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새벽에 일어나 해돋이 풍경을 보러 가봅니다.
케나시 고개(MAPCODE : 341 369 815*48)로 목적지를 잡습니다.
참고로 누가 구글지도에 '케나시토게 고개'라는 엉터리 한국명을 등록해놓았는데 토게(=峠)는 고개를 뜻하는 일본어입니다.
마치 동정호 호수라고 부르는 격이죠.
응?!
이럴수가...겨울 폐쇄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옆쪽의 표지판에 5월 25일 10시에 해제 예정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더군요.
너무 이른 시기에 와버린 모양이에요;
제 사전에 못 간다는 있어도 안 간다는 없습니다!?
약 4 Km의 길을 걸어가기로 합니다.
굳은 눈 덩어리는 산비탈 곳곳에 보였지만 도로는 아주 깨끗한 상태라서 큰 무리는 없었네요.
참고로 이 곳은 새벽에 엄청나게 춥습니다.
영하로 내려갔는지 귀가 시릴 정도의 추위였는데 이럴줄 알고 가을 코트를 들고 온 것이 천만다행이었어요;
걸어가면서 경치를 구경하고 있자니 저 멀리 북알프스 산맥이 어렴풋이 보입니다.
구름이 많이 낀 날씨라서 아쉽네요.
30분을 열심히 걸어서 드디어 케나시 고개에 도착했습니다.
차로는 더이상 갈 수 없는 막다른 고갯길인데 나가노현과 군마현의 경계에 위치해 있어요.
참고로 군마현을 시골이라고 놀려먹기 위해서 이용되는 '군마현, 이 앞은 위험하니 관계자 이외 출입금지'의 표지판이 세워진 곳이 여기죠;
이 곳은 옛날에 유황 광산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1916년에 개발되기 시작해서 1971년에 폐산되기까지 열악한 환경에서 많은 사람들이 피땀을 흘렸다고 해요.
그 중에는 강제 징용된 조선인 노동자들도 있었다고 하니 남의 일도 아니지요.
한켠에는 전성기를 일궜던 오구시 광산의 사망자 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1937년에는 대규모 산사태에 의해 245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한 험난한 땅이에요.
언제나 휘몰아치는 강풍으로 인해서 나무 한 포기 자라지 않는 삭막한 구릉이죠.
기껏 기대했던 풍경은 날씨때문에 허탕이 된 셈이군요.
그래도 탁트인 경치는 꽤나 만족스러웠어요.
다시 돌아가서 이번에는 만자 온천마을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기로 합니다.
첫번째 목적지는 카라부키(MAPCODE : 341 466 646*24)입니다.
만자 온천 마을 초입에 위치한 넓은 공터의 안쪽이 카라부키입니다.
별다른 것은 없고 작은 하천과 헐벗은 산비탈만 보이는 곳이에요.
산비탈을 보면 수증기와 유독 가스를 뿜어내는 분기공들이 보입니다.
옛 분화구 흔적으로 만자 온천의 원천이 솟는 곳중 하나죠.
참고로 항상 유화수소 가스를 뿜어내고 있기 때문에 접근은 금지되어 있어요.
하천을 바라보면 온천수가 흘러가고 있습니다.
푸르스름한 빛깔이 범상치 않아보이네요.
다음은 우시이케(MAPCODE : 341 496 273*66)와 닛신칸에서 도보로 갈 수 있는 만자 온천 전망대를 방문해 봅니다.
유명한 만자 프린스 호텔의 뒷편으로 녹색 빛깔을 띈 작은 호수가 하나 있습니다.
호수 주변으로 유보도가 꾸며져 있길래 가볍게 걸어봅니다.
호수의 둘레는 약 200 m, 깊이는 약 3 m 정도입니다.
아직 봄이 찾아오지 않은 만자 온천이라 쓸쓸한 분위기군요.
이 호수는 온천수가 흘러들어와서 그런지 산성을 띄고 있어서 물고기가 살 수 없어요.
그리고 가을에는 단풍이 물들어서 꽤나 아름다워진다고 하네요.
숙소인 닛신칸으로 돌아와서 주차한 후, 야외 노천탕을 지나 아랫편으로 내려가면 헐벗은 산비탈이 보입니다.
이쪽도 원천지대지만 가스가 발생하지는 않아서 전망대가 꾸며져 있길래 올라가봅니다.
초입에는 약사여래를 모시는 조그만 약사당이 보입니다.
의료의 신으로 모시는 약사여래는 온천지라면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당이죠.
약사당 뒷편의 산길을 올라가니 작은 동굴 속에 위치한 사당이 보입니다.
쿠마시로 동굴이란 곳인데 옛날에 어느 사냥꾼이 이 동굴에서 노숙을 했는데 쿠마와 시로라는 2마리의 애견이 위험에서 구해줬다고 해요.
그리고 또 하나의 일설로는 쿠마시로라는 사냥꾼이 이 일대에서 온천을 발견했다고 하여 붙여진 명칭이라고도 합니다.
조금 더 올라가면 댐에서 물이 흘러 내리는 모습이 보이는데 시라네 산에서부터 시작된 pH 2~3의 강산성 하천이란 설명이 보입니다.
이 때문에 만자온천의 상수도는 몇 Km 이상 멀리 떨어진 연못에서 끌어다 쓴다고 적혀 있군요.
전망대에 올라 내려다본 닛신칸의 모습입니다.
사진상에 보이는 대부분의 건물이 닛신칸이니 규모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번에는 아래쪽으로 보이는 유바타케를 구경하러 가봅니다.
유바타케는 원천수를 특정 웅덩이나 목제 틀에 모아서 유노하나(입욕제 등에 이용)를 만들거나 수온을 조절하는 시설을 말합니다.
그래서 지독한 유황 성분인 만자온천의 원천을 모은 유바타케는 너무 위험해서 접근하지 못하게 해놓았어요.
멀찌감치 있어도 특유의 유화수소 가스 냄새가 진하게 풍기더군요.
바로 옆을 흘러가는 하천의 바닥에는 하얀 침전물이 쌓여 있고, 초록빛깔의 물이 흘러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것도 또한 온천수라 할만한데 만자온천은 온천욕뿐만 아니라 다방면으로 유황의 참맛(?)을 알게되는 곳인 셈이에요.
