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서 선인들의 계단식 논 전망대(MAPCODE : 501 853 736*88)라는 곳을 찾아가기로 합니다.
이곳은 국도에서 임도로 빠져서 산속을 올라가는 루트인데 1시간 13분이 아니라 실제로는 30분 정도면 도착해요.
MAPCODE를 적어놓기는 했습니다만 도착 전 1.7 Km 정도까지의 임도 구간은 네비게이션 상에 표시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단 네비대로 따라가다가 사진과 같은 이정표가 보이면 네비를 무시하고 그 쪽 방향으로 가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어요.
이정표는 갈림길마다 설치되어 있어 찾아가는데는 문제가 없는데 도로 상태가...낙엽이 많고, 1차선 절벽길 구간이 많아서 위험했어요.
즉, 관광용 전망대이기는 하지만 절대로 관광객이 찾아올만한 곳이 아닙니다;
새벽부터 힘들게 찾아왔네요;
도착하면 이렇게 잘 만들어진 전망대가 보입니다.
다만, 주차장이라고 할만한 공간이 없어서 여러 사람이 오면 다중 주차를 해야만 해요. (가을에는 다른 사람과 마주칠수 있을지도 모름)
전망대 옆에는 이렇게 잘 꾸며진 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영어, 한국어 설명까지 표시되어 있다니 정성이 대단하네요.
거대한 은행나무가 보인다는데 잎새가 다 떨어진 초봄이라서 어떤 나무인지 구분이 안가더군요;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멀리 떨어진 계단식 논을 내려다봅니다.
기상 조건에 따라 운무가 깔리는 날에는 마치 신선들이 살고 있을듯한 신비로운 풍경을 선사해 준다고 해요.
첩첩산중에 이만한 규모의 논을 개간할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까요.
이런 풍경이야말로 시바 마을이 일본판 마추픽추라 불리는 이유중 하나겠지요.
가을에 왔다면 주황빛으로 물든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을 남기며 전망대를 뒤로합니다.
료칸으로 돌아오면서 길거리를 잠깐 둘러봅니다.
버스도 다니고 음식점도 몇 곳 있지만, 가장 번화한 마을이 이 정도면 뭔가를 기대하기는 힘들겠지요.
참고로 마을 인근에 댐이 하나 있는데 경관이 꽤나 좋다는 모양이에요. (저는 콘크리트 구조물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안 가봤어요)
그리고 료칸 주변에는 공원, 벚꽃 숲, 신사가 꾸며진 산책로와 박물관 한 곳이 있는데 봄에 방문하면 꽤나 괜찮을 것 같네요.
아침식사는 료칸 건물 1층의 식당에서 하게 됩니다.
김, 생선, 낫토, 절임류 등 특별한 것은 없는 심플한 식사에요.
좌측의 전골 그릇은 계란을 구워먹으라고 준비한 것으로 안에는 아무 것도 없어요;
국에는 두부와 채소가 많이 들어있어서 이 음식만으로도 꽤나 든든해지네요.
이렇게 적당히 먹은 후에 료칸을 나와서 본격적인 2일차 일정을 시작해봅니다.
다음은 시바 마을 최고(?)의 관광명소인 오쿠보의 노송나무(MAPCODE : 330 009 684*45)를 방문하러 갑니다.
그리고 지나가는 도중에 위치한 토네가와 신사(MAPCODE : 330 038 011*30)도 잠시 들러봅니다.
대형 버스는 갈 수 없는 그나마 괜찮은 도로(?)를 따라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이 곳은 10여대 규모의 주차장과 안내판, 화장실 등이 충실히 완비되어 있어요.
주차 후에는 안쪽의 길을 따라 2분 정도 걸어가면 거대한 노송나무를 만날 수 있습니다.
도착하면 한 눈에 담을 수 않는 거대한 나무 한 그루를 중심으로 원형의 유보도가 꾸며진 공간이 나옵니다.
