요청하니 7시로 당겨주시더군요.
식사 시간에 맞춰 이불을 개어주신 후에 따뜻한 수건과 찻주전자, 매실 장아찌 한 점을 준비해주십니다.
시큼한 장아찌가 입맛을 돋궈주는군요.
아침은 조린 생선, 계란 반숙, 김, 낫토, 채소들이 주류를 이루는군요.
싱싱하고 알싸한 맛이 나는 채소들이 많아서 식욕이 없어도 술술 넘어가는 느낌이네요.
다시 송영버스를 타고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2일차의 일정을 시작해봅니다.
오늘도 날씨가 아주 좋아서 멋진 하루가 될 것 같은...
...실은 이번 군마 여행은 상당히 꼬인 일정입니다;;
첫번째 목적지가 하루나 신사인데 하필 이 날이 1년에 한차례 하는 사이클 대회(홈페이지 링크)때문에 통제되어 버린거에요;
괘씸한 것은 하루나 신사로 향하는 모든 도로가 통제되기때문에 차량 방문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다는 점입니다.
그것도 사람이 몰릴 것이 뻔한 토, 일요일에 대회를 열었고, 방문일인 일요일은 13시 10분 이후부터 해제된다고 하더군요.
...이 이야기를 하루나 신사에 도착하기 6 Km쯤에서 길을 통제하던 안내원에게 들었다는 점이 뼈아픕니다;
(료칸에서 신사까지 1시간 걸립니다;)
뇌를 풀회전(?)시켜 바꿔본 결과, 원래의 일정에서 료칸이 위치한 온천을 가기 직전까지의 루트를 역으로 가면 얼추 가능할 것같더군요.
그래서 이런 말도 안되는 코스로 무려 3시간을 운전하게 되었어요;
...거기다 더욱 미치게 하는 점은 니도아게 고개를 통해 산을 넘어가게 되는데 구불길이 장난이 아니라는 거에요;;
차량 네비로 이 루트를 봤을 때, 무슨 레이싱 코스인줄 알았습니다;
참고로 니도아게 고개(二度上峠)라는 명칭은
옛날에 철도가 지나갔는데 급경사가 심해서 2번(二度)의 스위치백(선로를 지그재그로 부설해서 전후진을 반복해서 오르는 운용방법)으로
올라간(上) 고개(峠)라는 점에서 유래했습니다.
니도아게 고개 주변에는 아사마 카쿠시야마(일본 200대 명산, 1,757 m)를 등반하는 등산객들의 차가 많이 보이더군요.
그리고 고갯길에서는 군마현과 나가노현의 경계에 위치한 아사마야마의 멋진 풍경이 보입니다.
힘들게 고개에 도달한 자에게 주는 작은 보상이라는 느낌이네요.
그렇게 해서 뒤바뀐 첫번째 목적지인 카자와 온천 코요칸(MAPCODE : 516 110 110*26)에 도착했습니다.
코요칸은 당일치기 입욕객과 숙박객의 출입구가 별개로 존재하니 좌측 건물(소바 간판이 보임)로 들어갑니다.
참고로 료칸은 1869년에 창업했지만 2013년에 리뉴얼해서 깔끔한 외견을 갖추게 됐어요.
그리고 일본 비탕을 지키는 협회의 회원 료칸이기도 합니다.
입욕료를 내고 들어서면 약간 미로처럼 여러 건물을 통과하면서 욕실로 향하게 됩니다.
표고 1,300 m에 위치했던 카자와 온천은 1918년의 대화재로 인해 코요칸을 제외하고 전소하기전까지는 온천가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현재는 코요칸을 제외한 모든 료칸들이 4 Km쯤 떨어진 곳에서 신카자와 온천마을을 형성하며 옮겼다고 해요.
온천수 자체는 여전히 카자와 온천의 원천지에서 끌어쓰고 있기때문에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코요칸이 소중한 것이지요.