닛신칸의 아랫편 출입구를 통해서 올라가보니 가장 저렴한 건물인 유케무리칸이 보이는군요.
보시는 것처럼 많이 낡아보이는 외관에 엘리베이터도 없기때문에 온천욕 한번 할려면 꽤나 오르락내리락해야 합니다;
조식도 마찬가지로 저녁을 먹었던 곳에서 뷔페식으로 진행됩니다.
저녁과는 다르게 만자 온천수로 익힌 온천 계란이 보이는군요.
색깔이 거무스름한게 개성적인 외견이에요.
평범한 여러 메뉴들중에서 특이하게도 히모카와 우동이 나왔군요.
히모카와 우동은 군마현 키류시의 향토요리인데 15 mm에서 150 mm에 이르기까지 면발의 폭이 넓은 것이 특징인 우동이에요.
이번 여행에서는 키류시가 야키소바를 먹었던 오타시와 인접한 곳에 위치했던 관계로 패스했는데 여기서 먹게 될 줄은 몰랐네요.
다만 뷔페다보니 맛은 불은 우동맛;
본격적인 3일차 일정을 시작해봅니다.
만자 온천까지 왔으면 당연히 옆동네인 쿠사츠 온천을 방문해야죠!
네비게이션은 무료 주차장인 텐구야마 제1주차장(MAPCODE : 341 445 738*12)으로 지정합니다.
참고로 동쪽 방향으로 뻗은 292번 국도를 이용하는 편이 이동거리가 짧은데 이 때는 유가마의 화산활동으로 폐쇄됐어요;
지도처럼 남쪽으로 향한 후, 59번 현도로 빠져 북상하면 소요시간은 30분 정도(1시간 아님)로 별 차이가 없지만 유료도로를 지나야 해요.
쿠사츠 온천의 관광은 텐구야마 제1주차장부터 걸어서 둘러보게 됩니다.
사이노카와라 노천탕->시라네 신사->유바타케->네츠노유->시로하타노유->지조노유->미쿠니야순으로 방문해요.
참고로 누군가 구글지도에 사이노가와라온천이라고 한글명을 붙여놓았는데 사이노카와라온천이에요.
(현재는 제가 수정 제안을 해서 고쳐진 상태입니다)
쿠사츠 온천마을에는 텐구야마 제1주차장~제6주차장에 해당하는 대규모 무료 주차장이 마을 외곽에 갖추어져 있습니다.
물론 중심지와 가까운 주차장도 몇 곳 있지만 전부 유료에요.
건널목을 건너 유보도를 따라 6분여를 걸어내려가야 노천온천이 위치한 사이노카와라 공원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런데 도중에 가파른 내리막 계단이 있어서 되돌아갈 때는 조금 괴롭더군요;
다양한 족탕을 즐길 수 있는 사이노카와라 공원의 풍경입니다.
우선은 노천탕부터 이용하고 구경해보기로 합니다.
사진을 찍은 위치의 바로 우측편에 온천시설이 위치해 있어요.
쿠사츠 온천에는 무료 공동욕장이 많이 존재하지만 관광객에게는 그다지 맞지 않습니다. (특히 뜨거워서;)
몇 곳의 당일치기 전문 유료 온천시설이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 유명한 곳이 사이노카와라 노천탕이에요.
코인 락커도 완비되어 있기때문에 잠시 카메라를 보관하고 입욕하러 들어가봅니다.
내탕은 없고 남녀 노천탕 하나가 전부인데 크기가 엄청납니다!
남녀탕 합계 500 제곱미터에 이르는데 초록빛깔의 온천수가 또한 인상적이에요.
온천수는 약간 뜨거웠는데 약한 유황냄새와 함께 미끌미끌한 입욕감이 돋보였습니다.
그리고 물에서는 신맛이 느껴지는 것이 제대로 된 산성천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천질은 쿠사츠 6대 원천중 하나인 반타이코 원천(万代鉱源泉)을 사용하는데 pH 1.5의 산성-염화물ㆍ유산염천입니다.
원천 온도가 뜨겁기때문에 가수는 하지만, 염소 살균은 하지않고 원천 흘려보내기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온천성분은 깜빡하고 성분 분석표 사진을 찍어 놓지 못해서 모르겠네요;
다시 사이노카와라 공원을 산책해봅니다.
공원이 꾸며진 곳은 6대 원천중 하나인 사이노카와라 원천지로 곳곳에서 원천이 샘솟고 있는데 그 양은 분당 1,073 리터에 달한다고 해요.
참고로 분당 1,073리터가 많은 것처럼 느껴집니다만 쿠사츠 온천에서는 3순위의 용출량입니다.
반타이코 원천은 분당 6,200 리터에 달하니 엄청난 양이죠.
초록빛깔이 아주 예술이군요.
원천의 천질은 산성ㆍ함유황-알루미늄-유산염ㆍ염화물천으로 pH 2.1에 44.9℃라서 족탕으로 이용하기 적당하다고 할 수 있어요.
공원 부지는 딱히 유황 냄새가 진하게 풍기거나 하지는 않더군요.
사이노카와라 공원을 지나서 본격적인 마을로 진입합니다.
가는 길에 호객 행위를 하는 음식점들이 몇 곳 보이는데 불쾌하지 않은 것이 무료 시식을 권한다는 점이에요.
절임류의 반찬을 권하는 곳과 온천 만쥬를 권하는 곳이 있던데 한 곳은 녹차까지 잔에 따라서 온천 만쥬와 같이 나눠주시더군요;
적극적으로 권하시길래 할 수 없이(?) 가게에 앉아서 먹어봤는데 관광객이 워낙 많다보니 이렇게 해도 이익이 남는 모양이에요.
쿠사츠 온천마을은 좁은 골목길을 중심으로 집들이 옹기종기 붙어 있어서 미로같으니 길을 헤메지않게 주의해야 합니다.
텐구야마 제1주차장에서 중심지인 유바타케로 향할 경우, 갈림길이 나오면 무조건 아래쪽으로 향하면 도착하게 되요.
우선은 가다보면 사진과 같은 시라네 신사로 이어지는 돌계단이 보이는데 올라가봅니다.