이 나무가 바로 추정 수령 800년 이상인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오쿠보의 노송나무(=히노키)입니다.
무수히 뻗어나간 나뭇가지는 압도적인 존재감과 신비로운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나무의 크기는 둘레 9.3 m, 높이 32 m, 동서 방향의 가지 길이 32 m를 자랑합니다.
노송나무는 오쿠보(大久保)의 집장촌을 개척했던 선조의 묘비를 대신하는 의미로서 소중하게 받들어져 왔다고 해요.
오쿠보의 노송나무를 동영상으로 담아봤습니다.
얼마나 웅장한 나무인지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보세요.
다음은 오는 도중에 지나치게 되는 토네가와 신사입니다.
도로 옆에 4대 정도가 주차 가능한 자갈밭이 있고, 아래쪽으로 신사의 모습이 보여요.
반대편인 위쪽을 올려다보면 전통건물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토네가와 중요전통적 건조물군 보호지구라 불리는 곳인데 숙박했던 츠루토미야시키와 같은 시바의 전통 민가들이 밀집된 곳이에요.
다만 숙박한 곳과 같은 건물 형태고, 전통 건물 자체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보러가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민가들 사이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리던데 시바견인지 확인해볼 것을 그랬네요.
재밌는 드립(?)이 가능할텐데 말이죠. ㅇㅅㅇ
신사로 내려가 봅니다.
843년 창건의 토네가와 신사는 시바 마을 8대 집장촌의 수호신으로서 1871년까지 야무라 다이묘진(八村大明神)이라 불리었습니다.
현재는 시마네현의 이즈모 타이샤의 제신과 같은 오쿠니누시노카미를 제신으로 받들고 있다고 해요.
자그마한 신사지만 매년 12월 중순에 펼쳐지는 토네가와 카구라라는 제사가 펼쳐지는 중요한 곳입니다.
신사의 신체로 모셔지고 있는 여성 가면을 쓰고 신에게 바치는 춤을 추는데 국가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희귀한 행사라고 해요.
신사의 부지에는 오쿠보의 노송나무보다 더욱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우뚝 서 있어요.
야무라 스기(八村杉)라는 이름의 삼나무로 수령 800년 이상, 둘레 19 m, 높이 54.4 m에 달합니다.
역시 국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는데 삼나무 중에서는 일본에서 2번째로 높다고 하네요.
전설에 따르면 1204~1206년 경에 원씨 가문에서 파견한 토벌대의 대장인 나스 무네히사가 손수 심었다고 전해집니다.
이제 시바 마을을 벗어나서 다카치호 방면으로 향하게 됩니다.
우선 가는 도중에 위치한 우노코 폭포(MAPCODE : 330 667 703*33)를 들려보기로 해요.
참고로 이쪽 루트는 멀쩡한 국도라서 편하게 오갈 수 있습니다.
도착 전 700 m는 좁은 1차선 산길이니 주의를 요합니다.
15대 정도의 주차 공간에 차를 세운 후, 유보도를 따라 5분여를 걸어가면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요.
다만, 급경사의 계단으로 내려가도록 되어 있어서 되돌아올 때는 조금 힘들더군요;
도착하면 주상절리의 암벽이 반구 형태로 둘러싼 웅장한 공간이 모습을 들어냅니다.
그리고 가운데 암벽 사이로 떨어져 내리는 폭포의 모습은 그야말로 절경이군요!
파노라마로 촬영한 전체 풍경입니다.
폭포의 낙차 폭은 20 m, 폭포 웅덩이의 넓이는 무려 5,000㎡ 에 달해서 작은 호수라고 불러도 될 정도에요.
우노코(鵜の子)라는 것은 가마우지 새끼를 뜻하는데 정확한 폭포명의 유래는 알 수 없었네요.
폭포는 역시 동영상으로 봐야 제 맛이죠.
시원하게 떨어지는 물줄기와 함께 주변 일대를 조망해보세요.
