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새벽의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주변 관광을 즐겨봅니다.
사카모토의 계단식 논 전망대(MAPCODE : 坂元棚田)로 향합니다.
참고로 임도를 거치는 루트라서 구글 길찾기의 소요시간이 잘못 나오는데 실제 소요시간은 30분 정도입니다.
그리고 네비가 구도로를 안내하던데 구글지도처럼 인근의 사카타니 휴게소(道の駅 酒谷)에서 진입하는 신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아요.
아주 평탄하고 깔끔한 포장도로인데 비해서 남서쪽 방향의 구도로는 길 상태가 매우 좋지 않습니다.
MAPCODE를 적긴 했습니다만 도착하기 500 m정도의 임도는 네비가 길안내를 못하더군요.
그래서 교차로마다 세워진 전망대(展望台)라고 적힌 이정표를 보면서 찾아가야 했어요.
도착하면 사진과 같은 전망대가 보입니다.
사카모토의 계단식 논은 표고 988.8 m의 산인 코마츠야마의 산기슭에 위치한 사카모토 지구에 펼쳐져 있습니다.
처음에는 초가지붕에 올리는 억새같은 풀을 베던 장소였으나 1933년에 국가의 지원을 받아 계단식 논을 만들게 되었어요.
특이한 점은 전국적으로도 희귀한 케이스인 소가 아닌 말을 이용한 경작에 알맞게 정비되었다는 것.
그리고 산 중턱의 계곡에서 시작되는 1.5 Km에 이르는 수로를 만들어 농업용수로 사용했다는 점이에요.
전망대에서 보이는 풍경입니다.
벼가 익는 계절에 오면 더 멋질 것같습니다만 94 헥타르에 이르는 정비된 논이 펼쳐진 모습은 장관이네요.
확대해보면 산비탈에 돌담을 이용해서 평탄한 논을 꾸몄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아직도 말을 이용해서 경작을 하는지는 모르겠네요.
다음은 부근에 위치한 오부세 폭포(MAPCODE : 117 209 238*16)로 향합니다.
참고로 실제 소요시간은 10분이었어요.
MAPCODE의 위치에 도착하면 폭포 관광용 무료주차장이 있어요.
주차 후에는 사진 우측편의 길을 따라 70 m 정도 걸어갑니다.
작은 연못의 옆으로 오부세 폭포로 향하는 유보도의 입구가 나옵니다.
그리고 평탄한 산길을 따라 2분만 걸어가면 폭포에 도착하게 되요.
높이 23 m의 아담한 폭포가 반겨줍니다.
시원하게 떨어지는 물줄기와 푸른 웅덩이가 인상적이네요.
상부의 전망대에서도 찍어봅니다.
오부세 폭포에는 2가지의 유래가 전해지더군요.
하나는 2명의 신이 낳은 갓난아이를 목욕시킨 여울(瀬)이라는 의미의 '子生む瀬'(코우무세)에서 유래되었다는 전설.
다른 하나의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200여년 전, 어떤 계모가 전처의 아이를 죽이기 위해 이 폭포 위로 데려와서 밀어버리게 됩니다.
하지만 어느 틈인가 두 사람의 허리끝이 서로 묶여 있어서 함께 떨어져 죽게 되었는데,
사람들이 이 때 생긴 가지에 걸린 작은 헝겊(小布)을 보고 오부세(小布瀬)의 폭포라고 불렀다는 것이죠. (현장에 설치된 안내판의 설명)
폭포는 역시 동영상으로 찍어야 제 맛이죠.
시원하게 떨어지는 물줄기를 감상해보아요.
다시 료칸으로 돌아와서 가볍게 온천욕을 하고 아침식사를 합니다.
반찬은 뭐라고할까...몇 점씩만 있어서 매우 간결한 식탁이군요.
국은 감칠맛이 많이 나서 괜찮더군요.
...이 료칸에서 너무 많은 것을 바라면 안됩니다;
본격적인 3일차 일정을 시작해봅니다.
다음 목적지는 우도 신궁(MAPCODE : 274 536 279*22)이에요.
미야자키 관광의 필수코스답게 총 370대가 주차가능한 대규모 무료 주차장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다만 국도를 빠져나와 신사 앞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차선폭이 좁아서 혼잡 시에는 애로사항이 많을 것같았어요.