하나의 건물만 보이는 단촐한 신사지만 쿠사츠에서는 민간신앙으로 중요시되는 곳이에요.
시라네 신사는 화산이자 영산인 시라네 산을 받들면서 시작된 신사입니다.
창건 시기는 불명인데 기록에 따르면 863년 이전으로 추정된다고 하며 당초에는 시라네산 정상에 건립되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쿠사츠 온천을 발견했다고 전해지는 야마토타케루노미코토(日本武尊)를 제신으로 받들고 있어요.
시라네 신사의 주위에는 누마 신사, 스와 신사같은 섭사들도 존재합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둘 다 문이 잠겨져 있어서 내부를 볼 수는 없었네요.
시라네 신사를 내려와서 다시 마을의 중심가로 향하면 그 유명한 유바타케가 모습을 들어냅니다.
쿠사츠온천의 유바타케는 지금까지 봐온 어떤 유바타케보다 대규모로 운영되는 곳이었어요.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상아색 원천과 초록빛 원천 웅덩이의 조합도 대단합니다.
여기에 도착하니 비로소 아리마 온천, 게로 온천과 더불어 일본 3대 명천으로 불리는 쿠사츠 온천에 왔다는 것이 실감되더군요.
과연 유바타케는 예술 그 자체에요!
1,112 제곱미터에 달하는 유바타케의 전경은 사진 한장으로 담기힘든 관계로 동영상으로 촬영해봤습니다.
원천은 7개의 목제 틀을 통과하며 유노하나를 침전시키고 온도를 낮추게 됩니다.
침전된 유노하나 덩어리들은 2개월 마다 채취하여 쿠사츠의 명물로서 판매한다고 해요.
유바타케의 상부쪽을 보면 원천수가 샘솟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 곳이 바로 쿠사츠 6대 원천중 하나인 유바타케의 원천지지요.
분당 4,040리터로 용출되는 52℃의 원천수는 유바타케를 통과한 후, 다수의 온천여관과 공동욕장으로 배급되어집니다.
pH와 천질은 사이노카와라 원천과 동일하지만 입욕감은 좀 더 부드럽다고 하더군요.
참고로 원천지 가운데의 나무 테두리는 쇼군오쿠미아게노유와쿠(将軍御汲上の湯枠)라고 불리는 원천을 퍼올리던 장소입니다.
옛날의 도쿠가와 8대 장군이 여기서 퍼온 온천수를 에도성(현재의 도쿄)까지 운반시켜서 온천욕을 즐겼다고 전해집니다.
그만큼 옛날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온 온천지라는 것이지요.
쿠사츠 온천마을의 관광명소라 한다면 유바타케와 함께 이 곳 네츠노유를 꼽을 수 있어요.
유바타케와 인접한 건물로 유료시설인데 관람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자세한 사항은 공식 홈페이지(링크 클릭)를 참고하세요.
참고로 앉아서 구경하고 싶으시면 공연 시작 20분전까지는 들어가 있는 편이 좋습니다. (평일 오전시간 기준)
공연은 두 명의 춤사위로 시작됩니다.
나긋나긋한 팔동작의 춤인데 여성스러운 전통춤이라는 인상이에요.
다음은 명물, 유모미(湯もみ)가 시작됩니다.
흥겨운 노래에 맞춰 일정한 속도로 휘젓는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유모미는 뜨거운 온천수를 나무 판자로 휘저어서 입욕하기 좋은 온도로 식히는 방법을 말합니다.
가수(차가운 물을 부음)를 하면 금방 식힐 수는 있지만 온천성분이 희석되기때문에 고안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직원들의 공연이 끝나면 관광객들의 체험 코너가 이어집니다.
능숙한 직원들과는 다르게 엉망진창이지만 재밌는 체험이겠지요.
그리고 참가자에게는 작은 기념품도 증정됩니다.
마지막은 유모미라기보다 쇼맨쉽입니다;
판자를 들어올려서 물을 튀기는 쇼를 하더군요.
참고로 유모미 쇼는 1960년부터 시작되었는데 이 곳 네츠노유는 원래 공동욕장이었지만 1968년부터 관광시설로 탈바꿈했어요.
그리고 네츠노유가 공동욕장이던 시절인 1957년까지는 지칸유(時間湯)라는 입욕법이 행해졌다고 합니다.
뜨거운 온천수가 물결치지 않도록 유장(湯長)의 호령에 맞춰 여러 사람이 동시에 입욕하고, 동시에 나오는 단체입욕법이라고 하네요.
현재도 존재하는 공동욕장인 치요노유와 지조노유에서는 아직도 하고 있다니 경험해보면 재밌을 것 같군요. (저는 열탕에 쥐약이라;)
다음은 네츠노유의 바로 옆에 위치한 공동욕장 시로하타노유를 들러 입욕해보기로 합니다.
참고로 쿠사츠 온천마을에는 총 18개소의 공동욕장이 존재하지만 이 곳과 치요노유, 지조노유의 3곳만 관광객에게 개방되어 있어요.
다른 15곳도 입욕매너를 지키며 입욕하거나, 평일 낮시간대는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내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인터넷에서 구한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들어간 순간...관광지와는 다른 레트로한 공간이 펼쳐집니다.
관광객은 거의 없고, 붙박이 어르신으로 보이는 분들이 많은데 2개의 욕조가 꾸며져 있더군요.
투명한 온천수가 담긴 곳을 들어갈려니 거기는 45℃니까 조심하라고 친절히 알려주십니다;
사진의 탕인 다른 한쪽도 뜨겁지만 버틸만한 수준이었어요.
후끈했지만 강렬한 온천성분을 느낄 수 있는 탕이었다고 할까요.
역시...나가노현의 노자와 온천도 그렇지만 열탕으로 유명한 쿠사츠 온천도 겨울에 오는 것을 적극 권장하고 싶습니다;
시로하타노유 건물의 옆쪽으로는 6대 원천중 하나인 시로하타의 원천지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쿠사츠 온천은 초록색 원천의 향연이군요;
시로하타 원천의 천질과 pH는 사이노카와라 원천과 동일한데 게재된 온천 성분표를 확인해보면,
나트륨 43.8 mg, 칼슘 70.4 mg, 철(II) 14.5 mg, 알루미늄 44.8 mg, 염화물 297 mg, 유산 645 mg, 유화수소 189 mg,
메타규산 242 mg이 주성분입니다.
