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개인적인 감상평을 담고 있습니다. 참고해주세요.
우선 처음부터 혐짤인 점 사과드립니다.
"이게 아부지도 없는게 까불어!"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기 전, 원래 검정고무신의 인지도를 캐리했던 인물은 이 두 거지 형제입니다.
등장 시간은 얼마 되지도 않는 주제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시청자들의 발암에 이바지했던 이 형제들은, 훗날 불꽃 패드립이 뜨게 되면서...
피해자가 공교롭게도 기철이였던 탓에 "사실은 희선이에게 패드립을 친 기철이를 벌하러 온거다."라는 식으로 재평가되기도 했죠.
어쨌든 제가 보기에도 거지 형제는 상당히 어그로를 끌었던 캐릭터였습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거지 형제 이야기만을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우선 이 사건의 교훈이 뭔가 이상합니다.
기철이가 라면 털리는 광경을 지켜보던 어떤 할아버지는 기철이에게 너무 욕심을 부리니까 벌받은 거라며 한마디 합니다.
이 사건을 지켜보던 할아버지 시점에서 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기철이가 반합에 라면을 끓임.
2. 거지 형제가 여긴 자기네들 구역이라며 따짐.
3. 기철이가 거지형제들에게 꺼지라고 한 채 무시하고 라면 한젓가락 시식.
4. 그걸 본 거지들 위꼴.
5. 거지들이 라면먹고 튐.
거지들 앞에서 라면을 나눠주지도 않고 한젓가락 먹은게 "너무 욕심"인가요? 욕심이라도 "너무"는 아닐텐데요?
생각해보면 기철이가 거지들에게 라면을 나눠줄 수는 있어도 그건 기철이 마음이지 의무는 아닙니다.
심지어 거지 형제는 라면을 나눠달라는 말도 안하고 그냥 뺏어먹었어요.
그리고 욕심 부린건 거지들 쪽이 더 심하지 않나요?
자신의 것을 나눠주지 않는 것과 남의 것을 빼앗는 것은 똑같이 이기적이지만 정도가 다르니까요.
그런데 거지 형제는 벌을 받기는 커녕 나중에 라면 잔치에 찾아와서 또 라면 먹방을 찍어요.
이게 어딜봐서 권선징악인가요?
권선징악이라는 교훈을 전달하고 싶었다면 최소한 라면 잔치 장면에 거지들을 집어넣지 말았어야 했을겁니다.
연출상으론 이게 제일 아쉽네요. 이게 교훈을 주기는 커녕 어그로를 더 끌었으니까요.
제작자들(비판하고픈 인물들 1)에 대한 불만은 이쯤에서 마치고 계속 할게요.
사실 할아버지가 말한 "너무 욕심"이 저것 말고 다른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초반에 기철이가 기영이&친구들과 라면을 나눠먹지 않고 이곳까지 와서 라면을 끓여먹은거니, 이걸 말하는 걸수도 있겠지요.
진짜 이거라면 할아버지가 어떻게 알았는지가 의문이지만...
근데 이쪽이라고 해도 전 기철이가 "너무 욕심"을 부린걸로 보이지는 않더라구요.
여기에 대한 자세한 의견은 일단 에피소드 초반으로 돌아가면서 쓰겠습니다.
기영이와 친구들이 놀다가 우연히 라면이라는 신문물(?)을 접합니다.
집에 와보니 우연히 기영이네 친척아저씨가 방문해있었습니다.
그리고 기영이&친구들 파티는 용돈을 받아 라면을 사먹으려고 하죠.
기영이 파티는 재롱을 떨어서,
기철이는 아부를 해서
각각 10원씩, 총 20원을 뜯어(?)냅니다.
마침 기철이도 라면을 사먹는다는 말을 들었던 기영이가 형에게 제안합니다.
"우리 같이 라면 사먹자."
"...!!!"
'애들 입이 너무 많아...'