다음은 다카치호 협곡을 가기에 앞서 쿠니미가오카 전망대(MAPCODE : 330 768 737*31)라는 유명한 전망 명소를 들려봅니다.
대형 버스도 주차할 수 있는 쾌적한 주차 공간에 차를 멈추고 길 건너편의 유보도로 걸어갑니다.
옆에는 휴게소 매점같은 곳도 존재해서 가볍게 쉬어가기 좋은 곳이에요.
표고 513 m 지점에 위치한 쿠니미가오카 전망대는 운해의 명소로 잘 알려진 곳입니다.
운해는 9월말~11월초의 쾌청한 날씨면서 바람이 불지않는 아침에 발생할 확률이 높은데 초봄에 온 저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죠;
그렇다고 해도 전망 자체는 훌륭한 곳이에요.
전망대 안쪽의 능선을 따라서 짧은 유보도가 꾸며져 있는데 좌우로 드넓은 경치가 펼쳐져 보여서 멋지더군요.
게다가 파란 하늘까지 펼쳐지니 벤치에 앉아서 한없이 구경하고 싶어집니다.
반대편에서 바라본 풍경도 아름답군요.
참고로 사진 왼쪽편에 볼록 튀어 나온 산은 구마모토현의 아소산이에요.
다음은 초유명 관광지 다카치호 협곡(MAPCODE : 330 741 330*25)으로 향합니다.
MAPCODE는 무료 주차장의 위치인데 주차 후 아래쪽의 고가 도로 우측편의 협곡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7분여를 걸어가면 됩니다.
다만, 주차장이 그다지 넓지 않아서 대부분은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게 될 경우가 많아요.
개인적으로 2번째 방문이 되는 다카치호군요.
다카치호 협곡은 화산 분출물에 의해 생성된 주상절리를 강물이 침식하여 생성된 V자형 계곡으로 국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엄청나게 찾아오기때문에 여유롭게 관광할려면 오전 10시 이전에 가는 편이 좋은 곳이에요.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적어서 예전과는 다르게 여유있는 관광이 가능했네요.
유보도를 따라서 초록빛 강물이 흘러가는 주상절리 계곡을 감상하며 걷습니다.
협곡의 반대편에는 여전히 약 70 m 높이의 선인의 병풍암이 눈 앞을 가득 메우고 있군요.
다카치호 협곡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소라면 역시 일본의 폭포 100선에 꼽히는 마나이 폭포가 있는 구간이겠지요.
보트를 대여해서 눈 앞에서 본다면 정말 멋지겠습니다만 아무리 저라도 보트를 혼자 탈 용기는 없어요;
그리고 오노코로 연못에서는 변함없이 대량의 철갑상어들이 헤엄치고 있습니다.
미야자키현이 철갑상어 생산량 국내 1위라는데 캐비어를 생산하기 위해서 양식한다는 모양이에요.
그리고 연못 가운데의 사당이 세워진 작은 돌섬은 이자나기와 이자나미라는 두 명의 신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신화가 전해집니다.
매년 4월에 열리는 다카치호 신사의 제사 때는 이 섬의 주위를 3번 도는 목욕재계 행사가 열린다고 해요.
다카치호 협곡은 2번째 방문이라 간단하게 관광하고 다음 목적지로 향합니다. (주차장으로 돌아갈 때쯤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왔어요;)
또 다른 폭포 명소인 야토 칸논다키(MAPCODE : 498 127 047*03)를 찾아갑니다.
이 폭포는 다카치호 협곡에서 노베오카시 방면으로 향하는 메인 국도를 약간 벗어난 곳에 위치해 있어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곳인데 별도의 주차장은 없으니 사진처럼 아무 공터에 주차한 후 다리 아래쪽의 길로 향합니다.
폭포로 향하는 유보도는 2갈래가 있지만 폭포를 기점으로 U자 형태를 이루기때문에 어디로 가더라도 상관없습니다.
다만 다른 한쪽 길은 낙석이 발생한 적이 있어서 삼각 표지판을 세워 출입을 제한해 놓고 있었어요.