욕실은 남녀 개별 내탕 1개소가 전부입니다.
독특한 벽화그림때문에 신비감마저 느끼게 해주는군요.
온천은 가수, 가온, 소독은 일절없는 원천 흘려보내기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약한 탄산냄새가 났고, 불투명한 푸른빛이 도는 약간 뜨거운 온천수였네요.
료칸이 위치한 곳이 고지대라서 기온이 선선한 편이기때문에 여름에 입욕해도 지장이 없어보였습니다.
원천 주입구 주위로 뭉쳐진 엄청난 크기의 침전물 덩어리가 압권이네요.
온천은 48℃의 원천이 자연 용출되서 주입되는데 천질은 pH 6.7의 마그네슘ㆍ나트륨-탄산수소염천입니다.
주요성분은 나트륨 140 mg, 마그네슘 75.9 mg, 칼슘 56.3 mg, 철 1.15 mg, 염화물 33.3 mg, 탄산수소 846 mg,
유리이산화탄소 178 mg, 메타규산 240 mg 입니다.
욕실의 한켠에는 작은 폭포탕도 보이는군요.
수온은 따뜻한 정도였는데 세기가 약한 편이라 아쉬워요.
다음은 인근에 위치한 아이사이노오카(MAPCODE : 341 010 250*71)로 향합니다.
참고로 이 곳으로 향하는 주변 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탁트인 멋진 풍광을 자랑해요.
도착하면 주차 공간 옆으로 낮은 언덕이 보이는데 저 곳이 목적지입니다.
주변이 확 트인 곳이라서 도착하는 순간부터 멋진 광경이 펼쳐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언덕 위에는 작은 공터와 전망대가 꾸며져 있습니다.
공터 가장자리에는 서로를 향하게끔 2명분의 발모양이 그려진 석판이 놓여있는데 여기서 포옹하라고 만들어 놓은 거에요;
아이사이노오카(愛妻の丘)를 그대로 해석하면 사랑하는 아내를 위한 언덕이 됩니다.
유래를 보면 왕자 야마토타케루노미코토가 동부 원정을 떠나던 때, 해신의 분노를 잠재우기위해 그의 아내가 바다에 몸을 던지게 됩니다.
원정에서 돌아오는 길에 이 부근을 지나던 왕자는 '아내여, 사랑한다'고 외치게 되고 이는 세계 최초의 애처가 선언이라고 전해집니다.
이로 인해서 지방의 이름도 쓰마고이무라(嬬恋村, 쓰마 : 아내, 고이 : 사랑)가 된 닭살 돋는(?) 마을이라는 거죠;
참고로 매년 9월, 아이사이노오카에서는 '양배추밭 중심에서 아내에게 사랑을 외쳐라' 이벤트를 개최한다고 해요.
그렇습니다. 이 곳은 연인을 위한 곳이 아니라 부부를 위한 곳입니다! (딱히 상관은 없겠지만)
전망대에서 보이는 풍경이 환상적입니다.
타시로 호수와 함께 멀리 펼처진 아사마야마와 주변산들의 산세가 어우러진 전원 풍경은 살아있는 풍경화라는 느낌이 드네요.
이 절경 하나만으로도 구석진 마을까지 찾아오기에 충분한 이유가 되는군요.
뒷편으로는 일본 100대 명산인 아즈마야 산과 양배추밭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유래가 어찌됐든 워낙 풍경이 좋은 곳이라서 남녀노소 구분없이 많이 방문하는 전망 명소같습니다.
다음은 점심식사를 위해 카나이테이(MAPCODE : 341 209 330*80)로 향합니다.
...원래는 험한 산을 넘어 오는 것이 아니라 이쪽의 국도를 타고 편안하게 갈 예정이었어요; ㅠ
쓰마고이무라와 동쪽편의 인접 지방은 정말 촌동네라서 괜찮은 음식점 찾기가 힘든데 카나이테이는 꽤나 알려진 곳이에요.