기철이 + 기영이 파티 3명 = 4명
여기에 라면을 2개 사면 각각 라면 반 봉지씩 분배됩니다.
기철이 입장에선 혼자 사먹으면 한 봉지 다 먹을 수 있으니 손해죠.
(기영이 눈 신경쓰면 지는겁니다.)
그래서 학용품 산다고 둘러대고 혼자 가버립니다.
이 부분을 보면 기철이가 욕심부린건 맞아요. 원래 기철이가 욕심이 많은 성격이니까요.
하지만 뭔가 이상합니다.
해당 에피소드의 후반부
엄마에게서 누룽지를 받은 기철이와 기영이입니다.
그런데 기철이는 기영이의 누룽지가 더 크다며 자신의 것과 멋대로 바꿉니다.
기철이는 욕심쟁이니까요.
다른 에피소드의 장면
기영이네 가족이 기차를 타고 여행을 가는 도중 아버지가 차내에서 먹을거리를 삽니다.
그 중 사이다를 기철이가 "내가 먼저"라며 채갑니다.
어른들이 넷이나 있는데 말이죠. 과연 패드립의 제왕답군요.
심지어 반도 넘게 마셨다며 기영이가 짜증을 냅니다.
보기엔 꽤 많이 남은것 같지만 어쨌든 기철이는 욕심쟁이니까요.
이렇듯, 패왕 기철이는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곤 합니다.
어른들 있는데서도 저러는데 기영이와 친구들만 있는 데서도 못할건 없지요.
말하자면, 기철이가 기영이 파티와 같이 라면을 끓여먹었어도 별 지장이 없었을거란 겁니다.
같이 끓여도 똑같이 나눠먹을거 없이 "얌마 나는 형이잖아."라면서 라면을 많이 집어갔을테니까요.
이것도 욕심을 부리는건 마찬가지잖아요.
게다가 라면을 동생들이 대신 끓인다면 오히려 같이 먹는 쪽이 더 편했을텐데 말이죠.
그런데 기철이는 굳이 거짓말까지 하며 혼자서 먹으려고 했습니다.
이건 단지 욕심을 부렸기 때문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제 생각입니다만, 기철이가 혼자서 먹으려고 한 이유는 욕심이 많아서+기영이 파티에 끼고 싶지 않아서일듯 합니다.
뭘 먹을때 기영이랑 같이 다니는건 피하고 싶었던 거예요.
그리고 그 결과가 이거지만요...
이것도 너무 욕심을 부려서 벌받은거라기보단 똥을 피하려다 다른 똥을 밟은거라고 생각됩니다.
왜냐면, 이 이후 기영이 파티의 행적을 보면 기철이가 기영이 파티에 끼지 않은게 이해가 가거든요.
아, 물론 그렇다고 기철이 쉴드치는건 아닙니다. 욕심을 부리는건 비판받아야죠.
근데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라면 뺏긴게 불쌍하니 까고 싶지가 않네요ㅜㅜ
아무튼 라면을 사러 가는 기영이 파티.
그러다 길을 잃어서 우는 아이를 발견합니다.
아이를 달래는건 좋았지만, 라면 사먹을 돈을 써서까지 굳이 과자를 사줍니다.
그리고 기영이의 갑작스러운 이 행동에 친구들도 당황합니다.
아마 기철이가 기영이 파티에 합류했어도 이 시점에서 "너 뭐하냐?! 됐어, 나 혼자 사먹을란다." 하면서 퇴장했겠죠.
네, 기영이는 착합니다. 근데 착한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너무 착해요. 이게 왜 문제냐고요?
다음은 원작 만화책의 일부입니다.
(가로 길이가 너무 길어서 줄였더니 글씨가 잘 안보이는 점 양해바랍니다. 클릭해서 봐주세요.)
(왼쪽 페이지는 상관없는 내용이니 넘어가고, 오른쪽 페이지부터 봐주세요.)
