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에 세인트 엘리기우스 성당으로 향하는 경찰차 두 대.
에헤미아 신부, 아브라함 신부, 욥 신부와
로베르토, 히라가.
살인 현장에 있었던 관계자들이라 경찰에 불려가서 조사를 받았습니다.
히라가 : "어째서 그 사람들은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질문만 하는 걸까요..."
로베르토 : "어쩔 수 없지. 하느님의 섭리 바깥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원래가 복잡한 법이야."
히라가 : "복잡.. 하긴 그런 류의 복잡함에 관해서는 저도 배운 적이 없었습니다..."
성당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두 사람.
묵묵히 걷다가
두 눈을 휘둥그렇게 뜬 히라가.
그리스도상의 색깔이 변한 걸 보고 후다닥 달려갑니다.
뿔나팔 소리도 들리지 않고 빛의 기적도 나타나지 않았는데
그리스도상에만 변화가 발생.
경찰 조사를 받느라 자리를 비운 동안 어떤 데이터가 모였는지 확인하면서
주변에 설치한 카메라가 전날 밤의 살인 사건이 찍혔을 가능성 때문에 압수된 걸 안타까워합니다.
그나마 한 대만이라도 압수당하지 않은 게 다행이라는 로베르토.
로베르토는 이미 밤이 깊었으니 다음날 하자고 권유하지만
지금 당장 데이터를 분석하지 않고는 직성이 풀리지 않는 히라가.
여기에 더해 백색증을 보인 피해자의 혈액도 조사하려 합니다.
경찰의 제지를 받기 직전에 면봉으로 혈액을 채취해서 슬쩍.
살인 사건 조사는 기적 조사관이 할 일이 아니라고 로베르토가 떨떠름해하자
히라가 : "그건 아직 모를 일이죠. 어쩌면..."
바티칸 기적 조사관 10화 '모습을 드러낸 과거의 망령'입니다.
히라가 : "세인트 엘리기우스 성당에서 기적을 조사하던 중"
히라가 : "이 지방에서 전해내려오는 동화 속 괴인,"
히라가 : "참수 어릿광대와 흡사한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히라가 : "로렌, 서둘러 보내주셨으면 하는 게 있습니다."
날이 밝았습니다.
♬ 하로스, 하로스, 하로스.
♬ 마을 숲에는 앗뜨거 집이 있네.
♬ 앗뜨거 집에는 불을 끄는 우물.
새벽 늦게 취침한 로베르토의 숙면을 방해하는 동네 꼬마들의 노랫소리.
한 중년 여성이 '그런 노래 부르면 악마가 잡아간다'며 애들을 혼냅니다.
아직 잠에서 덜 깨 비몽사몽.
'내가 아는 사람도 옛날에 숲에서 그 노래를 불렀다가 목이 잘렸다'는 여성의 호통을 듣고
비몽사몽하던 와중에 눈빛이 달라집니다.
마당을 청소하던 욥 신부에게
기묘한 노랫소리와 호통치는 소리에 잠을 깼다고 너스레를 떨자
욥 신부 : "베닝완비 가족일 겁니다.
아이들이 부르던 노래는 옛날부터 이 마을에 전해져 내려오는 동요예요."
로베르토 : "앗뜨거 집이 뭡니까?"
욥 신부 : "이 고장에서만 쓰는 말인데"
욥 신부 : "지옥을 말하는 거랍니다."
히라가의 방을 찾은 로베르토.
히라가가 밤을 새서 알아낸 건 뿔나팔 소리와 빛의 기적은 서로 연관되어 있지만
그리스도상의 색깔 변화는 이와 무관하다는 사실.
아직은 관찰 횟수가 적어서 단정할 수 없지만,
자신의 생각을 검증하기 위해 로렌에게 장비를 보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아울러 피해자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콜레칼시페롤이 매우 적었습니다.
로베르토 : "그게 뭐야?"
히라가 : "쉽게 말해 비타민D3입니다.
헤모글로빈 양도 일반 사람의 반 정도였고요."
로베르토 : "절반이었다고?!"
아마도 자란 곳의 환경 때문이 아닐까 싶은 게 히라가의 생각입니다.
그 말인즉, 피해자는 햇빛이 장기간 닿지 않는 곳에 있었다는 소리.