가게의 길 건너편에 무료 주차장이 있으니 주차 후 주의해서 길을 건너옵니다. (차들이 씽씽 달려요;)
카나이테이는 기본적으로는 한국식 고기집(=야키니쿠)입니다.
그래서인지 한국 음식들도 메뉴판에 보이는데 비빔밥, 갈비 국밥이 눈에 들어오는군요!
최고의 인기 메뉴는 하루 20식 한정인 카츠동(=돈까스 덮밥)이에요.
엄청난 크기의 돈까스 뭉텅이를 올려주는데 이게 단돈 790엔이니 가성비가 끝내주는 셈이죠!
돈까스 두께가 장난이 아닙니다.
고기는 퍽퍽하지 않고 약간 부드럽게 씹혔는데, 소스는 감칠맛이 돌면서 약간 짭짤한 편이었어요.
먹다가 배 터지는 줄 알았네요;
역시 고기집에서 하는 돈까스 덮밥이라서 그런지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음은 또 온천입니다.
인근의 카와라유 온천 오우유(MAPCODE : 295 459 538*58)로 향합니다.
...사실은 인근의 아가츠마 계곡(吾妻渓谷)을 둘러보고 갈 예정이었는데 시간 관계상 지나갔어요. ㅠ
MAPCODE는 정확히 온천시설의 위치지만 차를 이용해서 건물 앞까지 갈 수는 없는 상태에요.
2020년에 완공되는 댐 공사때문인데 차가 갈 수 있는 끝지점에 넓은 무료 주차장이 있으니 주차 후 걸어가면 됩니다.
참고로 375번 현도에 인접한 마루키야 료칸(丸木屋旅館)과 붙어있고 주차장도 있기 때문에 굳이 이쪽 주차장으로 올 필요는 없어요.
원래의 카와라유 온천은 뒷편에 위치한 골짜기의 아랫편에 펼쳐져 있던 온천가입니다만 댐 공사로 인해 물 속으로 가라앉을 예정이에요.
다행히 새로운 원천이 발견되서 이주 완료한 오우유를 포함한 기존 료칸들이 부근의 고지대로 이주중입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오래된 온천가의 역사는 사라지는 셈이니 안타까운 마음이 더 크겠지요.
오우유는 당일치기 입욕만 하는 온천시설로 1회 2시간 사용 조건의 입장료로 500엔을 받습니다.
욕실은 남녀 개별 내탕 1개소, 노천탕 1개소로 구성되어 있어요.
욕조에는 희미한 유황냄새가 나는 무색 투명한 온천수가 적정 온도로 조절되어 투입되고 있군요.
가온, 소독은 하지 않고 가수만 한 온천수는 원천 흘려보내기 방식으로 흘리고 있습니다.
바깥에는 작은 노천탕도 마련되어 있습니다만 수풀이 완벽히 가려져 있어서 경치라고 할만한 것이 없어요.
이 아래쪽이 문제의 댐 공사현장인데 공사가 끝나면 멋진 인공 호수의 풍경이 펼쳐질지도 모르겠네요.
온천은 pH 7.2의 함유황-칼슘ㆍ나트륨-염화물ㆍ유산염천입니다.
주요성분은 나트륨 352 mg, 칼슘 341 mg, 염화물 680 mg, 유산 579 mg, 탄산소수 49.1 mg, 메타규산 87.9 mg, 메타붕산 39.1 mg
입니다.
함유성분은 여러가지로 많습니다만 입욕적 특징은 그다지 느껴볼 수 없던 온천이었네요.
신시설로 바뀐 이후, 방문객들의 예전 리뷰와 비교해보면 뭔가 점점 특징이 사라지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과거의 구원천을 기억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나뉘는 모양이더군요.
드디어 하루나 호수까지 왔군요.