사진이 멀쩡한 쪽의 유보도 입구인데 어두 컴컴한 길처럼 보이지만 산길을 따라 2분만 걸어가면 주변이 트이면서 폭포에 도착하게 되요.
멀리 야토 칸논다키가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다리를 배경으로 검은 암벽을 수직으로 떨어지는 폭포의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독특하게 휘어진 주상절리 암벽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리고 높이 40 m에 달하는 폭포수가 수직으로 꽂히는 광경은 정말 멋지더군요.
참고로 암벽 근처에는 큰 동굴이 존재하고, 내부에는 관음당이 있는데 순산의 보살이라는 야토칸논의 불상 3체가 모셔져 있다고 해요.
그래서 이와 관련된 매년 2월의 큰 제사 때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명소가 된다고 합니다.
동영상으로 촬영한 폭포의 모습입니다.
보는 것만으로 마음 속이 시원해지는군요.
드디어 산속을 빠져나와 해안가로 향하게 되는군요.
점심은 노베오카 시내에 위치한 맛집인 나오쨩(MAPCODE : 760 605 231*72)에서 하도록 합니다.
MAPCODE는 가게 전용의 계약 주차장 위치인데 딱 2자리밖에 없고, 가게가 인기가 많아서 사실상 주차 불가능 상태에요;
그래서 가게의 바로 앞에 보이는 넓은 유료 주차장(30분에 100엔)을 이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그런데...점심 시간에 맞춰 줄을 선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아서 우선 인근에 위치한 간식 맛집인 타카다 만쥬부터 가기로 했어요;
약도를 보다시피 노베오카역 방면으로 2분만 걸어가면 도착하게 됩니다.
타카다 만쥬는 붕어빵과 곰 모양의 틀로 구운 빵인 햄타이가 유명한 노베오카 시내의 명물가게에요.
그리고 굳이 가게 안에 들어갈 필요없이 밖에서 주문해서 포장 받아가도 상관없습니다.
메뉴는 붕어빵처럼 틀에 묽은 반죽과 앙금을 넣고 굽는 빵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 중에서 햄타이에 계란 하나를 통째로 넣은 햄타이 MAX가 가장 유명한데 다 팔려서 준비하는데 30분이 걸린다고 해서 포기했어요;
붕어빵(138엔)과 햄타이(152엔) 하나를 주문해 봅니다.
그런데 붕어빵 모양을 보니 틀 한쪽에만 반죽을 넣어 굽는 것이 아니라 양쪽 틀에 전부 부어서 합친 것 같았아요.
그래서인지 보기보다 양이 많아서 점심을 먹을 수 있을지 걱정될 지경입니다;
햄타이의 단면을 찍어봤습니다.
얇은 햄 한 조각과 짭짤한 마요네즈가 들어있다는 점이 특이하군요.
반죽은 두꺼운 편인데 숙성을 잘 했는지 탄력이 강해서 상당히 좋은 식감이었어요.
다시 나오쨩으로 돌아왔는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계시더군요. (사진은 식사를 끝낸 후인 금요일 13시경의 상황)
그냥 줄서기로 했는데 가게 내부가 넓고, 순환율이 빠른 편이라서 30분 정도만 기다리니 들어갈 수 있었어요.
미야자키의 명물 식자재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과일로는 망고, 고기로는 닭고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미야자키현 발상의 닭고기 요리인 치킨 남방이 유명하죠.
유명점으로는 타르타르 소스를 바른 미야자키 시내의 오구라 체인점이 있지만, 또 하나의 원조를 주장하는 곳이 있으니 바로 나오쨩이죠.
주문은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메뉴인 치킨남방 정식으로 합니다.
식초향과 연한 간장맛이 느껴지는 소스와 함께 부드러운 식감의 닭고기가 썰려 나옵니다.
카라아게는 몇 번 먹어본 적이 있지만 이런 형태의 닭고기 튀김 요리는 처음이었는데 담백하면서 느끼함이 느껴지지않아 너무 잘먹었어요.