또한 산소나 영양소를 세포로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 헤모글로빈이 적다는 것은,
애초에 적은 양만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가정한 히라가.
그야말로 지옥에서 살았던 게 아니고서야 이런 결과가 나올리가...
지옥이라는 말에 머릿속에서 섬광이 번뜩인 로베르토.
♬ 하로스, 하로스, 하로스.
로베르토 : "하로스(Χαρος). 그리스어로 사신을 뜻했던가."
그게 무슨 소리냐고 의아해하는 히라가에게 아까 애들이 부른 노래 안 들렸느냐고 로베르토가 되묻자
혈액 분석에 집중하느라 못 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몸 상하니까 쉬어가면서 일하라는 로베르토의 충고.
히라가도 그렇게 하겠노라 대답하고
로베르토는 몬테 마을을 둘러보러 성당을 나갑니다.
베닝완비 일가의 집으로 향하는 로베르토.
집은 낡았고 빚 독촉장이 우편함에 가득.
오늘 아침에 아이들이 부르던 노래에 대해 집주인 안나 베닝완비에게 묻자
(찌릿)
(빡침)
악마를 부르는 무시무시한 노래니까 다시는 못 부르게 주의를 준다고 사과합니다.
그게 문제가 아니라, 애들 혼내면서 안나가 알던 사람 목이 잘렸다는 게 무슨 소리인지 재차 묻습니다.
안나 : "아, 카를로 사건 말인가요."
안나 : "벌써 32년도 지난 일이 되겠네요."
로베르토 : "32년..."
안나의 말에 따르면 죽은 카를로는 불량배로 악명이 자자했는데
그런 카를로의 애인이었던 테레지아는 울기가 일쑤.
보다 자세하게 알려달라고 요청하는 로베르토.
그럴 거라면 자기보다 안토니오한테 듣는 게 나을 거라는 안나.
안나 : "제 사촌, 트로네스 안토니오 베닝완비."
안나 : "이 사건에 관여한 당사자니까요."
안토니오 = 트로네스 사제.
1화에서도 그랬지만 유독 히라가만 샤워씬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진히로인이라 그런가??
이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브라운관 TV까지 가져온 로베르토는
카를로 사건에도 얼룩무늬 어릿광대가 연관됐다고 설명합니다.
피해자인 카를로는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세 명의 친구와 함께 참수 어릿광대의 숲으로 갔는데
그 결과 카를로 본인은 피살,
도미니카는 정신줄을 놨으며,
그 사건은 범인을 잡지 못해 영구 미제로 남고 말았습니다.
여기서 끝난 게 아니라, 테레지아는 사건 발생 몇 년 후에 벼락을 맞고 사망.
현재까지 무사한 건 안토니오, 즉 트로네스 사제뿐이었는데 그마저도 행방불명인지라
트로네스 일가의 집을 방문한 뒤 다른 사람들의 집도 찾아갔습니다.
처음으로 찾아간 곳은
도미니카의 집.
아버지와 함께 살지만 정신병이 중증이라 밖에도 나가지 못하는 상황.
트로네스 사제가 성직에 몸 담기 전 사귀었던 사이였지만
어렸을 때부터 정서적으로 불안정해 집에서도 꽤나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결국 로베르토는 도미니카와 만나지도 못했습니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테레지아의 집.
카를로가 죽은 뒤 애인이었던 테레지아는 트로네스 사제와 사귀었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벼락에 맞아 목숨을 잃었습니다.
홀로 남은 아버지만 쓸쓸하게 여생을 보내는 중.
일찍 상처하고 홀로 키운 딸자식마저 앞세웠으니...
테레지아의 죽음에 대해 묻는 로베르토에게
트로네스 사제와 맺어져 기뻤다는 테레지아의 아버지 푸치노 제티.
카를로에 대해서는 그닥 좋은 기억이 없었다길래
딸의 예전 애인 아니었느냐고 로베르토가 묻자
부자인데다가 럭비 선수라 인기도 좋아서 테레지아도 처음에는 거기에 끌렸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카를로 때문에 우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카를로가 죽었을 때는 한시름 놨을 정도였다고.
카를로 대신 트로네스 사제와 결혼하는 건 찬성한 것 같은데?
트로네스 사제는 정말 성실하고 좋은 사람이었다는 푸치노.