목적지는 하루나 호반의 숙소 기념공원(MAPCODE : 295 208 345*21)으로 잡습니다.
이 공원은 1900년대 중후반에 활동하던 가수 타카미네 미에코가 부른 명곡 '호반의 숙소'의 배경지임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고 해요.
노래는 옛날이라 모르겠고, 호수를 내려다보기 좋은 곳이라서 찾아온 것이죠.
공원에는 야외 무대나 노래비, 기념동상 등이 세워져 있습니다.
그리고 등산객이 많이 보이는데 공원 뒷산에 위치한 카몬가타케로 향하는 등산 루트의 출발점인 모양이더군요.
공원에서 내려다보이는 하루나 호수의 풍경입니다.
단풍의 계절이 절경인데 이렇게만 봐서는 특이한 산봉우리로 둘러쌓인 호수 정도로만 인식되는군요.
이번에는 호숫가로 내려가서 둘러봤습니다.
호반의 대부분은 무료 주차공간으로 꾸며져 있기때문에 별도의 안내문이 없는 주차 구획은 아무 곳이나 주차해도 상관없습니다.
하루나 호수는 하루나 산의 칼데라 지형에 생성 된 표고 1,084 m 지점의 화구호로 면적 1.22 제곱 km, 최대수심 15 m에 달합니다.
사진 우측의 산이 심볼격인 하루나 후지라 불리는 용암돔인데 정상까지 로프웨이가 설치되어 있어 풍광을 감상하기에 제격이지요.
...불행히도 시간 관계상 저 곳을 가볼 수가 없었습니다;
호반에서 찍은 파노라마 사진입니다.
선선한 호숫가의 주변에는 상점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어서 아이들과 놀러가기도 좋은 곳입니다.
호수를 간단하게 구경한 후, 드디어 하루나 신사(MAPCODE : 295 147 132*68)로 향하게 됩니다.
산이라서 또 다시 구불구불한 길을 지나가야 합니다;
MAPCODE는 단순히 신사의 산문 위치를 가리킵니다만 산문으로 향하는 길의 곳곳에는 2부류의 무료 주차장들이 존재합니다.
한 부류는 사진을 찍은 위치인 우체국 주변의 시영 주차장(MAPCODE : 295 208 200*81)인데 아랫편에 위치해서 조금 더 걸어야 합니다.
(참고로 구글 스트리트 뷰는 오래되서 저 붉은 도리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또 하나의 부류는 '榛名神社 参拝者 駐車場 無料'(하루나 신사 참배자 주차장 무료)라는 간판이 놓인 상점들의 주차장입니다.
산문 바로 앞의 가게까지 여러 곳에 존재합니다만 일부는 가게 이용 시에만 무료라는 조건이 붙어서 간판을 잘 확인하고 주차해야 해요.
붉은 도리이에서 우측편으로는 신사로 향하는 가파른 언덕길이 보입니다.
사이클 대회가 끝나서 통제 해제된지 얼마 안된 시간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보였어요.
하루나 신사로 향하는 본격적인 참배로의 시작인 즈이신몬(=산문)입니다.
1847년에 세워진 이 문은 신불습합 신앙이 있던 시절에는 인왕상이 놓여 있었지만 신불분리 정책에 의해 인왕상만 불태워졌다고 해요.
(신불습합이란 신도와 불교 신앙이 공존하는 종교 현상을 의미하는데 전국적으로 1000년 이상 지속되다 메이지유신 때 분리되었습니다)
참고로 즈이신몬을 비롯한 하루나 신사의 대부분의 건축물들은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안내도에 따르면 즈이신몬에서 신사의 본전까지는 15분 가량을 걸어올라가야 합니다.
참배로는 석재를 이용해서 아주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어요.
가족 나들이객도 상당히 많이 보이더군요.