과연 진한 유황 성분답게 유산의 양이 엄청나군요!
다음은 지조노유를 찾아가봅니다.
지조노유는 골목 구석에 있는데 유바타케 폭포 부근의 골목길 입구를 보면 바닥에 '地蔵の湯'라고 적혀있으니 따라가기만 하면 됩니다.
이곳이 지조노유인데 뜨거운 시로하타노유를 입욕한 직후라서 또 입욕했다가는 탈진할 것같아서 들어가진 않았어요;
옆에는 지장보살(=地蔵, 일본어로 지조)이 모셔진 지장당이 존재하는데 전설에 따르면 이 온천수가 눈에 효험이 좋다고 하네요.
지조노유 건물의 앞쪽에는 쿠사츠 6대 원천인 지조의 원천지이자 유바타케가 존재합니다.
이쪽은 하얀 유노하나가 가득 쌓여있는데 뭔가 엄청난 광경이군요;
그리고 지조 원천의 pH와 천질도 사이노카와라 원천과 동일합니다.
(반타이코 원천을 제외한 모든 원천의 천질이 동일한데, 성분 함유량과 온도만 약간씩 차이가 있어요)
이쪽은 족탕이 있길래 살짝 손으로 촉감만 체크해봤는데 시로하타노유보다 끈적한 느낌이 강한게 특징이네요.
이제 이른 점심식사를 하러 가봅니다.
쿠사츠온천에서 명물 음식점이라고 한다면 이곳, 미쿠니야를 꼽을 수 있어요.
유명점이라서 피크 시간대에는 꽤나 줄을 서야하기때문에 개점시간(10:30)에 맞춰서 여유롭게 들어갔습니다.
카운터에 앉아 소바를 주문하니 우선 소바 카린토(소바가루, 설탕 등을 넣고 길쭉한 모양으로 튀긴 과자)가 나옵니다.
바삭하고 달달한 맛이네요.
미쿠니야의 대표메뉴인 미쿠니소바가 나왔습니다.
양이 엄청나보입니다만 무조건 2.5인분으로 나오기때문에 실제로 많습니다;
가는 면발인데 씹으면 약간 뚝 끊기는 느낌으로 평범한 식감이었다고 할까요.
이곳은 기본적인 간장 국물이 나오지만 별도의 다른 국물도 판매하고 있기때문에 주문해봤어요.
먼저 가장 인기가 많은 미야코지루입니다.
살짝 감칠맛이 돌면서 짜고 단맛이 약간씩 나는데 보이는 것처럼 기름기가 둥둥거려서 조금 느끼했어요;
느끼한 소바라니...새로운 경험이군요;
다음은 이나카지루입니다.
이름처럼 시골스러운 국물인데 짠 강된장맛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역시 소바는 평범하게 와사비를 풀은 간장에 찍어먹는게 최고에요.
다 먹은 후에는 소바국물에 부어서 마시는 것이 또한 일품이죠!
숙박하지 않고 한 온천마을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것은 오랜만이었네요.
그만큼 볼거리, 즐길거리가 풍부한 유명 온천지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다음은 그리 멀지않은 곳에 위치한 챠츠보미고케 공원(MAPCODE : 341 537 841*24)으로 향합니다.
참고로 MAPCODE를 적긴 했지만 네비 안내만으로는 가기 힘든 곳이에요.
기본적으로는 네비를 따라가되 안내 표지판이 보이면 네비는 무시하고 무조건 안내 표지판대로 가야 도착할 수 있어요.
안내 표지판을 따라 넓은 무료 주차장에 도착하면 사진 왼쪽편의 녹색 입간판이 위치한 접수처로 들어가서 입장료를 지불합니다.
그리고 우측에 보이는 순환 셔틀 버스를 타고 5분 거리인 공원 입구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전에는 자가용 차량으로 직접 공원 입구까지 갈 수 있었지만 2018년부터는 불가)
챠츠보미고케 공원의 안내도입니다.
300 m의 경사를 올라가면 위치한 혈지옥이 목적지에요.
혈지옥을 지나서 산길을 따라 계속가면 여러 연못들과 습지도 구경할 수 있는데 시간 관계상 혈지옥만 보기로 합니다.
먼저 조금만 올라가면 유타키라 불리는 작은 폭포가 보입니다.
이곳을 흐르는 물은 pH 2.5의 강산성을 띄고 유화수소를 다량 함유하기때문에 온천수라고 불러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마침 철쭉이 만개하는 시기라서 주홍빛 꽃의 조화가 아름답네요.
이곳이 혈지옥입니다.
곳곳에 보이는 푸른 이끼가 바로 챠츠보미고케(チャツボミゴケ)라 불리는 특별한 이끼에요.
세계 18,000여종의 이끼중에서 산성 내성이 가장 강한 이끼라는데 일본 최대의 군생지가 바로 이 공원인 것이죠.
그런 이유로 람사르 협약으로 보호받는 습지이자 국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혈지옥이라 불리는 이유는 이 곳에 빠진 동물은 빠져나가지 못하고 죽어버린다는 점에서 유래했다고 해요.
이 곳의 물은 산성인 관계로 어떤 물고기도 살지 않습니다.
이끼를 확대해서 보면 이런 모습입니다.
크게 자라지 않는 품종같군요.
혈지옥의 가장 윗부분에는 원천지도 보입니다.
이곳에서 산성의 온천수가 폴폴 솟아나는 것이군요.
참고로 수온이 높기때문에 만지면 안됩니다.
다시 무료 주차장이 있는 곳까지 돌아와서 접수처의 옆에 위치한 농산물 직매점이자 매점을 들려봅니다.
젤라또를 판매하고 있는데 챠츠보미고케맛이 존재하길래 궁금해서 주문해봤어요. ㅎㅎ
이끼맛이란 어떤 맛일까요...
뭔가 비주얼적으로 문제가 있어보입니다만 평범한 녹차맛이었습니다;
아마도 모양만 이끼처럼 보이게 만든 것같네요.