테레지아가 죽은 후 전재산을 교회에 기부하고
성직자가 됐으니 그럴 법도 합니다.
트로네스 사제에게도 테레지아의 죽음이 꽤나 큰 충격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푸치노 : "지금 와서 얘기지만 딸도 뭔가 예감 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죽기 며칠 전부터 묘하게 불안해 보였거든요."
밤늦게 깨어 있거나 계속 창밖을 신경 쓴다거나 하는 게
악마를 두려워했거나 어쩌면 로드리게스를 두려워했을지도 모른다고...
로드리게스는 카를로의 양아치 친구인데 변변한 일자리도 없으면서 씀씀이는 헤펐고
카를로가 죽자 테레지아에게 집적대는 눈치였습니다.
그 로드리게스도
이미 5년 전에 죽었는데
음주운전을 하다가 골로 갔습니다.
가족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동거녀인 피올리타 코르도엘이 있지만
그녀도 어느 틈엔가 종적을 감췄습니다.
로베르토가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카를로의 집.
로베르토를 맞이한 사람은 카를로의 어머니인 베르타 제티.
죽은 아들이 찍은 영상의 테이프 복사본을 건네줍니다.
베르타 : "그래도 바티칸의 신부님께서 어째서 이런 물건을...?"
로베르토 : "정말로 악마의 소행이었을까요?"
베르타 : "말하기 부끄럽지만 카를로는 여러 사람의 원한을 사고 있었어요.
그래서 카를로에게 원한을 가진 누군가가 그 아이를 살해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요..."
베르타 : "원한을 풀자고 이러는 건 아닙니다. 저는 그저 알고 싶습니다.
그 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진실을."
(침묵)
어머니된 입장으로서 당연한 거라는 히라가.
이 테이프에 트로네스 사제의 실종 이유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테이프를 넣고
재생.
장소가 바뀌어
여기는 산기슭에 있는 어느 농가의 축사.
우지끈 소리와 함께 뭔가가 떨어졌습니다.
무슨 일인지 살펴보러 온 주인.
손전등을 켜고 들어온 주인의 눈에 비친 건
갑작스런 소동에 놀라 음메하고 우는
황소들과
천장이 뻥 뚫린 축사 밑에
덩그러니 놓여진
생각하기를 그만둔
얼어죽은 트로네스 사제.
(시체)
(아이캐치)
구름이 달을 가려
어두운 밤.
♬ 마을 숲에는
♬ 앗뜨거 집이 있네.
♬ 앗뜨거 집에는
♬ 불을 끄는 우물.
영상 속 가운데 있는
'앗뜨거 집'.
꼭 우물처럼 생겼습니다.
얼룩무늬 어릿광대가 휘두른 낫에
목이 잘린 카를로.
하필이면 자기가 찍던 카메라에 자기 목이 찍힐 줄은...
영상에서 들린 뿔나팔 소리는 성당에서 나는 소리와 같은 건지 의문을 제기하는 히라가.
게다가 문제의 얼룩무늬 어릿광대까지.
32년 전 영상이라 화질구지라서 진위 여부를 가리기 힘듭니다.
다른 세 사람에 비해 이상할 정도로 무서워하는 도미니카.
중간에 사라진 테레지아가 언제 돌아왔을까 궁금한 히라가에게
그건 트로네스 사제도 마찬가지라고 로베르토가 덧붙입니다.
카메라에 찍힌 여러 가지 화면.
카를로-테레지아, 안토니오(=트로네스 사제)-도미니카가 각각 애인 사이였는데
카를로가 죽고 도미니카가 정신줄을 놓으면서 안토니오-테레지아가 애인이 되었습니다.
로베르토 : "이건 어쩌면... 히라가한테는 좀 어려운 분야의 문제이려나?"
히라가 : "네. 대체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어요."
과학 이외의 분야에 대해서는 천진난만하기 짝이 없는 파트너를 바라보며 아빠미소를 짓는 로베르토.
히라가 : "알려주세요, 로베르토!"
다음날 아침.
뿔나팔 소리와 함께 어김없이 나타난
빛의 기적.
사람이 죽어서 미사도 중단됐는데 그런 것과 무관하게 꼬박꼬박 발생합니다.