올라가는 도중에 신수가 보이는데 참배를 한 후에 아무것도 안 적힌 운세뽑기 종이를 구매해서 이 곳의 물에 적시면 문자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확인이 끝난 종이는 바로 옆에 있는 등롱에 꾸며진 자신의 간지에 맞는 구멍에 집어넣으면 된다고 하네요.
조금 더 올라가면 미스즈의 폭포(瓶子の滝)가 보입니다.
미스즈(瓶子)는 신에게 공양할 술을 담는 목이 긴 병을 의미하는데 폭포로 흐르는 물은 신수로서 사용된다고 해요.
본전에 다가갈수록 명물인 기암괴석군이 눈길을 사로잡기 시작합니다.
꽤나 걷게되지만 풍경이 멋져서 지루해지지는 않더군요.
신사의 최고 절경인 소류몬(双龍門)과 좌측의 기암인 누보코이와(鉾岩)가 보이는 풍경입니다.
군마 최고의 파워스팟 혹은 비경의 신사라 불릴만큼 신사와 자연의 조화가 아름다운 곳이에요.
1855년에 지어진 소류몬은 이름처럼 용의 조각과 수묵화가 많이 그려져 있어서 가까이서 보면 매우 멋집니다.
드디어 본전에 도착했습니다.
군마의 다른 유명 신사처럼 화려함이 돋보이는데 하루나 신사쪽이 좀 더 고풍스러운 느낌이 드네요.
불행히도 일부 신사 건물들은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수리공사가 진행중이라 볼 수 없었어요.
오랜 전통이 느껴지는 화려한 조각들로 꾸며진 본전이네요.
하루나 신사의 기원은 586년부터 시작됩니다.
해발 900 m의 중턱에 위치한 이 신사는 불의 신 호무스비노카미(火産靈神), 흙의 신 하니야마히메노카미(埴山毘売神)를 받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루나 산의 나무의 기운, 하루나 호수와 강에서 물과 금(金)의 기운이 모여 음양오행의 다섯 기운이 모두 집합한다고 해요.
이런 점 때문에 어떤 소원이라도 이루어주는 만능신사라는 이명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본전의 뒷편으로는 미스가타이와(御姿岩)라 불리는 바위가 보입니다.
본전의 내부가 바위에 뚫린 동굴과 연결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 동굴 내부에 신체가 존재한다고 해요.
그리고 참배를 한 후에 이 바위를 올려다보면 행운이 상승한다고도 합니다.
신사의 구경을 마치고 본전 뒷편으로 이어진 좁은 길을 따라 내려간 후에 더욱 산속으로 향하면 독특한 곳이 나옵니다.
이 곳은 하루나 강에서 발생하는 수해를 방지하기 위해 토사를 축적해 놓은 댐으로 1955년에 건설되었습니다.
폭우로 인해 물이 범람해도 토사로 인해 흐름이 느려지게 되서 강물에 의해 지형이 깍여나가는 것을 방지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댐의 건너편으로는 츠즈라이와(九折岩)라 불리는 기암도 눈에 들어옵니다.
원래 신사로 향하는 참배로의 중간쯤에는 미소기야(みそぎ屋)라는 작은 가게가 있어서 명물음식을 즐길 수 있는데 이 날은 문을 닫았네요;
그냥 가기도 아쉬워서 산문의 옆에 있는 가게에서 왕머루 소프트크림을 사먹어봤는데 상당한 별미입니다.
건과일과 과즙이 상당량 함유되어 있는데 새콤한 맛이 일품이었어요.
이제 오늘의 숙소가 위치한 만자 온천으로 열심히 달려봅니다.
우선 만자 온천 호코쿠칸(MAPCODE : 341 466 789*07)에서 당일치기 입욕을 해보기로 합니다.
표고 1,800 m에 위치한 일본에서 가장 고지대에 위치한 온천마을이 바로 만자 온천입니다.
호코쿠칸은 오로지 전화예약만 받는 낡은 료칸인데 천질로 유명하다고 들어서 찾아가게 되었어요.