튀김껍질도 딱딱하지 않아서 식감이면 식감, 맛이면 맛, 식후의 여운까지 모든 것이 잘 조화된 음식이라고 평하고 싶네요!
다음은 유명 관광명소인 우마가세(MAPCODE : 136 322 281*18)로 향합니다.
이곳도 대형 버스용 주차 공간과 매점, 화장실이 완비되어 있어 여유롭게 즐기기 좋은 곳이에요.
가볍게 산책을 하면서 경치를 즐기는 코스가 꾸며져 있는데, 출입구가 2곳 존재하지만 서로 이어져 있으니 어디로 가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산책 코스는 2곳의 전망대와 한 곳의 등대를 거칠 수 있는데 약 30분 정도 소요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참고로 우마가세(馬ヶ背)는 말(馬)의 등(背)과 같이 밤색 빛깔이면서 좁은 암벽길이라는 점에서 붙은 명칭으로 곶의 선단부를 지칭합니다.
단애절벽의 리아스식 해안 명소로로 국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어요.
절벽길을 따라 우거진 수림의 산책로를 따라 걸어갑니다.
등대로 가는 길을 제외하면 유보도는 완만한 편이라서 가족끼리 놀러오기 좋은 곳이에요.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우마가세 전망소입니다.
높이 70 m, 폭 10 m, 길이 200 m에 달하는 거대한 주상절리의 균열은 그야말로 압도적이군요.
그리고 푸른 빛깔의 태평양 바다와 어우러지니 이만한 절경을 만나기는 쉽지 않을거에요.
길을 따라 끝까지 가면 곶의 최선단부인 휴가 곶 전망대가 나옵니다.
한없이 펼쳐진 바다와 수평선을 보고 있자면 가슴 속이 뻥 뚤리는 기분이에요.
주변을 둘러보면 말의 갈기처럼 밤색 빛깔을 띈 주상절리의 해안이 보입니다.
정말 거대한 주상절리 암석의 덩어리군요.
유람선을 타고 리아스식 해안을 둘러보는 사람들도 보이는데 가까이서 보면 더욱 박력있을 것같군요.
다음은 호소시마 등대입니다.
11.4 m 높이의 작은 등대가 보이는데 내부는 들어갈 수 없더군요.
등대 부지에 별다른 것은 없고, 전망대 하나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멀리 태평양을 바라보면 지구는 둥글다는 것을 새삼스레 실감할 수 있어요.
다음은 근처에 위치한 소원이 이루어지는 십자가의 바다 전망대(MAPCODE : 136 291 832*01)로 향합니다.
명칭처럼 십자가 모양의 바다 지형인데 이루어지다를 의미하는 한자 '叶'를 닮아서 이 곳에서 기도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명소에요.
작은 주차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니 주차 후에 바로 옆의 전망대로 걸어갑니다.
십자가의 바다 지형이 잘 보이는 곳에 전망대와 종을 설치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왠 고양이가...?
검은 고양이 한마리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사람들이 올 때마다 귀여움을 부리고 있어요.
저도 이뻐해줬는데 왠지 터줏대감같은 느낌이네요. ㅎㅎ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위치상 완벽한 십자가 형태는 볼 수 없지만 아름다운 풍경이네요.
다음은 니치난시가 위치한 남부로 향하는데 쉬어갈 겸해서 미야자키시에 위치한 후르츠 오노(MAPCODE : 66 290 207*15)를 들립니다.
미야자키시는 현청 소재지이기도 한 최대 규모의 도시답게 교통 체증이 조금 있었어요.
그리고 주차장을 구비한 가게도 적은데 후르츠 오노가 위치한 번화가 주변은 MAPCODE의 유료 주차장인 효탄 파크가 효율적이더군요.
다만, 이 주차장이 공간이 좁은 관계로 만차 상태라면 인근의 다른 유료 주차장을 가야할 수도 있습니다.