그리스도상의 색깔이 변하는 것도 마찬가지.
히라가 : "로베르토!"
로베르토 : "응."
로베르토의 팔에 채운 장치를 풀어서 데이터를 확인해보니
맥박도 약간 빠르고 체온도 조금 높습니다.
그런 것 치고는 나른하지는 않은 편.
다른 신부들의 데이터도 확인하러 갑니다.
??? : "기적 조사는 순조로우십니까?"
빌 : "신부님들."
(깜놀)
여기서 기적이 발생한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히라가와 로베르토가 조사하러 왔을 줄은 몰랐다는 빌.
빌은 전에 맡았던 사건을 통해 두 사람과 알게 됐다고 조반니에게 설명합니다.
빌 :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 신부님들도 성당 안에 계셨나?"
조반니 : "네, 사정청취 협조를 받았습니다."
이탈리아에서 벌어진 사건인데 왜 미국 FBI가 관여하느냐고 묻는 히라가.
혹시 피해자가 미국 사람이라서?
그건 아니지만 미국 정부에 위협이 되는 범죄와 얽혀 있을 뿐더러
에이미 보네스 사건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소프마 공화국에서 실종되어
가르도우네의 흑마술에 산제물로 바쳐져
참혹한 사체로 발견되었던 에이미 보네스.
수사 내용을 누설하면 안 된다며 조반니가 반발하자
이 분들만큼은 예외라고,
문제가 생기거든 모든 책임은 자기가 지겠다고,
오히려 수사 협력을 요청하는 편이 훨씬 나을 거라고 빌이 대답합니다.
마침 트로네스 사제도 실종된 터라 두 사람도 곤란했기에 협조하겠다고 흔쾌히 승낙.
그런데 트로네스 사제의 이름이 나오자 조반니가 깜짝 놀라더니
조반니 : "실은 어젯밤에 트로네스 사제의 시체가 발견됐습니다."
!!
리보르노라는 마을의 축사에서 동사한 상태였습니다.
부검 결과, 영하 30도 이하의 상황에서 얼어 죽은 것으로 추정.
게다가 축사 천장에 구멍까지 뚫려 있었습니다.
히라가 : "그게 어떻게 된 겁니까?"
빌 : "정황만으로 사건을 설명해보자면 누군가가 트로네스 사제를
해발 4,478m 마터호른으로 끌고 가서 동사시킨 다음"
빌 : "축사로 밀어서 떨어뜨렸다... 그렇게 볼 수 있죠."
지극히 진지한 히라가 : "대체 누가, 어떤 방법으로, 그렇게 한 거죠?!"
로베르토 : "히라가, 이건 비유를 한 거야."
로베르토 : "그만큼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일 뿐이라고."
아무튼 이 불가사의한 사건 해결에 협조하기 위해 토스카나에 있는 경찰서까지 동행을 요청받습니다.
증거품으로 압수된 영상을 찍은 카메라가 두 사람이 설치한 것이었다는 점이 우연이 아니라면
빌 : "운명... 이겠죠."
지금까지의 그 어떤 위조지폐보다 정교한 100달러 위폐가 처음 발견된 건 시애틀에서였습니다.
단기간 동안 이미 미국 전역에 그 위폐가 엄청나게 유통되고 있어
달러의 신용도를 크게 실추시킬 수 있는 대규모 경제 테러를 방불케 하는 중대한 사안.
이 위폐는 시애틀을 시작으로 시카고, 보스턴, 라스베가스, 뉴욕 등지에서 차례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빌의 설명을 듣고 서로의 얼굴을 쳐다본 히라가와 로베르토.
로베르토 : "사실은..."
로베르토 : "히라가 신부가 최근"
로베르토 : "흥미로운 사실을 찾아냈거든요."
얼룩무늬 어릿광대가 그려진 광고가 실린 장소와 위폐가 출현한 장소가 일치.
빌 : "광고 속의 암호와 얼룩무늬 어릿광대인가요."
그런데 살해된 소년과 위폐가 대관절 무슨 관계가 있는지?
빌 : "여기서부터는 직접 비디오를 보시는 게 빠르겠죠."
소년을 쫓는 얼룩무늬 어릿광대.
낫을 휘둘러 소년을 살해합니다.