당일치기 입욕 수부시간은 8시~18시고, 입욕료는 500엔 입니다.
실내의 욕실로 향하는 복도에 들어서니 공기중에 충만한 유황냄새가 진하게 느껴지는군요.
욕실의 구성은 내탕 1개소, 노천탕 1개소입니다.
강렬한 유황냄새로 가득찬 내탕은 너무 뜨거워서 도저히 입욕하기 힘들었어요;
간단히 물만 끼얹어보고 노천탕으로 향합니다.
마치 수영장을 연상시키는 넓은 크기의 노천탕이 반겨주는군요.
실제로 수심도 깊어서 살짝 쭈그려 앉지 않으면 머리 전체가 잠길 정도였어요;
노천탕은 바깥 기온때문인지 적온이었는데 물에서는 약간 시고 쓴맛이 나는 것을 보니 제대로 된 산성 유황천이란 것을 알 수 있어요.
살짝 푸른빛이 도는 뽀얀 빛깔이 매력적인 유황 온천을 제대로 즐겨보는군요!
온천은 가온, 소독은 하지 않고 셀프 가수만 가능한 원천 흘려보내기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천질은 pH 2.2의 산성ㆍ함유황-나트륨-유산염천입니다.
2009년도의 성분분석표에 게재된 주요성분은 나트륨 97.6 mg, 칼륨 22.6 mg, 마그네슘 31.4 mg, 칼슘 40.8 mg, 철(II) 6.48 mg,
망간 2.91 mg, 알루미늄 18.2 mg, 염화물 132 mg, 유산 656 mg, 히드로 유산 156 mg, 유리이산화탄소 96.8 mg,
유리유산수소 109 mg, 메타 규산 143 mg 으로 다양한 편이군요.
다음은 잠시 만자 온천을 지나쳐서 일본 국도 최고지점의 석비(MAPCODE : 341 559 798*20)를 들러봅니다.
참고로 인근의 분화구인 유가마가 한달 전부터 화산활동을 일으켜서 접근금지가 됐고, 인접한 남쪽의 292번 국도도 전면 통제됐어요. ㅠ
이곳이 표고 2,172 m에 위치한 일본에서 가장 높은 지점을 통과하는 국도입니다.
도착하면 작은 주차공간이 있는데 석비보다는 경치가 매우 절경이라서 방문한 것이에요.
와~~ 경치가 끝내줍니다!!
이 경치 하나만으로 먼 곳까지 찾아온 보람이 충분한 것같네요~
늪이 보이는 아래쪽은 요시가다이라 습지군이고, 옆쪽의 헐벗은 산이 최근 화산활동을 보이고 있는 시라네 산입니다.
시라네 산은 국도를 지나가다 보니 하얀 수증기인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파노라마로 찍어본 전경입니다.
사진보다는 직접 보는 것이 2배 이상의 감동을 불러 일으킬 거에요.
다음은 요코테산 드라이브 인(MAPCODE : 341 587 828*45)으로 향해봅니다.
참고로 요코테산을 넘어가는 이 국도는 겨울에 폭설이 쏟아지기때문에 도로가 개통되는 4월 말에는 알펜루트같은 설벽을 볼 수 있어요.
지나가다 보이는 요코테산 정상으로 향하는 스키 리프트장의 풍경입니다.
참고로 이 날은 5월 말이고, 전광판에 표시된 기온은 5℃였습니다. ㄷㄷ
얼마나 높은 곳인지 새삼 실감나게 하는 광경이네요.
실수로 휴게소인 요코테산 드라이브 인의 건물을 찍지못했네요;
영업이 오후 4시까지라서 어차피 문도 닫아서 흥미를 잃었거든요.
그 대신에 이 곳에 방문한 목적인 멋진 산악 풍경을 감상해봅니다.