조금 떨어진 곳의 일반 차량도 주차가능한 관광버스용 주차장에서 참배로를 통하는 루트가 편하지만 40대 가량만 가능해서 불편합니다.
본전은 경내의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동굴 내에 있는데 가는 도중에는 사무소, 의식전이나 사진과 같은 우도 이나리 신사도 보입니다.
1858년에 교토의 후시미 이나리 신사에 요청하여 세워졌다는데 관리가 아주 잘 되어 있더군요.
다시 길을 따라 누문을 거쳐 본전으로 향합니다.
우도신궁의 창건시기는 명확하지 않은데 기원전 564~631년대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한 때는 진언종의 사원도 생겨서 번성한 시기도 있었는데, 당시에는 서쪽의 고야산(진언종의 총본산)이라 불리기도 했었어요.
하지만 메이지 유신 때 시행되었던 신사와 사원의 분리 정책에 따라 사원은 폐해지고, 신사는 신궁으로 승격되었다고 합니다.
경내에는 석상이나 에마, 주인같은 형태로 토끼가 많이 보입니다.
이나리 신사의 여우, 텐만구의 소처럼 우도신궁은 토끼를 신의 사자로 본다고 해요.
가장 안쪽으로 향하면 멋진 해안 절경과 함께 본전의 입구가 보입니다.
이 경치야말로 우도신궁 일대가 국가 명승지로 지정받은 이유겠지요.
계단을 내려오면 동굴이라기보다는 바위 틈새라는 말이 어울리는 공간에 위치한 본전이 모습을 들어냅니다.
신궁의 제신은 우가야후키아에즈노미코토(鸕鷀草葺不合尊)라는 이름의 신인데,
바로 아오시마 신사의 제신인 야마사치히코와 해신의 딸인 토요타마히메의 자손에 해당합니다.
토요타마히메는 임신을 한 후에 이 곳, 우도의 영험한 동굴에서 남편 야마사치히코과 함께 산실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남편이 가마우지(鸕鷀) 깃털로 초가 지붕(草葺)을 만들기도 전에(不合) 태어났다고 하여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해요.
본전의 뒷편에는 쓰다듬는 토끼상이 있는데 질병 쾌유와 행운 상승 등의 염원이 이루어진다고 해요.
동굴 내의 한켠에는 바위에서 떨어지는 물을 이용한 테미즈야가 꾸며져 있는데 여기에도 전설이 전해집니다.
토요타마히메가 출산할 때, 남편에게 산실을 훔쳐보지말라고 전한 후 본 모습(=악어)으로 돌아와 아이를 낳게 되는데,
남편 야마사치히코는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훔쳐보게 되고, 이에 실망과 수치심을 느낀 공주는 아이를 두고 본국으로 돌아가버립니다.
돌아가기 전에 아이의 육아를 걱정해 동굴 벽에 자신의 유방을 붙이고 갔다는데, 이 유방 바위에서 떨어지는 물이라고 하네요.
참고로 돌아간 후에도 아이가 걱정되어 자신의 여동생을 유모로 보내어 키우게 했는데 이 여동생과 아이는 이후 결혼하게 됩니다.
...뭔가 그리스나 북유럽 신화처럼 막장 이야기군요;
본전의 옆에서는 운다마(運玉)라고 하는 돌맹이를 파는데 바닷가에 있는 움푹 패인 바위에 던져서 들어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해요.
단, 남성은 왼손, 여성은 오른손으로 던져야 합니다.
바깥의 5 m 정도 떨어진 아래쪽에 카메이와라고 불리는 토요타마히메가 뭍으로 오기 위해 타고 온 거북이 변했다는 바위가 보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거리도 멀고 넓이도 좁아서 넣기가 상당히 힘들어요;
바닷가에는 다양한 기형 암석들이 보입니다.
반들거리는 바위나 풍화가 되어 버섯모양을 한 바위 등 독특한 생김새들이 보이네요.
다음은 인근에 위치한 선멧세 니치난(MAPCODE : 274 595 197*38)으로 향해요.
참고로 이 곳은 입장료 700엔이 필요합니다.
선멧세 니치난은 모아이로 유명한 미야자키현의 대표적인 테마파크입니다.
테마파크라고는 해도 놀이기구는 하나도 없지만요.
언덕에 꾸며진 부지는 그렇게 넓은 편은 아닌데 카트를 타고 돌아다닐 수도 있습니다.