기영이가 굳이 별로 친하지 않은 애들까지 데려오는 바람에 입이 엄청 늘었습니다.
성철이가 데려가지 말자고 귀띔까지 했는데 굳이 데려가서 금방 동나자 더 달라고 하는 꼴이 완전 눈새...
특히나 저 시대면 먹을것도 별로 없었을테고, 당연히 남이 자기 집에서 밥먹는걸 별로 달가워하지 않았던게 일반적인 시대였죠.
성철이만 데려와도 눈총 받을까말까 할 판에 호구인 마냥 줄줄이 데려왔으니...
여기서 주목해야 할 건 기영이 엄마의 반응입니다.
검정고무신 다른 편들을 보면 알겠지만 기영이 엄마가 평소에는 보살 수준으로 인정도 많고 친절하신 분이십니다.
기영이도 여기에 영향을 받았을테고요. 근데 그 기영이 엄마가 "인석아! 너 땜에!"라며 기영이 엉덩이를 꼬집을 정도면...
정말 기영이가 심한겁니다. 온 가족이 피해(?)를 봤으니까요.
그렇다고 기영이가 데려온 애들이 이득을 본 것도 아니죠. 얘들도 마찬가지로 얼마 먹지도 못하고 숟가락만 빨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눈새인건지 뻔뻔한건지 오히려 지가 성질부리면서 형보고 친구없다고 까는 기영이 인성수준이 참...
(아줌마 눈 신경쓰면 지는겁니다.)
어쨌든 기영이 파티는 우연히 아이 엄마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아이를 찾아준 보답으로 라면을 줍니다.
우연히도 아이 엄마가 장을 봐오던 길이었기에, 장 볼때 샀던 라면 중 하나를 줬다고 보는게 타당하겠죠.
이 놀라운 우연으로 인해 친구들은 기뻐합니다.
하지만 친구들은 몰랐죠. 이게 더 큰 불행을 불러올 줄은...
그렇게 오던 중 우연히 집앞에서 낯선 할아버지를 발견.
할아버지는 이틀을 굶었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들고 있던 라면을 먹으라고 내미는 기영이.
친구들은 또 당황합니다.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멀뚱멀뚱 바라만 보는 친구들.
이미 기영이 안중에 친구들은 없습니다.
참고로, 기영이는 친구들에게 할아버지께 라면을 드리자고 양해나 설득 한 마디 않았습니다. 아까 과자 살 때도 그랬고요.
그냥 친구들이 뭐라고 할지 신경도 안쓰고 자기 혼자 독단적으로 저지른 일이죠.
최소한 "할아버지는 이틀이나 아무것도 못 드셨대잖아. 착한일 하는셈 치고 이 라면을 드리자." 이렇게 권유라도 하면 어디 덧나나요?
얘네 진짜 친구 맞아요? 처음엔 라면 같이 먹기로 해놓고는 왜 갑자기 혼자서 이래요?
물론 10원을 받은건 기영이지만 그 10원 받으려고 친구들도 같이 재롱잔치를 했어요.
그걸 기영이 혼자서 마음대로 한다는건 아무리 봐도 진짜 아니죠.
동기도 잘못된건 아니고, 결과도 잘못된게 아니지만 과정이 잘못됐다고요.
괜히 쓸데없이 호구처럼 구는것도 있지만 착한일이라는 명목하에 제멋대로 구는것도 정말 발암이네요.
기철이가 기영이 파티에 합류하지 않은 것도 이런걸 보면 당연해요.
같이 다니다가 이런 일을 맞닥뜨리기라도 하면 기영이 때문에 자기도 피해를 볼테니까요.
괜히 심술(?)을 부리기 시작하는 도승이.
당연하지만 눈새 기영이는 신경도 안씁니다.
"라면아 잘가거라~"
"어흐ㅜㅜㅜㅜㅜㅜㅜ 라면..."