조금만 더 일찍 찾아왔으면 눈이 더욱 쌓여서 멋진 경치를 구경할 수 있었을 거에요.
다른 한쪽편으로는 구불거리며 내려가는 국도가 보입니다.
이 지점도 나가노현에 속하지만 이 길을 따라가면 예전 나가노현 여행 때 방문했던 쿠마노유 호텔이 나오게 됩니다.
연두빛깔의 형광색 온천수가 독특했던 좋은 온천이었죠!
뒷편을 바라보니 구름이 걸린 요코테산의 정상이 보이는군요.
표고 2,307 m에 달하는 스키장으로 개척된 산이지요.
이 부근에서도 리프트를 타고 올라갈 수 있지만 영업시간이 끝나서 아쉽습니다.
이제 모든 일정을 마치고 오늘의 숙소, 만자 온천 닛신칸(MAPCODE : 341 496 461*17)으로 향합니다.
만자 온천 유모토(湯元) 닛신칸.
창업 150년의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5성 료칸입니다.
그 역사만큼이나 방의 상태에 따라 아주 저렴한 6천엔대(조석식 포함)부터 2만엔대까지 다양한 플랜이 구비되어 있어요.
료칸은 신관, 본관, 별관, 유케무리칸(탕치용)으로 나뉘는데 제가 선택한 곳은 별관입니다.
뒤로 갈수록 상태가 안좋고 불편해지는데 건물이 증축을 거듭하며 지어졌는지 별관에서 온천까지는 엘리베이터 2개를 거쳐 가야 했어요;
유케무리칸은 별관보다 7천엔 이상 저렴하기는 하지만 계단을 엄청 오르내려야 해서 피했습니다;
플래쉬를 터트려서 이상하게 찍히기는 했는데 방의 모습입니다.
화장실, TV, 냉장고, 난방기 등이 충실히 갖추어졌고, 와이파이도 착실히 잡혀서 불만은 없었네요.
그리고 바깥 기온이 상당히 춥지만 방한이 잘 되는지 킨토칸과는 다르게 두꺼운 이불 한장으로 따뜻하게 잘 수 있었습니다.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입니다.
별관이라서 그런지 건물이 조금 가리는데 눈이 쌓이는 계절에는 더욱 멋진 풍광을 자랑합니다.
테이블 위에 올려진 함을 열어보니 여러가지 먹거리가 준비되어 있네요.
흑후추 스프, 고추 매화차, 곤약, 주아의 비늘눈, 조릿대 만쥬...뭔가 독특한 조합의 구성품이군요;
료칸의 배치도입니다.
지하 2~4층(정확히는 산비탈 위)에 해당하는 유케무리칸과 본관을 중심으로 별관들이 펼쳐져 있어요.
온천은 4개소, 9개 탕의 구성인데 현관 옆에 위치한 대욕장과 별관 구석에 위치한 작은 욕실, 건물 바깥의 전망 노천탕이 있습니다.
그리고 1시간에 2,000엔인 대절탕이 존재해요.
우선 정문 현관으로 나와서 아래쪽으로 80 m거리에 위치한 극락탕이라는 전망 노천탕부터 가보기로 합니다.
옆쪽으로 토끼집이 보이는데 토끼가 료칸까지 나와서 놀기도 하더군요. ㅎㅎ
닛신칸에서 가장 유명한 풍경은 바로 전망 노천탕이라고 할 수 있어요.
호코쿠칸에 비해서 푸른빛은 더 진하지만 우유빛은 연한 온천수가 적온 상태로 반겨주네요.
다만 맛이나 입욕감은 약간 옅은 느낌이 듭니다.
극락탕이라는 이름처럼 풍광이 좋군요.
앞쪽에 보이는 헐벗은 구릉은 만자 온천의 원천이 흐르는 곳인데 더 아래쪽으로는 유바타케가 펼쳐져 있습니다.