가게들이 밀집한 골목길을 조금만 걸어가면 과일들이 잔뜩 보이는 후르츠 오노에 도착하게 됩니다.
후르츠 오노는 이름처럼 다양한 과일과 이를 이용한 요리들을 판매하는 가게에요.
파르페가 주 메뉴지만 후르츠 케이크나 런치 메뉴로 스파게티, 필라프를 팔기도 합니다.
파르페가 유명한 가게에 왔으니 당연히 파르페를 시켜야죠!
미리 말해두지만 혼자 왔고, 파르페 가게는 태어나서 처음 와봤어요!
저는 어디까지나 맛집을 방문하러 온 것뿐입니다. =ㅅ=
대표 메뉴인 후르츠 파르페로 주문했습니다.
이만큼 다양한 과일이 들어갔는데 850엔이라니 역시 과일가게라서 저렴하군요.
...그런데 과일 자체의 품질은 보통 수준이고, 중간의 아이스크림은 별로인데다 가장 아래쪽의 과일은 미지근해서 따로 노는 맛이었어요;
지역이 남쪽이다보니 인도 사람처럼 찬 음식에 약하다거나 한 것일까요?
2번째로 방문한 미야자키현의 아이스크림 가게인데 점점 실망스러워지네요.
이후에도 난고 휴게소의 소프트크림을 제외하면 만족스러운 곳은 없었습니다.
다음은 오비성을 방문하기에 앞서 영업시간 관계상 오비텐 혼포(MAPCODE : 274 432 741*27)부터 방문하러 갑니다.
니치난시 오비 지방에는 오비텐(おび天)이라는 향토음식이 존재합니다.
수백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오비텐을 전통 방식 그대로 만들어 온 가게가 있으니 바로 1975년 창업의 원조 오비텐 혼포지요.
사실 오비성 관광 주차장 옆에도 지점이 있지만 기왕이면 원조 오비텐 혼포라는 등록상표를 보유한 본점을 와보고 싶었어요.
오비성 인근이 한국인도 많이 찾는 관광지다 보니 음식 메뉴에는 한국어, 중국어 표기가 있더군요.
일반적인 다른 오비텐 가게들은 생선의 자투리를 이용해 만들지만, 이 곳은 근해에서 잡힌 만새기 등의 생선을 직접 으깨서 사용합니다.
그리고 국산 대두를 이용해 직접 만든 두부와 흑설탕, 된장을 섞어 배합한 후에 기름에 튀겨서 완성시킨 것이 이곳만의 원조 오비텐이죠.
낱개로 사서 먹어봅니다.
짭짤하면서 달달한 맛과 함께 감칠맛이 많이나는데 식감은 곱게 갈린 두부의 느낌이었어요.
과연 정성이 담긴 음식이라 할만하군요.
다음은 바로 근처의 오비성(MAPCODE : 274 432 704*77)으로 향합니다.
MAPCODE에 해당하는 오비성 관광 주차장(무료)에 주차한 후에 150 m 가량을 걸으면 오비성의 입구가 나옵니다.
구글지도가 길 안내를 이상하게 하는데 붉은 색 화살표 방향이 주차장 입구중 한 곳이니 참고하세요.
오비성의 주변은 중요전통적 건조물군 보호지구로 지정되어 있는데 오랜 전통을 가진 건축물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습니다.
그 중에는 유료 관람 건물들도 많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세트권 등을 구입해 돌아보시는 것도 좋아요.
오비성(정확히는 성터) 자체는 무료 관람 구역이라 어떤 시간대라도 방문할 수 있는데 우선 성의 정문으로 들어가봅니다.
오비성은 남북조 시대(1336~1392)에 무인 집단을 운영하던 츠치모치 가문이 축성한 성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세력을 확대하던 이토 가문이 빼앗게 되지만 남부에 인접한 시마즈 가문과 103년에 걸친 오비성 쟁탈전을 벌이게 됩니다.
