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허클베리입니다.
얼마 전 어느 시원한 주말...
지맹이 친구 엄마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애들 데리고 동네 물놀이 가도 되냐고요.
지맹이는 "오예~!" 환호성을 지르고..
아내와 전 오랜만에 산행을 하기로 합니다.
아내와 둘만의 데이트..
참 오랜만이라 벌써부터 설렙니다.
동네에서 김밥과 요구르트를 사서 출발합니다.
동네 도로 옆엔 담쟁이덩굴 길이 있습니다.
지날 때마다 분위기에 취하는 길..
경전철을 타고 의정부시청 역으로 점프!
하차하면 소풍길 팻말이 나옵니다.
"화살표만 따라가면 되겠군!"
계단을 내려가는데 피아노 소리가 납니다.
혼신을 다 해서 '학교 종' 연주를 합니다.
이 어려운 일을 기어이 해냅니다.
예술의 전당을 가로지르면 굴다리가 보입니다.
드디어 북한산 둘레길 입성.
굴다리 벽면에 이쁜 타일이 붙어 있네요.
초등학생 아이들의 작품으로 보입니다.
벌써부터 목이 마른데..
약수터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갈까나..
돌탑에 돌멩이 한 개 올려놓고..
"우리 엄마 어서 일어나게 해 주세요.."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초입에서 눈에 띈 나무들..
노란색 옷을 입고 있네요.
치료 중인 걸까요? 궁금하네요.
올라갈수록 초록초록 합니다.
나무들이 배출하는 산소 때문인지..
호흡이 즐겁습니다.
좌측 사패산 방면으로 가 볼까요^^
거추장스러운 짐 없이 떠난 산행..
몸도 마음도 가볍습니다.
눈을 게슴츠레 뜨고 위를 올려다봅니다.
나뭇잎 사이 햇빛이 간질간질 코를 간지럽히네요.
평평한 흙길에서.. 경사진 길로 바뀝니다.
"아.. 어디로 가지.. 좌로? 우로?..."
어차피 만나는 같은 길인데 고민을..
우리네 인생도 이러한 경우가 많겠지요.
비교적 난코스..
난간을 잡고 이크 이크 올라 갑니다.
마당바위에 도착합니다.
의정부가 한눈에 보입니다.
물 한 모금 마시고 잠시 쉽니다.
하나 둘 셋....
아내는 어딜 보고 있는 걸까요..
자.. 다시 올라가 볼까?
음.. 뭔가 이상합니다.
아내가 중력을 거스르고 사선으로 걷네요..
사실은.. 아내는 똑바로 걷는데..
나무들이 비스듬히 서 있는 거네요.
해가 잘 드는 쪽으로 고개를 내밀고 자라는 나무들..
또다시 만난 엄청난 경사 바위.
저 아래 호암사가 보입니다.
이곳 큰 바위의 명칭을 아시는 분 제보 바랍니다.
저 멀리 보이는 긴 굴뚝 근처가 저희 집이네요.
김밥과 요구르트가 꿀맛입니다.
슬슬 내려가 볼까요.
하산길은 더 조심해야 합니다.
나무에서 뭔가 움직이는 느낌..
가까이 가보니 하늘소가 붙어 있네요.
찾아보니 털두꺼비 하늘소라고 합니다.
올라갈 때는 보지 못했던 양주 쪽 전망입니다.
호암사와 안골 방면의 갈림길입니다.
시간 관계상 회룡사로 결정합니다.
결정 기념(?) 샷입니다.ㅎㅎ
바닥에 박혀있는 돌이 참 이쁘네요.
제 눈엔 하트로 보이는데.. 혹시 저만?
호암사에 도착.
저희 가족이 가끔 들르는 곳입니다.
오늘도 역시 한산하고 여유롭네요.
물이 거의 다 떨어져서 약수물을 채우려는데..
옆에 알림 메세지가 붙어 있습니다.
수질검사 부적합 판정..
한 모금 마셨는데.. 괜찮겠지..
이곳에 올 때마다 늘 드는 생각...
'저 종 쳐보고 싶다..'
자.. 이제 집으로 가 볼까요.
담쟁이덩굴이 바위를 이쁘게 수놓았네요.
고목에도 담쟁이가 가득..
다시 올라가는 게 아닙니다.
발과 무릎이 아파서 뒤로 걸어 내려오는 중..^^
에벌레인 줄 알고 까무러칠 뻔..
전 뱀은 안 무서운데.. 애벌레는 무섭습니다..ㅠㅠ
발을 좀 담그고 가려 했는데...
물이 바싹 말라서 바닥을 드러냈네요.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
이미 저희 부부에겐 오늘이 참 좋은 날입니다.
얼큰이 부부 사진을 남기고 등산로를 떠납니다.
편의점에서 컵라면, 떡볶이, 김밥 등을 차립니다.
그 어떤 비싼 레스토랑 부럽지 않습니다.
게눈 감추듯 간식을 해치우고 정리!
이제 조금만 더 걸으면 집입니다.
개운하게 샤워하고 수박 먹을 생각에..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땀을 한 바가지 흘려서 그런지..
몸이 가벼워진 기분이 듭니다.
오랜만에 아내와 둘만 보낸 시간들..
즐거운 시간을 만끽하고 오니..
갑자기 서글픈 생각이 듭니다.
지맹이가 언제 이렇게 커서..
아빠 엄마 없이 친구네 놀러도 가고..
게다가.. 전화도 한통 없고..
흑흑..
오늘도 화살 같은 세월을 생각하니.
앙앙지심이 밀려옵니다.
어찌 되었건,
딸은 딸대로.. 저희는 저희대로..
다른 곳이었지만 행복한 날이었네요.
다비치가 부릅니다.
「시간아 멈춰라」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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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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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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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밤 되세요^^ | 18.07.11 00: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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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삼일에 한번씩 전기이발기로 윙윙 합니다. 적당한 날 높이로 고정해서요. | 18.07.11 00: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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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내이
스틱이 효과가 좋은가봐요? 산에 다니시는 분들 많이 들고 다니시더라고요. 써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 18.07.12 07:5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