언덕의 한켠에는 천지망접이라는 명칭의 개원 20주년 기념의 조형물이 꾸며져 있습니다.
거대한 나비의 지상화와 함께 푸른 하늘과 바다가...펼쳐져야 하는데 날씨가 좋지않아요. ㅠ
언덕의 가장 위로 올라가면 지구 감사의 종이라는 조형물이 보입니다.
지구의 평화를 염원하며 세계의 17곳 종교단체 지도자가 모여 건립하였다고 하네요.
조형물에서는 사누카이트라 불리는 카가와현 인근에서만 출토되는 맑은 소리를 내는 돌로 만든 석판 악기를 이용한 음색이 흘러나옵니다.
내부에는 21세기 출발의 등불이라는 불꽃이 보입니다.
지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원자력을 필요로 하지않는 생활을 바라는 사람들의 희망과 기원이 담겨있다고 하네요.
지구 감사의 종의 옆으로는 나비의 낙원이라는 이름의 작은 꽃밭이 꾸며져 있습니다.
나비는 4~5월에 보인다고 하니 너무 일찍 온 셈이군요.
가장 높은 언덕에서 내려다보이는 건축물, 천공의 탑을 배경으로 드넓은 바다가 펼쳐져 보입니다.
...오늘은 날씨가 많이 슬픈 하루에요.
천공의 탑의 내부에는 레스토랑, 곤충 박물관, 모아이 자료 전시관 등이 꾸며져 있습니다.
여기서 선멧세 니치난이 모아이의 공식 테마파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해보겠습니다.
1988년, 어느 TV 채널에서 부족간 분쟁 역사와 지진 피해 내용을 다룬 이스터 섬의 참상을 방영했어요.
이를 본 카가와현의 크레인 메이커 타다노를 포함한 3사가 힘을 합쳐 무상으로 3년에 걸쳐 15체의 모아이를 완전수복해주게 됩니다.
그리고 이 노력은 결국 이스터 섬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하네요.
이런 공적때문에 모아이를 일본 내에 복각하게 해달라는 복구팀의 요청을 이스터 섬의 장로회에서 허락해주었고,
모아이를 세우기에 가장 어울리는 장소인 이 곳, 니치난의 해안가에 건립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에요.
천공의 성의 아래쪽으로 복각된 모아이 7체가 보이는군요.
길을 따라 내려가봅니다.
선멧세 니치난의 명물 조형물, 모아이와 바다를 보는 보와이안이 보이는군요. (보와이안은 프랑스어로 무언가를 보는 사람을 의미)
좋은 날씨에는 멍하니 바라보고 싶은 풍경이기는 해요.
이스터 섬의 중앙에 위치한 모아이, 아후 아키비(Ahu Akivi)의 복각판이 우뚝 서 있습니다.
1996년 2월에 7체의 석상이 완성되고, 2개월 후에 선멧세 니치난은 개장을 하게 되었죠.
다음은 토이 곶을 향해 내려가면서 난고 휴게소(MAPCODE : 724 585 860*17)를 거쳐봅니다.
이 곳은 니치난시의 해안국정공원의 한가운데 위치한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휴게소에요.
근처에 아열대 식물원도 있어서 관광지의 하나로 봐도 좋은 곳이죠.
이 곳은 무려 세계 여행사이트 트립 어드바이저에서 2017년 일본의 휴게소 랭킹 1위로 선정한 곳이에요.
참고로 미야자키현의 또 다른 바닷가 휴게소인 피닉스 휴게소는 28위였습니다.
휴게소 건물 자체는 그다지 크지 않더군요.
바깥에는 다양한 야채와 과일들을 팔고 있는데 이 날은 감귤이 주류였습니다.
원래는 망고가 유명한데 아직 제 철이 아니라서 아쉬워요.
휴게소에서 보이는 바다 풍경입니다.
이 때부터 가느다란 빗줄기가 내리기 시작해서 휴게소가 자랑하는 완벽한 푸른 바다는 볼 수 없어 슬프군요;
난고 휴게소에 오면 꼭 먹어봐야할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농후(濃厚)한 망고 소프트크림이죠!
부드러운 식감과 농후하면서 새콤한 맛을 자랑하는 정말 맛있는 소프트크림이었습니다!
미야자키현에서 먹어본 소프트크림중에서 압도적인 1위의 맛이라고 말할 수 있겠어요.