얼룩무늬 어릿광대가 정말로 동화책을 찢고 나왔습니다.
피해자에게 몸을 숙여 뭘 하나 싶었는데
빌 : "아마도 소년이 쥐고 있던 위조지폐를 가져가기 위해서인 것 같습니다."
빌 :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사건 현장에 트로네스 사제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범행이 목격된 범인이 도망친 건 당연한 건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트로네스 사제도 도망쳤습니다.
제단쪽에서 나타났다는 건 소년과 얼룩무늬 어릿광대 모두
바깥에서 들어온 게 아니라 성당 안에 이미 있었다는 의미.
히라가 : "트로네스 사제는 둘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걸까요?"
로베르토 : "소년에게 응급처치도 하지 않고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은 채 실종됐다는 게 부자연스러운 걸."
어떻든 간에 트로네스 사제에게 목격되면서
범인은 위폐에 지문을 남기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로베르토 : "서스킨스 수사관이 이곳에 온 이유. 그건 즉..."
빌 : "지문의 주인은"
빌 : "줄리아 미카엘 보르지에."
(까꿍)
그 말은 곧 줄리아가 세인트 가르멜 성당에서 죽지 않았다는 뜻이며
이 사건에 관여하고 있는 조직이
가르도우네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가면 밑에 숨겨진
에메랄드그린 빛깔의 아름다운 눈동자.
로베르토 : "확실히 이건 운명적이군."
장소가 바뀌어,
여기는 피해자의 시체가 보관된 부검실.
부검의가 보여준 피해자의 위 내용물을 본 히라가.
구역질을 참는 조반니와 달리 담담한 빌.
히라가 : "절지동물문 순각강에 속하는 벌레의 다리가 몇 개 보이는군요.
그리고 아직 덜 소화된 환형동물문 빈모강."
로베르토 : "쉽게 말하면?"
히라가 : "지네와 지렁이의 동료라는 뜻입니다."
(절지동물문 순각강) (환형동물문 빈모강)
(우웩)
혈액 분석을 봐도 햇빛이 닿지 않는, 영양과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생활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히라가 : "지하의 동굴 속에서 살았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런 거였다면 피해자의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것도 당연합니다.
지하에서 살던 소년, 카를로 제티.
그리고 이 두 사람이 살해된 현장에 모두 있었던 트로네스 사제.
히라가 : "역시 두 사건은 관계가 있는 걸까요?"
보다 자세한 내용은 카를로의 어머니로부터 받은 32년 전 비디오를 보면 돼고
이 비디오를 본다면 지금부터 가야할 장소를 알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추가로, 행적을 찾아야 할 사람도 있습니다.
바로 피올리타 코르도엘.
조반니 : "사건 관계자입니까?"
로베르토 : "아마도요."
카를로의 친구인 로드리게스와 동거했던 여성입니다.
조반니는 곧바로 수배하겠다고 대답합니다.
경찰서에서 성당으로 돌아온 히라가와 로베르토.
바티칸에서 두 사람 앞으로 보낸 짐이 도착했습니다.
보낸 사람은 로렌.
그리스도상 앞에 로렌이 보낸 장비를 설치한 후
온도가 16도로 내려가자
침착한 히라가와 놀라는 로베르토.
그리스도상의 색깔이 변하기 시작합니다.
뿔나팔 소리도 없고 빛의 기적도 없는데 이런 현상이 벌어지자 신부들도 당황.
히라가 : "체인지 컬러라고 하는 특수한 도료는 온도에 의해 색이 바뀝니다."
히라가 : "그리고 죽은 트로네스 사제의 방에서"
히라가 : "체인지 컬러나 그걸 사용하기 위한 도구가 지문이 찍힌 채 발견됐습니다."
다시 말해서, 색이 바뀌는 기적은 트로네스 사제가 연출한 가짜였다는 말입니다.
기적에 얽힌 뭔가를 숨기려던 게 분명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시각의 온도에 맞춘 도료로 모든 걸 기적이라 퉁친 것.
하지만 신부 세 사람이 바티칸에 기적 심사 요청서를 보낸 게 계산 밖이었습니다.
로베르토 : "그래서, 남은 뿔나팔과 빛의 수수께끼는 풀 수 있을 것 같아?"