참고로 분홍빛 강남콩맛 젤라또 한 스푼은 서비스로 받았습니다!
다음 목적지는 시리야키 온천(MAPCODE : 295 812 255*53)입니다.
참고로 55번 현도라는 편한 이동 루트가 있지만 2018년 8월 31일까지는 공사중으로 인해서 지나갈 수 없는 상태였어요.
그래서 미리 조사한대로 우회로인 산길을 따라 갔습니다만...편도 1차선으로 구불거리며 고개를 오르내리는 루트였네요;
MAPCODE의 위치에 도착하면 사진과 같이 우측편으로 무료 주차장이 보입니다.
좌측편에도 주차할 수 있는 공터가 있는데 이쪽도 많은 차량들이 세워져 있더군요.
주차한 후에는 사진이 보이는 방향대로 걸어갑니다.
3분 정도 걸으면 다리가 나오는데 사진 우측편처럼 '川風呂'(강가 목욕탕)이란 안내문이 보입니다.
목적지는 다리에서 내려다보이는 강의 약간 상류에 위치해 있어요.
다리를 지나 강을 왼쪽으로 끼고 1분쯤 걸어가면 사진처럼 강가로 내려가는 길이 보입니다.
산골이지만 부근에는 료칸들도 몇 채 보이더군요.
이 사진은 인터넷에서 따로 구해서 올린 사진입니다.
시멘트 길을 따라 조금만 걸으면 사진처럼 작은 탈의실 건물이 보이고, 강의 여기저기에 사람들이 온천욕(!)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여요.
그렇습니다. 이 강의 바닥에서는 온천수가 솟구치고 있어서 거대한 노천탕이라고 할 수 있어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24시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온천의 강이란 것이죠!
그리고 전원 알몸인 남정네와 (수영복 입은) 여성분도 있기때문에 함부로 사진 찍었다가는 변태 취급 받을 수 있습니다;
한 면이 완전 개방된 탈의실 안에는 작은 선반과 옷 바구니 정도만 있고, 시멘트로 꾸며진 욕조가 하나 보입니다.
이 욕조는 강물이 섞이지 않고 원천수만 공급되는지 상당히 뜨겁더군요.
상태가 이렇다보니 여성분의 경우는 애초에 수영복을 안에 입고 오시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서 한 장 찍어봤습니다.
이 곳은 자연 그대로의 강바닥이기때문에 물 속의 돌은 물이끼가 많이 껴서 상당히 미끄럽습니다.
그리고 온천수가 솟구치는 위치에 따라 물이 뜨겁거나 미지근한 곳들이 있으니 알아서 명당(?)을 찾아야 합니다;
참고로 시리야키 온천(尻焼温泉)이란 명칭도 엉덩이(尻)를 지졌다(焼)라는 의미로
온천수로 따뜻해진 돌에 앉아 치질을 치료했다는 것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천질은 칼슘ㆍ나트륨-유산염ㆍ염화물천인데 강물이 흘러들기때문에 가수 상태나 마찬가지라서 입욕적 특징은 느낄 수 없었네요.
다음은 열심히 달려서 시마 온천마을에 위치한 공동욕장 고무소노유(MAPCODE : 554 093 245*25)로 향합니다.
참고로 네비가 터널을 지나서 도착 500 m 앞지점의 국도변에서 골목길을 내려가라고 한다면 절대로 따라 가지 마세요.
엄청 좁은 골목길이라 커브를 틀기도 힘들 정도니 되도록이면 마을 번화가로 진입하는 길을 통해서 향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MAPCODE로 지정해도 네비가 완벽하게 건물로 안내하지 못해요. (상당히 시골이에요;)
시마 온천마을의 가장 안쪽편에 위치한 고무소노유에 도착했습니다.
공동욕장(이용가능시간 : 9:00~15:00)의 앞으로는 작은 족탕도 보이는군요.
고무소노유의 앞쪽편에는 중생의 질병을 치료해주는 약사여래를 모시는 히나타미 약사당(日向見薬師堂)이 보입니다.
때는 989년경, 무장 우스이 사마미츠(碓氷貞光)가 이 부근에서 독경 수행을 하는데 꿈 속에서 산신령이 나타납니다.
'너의 독경에 진심으로 감탄하여 4만 가지(四万) 병을 낫게하는 영천을 내려주마'라는 이야기를 듣고 깨어나니 온천이 솟구쳤다고 해요.
그리고 그 때 세운 사당이 현재의 이 위치며, 시마온천(四万温泉)의 기원이 된 온천이 인접한 공동욕장인 고무소노유라는 이야기죠.
참고로 고무소노유(御夢想の湯)라는 명칭의 고무소(御夢想)란 단어는 신불의 계시를 뜻합니다.
고무소노유는 2006년에 리뉴얼되었고, 남녀개별 내탕 욕조 1개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탈의실을 지나 욕실에 들어서서 계단을 내려가면 작은 욕조가 하나 보입니다.
한 명이 들어가면 딱 맞는 크기에요;
온천은 가온, 가수, 살균을 하지않는 원천 흘려보내기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수도꼭지를 틀어서 임의로 가수할 수는 있습니다.
무미, 무취의 온천수는 뜨거웠는데 물 속에서는 미세한 크기의 유노하나가 떠다니는 모습이 보였네요.
이렇다할 입욕감은 없었지만 원천 주입구에 하얀 결정들이 붙어 있는 것을 보니 제대로 된 온천수같군요.
온천의 천질은 pH 8.9의 칼슘ㆍ나트륨-유산염천입니다.
주요성분은 칼슘 196 mg, 나트륨 196 mg, 유산 643 mg, 메타규산 51.7 mg으로 특정 성분만 다량 함유된 독특한 분포네요.
이번에는 마을 중심가에 위치한 카시와야 카페(MAPCODE : 554 033 646*64)를 잠시 들려봅니다.
MAPCODE의 위치로 향하면 무료 주차공간이 펼쳐져 있어요.
주차 후에는 골목길을 통해 인접한 중심가로 향합니다.
주차장 옆을 바라보니 푸른 빛깔의 강물이 흘러가는 모습이 보이네요.
워낙 산골짜기에 위치한 온천마을이다보니 청정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어요.