결국 최종 승자는 이토 가문이 되지만 이후 3차례의 대지진으로 붕괴되어 1693년에 재건된 것이 현재에 남겨진 성터의 흔적이라고 해요.
참고로 1873년의 폐성 명령으로 건물들은 부숴졌지만 1978년에 정문(원형이 아닌 모의 디자인)과 번주 저택을 재건했다고 합니다.
성벽을 따라 거닐다보면 사각형을 이루며 서있는 4그루의 삼나무가 보입니다.
행복의 삼나무라고 부르는데 중심에 서면 행복의 파워를 받을 수 있다고 적혀있네요.
오비성 내부에는 유료시설인 역사 자료관이 위치해 있습니다.
정문의 재건일과 같은 해인 1978년에 지어졌는데 이토 가문에서 소장했던 다양한 갑주, 도검류와 자료들이 보관되어 있어요.
내부의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어서 찍지는 못했네요.
대지진으로 인해 1693년에 복원되면서 성의 본채(=혼마루, 本丸)도 옮겨졌는데 그 자리는 폐성이 된 이후에 초등학교가 들어섰습니다.
꽃나무가 보이는 우측편이 학교인데 물론 일반인 출입금지죠;
그런데 3월초라서 벚꽃은 못볼줄 알았는데 이렇게 몇 그루나마 볼 수 있게 됐네요.
파란 하늘과 분홍빛 벚꽃의 조화가 아름답군요.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구)본채가 존재하던 공터가 나옵니다. (오비성은 천수각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현재는 수령 100년 이상의 오비 삼나무(飫肥杉)라는 토종 수목이 숲을 형성하고 있는데 너무나 아름답고 신비로운 분위기에요.
사실 개인적으로 오비성을 방문하려 한 가장 큰 이유는 이 숲을 보고싶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뚝 솟은 삼나무 사이로 보이는 오비 성터의 흔적은 아련한 세월을 느끼게 하는군요.
역시 지진 앞에 멀쩡할 건물은 없다는 것은 진리란 것일까요.
2일차의 모든 관광을 마치고 오늘의 숙소인 키타고온천의 료칸 마루신소(MAPCODE : 274 556 463*63)로 향합니다.
키타고온천은 약 30여년 전에 개탕한 비교적 최근의 온천마을이에요.
그리고 몇 없는 온천료칸 중에서 천질에 대한 호평을 받는 마루신소에 숙박하기로 한 것이지요.
짧은 역사를 가진 온천료칸인데도 불구하고 내부는 뭔가 난장판(?)인듯한 분위기입니다.
당일치기 입욕이 9시~21시까지기도 하고, 숙박자에 대한 메리트가 딱히 없는 료칸이에요. (숙박자도 별로 없는 것같아요;)
식사 불포함의 경우 최저 5,570엔에 저렴하게 묵을 수 있는데, 1~2인실의 경우는 창밖으로 벽만 보이니 큰 기대는 안하는 것이 좋아요;
관내 분위기는 별로지만 와이파이, 화장실, 냉장고 등 필수 시설들은 착실히 갖추어져 있더군요.
온천욕부터 하러 가봅니다.
욕실은 남녀 개별 내탕 1개소, 노천탕 1개소로만 구성되어 있어요.
참고로 이른 저녁시간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사진은 밤 늦게 찍은 것으로 대체했습니다.
지하 800 m에서 퍼올려진 원천이 욕조로 쏟아지는데 뜨거운 편이기는 하지만 탄산냄새가 나면서 피부가 상당히 미끌거립니다!
물빛은 아주 약간 불투명한 색인데 탄산 성분에 의해서 욕조 전체가 갈색으로 변색된 것을 볼 수 있어요.
노천탕은 내탕을 가로질러야 갈 수 있게 만들어 놓았어요;
용출량을 내탕보다 적게 조절하여 적정 온도로 맞추어 놓았는데 늦은 밤에는 미지근한 온도까지 떨어지더군요.