참고로 선멧세 니치난에서도 망고 소프트크림을 사먹어봤는데 형편없었어요.
해안도로를 따라 경치를 구경하면서 다음 목적지를 가고 싶었습니다만 불행히도 낙석사고로 인해 도로가 폐쇄되었어요;
그래서 내륙의 국도를 따라 코지마 원숭이 생식지(MAPCODE : 724 404 558*17)로 향합니다.
도착하게 되면 모래 해변이 보이면서 가까운 섬 하나가 보이는데 이 섬이 바로 코지마(幸島)입니다.
썰물이 되면 바닷물이 허리 높이까지만 오기때문에 걸어서 건너가는 용감한(?) 분들도 있는 모양입니다만,
일반적으로 사진 우측편으로 보이는 선박을 타고 건너가면 됩니다. (전화 예약도 가능)
요금은 1회 왕복에 3,000엔, 3인 이상의 경우는 1인당 1,000엔이라는 모양이에요. (즉, 1~2인의 경우는 비싸게 타야함)
코지마는 야생원숭이 100여 마리가 서식하는 섬으로 알려져 있어요.
특히 먹이를 바닷물에 씻어먹는 세계에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습성이 있어서 세계의 연구자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저는 애초부터 구경하러 갈 생각은 없어요.
그 동안 전국을 돌면서 야생 원숭이는 실컷 보아왔기때문에 일부러 3,000엔이라는 거금을 내면서까지 보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더군요.
한번 망원 렌즈로 해변가를 촬영해봤는데 원숭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네요.
원숭이들은 썰물 때에만 해변가로 모습을 들어낸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다음은 토이 곶(MAPCODE : 724 128 538*85)으로 향합니다.
토이 곶은 야생마 보호협력금 명목으로 요금소에 400엔을 지불해야 합니다.
상기의 MAPCODE 위치는 코마츠가오카라는 언덕에 해당하는데, 이후에는
토이곶 등대(MAPCODE : 724 101 592*42), 미사키 신사(MAPCODE : 724 101 099*11) 순으로 방문하게 됩니다.
요금소를 통과하면 도로 위를 포함한 이곳저곳에 말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어요.
말들은 자동차를 완전히 무시하고 갑자기 횡단하는 경우도 있기때문에 항상 서행으로 다녀야합니다.
MAPCODE의 위치에 도착하면 사진과 같이 주차가능한 공간이 있고, 반대편의 언덕 위로 올라가봅니다.
토이 곶의 중심에 해당하는 언덕, 코마츠가오카는 완만한 개활지입니다.
유보도는 따로 없어서 아무렇게나 올라가면 되는데 말똥이 상당히 많이 깔려있기때문에 싱싱한 것(?)을 빼고는 그냥 밟는 것이 편해요;
3마리의 말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이 보이네요.
말들을 배경으로 태평양이 펼쳐진 풍경이 한 폭의 그림같군요.
이 곳의 말은 미사키우마(御崎馬)라는 일본의 8대 재래 품종중 하나입니다.
1697년부터 군마를 육성할 목적으로 방목하게 된 것이 시초였다고 하는데 발목이 검은 색인 점이 특징이에요.
동영상으로 말들을 찍어봤습니다.
1 m 거리까지 다가가 봤는데 한번 흘깃 쳐다보기만 할 뿐, 다시 열심히 풀을 뜯어먹더군요.
그래도 차일 위험이 있으니 말의 뒷편으로는 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요.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니치난 해안의 모습도 장관인데 날씨가 영 좋지 못하군요;
다음은 등대로 향합니다.
등대는 유료시설로 200엔의 입장료를 지불해야 해요.
15 m 높이의 작은 등대라서 정상까지는 금방인데 전구의 바로 아래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되어 있더군요.
그래도 지대의 높이를 기준으로 볼 때는 일본에서 4번째로 높은 곳에 지어진 등대에요.
등대에서 보이는 풍경입니다.
딱히 이렇다 할 명소는 아니에요.
등대로 향하는 길에는 매점이 존재하는데 여기서 파는 토비텐(とび天)이라는 어묵이 일품이에요.
인근 해역에서 많이 잡히는 날치를 으깨서 된장과 설탕을 섞은 후에 튀겨낸 음식입니다.
주문하면 전자렌지에 한번 데워서 내옵니다.