중심가(라고는 해도 길거리 하나가 전부;)로 나오면 사진과 같은 건물이 보입니다.
이 곳이 목적지인 시마온천의 인기 카페에요.
들어서니 2층으로 안내해주시는데 아득한 분위기의 실내가 반겨주네요.
벽면에는 록의 전설인 스팅, 토토 등의 영어 노래가사가 붙어 있는데 뭔가 주인의 취향인 모양이에요;
이 곳은 커피, 음료수, 케이크와 경식 약간을 취급하는 카페에요.
메뉴 중에서 특이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온천마크 카푸치노죠!
맛은 뭐...평범한 것같아요;
레어치즈 케이크 한 조각도 먹어봅니다.
새콤한 것이 맛있네요.
참고로 카시와야 카페는 시마 온천마을 중심가에 위치한 유일한 카페에요. =_=
시마 온천마을은 만자, 쿠사츠, 이카호에 비하면 마이너한 온천지입니다.
가까운 관광지라고 해봤자 40분 거리의 록하트 성 정도인데 료칸은 많이 있어서 조용하게 휴양하기에 좋은 마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사실 시마 온천에서 가장 유명한 온천은 카페 주인도 추천하던 세키젠칸(積善館)입니다만, 숙박하지 않으면 아쉬움이 많은 료칸이에요.
이번 여행에서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호시온천 쵸쥬칸에서 묵는 관계로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중심가를 잠깐 걸어봤는데 온천 음수대가 보이네요.
시오노유(塩之湯, 소금 온천이란 의미)라고 적힌 것처럼 나트륨ㆍ칼슘-염화물ㆍ유산염천인데 고무소노유와는 또 다른 천질이군요.
다음은 관광지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시마 온천에 위치한 자연 명소들을 방문해봅니다.
모모타로의 폭포(MAPCODE : 554 004 377*77), 시마의 구혈군(MAPCODE : 295 890 380*43) 순으로 찾아갔어요.
MAPCODE의 위치에 작은 주차공간이 있는데 주차 후에 아랫쪽으로 살짝 걸어가면 작은 댐으로 향하는 내리막길이 보입니다.
모모타로 폭포는 댐의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요.
내리막길을 걷는 도중에 강쪽을 바라보면...원색의 파란빛 강물이 내려다보입니다!
이 색깔이야 말로 '시마 블루'라고 칭송받는 자연의 아름다운 색채지요.
이렇게 길가에 댐으로 향하는 내리막길이 보이니 내려가봅니다.
뭔가 하얀 꽃가루같은 것이 잔뜩 떠 있어서 이상하게 보입니다만 파란 강의 안쪽에 보이는 작은 폭포가 바로 모모타로의 폭포에요.
폭포명의 정확한 유래는 전해지지 않는데 폭포수가 흐르는 모습이 마치 복숭아(=모모, 桃)같다고 해서 지어졌다는군요.
모모타로의 폭포 주변의 물빛은 정말 아름다워요.
새파란 물빛이 너무 보기좋습니다.
다음은 시마의 구혈군을 찾아갑니다.
MAPCODE의 위치로 향하면 주차할 수 있는 공터가 있고, 길을 거슬러 조금만 올라가면 우측편으로 사진과 같은 풍경이 보여요.
이 곳도 파란 물빛이 인상적이군요.
계곡으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가서 다가가봅니다.
구혈은 물의 흐름에 의해 강가나 강바닥에 생긴 둥근 구멍을 말하는데 강을 따라 8개소가 존재한다는군요.
사진처럼 둥근 구멍이 대표적인데 물놀이를 하기에 좋을 것같네요.
이제 시마 온천마을을 떠나서 다음 목적지인 록하트 성(MAPCODE : 183 463 387*43)으로 향합니다.
이 곳의 주변은 온통 논밭으로 둘러쌓여 있는데 정말로 서양식 성이 존재할지 의심이 들더군요;
인근의 도심지인 누마타시에서 15분 거리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뜬금없는 곳에 위치한 관광지에요.
입장료는 1,000엔이지만 홈페이지에 게재된 할인쿠폰(링크 클릭)을 보여주면 10%를 할인해줍니다.
록하트 성의 전체지도입니다.
메인인 록하트 성과 레스토랑, 교회, 테디(베어)의 집, 드레스 갤러리, 정원, 박물관, 기념품점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시설이에요.
그리고 결혼식장으로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입장료를 내고 조금 걸으니 성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국경지방에 위치한 록하트 가문 영지의 성벽을 모델로 해서 건축했다는 설명이 보이는군요.
...그러나 성루에 올라가서 종을 울리고 사랑을 고백하면 두사람의 마음이 영원히 Heart Lock 된다는 연인의 성지로 꾸며져 있습니다;
일본 전국에는 연인의 성지 프로젝트라 하여 하트가 잔뜩 꾸며진 경치 좋은 곳들이 많은데 이 성벽도 그 중 하나라는 것이죠.
성벽을 통과하면 일본 유일의 실존했던 영국식 고성인 록하트성이 모습을 들어냅니다.
이 성은 스코틀랜드의 로버트 1세의 기사였던 사이몬 로카드가 시조인 록하트 가문이 1829년에 에딘버러의 남서쪽에 건설했던 성이에요.
그리고 1988년 당시에 전 서기장의 허락을 받아 일본으로 이축을 개시하였고, 1993년에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시키게 되었죠.
계단 앞에 새겨진 이 형상이 록하트 가문의 문장입니다.
1329년에 서거한 로버트 1세가 자신의 심장을 예루살렘에 묻도록 유언했는데 이 명령을 수행한 기사가 바로 사이몬 로카드였어요.
그러나 도중에 십자군 전쟁에 말려들어서 이대로 귀국하기로 결심했는데, 이 때 왕의 심장을 작은 상자에 보관하여 무사히 돌아오게 되죠.
이 때부터 로카드 가문의 문장에는 자물쇠에 둘러쌓인 하트 문양이 추가되었고, 가문명도 록하트로 바꾸는 것을 허락받았다고 해요.
성에 들어가기에 앞서 인접한 성 로렌스 교회를 들러보기로 합니다.
18세기의 스테인드글라스 양식으로 둘러쌓인 아름답고 엄숙한 분위기의 실내가 반겨주네요.