"우린 라면먹기가 왜이렇게 힘든거니ㅜ"
"그러게 말이야ㅜ"
"기영이가 너무 착해서 그래!ㅜ"
이쯤에서 밝혀지는 더 황당한 사실
다시 에피소드 초반부로 거슬러갑니다.
막 라면이라는 개념을 알게된 기영이와 친구들이 구멍가게에 라면 구경 갔다가 장사 방해된다며 쫓겨납니다.
아무튼 도망치고 나서 숨 좀 고른 뒤 찾아오는 공복감.
"우리집에 가서 밥먹자!"
"너희 엄마가 안좋아하실텐데?"
"밥먹을땐 남의 집에 가는거 아니래."
"괜찮아~ 내 밥 나눠먹으면 돼!"
네. 기영이네 집에는 이미 밥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집에 가서는 친척에게 용돈을 받아내려는데 정신이 쏠려서 밥을 먹지도 않았어요.
그리고 할아버지가 라면 먹방하는 시점에서도 여전히 있었습니다.
국물 남기면 맛볼려고 했건만 할아버지가 국물에 밥말아먹겠다며 기영이에게 밥을 달라고 합니다.
거기에 절망하는 친구들.
기영이가 밥을 한그릇 갖다줍니다. 한그릇이요.
이게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가시나요?
기영이에겐 할아버지에게 라면을 주는 선택지 말고도 집에 있던 밥을 주는 선택지가 있었다고요.
할아버지가 직접 라면을 달라고 한것도 아니었어요. 굳이 라면을 줄 필요가 없었다는거죠.
대체 기영이는 왜 친구들의 꿈까지 짚밟아가며 굳이 밥이 아닌 라면을 줬던거죠?
정말 의문이 아닐수가 없습니다.
국물 한 방울 안 남은 냄비를 보며 기영이 파티는 경악합니다.
그리고 이 지경까지 오는 동안 기영이는 친구들에게 자기 혼자 멋대로 할아버지에게 라면을 준 것에 대해 사과 한 마디 안합니다.
라면 먹방을 끝내고 기영이를 착하다며 칭찬해주는 할아버지.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친구들의 표정이요.
자기들의 라면을 먹어버린 할아버지에게도 불만은 있겠지만 친구들이 째려보는건 기영이입니다.
표정이 진짜 원망스러워 보이네요. 저같아도 완전 지멋대로니 혼자서면 착한척 하니 뭐니 하며 속으로 욕을 대판 했을것 같아요.
그나마 성철이나 도승이 입장에선 기영이가 친구니까 욕을 대놓고는 안하는거겠죠.
반대로 기영이가 둘을 친구로 생각하긴 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요.
자기 착한일 한다고 주변인에게 희생을 강요하잖아요.
이게 제일 악질인 점이 뭔지 알아요?
자기가 피해보는거에 대해 뭐라고 못한다는거예요.
뭐라고 했다간 "어? 너 착한일 안하겠다고? 비양심! 이기주의자!" 이렇게 욕먹고 천하의 개쌍놈으로 낙인찍히거든요.
(사실 이 글을 쓰면서 저도 이기주의자 소리 들을것 같아서 불안하네요. 워낙 민감한 부분이다보니...)
그러니까 성철이와 도승이도 아무말 못하고 라면 회수도 하지 못했죠.
그래서 둘이서만 기영이가 너무 착해다고 불만을 토로하는데 그것마저도 부정적으로 표현되잖아요.
어쨌든 착한일 하는것 자체는 누가 뭐라고 하겠나요. 문제는 거기에 왜 다른 사람을 끌어들여서 피해를 보게 하냐는 거거든요.
적어도 거기에 대해 적당한 근거를 대며 설득이나 권유를 한다던가 양해를 구한다던가 하면
자기 불편함을 감수해서라도 거기에 동조해줄 사람은 나올텐데 말이죠.