마치 쥐포처럼 감칠맛이 강하고 쫄깃쫄깃해서 너무 맛있게 먹었네요.
다음은 미사키 신사로 향했습니다.
주차장에서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소철의 자생지가 펼쳐져 있습니다.
아열대 지방에 서식하는 나무인데 이곳이 북방 한계선에 해당한다고 하네요.
바닷가에 조그만 사당이 있고, 멀리 보이는 절벽 중간에 위치한 곳이 신사의 배전에 해당하는데 위험해서 가는 길은 막혀있어요.
708년에 창건된 미사키 신사는 항해안전의 수호신을 제신으로 모시는 신사라고 하네요.
절벽에 세워진 비석을 배경으로 드넓은 태평양을 바라봅니다.
망망대해를 바라보니 마음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에요.
토이 곶을 떠나면서 말들의 무리가 저를 쳐다보는 모습이 보입니다.
자유롭게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좋네요.
점심은 시내에 위치한 유명한 생선요리점에서 먹어봅니다.
오노야(MAPCODE : 238 478 245*73)로 향합니다.
비가 오는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가게네요.
토이 곶이 위치한 쿠시마 시에는 쿠시마 이케지메 부리푸리 돈부리(串間活〆ぶりプリ丼ぶり)라는 명물 요리가 있습니다.
이케지메(=活け締め, 活〆)는 활어의 척수신경을 끊어 즉사시킨 후, 피를 빼내어 신선도를 유지시키는 생선처리 방법을 말하는데,
그래서 신선한(活〆) 방어(ぶり)의 탄력있는(プリ) 덮밥(丼ぶり)이란 의미에요.
주문하면 덮밥과 함께 된장과 간장의 소스, 단무지, 그리고 회를 저미고 남은 생선부위(머리가 들어 있음)로 끓인 국이 나옵니다.
덮밥에 포함된 밥의 양은 대, 중, 소로 고를 수 있는데 이 모든 것이 1,000엔밖에 안하다니 엄청난 가성비군요!
먹는 순서가 있는데 먼저 가장 위쪽의 방어 회는 그냥 먹거나 소스를 뿌려서 먹어요.
그리고 중간에 위치한 회는 소스에 절여진 상태라서 밥과 함께 그냥 먹으면 됩니다.
탱글탱글한 방어회가 너무나 맛있더군요.
가장 아래쪽에는 익힌 방어살이 들어있는데 이게 아주 별미입니다.
방어살과 이파리가 뭔가 쫀득하면서 짭짤한 것에 감싸여 있는데 생선살이 마치 돼지 등심같은 맛이었어요!
방어살을 회, 절임, 익힘의 3가지 형태로 즐길 수 있는데다가 저렴한 가격까지...너무나 추천하고 싶은 음식이군요!!
세트 메뉴로 주문해서 쿠시 파르페도 나왔습니다.
냉동 망고, 말린 망고, 눅눅한 감자 스틱과 떡이 들어있는데 망고는 너무 차가웠고 맛도 별로 였어요;
이건 꽝이군요.
다음은 세키노오 폭포(MAPCODE : 216 628 869*86)로 향합니다.
참고로 토이 곶을 떠나면서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하더니 폭포로 향할 때쯤에는 폭우로 변해버렸어요;
세키노오 폭포가 위치한 곳에는 폭포의 역이라는 이름의 휴게소가 위치해 있습니다.
일대는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는데 우측편의 유보도를 따라 조금만 내려가면 폭포가 보이는 전망대에 도착하게 되요.
폭우로 인해 콸콸 쏟아지는 폭포가 반겨주는군요.
약 34만년 전에 발생한 화산 분화물을 타고 흘러내린 물줄기가 만들어낸 폭포라고 해요.
넓이 40 m, 높이 18 m에 이르는 세키노오 폭포는 국가지정 천연기념물이자 일본의 폭포 100선중 하나로 꼽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폭포의 대단한 점은 폭포 자체보다는 상류 부분에 있어요.
제 사전에 폭우가 내린다고 관광을 안하거나 하는 일은 없어요.
더욱 가까이에서 폭포를 구경하기 위해 약간 흔들거리는 철교로 올라갑니다.
...바닥이 철망처럼 되어 있어서 조금 미끄러워요;
폭포의 풍경을 동영상으로 담아봅니다.