히라가 : "네, 버피 수사관님께 부탁드려서"
히라가 : "이 바닥의 먼지를 감식반에 보내도록 하죠."
이때 준비가 다 됐으니 숲으로 가자고 빌이 두 사람을 부릅니다.
'숲'이라는 말에 사색이 된 에헤미아 신부.
로베르토 : "네, 잠시 악마를 찾아보러."
압수한 트로네스 사제의 일기에 힌트가 될 건 없었느냐고 빌이 질문하자
성당에서 기적이 처음 일어난 날에 대해 적힌 부분을 읽는 로베르토.
로베르토 : "'나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예로부터 전해지고 있는'"
로베르토 : "'악마를 부리는 술법뿐인 것일까.'"
악마인 참수 어릿광대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실종된 트로네스 사제는
그 결과 목숨을 잃고 말았다는 얘기가 되는데...
마침내 참수 어릿광대의 숲에 도착했습니다.
32년 전 그날처럼 이번에도 네 사람입니다.
히라가 : "자, 악마 찾기를 시작하죠. 여러분, 조심하세요."
빌은 악마가 나타나거든 벌집을 만들어주겠다며 FBI다운 모습을 보입니다.
로베르토 : "길 안내는 32년 전의 비디오가 되겠군."
그럴 줄 알고
조반니가 아날로그 필름 영상을 디지털로 변환시켰습니다.
♬ 악마가 지키는 솥이 부글부글.
♬조심해.
엔딩곡 말미에 이어진 히라가와 로베르토의 대화.
히라가 : "또 배가 고파졌어요."
로베르토 : "평소에는 밥 먹는 것도 잊는 네가 별일이네?"
히라가 : "네... 하지만 제가 먹고 싶은 건 로베르토의 요리 뿐이에요!"
로베르토 : "음... 그럼 무사히 기적 조사를 마치면 또 식사 한번 대접할게."
히라가 : "꼭이에요!"
훌륭한 사망 플래그
마지막 컷은 뿔 세 개 달린 염소 악마입니다.
원작으로는 2권, 애니로는 6~8화에서 등장했던 빌 서스킨스와 줄리아 미카엘 보르지에가
생각지도 않은 장소에서 뜻밖의 모습으로 주인공 두 사람과 이번화에서 조우합니다.
물론 직접적이냐 간접적이냐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이번화에서는 32년 전 참수 어릿광대의 숲을 탐험하러 갔던 네 사람에 얽힌 관계와 더불어
천연끼 다분한 과학자 히라가의 갭 모에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바티칸의 파벌 싸움이나 세상의 온갖 악행에 물들지 않은 히라가의 순수한 모습을
로베르토가 어떻게 해서든 지켜주고자 애쓰는 모습이 원작에서는 이따금씩 나옵니다.
'차라리 내 손을 더럽히고 말지 히라가가 이런 짓을 하게 놔둘 수 없다' 이런 느낌...
히라가와 로베르토는 각각 전형적인 이과와 문과 캐릭터라
각자의 분야에서 서로가 알아듣지 못하는 전문 용어를 사용하는 통에
대화할 때마다 두 사람 모두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는데 애를 먹곤 합니다.
피해자의 위 속 내용물을 다분히 학문적인 이름으로 설명한 히라가에게 로베르토가 좀 쉬운 말로 알려달라고 하자
원작에서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반박해서 로베르토를 납득시킵니다.
히라가 : "하지만 그렇게 하면 정확성이 떨어집니다.
로베르토, 당신이 쓰는 전문용어 역시 저는 못 알아듣는 게 많습니다.
그래도 그 용어를 쓰지 않으면 설명이 불가능하잖아요?"
(IP보기클릭)27.115.***.***
(IP보기클릭)220.116.***.***
성직자가 되기 전이라 유야무야 넘어간 게 아닐까 합니다. 어쩌면 이번화 부제처럼, 과거의 망령이 현재에 소환되어 숲을 배회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17.09.11 22:44 | |
(IP보기클릭)180.229.***.***
(IP보기클릭)220.116.***.***
사실상 추리물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기적으로 알려진 현상을 이과캐와 문과캐가 논파하는 게 주된 내용이라서... | 17.09.13 22:55 | |
(IP보기클릭)180.229.***.***
문과와 이과의 콜라보;; | 17.09.13 22:5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