근데 그런것도 없이 막무가내인 기영이는 정말 최악이네요. 거기에 호구 속성까지...
게다가 어쨌건 하는 일은 착한 일인 애라서 대놓고 까는것도 조심스럽고...
사회에 많으면 좋겠지만 친구로는 결코 두고 싶지 않은 유형이예요.
소원이 뭐냐는 할아버지의 질문에 기영이는 라면을 한 번도 먹어본적이 없다며 라면먹는게 소원이라고 답합니다.
이 ㅅㄲ 봐라?????
사실 기영이는 이전에 라면을 먹은적이 있습니다.
다음 에피소드는 1기 시절 나왔던 에피소드입니다.
마법 축구화의 버프를 받아 축구신동이 된 기영이가 축구부 회식으로 짜장면과 라면 등을 신나게 먹방하는 장면입니다.
그걸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기영이.
성철이는 말합니다.
"좋겠다, 난 언제 라면 먹어보냐?"
성철이에게 라면 먹었다고 한 적이 있음에도 걔 앞에서 대놓고 입술에 침도 안바르고 거짓말을 합니다.
대체 이걸 어떻게 봐야하나요? 왜 할아버지한테 거짓말을 하죠?
"난 한 번도 먹어본적 없는 라면을 내가 먹지 않고 할아버지께 드렸으니 저 착해도 너무 착하죠?" 같은건가요?
정말 저런 의미라면, 이쯤에서 대충 알 것 같네요.
기영이는 순수하게 착한게 아니예요. 다른 사람에게 착하다고 인정을 받고 싶으니까 착한 일을 하는거죠.
밥이 아니라 굳이 라면을 할아버지에게 준 것도 사실 고도로 계산된 행동이었을까요?
이후 동네 사람들을 대상으로 벌이는 라면 잔치도 이것 때문에 하는 걸지도요.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주변인들(이 경우엔 친구들)이 어떻게 되든 신경도 안쓰는 거라면 기영이는 어떻게 보면 소시오패스네요.
... 아니면 그냥 라면 먹었다는 사실 여부가 설정 충돌이던가요...
아무튼 소시오패스를 빼더라도 기영이는 이미 호구+독불장군+민폐 3관왕입니다...
(사실 소시오패스가 들어가면 기영이는 진짜 호구가 아니라 착하게 보이려고 호구코스를 한거니 호구가 빠져서 여전히 3관왕;;)
아무튼 할아버지가 떠나고 기영이가 독백을 합니다.
'이번에도 라면을 먹어보진 못했지만 좋은 일을 한 것 같다.'
좋은 일을 한 거면 한 거지 ~같다는 또 뭘까요...
얘는 자기 행동에 그렇게 확신이 없답니까? 아니면 '다른 사람이 보기에 좋은 일을 한 것처럼 보이겠지?'인가요?
저는 왠지 후자 같습니다. 고로 전 기영이 소시오패스설 지지합니...
아, 제가 너무 흥분을 했네요.
아무튼 다음날
기영이가 학교갔다 집에 오니 처음 보는 트럭이 서있습니다.
모두가 알고있을 반전이니 딱히 스포주의 같은 경고문은 붙이지 않았습니다.
사실 전날의 그 할아버지는 라면회사 사장인데 거지코스를 하고 다니며 착한 아이를 만나면 보답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라면 수십박스를 받은 기영이는...
그것으로 동네 주민을 대상으로 라면 잔치를 엽니다. 여기에 거지 형제가 깨알같이 등장하네요.
아마 많은 분들이 이걸 보고 기영이가 호구라고 생각하셨을 거예요.
하지만, 기영이는 호구가 아닙니다. 그 이상이죠.
"사실 기영이가 도와드렸던 할아버지가 알고보니 그냥 거지코스한 라면회사 사장"이라는 우연 덕에 겨우 라면을 맛보는 친구들입니다.