울룩불룩한 바위의 틈새로 흘러내려오면서 합쳐지는 형태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철교를 지나 유보도를 따라 상류로 올라가면 수많은 돌개구멍의 군집을 볼 수 있습니다.
물의 흐름이 회전하면서 깍아낸 무수히 많은 기형적인 바위 지형은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하네요.
정말 독특한 바위 지형이네요.
폭우만 내리지 않았아도 올라가서 자세히 구경하고 싶었습니다만 대충 둘러보고 떠났습니다.
다음으로 향할 곳은 다카치호 목장(MAPCODE : 227 000 766*11)입니다.
비 오는 날에 방문하면 반드시 실망하게 되는 곳이 목장일 거에요;
물안개가 잔뜩 낀 뿌연 풍경이 반겨주는군요.
참고로 다카치호 협곡과는 매우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데 왜 다카치호 목장인가 하면 근처에 다카치호노미네라는 산이 있기 때문이에요.
이 때문에 일본의 신화 속에 등장하는 다카치호의 봉우리가 2곳중 어디를 가리키는지 오래전부터 논란이 되어 왔다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원래는 안내판처럼 멋진 풍경이 펼쳐지는 목장이에요.
지금도 열심히 분화중인 신모에다케를 비롯한 키리시마의 화산들이 병풍처럼 보이는 곳이죠.
비가 와서 그런지 매장에는 관광버스로 찾아온 중국인 단체관광객들뿐이었는데 빠져나가니 순식간에 썰렁해지더군요;
매장에는 목장답게 우유, 빵, 치즈를 비롯한 다양한 축산품들로 가득했습니다.
그 외에 우유짜기 체험, 승마 코너 등도 가능한 관광목장인데 비 때문에 아무 것도 안하는 모양이었어요;
목장에 왔으면 소프트크림을 먹어야죠!
하지만 농후함은 전혀 없고 바닐라맛만 살짝나서 평범했어요;
이번에는 인근에 위치한 온천 한 곳을 방문하기로 합니다.
츠아나 온천(MAPCODE : 216 860 872*45)으로 가봅니다.
도착하면 사진과 같이 슈퍼마켓의 건너편에 온천 간판이 보이니 올라가서 공터에 주차하면 됩니다.
주차를 한 후에는 옆쪽에 위치한 사진의 건물에서 입욕료 300엔를 지불하고 반대편 건물의 욕실로 들어가면 되요.
당일치기 입욕만 운영하는 온천인데 8시~18시 영업(예전에는 19시까지였는데 1시간 줄임)에 화요일은 정기휴무입니다.
이쪽이 욕실의 입구입니다.
물론 남녀 별탕이구요.
욕실에 들어서면 실내를 가득 메우는 증기와 더불어 탄산 냄새가 느껴지는 다갈색의 온천수가 반겨줍니다.
탄산에 의해 주변은 온통 갈색으로 변색되어 있는데 욕조의 주변은 침전물에 의한 물결무늬로 예술적이에요.
가온된 온천수는 뜨거운 편이었는데 바닥으로 물이 공급되었고, 욕조 외곽에 설치된 벨브를 열면 차가운 원천이 나오게 되어 있어요.
잠깐만 입욕해도 몸이 후끈후끈 달아오르는 것이 좋네요.
좌측의 작은 욕조는 순수 원천인데 물이 엄청나게 차갑습니다;
너무 차가워서 발만 담궜는데 5초도 못 버티겠어요.
지역 주민으로 보이는 할아버지도 1분만에 나오시더군요;
온천은 22.5℃의 원천을 가온하여 분당 30리터를 공급하는데 가수, 살균은 하지않는 원천 흘려보내기 방식 운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천질은 pH 6.2의 칼슘-탄산수소염 냉광천이에요.
주요성분은 마그네슘 42.7 mg, 칼슘 370.4 mg, 탄산수소 1,442 mg, 유리이산화탄소 677.9 mg, 메타 규산 108 mg 입니다.
비가 내리는 추운 날씨에는 이렇게 뜨거운 온천으로 몸을 덮히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을 것같네요.
그리고 신경통, 요통과 상처에도 효과가 좋은 온천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일차의 관광을 모두 마치고 숙박지가 위치한 쿄마치 온천으로 열심히 달립니다.
오늘 숙박할 곳은 교쿠센칸(MAPCODE : 195 167 312*47)이라는 료칸이에요.