이곳에서 올리는 결혼식은 너무나 근사할 것같아요.
참고로 성 로렌스 교회라는 명칭은 록하트 성주 윌리엄경의 남동생이었던 신학자 로렌스 록하트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록하트 성의 내부로 들어가봅니다.
전체 3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2층의 일부는 기념품점이고 나머지는 박물관처럼 꾸며져 있어요.
왕관, 옥좌, 보석 장신구같은 모조품의 전시장도 보이고 호화로운 귀족의 방으로 꾸며진 곳도 보이는군요.
성은 단순히 관련 물품으로만 채워진 것이 아니라 다양한 테마로 꾸며진 방들이 존재해요.
이 곳은 향수의 방으로 향수 평론가 히라타 사치코씨가 세계에서 수집한 1,000점 이상의 향수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사진에서는 샤넬의 다양한 컬렉션이 보이는군요.
뜬금없이 산타 박물관으로 꾸며진 방도 있습니다;
록하트 성을 일본으로 옮긴 장본인인 배우 츠가와 마사히코씨가 전세계에서 수집한 1,100점 이상의 산타 컬렉션이라는군요.
성주의 방도 꾸며져 있습니다.
책장에 꽂힌 책들은 성과 관련된 서적 및 록하트성과 인연이 있는 영국의 문호인 월터 스콧 경의 초판본이 놓여있다고 하네요.
바깥으로 나와서 입구의 옆쪽을 보면 자동차 2대가 보입니다.
일본에 존재하는 단 한 대뿐인 1931년식 푸죠 21과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의전차로 사용했던 1988년식 롤스로이스라고 하네요.
롤스로이스의 경우는 현재도 웨딩용으로 활약하고 있다고 적혀 있더군요.
이번에는 성에서 조금 떨어진 구석에 위치한 테디의 집을 들러봅니다.
해외에서 수집한 200종 이상의 테디 베어를 모아놓은 집이라는데 처음에는 뭔가 이상한 장식(?)들이 많이 보입니다;
테디 베어의 경우는 만질 수 없도록 폐쇄된 방에 전시되어 있는데 작은 구멍을 통해서 들여다보도록 되어 있어요.
저는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바비 인형처럼 테디 베어 콜렉터들도 존재하는 모양이에요.
결혼식을 올리는 테디 베어, 산타 테디 베어 등도 보이는군요.
테디 베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행복한 방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밖에는 록하트성 개설 25주년을 맞아 2018년 4월에 개설된 윌리엄즈 가든이란 이름의 정원도 있습니다.
안쪽에는 사암으로 만들어진 가문의 문장이 보이네요.
꽃이 만개하기에는 이른 시기인지 꽃은 거의 보이지 않고 풀과 나무들만 이쁜 형태로 심어져 있어요.
나중에는 성과 함께 또다른 명물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록하트 성에는 그 외에도 화석 박물관, 사인 갤러리, 웨딩 갤러리 등이 존재하는데 시간 관계상 이 정도만 보고 떠나기로 했어요.
3일차의 모든 관광을 마치고 오늘의 숙소인 호시 온천 쵸쥬칸(MAPCODE : 554 250 780*01)으로 향합니다.
군마현과 니가타현의 경계를 잇는 17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산길로 빠져서 4 Km를 들어간 지점에 위치한 숲 속의 단독 료칸이에요.
드디어 쵸쥬칸에 묵는 날이 왔군요.
군마현의 쟁쟁한 온천 료칸들 중에서 항상 거론되는 유서깊은 료칸이죠.
1875년에 창업한 료칸은 당시의 건축양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본관과 별관은 국가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기도 합니다.
모두 4동의 목조건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본관 이외의 3동은 각각 1940년, 1978년, 1989년에 지어져서 시대의 변천을 알 수 있어요.
참고로 일본 비탕을 지키는 협회의 회원료칸이기도 합니다.
저는 본관(4동중 제일 저렴한 건물)의 2층방에서 묵게 됐어요.
오래된 목조 건물이다보니 천장이 낮은 편이라 키가 큰 분들은 부딪히지않게 조심해서 걸어야 합니다;
방과 건물 곳곳에는 고풍스러운 문장이나 그림들이 많이 걸려 있는데 당대의 유명한 문인, 시인들이 묵으며 남긴 것들이라고 해요.
베란다쪽의 문에는 작은 미닫이 문이 달려 있는 것이 독특한 형태네요.
베란다로 나오면 이런 식으로 길가가 보이도록 되어 있습니다.
다른 건물의 경우는 강이나 정원이 보이도록 꾸며져 있어서 풍취가 더 좋다고 하네요.
관내를 거닐어보면 수석, 족자 등 다양한 전시품을 구경할 수 있어요.
그 중에는 이런 비싸보이는 도자기와 병풍도 보이더군요.
화로 주위에 둘러앉아 차를 즐길 수 있도록 꾸며진 방도 있군요.
전통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퐁경이네요.
이번에는 온천욕을 하러 가보겠습니다.
쵸쥬칸의 온천은 모두 3곳에 존재하는데 각각 남녀별 이용시간이 존재합니다. (모든 탕은 남녀 별탕이 아닙니다)
그래서 숙박을 하지않는 이상은 당일치기 입욕으로 모든 탕을 즐기는 것이 불가능해요.
우선은 쵸쥬노유(長寿乃湯, 장수의 탕이란 의미)인데 샤워기는 없고, 사진처럼 고풍스러운 물통만 놓여 있네요.
쵸쥬노유는 내탕 한 개소가 전부인데 바닥에서 원천수가 자연 용출되면서 원천 흘려보내기 방식으로도 약간 흘려넣고 있습니다.
가수, 소독은 일절하지 않지만 시기에 따라 가온을 하는 경우는 있다는데 이 탕은 일본온천협회의 평가에서 만점을 받았다는군요.
욕조의 바닥에는 천연석이 깔려있고 가끔씩 공기방울이 올라오고 있어요.
온천수는 무색, 무미, 무취에 입욕감은 특별한 것이 없었네요.
쵸쥬노유의 천질은 pH 8.4의 칼슘ㆍ나트륨-유산염천입니다.