현실에서 이럴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아마 길잃은 아이 돌봐줬더니 걔네 엄마가 보답으로 라면을 줄 확률보다 더 극악이겠죠?
진짜 이게 주인공 보정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기영이가 이렇게 운이 좋아서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그냥 끝나는 거잖아요.
훗날 친구들이 이걸 기영이에게 문제삼지는 않더라도 충분히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을 일이라고 봅니다...
다행히 라면을 먹게 되서 그런거 없이 해피엔딩이 된 거죠.
기영이 뒷쪽 테이블에서 사이좋게 웃으면서 라면을 먹는 기철이와 거지 형제... 응?!
기철이가 쟤네보고도 딱히 뭐라고 안하네요?
한편 기영이는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많으면 라면 수십박스도 하루만에 동나지 않을까 저도 걱정했지만, 사실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먹을 라면을 누가 다 끓이나요?
정답은 바로 이 분...
라면 빨리 후다닥 먹어치우고 나서 바로 물량 리필하러 부엌에 달려가셔야 할 분입니다.
어머니도 기영이 착한일에 휘말려서 고생하시네요.
뭐, 적어도 이쪽은 기영이가 도와달라고 말은 했겠죠.
참고로 이웃 아주머니가 도와주시러 온 것 같지는 않습니다.
스샷을 보시면 서빙하는 사람이 기영이 엄마밖에 없어요...
아무튼 끝까지 주변사람 고생시키는 기영이였습니다.
사실, 아니꼬운 사람이 아직 더 있습니다.
이 할아버지.
전 처음에 봤을때는 할아버지가 거지들 왕초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라면 회사 사장이었다뇨...
그럼 이 할아버지의 등장 부분을 다시 한 번 되돌아봅시다.
우선 기영이네 집 담벼락 밑에 앉아서 배고프다고 하는 부분이요.
위에서 말했다시피, 할아버지는 이틀을 굶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말 이틀을 굶었을까요? 이 할아버지는 사장입니다.
은퇴한 전직 사장이 아니라 현 사장이라고요.
회사 일도 봐야 하는데 하루 온종일 거지코스하고 돌아다닐리는 없잖아요? 밥도 먹을거고요.
물론 이틀을 굶었다는건 거지코스중의 설정이겠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딱히 굶지도 않은 사람이 라면 먹어본적 없는 애들에게서 라면을 뺏어먹은 꼴이 됩니다.
그것도 애들 앞에서 대놓고 놀리듯이 먹으면서 말이예요.
이 행동 자체는 어떻게 보면 거지 형제보다 더해요. 거지 형제는 배고프다는 구실이라도 있었지.
기영이와 친구들이 라면을 넘기고 집에 들어가는데 멋대로 따라들어옵니다.
네. 끓여서 달라네요. 진짜 거지였다면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거지코스한 사장님이라면?
착한 아이 확인했으면 그냥 본진으로 돌아가지 왜 아이들을 계속 능멸(?)하려 드는지가 의문스러울 따름입니다.
기영이가 마루에서 기다리라고 했는데 부엌까지 따라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라면 끓일줄은 아냐, 너무 끓이면 불어서 맛없다는 등 오지랖을 행사합니다.
"치, 꼭 주인처럼 말씀하시네."
"맞아, 좀 너무하신거 아냐?"
도승이와 성철이가 일침을 날립니다.
그러나 이 둘의 외침은 처음부터 라면 때문에 두사람이 할아버지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취한 탓도 있고,
기영이가 너무 착한 탓에 부정적으로 표현됩니다.
따지고 보면 이게 당연한 반응인데 말이죠.
하지만 할아버지는 이에 아랑곳 않고 그 뒤로도 계속 갑질을 합니다.
식당 손님이 갑질해도 발암인데 얻어먹는 사람이 갑질? 이걸 누가 곱게 볼까요?
게다가 이 사람은 거지코스한 사장입니다. 갑질을 하는것도 이해가 되네요. 사실 이 사람의 갑질이 복선이었던 겁니다.