그래도 등짝 정도만 눕힐 수 있는 평평한 암반이 꾸며져 있어서 사람이 없을 때는 누우면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어 좋았네요.
참고로 3면이 벽같이 둘러쌓여 있어서 하늘말고는 경치라고 할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온천수는 48.5℃의 원천이 1일 700~800톤 규모로 용출되는데, 가온&가수&살균을 일절하지 않는 원천 흘려보내기 방식으로 운영되요.
천질은 pH 7.2의 나트륨-염화물ㆍ탄산수소염천입니다.
주요성분은 나트륨 2,017 mg, 칼슘 39.7 mg, 염소 1,854 mg, 탄산수소 2,555 mg, 유리이산화탄소 149.1 mg, 메타규산 44.5 mg,
메타붕산 406.9 mg 입니다.
마루신소의 온천은 그 야말로 성분과 신선도와 입욕감을 고루 갖춘 훌륭한 온천이었네요!
저녁식사를 해봅니다.
숙박비가 저렴한 관계로 일부러 A5급 미야자키 소고기와 이세 새우가 포함된 가장 비싼 플랜으로 골랐어요. (그래봤자 인당 15,000엔 선)
식당에 도착하니 이미 사진처럼 차려져 있던데 어째서인지 미야자키현에서 묵었던 모든 숙소들은 차림표를 주지 않더군요;
메인 메뉴들과 함께 블루베리 주, 식초 문어무침, 오비텐, 채소 절임 등의 기본 반찬들이 눈에 띕니다.
회는 평범했네요.
차왕무시는 약간 짰는데 안에 들은 건더기의 신선도도 평범했어요.
이세 새우 반토막에 소스를 바르고 구운 황금구이라는 요리인데 퍽퍽하고 질겨서 상당히 별로였어요.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아봅니다;
이세 새우살이 몇 조각 들어 있는 샐러드입니다.
오히려 샐러드에 들어있는 새우살이 황금구이보다 더 신선하고 맛있었네요;
퍽퍽하고 짜고 쓴 맛이 났던 어떤 생선의 앙카케 요리였어요.
소고기는 몇 점 안되지만 A5라는 등급답게 신선했고, 약간 질겼지만 부드러운 식감이었어요.
생선을 넣은 된장국인데 짜지만 담백했어요.
다만 가시를 발라내지 않은 상태의 생선이 들어있어서 먹기가 불편했네요.
밥은 약간 떡져서 감점이에요.
그리고 과일로 마무리합니다.
저녁식사는 한마디로 이 가격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마세요라는 식단이었네요!
시원한 생맥주 한잔이 그나마의 위안이었습니다;
이것으로 2일차 일정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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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은 항상 유동적으로 짜서 돌아다니기때문에 소요시간에 따라 어디를 더 가고, 덜 가는 식으로 움직였어요. 사전에 아무리 꼼꼼하게 챙겨도 100% 계획되로 되던 여행은 한번도 없었던 것같아요. 그런 돌발적인 상황도 또한 여행의 매력이기도 하지요. ㅎㅎ; 오비성은 전통거리로 유명한 명소지만 개인적으로는 삼나무 숲이 가장 마음에 와닿더군요. | 18.04.22 15: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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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이런 것이 렌트카 여행만의 묘미지요. 에키벤이라고 하니 환상의 에키벤이라 불리는 홋카이도 모리역의 이카메시가 떠오르네요. 그리고 군마현 요코가와역의 토게노카마메시라는 도기에 넣은 에키벤이 또 유명하죠. 지역별로 다양하고 독창적인 에키벤이 많아서 재밌는 여행이 되실 것같네요. | 18.10.01 22: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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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많은 정보를 아시네요. 에키벤 만화책도 읽으면서 정보를 수집중 입니다 ㅎㅎ. 이번년도는 일이 바빠서 힘들것 같고 내년 봄이 돌아오면 한번 떠나 보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세세한 여행기는 쓰지못할거 같습니다 ㅎㅎ | 18.10.01 22:2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