주요성분은 나트륨 93.9 mg, 칼슘 279 mg, 염화물 114 mg, 유산 709 mg, 메타규산 39.9 mg 입니다.
다음은 쵸쥬칸에서 가장 유서깊은 탕인 호시노유(法師乃湯, 법사의 탕이란 의미)입니다.
홍법대사가 순례를 하는 도중에 발견한 탕이라고 해서 호시노유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해요.
참고로 이 탕은 혼욕 시간대와 여성 전용 시간대로 이용시간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혼욕시간대에 올 여성은 없겠지만요;)
어두울 때는 등불만 밝혀지기때문에 아득한 것이 너무나 근사한 분위기에요.
온천은 4개의 탕으로 꾸며져 있는데 쵸쥬노유와 마찬가지로 원천 흘려보내기+바닥 자연 용출 형태로 온천수가 공급되고 있습니다.
호시노유는 가수, 가온, 소독을 전혀하지 않는데 비누, 샴푸도 비치되어 있지 않아서 천연 그대로의 원천을 즐길 수 있어요.
쵸쥬노유에서는 그다지 느끼지 못했는데 이 곳은 입욕을 해보니 물의 촉감이 부드럽고 가볍게 느껴지더군요!
물 속에서 손을 휘저으면 일반 물과는 다르게 저항감이 적어서 신기했습니다.
수온은 따뜻한 정도였는데 자갈 사이로 올라오는 공기방울을 느끼며 입욕하는 기분은 정말 독특했네요.
호시노유의 천질은 쵸쥬노유와 동일한 pH 8.4의 칼슘ㆍ나트륨-유산염천입니다.
주요성분은 나트륨 95.5 mg, 칼슘 278 mg, 염화물 113 mg, 유산 699 mg, 메타규산 40.1 mg 입니다.
마지막으로 타마키노유(玉城乃湯)인데 이 곳은 인기가 제일 많아서 늦은 저녁이든 이른 새벽이든 항상 사람이 있었어요;
그래서 사진을 못 찍었기때문에 인터넷에서 찾은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타마키노유는 다른 곳과는 다르게 내탕과 노천탕의 2개소로 꾸며져 있는데 유일하게 샤워기가 존재하는 곳이에요.
사진과 같은 노천탕이 꾸며져 있는데 밤에는 라이트를 비춰져서 상당히 근사해집니다.
내탕도 호시노유와 마찬가지로 등불을 밝혀 근사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기때문에 인기가 많을만한 탕이었네요.
다만, 내탕은 다른 온천과 같은 천질인데 노천탕은 단순천이고, 내탕은 굴삭분출+자연용출, 노천탕은 굴삭해서 분출되는 원천을 씁니다.
또한 가수는 하지않지만 가온과 일부 순환식으로 운영되고, 염소 소독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적혀 있더군요. (냄새는 전혀 안나요)
경치는 좋지만 신선도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매우 떨어지는 탕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저녁 식사를 즐겨봅니다.
쵸쥬칸은 조, 석식 모두 방에서 먹도록 준비해줘요.
우선 다양한 산나물 절임이 차려지는데 생유바, 곤약 회 그리고 군마현의 최고급 무지개송어 품종인 긴히카리 회 등이 나오는군요.
가지와 메기 튀김은 짜게 소금간이 되어 있었는데 튀김옷이 눅눅했네요.
곤들메기 구이는 약간 탄 부분이 있고 살이 너무 퍽퍽했어요.
차왕무시는 부드러운 식감에 무난했네요.
이시카와현 카나자와의 향토요리인 닭의 지부니가 나옵니다.
연한 간에 아삭한 죽순의 식감이 일품이었어요.
전골은 냉동 돼지고기인데다 퍽퍽한 부위라서 맛이 없었어요. ㅡㅡ
몸에 좋아보이는(?) 산나물을 듬뿍넣은 국은 약간 짭짤하면 씁쓸한 맛도 나서 입에 맞지는 않았네요;
별로 달지않은 수박 한 조각으로 마무리합니다.
...가장 저렴한 플랜으로 숙박했으면서 너무 많은 것을 바라면 안될 것같지만 그 가격이 16만원이라면 좀 부실하다고 봐야겠지요;
오늘은 많이 걸어다녀서 고기가 너무나 간절했던 하루였습니다;;
이것으로 3일차 일정을 모두 마칩니다.
(IP보기클릭)59.5.***.***
(IP보기클릭)27.117.***.***
감사합니다. 군마현은 그야말로 온천의 고장이지요. | 18.07.14 16:36 | |
(IP보기클릭)211.34.***.***
(IP보기클릭)223.33.***.***
군마현은 온천지가 많아서 다양하게 즐기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 18.07.17 14:30 | |
(IP보기클릭)210.104.***.***
(IP보기클릭)223.33.***.***
아무리 작은 성이라지만 설마 진짜 성을 옮겨와버릴줄은... 당시에도 상당히 이슈가 된 모양 이더군요. | 18.07.17 14:32 | |
(IP보기클릭)210.104.***.***
드라마에서도 츠가와 마사히코씨가 연기하면서도 은근슬쩍 자랑하시는 게 보이더라고요 성을 전부 해체하여 철도와 배로 옮겨 다시 복원한 이축 방식 스케일이 어마어마합니다 | 18.07.17 14:40 | |
(IP보기클릭)223.33.***.***
다만 아쉬운 점은 옮기는 과정에서 여행기의 사진에도 나오는 가문의 문장 마크가 파손됐고 일부 유실되버렸습니다; ...선조들이 좀 슬퍼할 것같아요; | 18.07.17 14:47 | |
(IP보기클릭)210.104.***.***
(IP보기클릭)223.33.***.***
다른 분들이 참고해서 다녀오실 수 있도록 신경써서 쓰고 있습니다. 절이나 신사는 특색이 있거나 중요도가 높은 곳 위주로 방문하고 있습니다. 드라마는 안봐서 첨언을 하기 힘듭니다만 볼거리가 풍부한 성이었네요. 제대로 다 볼려면 2시간은 잡아야할거에요. | 18.07.17 14:40 | |
(IP보기클릭)1.232.***.***
(IP보기클릭)223.62.***.***
초록빛깔의 향연이죠. 명불허전인 곳입니다. | 18.07.17 15:3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