거지코스로는 완전 최악이네요. 원래 사장이라면서 멘탈까진 거지코스를 못하고 꿋꿋이 갑질이라니.
게다가 라면을 끓이는 동안 3분이 지나자 손목시계를 보여주며 라면을 꺼내라고 합니다.
물론 이 손목시계도 할아버지의 정체를 알리는 복선이죠.
거지코스를 할거면 좀 완벽하게 하던가 손목시계는 왜 그대로 차고 있는 건가요?
게다가 이 사람이 진짜 거지였다고 해도 이해가 안가는게 손목시계가 있으면서 이틀이나 굶어요?
시계가 절대 팔면 안되는 중요한 가보라던가 하는게 아닌 이상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데요?
심지어 기영이는 냄비 만지다가 손까지 뎁니다.
근데 사장님은 거기엔 신경도 안쓰고 뻔뻔하게 김치도 같이 가져오라고 하고는 퇴장.
처음 보는 사람도 아랫사람 부리듯이 부리는게 딱 사장 맞네요.
진짜 진상도 이런 진상이...
심지어 라면 먹으면서 이런 장난까지 치며 옆에서 구경하던 아이들을 능욕합니다.
그래도 국물은 남길거라는 희망을 가진 아이들.
기영이는 국물에 찬밥 말아먹자고 합니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말아먹게 찬밥을 달라는 사장님.
이 사람 분명히 들었어요.
듣고도 대놓고 이러는거예요.
거리상 충분히 기영이의 말을 들을 수 있던 거리이기도 했고요.
진짜 눈치가 없는건지 자비가 없는건지 개념이 없는건지 배려심이 없는건지...
곤란한 기영이.
결국 밥까지 뜯어내고 마는 사장님.
냄비속에 남겨진 것은 한 어른의 장난질에 무참히 짚밟힌 어린이들의 꿈.
그렇게 겉보기엔 거지지만 내면은 갑질왕인 할아버지는 먹튀를 합니다.
가는길에 배웅하는건 기영이 뿐이라서 인사를 안하는 성철이와 도승이는 자동으로 나쁜놈이 되었습니다.
근데 그거 알아요? 사실 기영이 호구라서 저러는거지 사실 다른 애들의 반응이 정상적이라는거.
그리고 그 뒤 본인이 직접 오는것도 아니고 손자를 보내서 기영이에게 보답으로 라면 수십박스를 주죠.
재단같은 곳에 기부를 해도 될걸 굳이 착한아이 찾아다니며 이러는 이유는 개인적인 사정이 있을 수도 있으니 넘어가고
거지코스를 했을 때 원래 아이들이 먹었어야 할 라면이라는걸 뻔히 알면서 걔네들 앞에서 일부러 진상짓 다 부린건 정말 마음에 안드네요.
어차피 다음날 라면 수십박스 줄 생각이었으니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했다면 그게 더 마음에 안들어요.
사람 마음을 가지고 장난질을 하지 않나, 거지코스를 했다는 사실도 망각한 채 뻔뻔하게 갑지를 하지 않나...
아무튼 기영이나 이 사람이나 마냥 곱게 보이기는 커녕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에피소드였습니다.
자, 그럼
아직도 이게 혐짤로 보이시나요?
... 네, 사실 전 아직도 혐짤로 보여요. 얘네들은 워낙 강렬한 어그로를 끈 탓에 지금도 욕먹고 있고 앞으로도 욕을 먹을겁니다.
하지만 이 에피에선 얘네 말고도 짜증나는 사람이 또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게 이 글의 주제였고요.
참고로 얘네 죄목은 기철이 라면 뺏어먹은거+강력한 임팩트로 위의 두명의 진상짓을 묻은거... 일걸요...?