(유바타케(湯畑)란, 원천수를 밭처럼 모아서 유노하나를 만들거나 온도를 조절하는 시설입니다)
아침 및 저녁 식사는 방 종류에 관계없이 무조건 공통의 뷔페식 레스토랑을 이용합니다.
저녁이 뷔페식이라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않습니다만 음식의 질은 일반 뷔페보다 한 단계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음식은 일본식, 중식, 서양식을 망라해서 40여가지가 나오는데 고기 요리는 살짝 불맛이 나는 것이 괜찮더군요.
소바는 어쩔 수 없이 불어서 감점이지만요.
역시 온천욕을 한 후에는 생맥주(유료) 한잔이 최고지요!
닭과 버섯 튀김을 안주삼아 시원하게 마셔줍니다.
후식으로는 과일과 미니 케이크, 아이스크림 등이 준비되어 있더군요.
음식 종류는 다양하지만 그래도 뭔가 부족한 느낌이랄까요.
규모가 큰 료칸이라서 그런지 초대 가수를 모신 작은 라이브를 진행하더군요.
그다지 유명한 분은 아닌 것같습니다만 1948년 태생의 이즈미 켄이라는 분이 모르는 옛날 노래들을 부르셨어요;
...솔직히 관심은 없었습니다만 참가자 대상으로 무료 숙박권 추첨을 한다길래 보게 된 것이에요.
100명쯤이 모였고, 4장의 숙박권을 추첨했는데...물론 꽝;;
참고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수와 강제로(?) 악수를 해봤는데 뭔가 허무함(?)이 느껴져서 슬펐습니다. ㅠ
식사 후에 다시 온천 순례를 시작해 봅니다.
별관 6층의 끝편에는 만텐노유라는 욕실이 있는데 내탕 한 개소만 있습니다.
온천은 전망노천탕과 큰 차이는 없는데 약간 뜨거웠네요.
다음은 현관 옆에 위치한 가장 큰 규모의 욕실인 쵸쥬노유로 향합니다.
실질적으로 이 곳만 이용해도 온천욕 즐기기에는 충분해요.
원천의 온도가 69.2℃에 달하기때문에 닛신칸의 모든 온천수는 가온, 소독은 없고 가수만 하는 원천 흘려보내기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다만 대욕장의 딱 하나의 욕조만 가수도 없는 100% 원천을 주입하고 있어요.
욕실의 한쪽편에는 차가운 맹물탕과 폭포탕도 꾸며져 있습니다.
바깥에는 별도의 노천탕이 마련되어 있는데 한쪽편은 약재탕이에요.
닛신칸의 온천은 3가지의 원천을 혼합하여 사용합니다.
천질은 pH 2.2~2.6(써있지 않기때문에 추정치)의 산성ㆍ함유황-마그네슘ㆍ나트륨-유산염천입니다.
주요성분은 나트륨 107.3 mg, 칼륨 20.8 mg, 마그네슘 61.1 mg, 칼슘 36.7 mg, 알루미늄 8.3 mg, 철(II) 4.1 mg, 염화물 102.7 mg,
유산수소 70.3 mg, 유산 615.8 mg, 유리이산화탄소 131.1 mg, 유리유산수소 45.8 mg, 메타 규산 160.4 mg 입니다.
혼합천이라는 점이 조금 아쉽지만 피부가 약간 거칠어지는 느낌의 제대로 된 유황온천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네요.
이것으로 2일차 일정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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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내용이 좀 많지요; | 18.07.14 16: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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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사츠, 만자온천 정도는 대중교통도 괜찮습니다만 렌트카를 추천하는 편이에요. | 18.07.16 18: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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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 식히겠죠?? | 18.07.17 10: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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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지가 료칸의 바로 옆이 아니라 꽤 떨어져 있어서 식혀져서 욕조에 주입됩니다; | 18.07.17 11: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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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유롭게 돌아다니기 좋은 동네에요. | 18.07.17 14:3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