쿄마치 온천은 니치난 시의 키타고 온천이 생기기전까지는 미야자키현의 유일한 온천마을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1900년대 초반에 시작된 온천마을이라서 역사가 깊다고 할 수는 없어요.
몰 온천과 단순천이 많은 온천마을이지만 그다지 인기는 없어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동네지요.
비싸고 깔끔한 온천료칸도 극소수 있기는 하지만 전통이 깊은 대표적인 온천 료칸인 교쿠센칸에 묵기로 결정한 것이지요.
2층에 위치한 방으로 예약했는데 세면대나 화장실은 공용으로 사용해야 했습니다.
토요일인데도 조석식 포함 플랜을 8천엔대에 묵을 수 있는 곳답게 시설은 그다지 기대하면 안되는 곳이에요.
방의 내부는 조그마합니다.
창 밖의 경치는 없다고 보시면 되구요;
1층의 방은 1.8배 넓고, 화장실도 내부에 마련되어 있고 가격 차이도 별로 안나니 방이 남아있다면 1층쪽을 선택하시는 편이 좋아요.
온천욕을 해봅니다.
아주 약간의 탄산 냄새와 함께 살짝 뿌연 빛깔의 온천수가 반겨주는데 내탕은 약간 뜨거운 편이었습니다.
입욕감은 딱히 이렇다할 점이 없었네요.
참고로 모든 욕조는 가온, 살균은 하지않고 가수만 하는 원천 흘려보내기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바깥에는 1인용 노천탕이 마련되어 있는데 날씨탓인지 미지근해서 들어가지 않았어요.
다음으로 내탕과 노천탕이 있는 욕실과는 별개의 통로를 나간 곳에 위치한 명물 노천탕이 존재합니다.
개방된 공간에 탈의실과 욕조가 약간 떨어져 있는데다가 수온이 약간 따뜻한 정도라서 비가 내리는 날에는 입욕하기가 쉽지않더군요;
사진으로 보이는 동굴 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는데 천장이 낮은 노천탕 넓이의 절반 규모의 암벽동굴이 꾸며져 있었어요.
조명이 있기는 하지만 밤이고 내부가 김으로 가득차서 로망을 즐기기보다는 으스스한 분위기였습니다;
온천의 천질은 pH 7.3의 단순천입니다.
주요성분은 나트륨 82.7 mg, 칼슘 28.7 mg, 탄산수소 250.5 mg, 메타 규산 110.6 mg 으로 매력이 부족한 편인 온천이었네요.
이곳도 저녁식사는 한꺼번에 차려져서 나오는군요.
역시 차림표도 없습니다.
에비노 소주라는 것이 있어서 한번 주문해봤습니다.
술과 뜨거운 온천수를 4:6의 비율로 섞어서 마시는데 약간 소주맛이 나면서 생각보다 빨리 취하고 양이 많더군요.
이렇게 뜨거운 술은 처음 먹어봤는데 덕분에 저녁의 바깥 온천 나들이 예정은 취소할 수 밖에 없었어요;
곤들매기 구이는 약간 쓴 맛이 나던데 생선도 약간 덜 익었어요;
무언가 약간 말린 생선의 튀김같았는데 고소한 맛은 좋았지만 굵은 뼈가 들어 있어서 먹기가 불편했네요.
차왕무시는 간이 약한 편인데 무난했어요.
회도 평범했네요.
고기는 냉동인데다 질기고 느끼하고 맛이 없어요.
이건 좀 너무한 요리군요.
밥 위에 시큼 짭짤한 가루를 뿌려놓았는데 비벼먹으니 맛이 괜찮더군요.
국은 약간 짭짤하면서 감칠맛이 느껴져 맛있게 먹었네요.
...저녁 식사는 밥과 국이 제일 맛있었어요;
마무리는 블루베리 치즈케이크인데 무난하군요.
이 가격에 많은 것을 바라면 안되겠습니다만 저녁 식사는 많이 아쉽습니다.
이것으로 3일차 일정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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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키노오 폭포는 한국에는 덜 알려졌지만 관광버스도 들리는 유명한 명소입니다. 토비텐은 마치 쥐포를 어묵화시킨 맛이라고나 할까요? 토이곶에 가게 되시면 꼭 드셔보세요. ㅎㅎ | 18.04.22 15:1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