거지는 명찰도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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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영화평론가들은 전부 진짓국 쳐잡수시는 분들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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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전부 혐짤로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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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고무신 원작에서 라면 에피소드는 별거 없습니다. 값싸고 맛있는 라면이란 게 나와서 배고팠던 저 시절 배부르고 따뜻하게 먹을 수 있었다 그런 정도였죠. 중간에 피식 웃게 만드는 부분이 있는 정도고, 그냥 훈훈한 내용의 단편일 뿐이었죠. 저런 거지애들 같은 빌어쳐 잡수실 발암요소는 하나도 없구요. 라면 회사 사장이라는 뜬금없는 권선징악 부분도 없습니다. 더구나 기철이는 그 에피에서 나쁜 짓이라고는 한 적도 없고, 고통받을 일도 없었습니다. 진짜 한마디로 말하자면, 애들 보는 물건이라고 안일하게 생각없이 싸질러 놓은 최악의 각본으로 만든 에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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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만 보면 기영이는 그냥 착해 보이고 싶어하는 인간이네요. 다른 사람이랑 상의 없이 라면 넘기는 것고 뭐 좋은 일 한다는데 뭐라 할거냐~ 같은 고도의 술수입니다. 어린 놈이 참 대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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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철이가 기영이에게 저러는것도 이해가 가기 시작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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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전부 혐짤로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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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만 보면 기영이는 그냥 착해 보이고 싶어하는 인간이네요. 다른 사람이랑 상의 없이 라면 넘기는 것고 뭐 좋은 일 한다는데 뭐라 할거냐~ 같은 고도의 술수입니다. 어린 놈이 참 대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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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철이가 기영이에게 저러는것도 이해가 가기 시작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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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고무신 원작에서 라면 에피소드는 별거 없습니다. 값싸고 맛있는 라면이란 게 나와서 배고팠던 저 시절 배부르고 따뜻하게 먹을 수 있었다 그런 정도였죠. 중간에 피식 웃게 만드는 부분이 있는 정도고, 그냥 훈훈한 내용의 단편일 뿐이었죠. 저런 거지애들 같은 빌어쳐 잡수실 발암요소는 하나도 없구요. 라면 회사 사장이라는 뜬금없는 권선징악 부분도 없습니다. 더구나 기철이는 그 에피에서 나쁜 짓이라고는 한 적도 없고, 고통받을 일도 없었습니다. 진짜 한마디로 말하자면, 애들 보는 물건이라고 안일하게 생각없이 싸질러 놓은 최악의 각본으로 만든 에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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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원작에선 라면 비싼줄 알다가 싸고 맛있는 제품이라 놀라면서 먹었던 것 같은데. 제 기억이 맞나요? | 19.05.01 13: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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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영화평론가들은 전부 진짓국 쳐잡수시는 분들이겠군요 | 15.08.26 17: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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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아이 찾아서 라면선물로 준다는 명목으로 오만가지 갑질을 다양하게 하는 손놈틀딱이죠. | 19.05.19 20: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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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나마 쉴드를 쳐주자면 저 라면 사장 할배가 라면 수십박스를 줌으로써 일단 보답도 한셈이고 ... (물논 라면 사장할배가 갑질하는 갑질충 + 손놈틀딱인건 팩트이긴해도 보답도 할줄 아는 사람이고 ) 마지막에 모두들 즐겁게 라면 잔치를 했으니 라면 사장 할배를 (나쁜놈이긴해도) 완전 까기는 약간이나마 애매한 감이 있기는함 솔직히 저런식으로 은혜를 제대로 갚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 | 22.07.04 03: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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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놈틀딱이라도 은혜는 갚을 최소한의 양심은 남은거네요. | 22.07.04 16: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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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팩트죠 뭐 ... 저 라면 사장 할배가 개소리 연설 + 갑질하는 사람 + 손놈 틀딱할배가 맞기는해도 기영이한테 라면 수십박스를 선물했으니 솔직히 은혜는 확실하게 갚은거니깐요 | 22.07.04 21: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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