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의 마법국가 우라실.
시스가 창시해 로건으로 대표되는 일반적인 마술과는 달리 온화하고 순리를 따르는 독특한 마술로 번영했으나, 심연의 주 마누스의 출현으로 멸망해버린 나라.
1편에서부터 우라실의 마술은 '빛'과 '환영'의 이미지를 많이 띄었지요. 환영이라는 것도 빛을 통해 신기루처럼 만들어낼 수 있을테니, 결과적으로 우라실계의 마술은 '빛'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우라실계 마술들과, 우라실과 관련된 몇몇 아이템들에서 확인할 수 있지요.
* 빛을 생성하는 조명은 단순하고 가장 기초적인 주문이며, 동시에 우라실의 마술의 정수라고 칭해집니다. 빈하임의 용의 학원은 끝내 이걸 재현하지 못했다죠.
* 환영을 생성하는 의태, 흰 나뭇가지는 우라실의 땅거미가 만들었다고 대놓고 나오죠.
* 모습을 숨기는 보이지 않는 몸, 보이지 않는 무기, 하얀 나무의 활
* 투사형 주문을 흘려내는 일그러진 빛의 벽은 2편에서 암술이었죠. 암술의 최초 근원지는 마누스가 강림했던 우라실의 심연이었고요.
더불어 하프라이트의 의복인 '고풍스러운 평상복'에서, 우리는 그가 우라실의 사절로 고리의 도시를 밟았고, 왕녀를 지키기 위해 남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고풍스러운 평상복 땅거미공주의 의복 역시 고풍스럽다는 수식어가 붙어있습니다.
오래된 마술 국가의 평상복 우라실은 로드란이 멸망하기도 전에 벌써 멸망해버린 나라지요. 3편에서 추가된 설명들로 우라실은 황금으로 상징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더불어 싸움을 위한 것이 아니다는건 평상복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동시에, 다툼보다는 보다 온건한 방식을 선호했던 우라실의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하프라이트가 홀로 남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는 우라실의 환영주문이 심어진 흰 활을 씁니다. 아마도 우라실의 백장처럼 흰 나무를 꺾어 만들었을 활을... |
그렇다면 어째서 우라실의 사절단이 다크 소울의 봉인지이자 인간들의 유배지였던 고리의 도시까지 와야 했던걸까요.
우라실의 마술중에서 얼핏 보기에 빛과는 전혀 상관없는 주문이 하나 더 있지요. 2편과는 달리 장비의 내구도가 쉽게 떨어지지 않고, 화톳불도 자주 있으며, 정 급하면 수리 가루가 있기에 아마 다들 잘 사용하진 않았을 주문, 수리. 해당 마술의 아이템 로어를 살펴볼까요?
옛 황금의 마술 국가 우라실의 잃어버린 마술 장비하고 있는 무기, 방어구를 수리한다 내구도가 0인 무기도 대상이 된다 눈에 띄지 않는 효과와는 반대로 비술에 해당하는 것 중 하나 빛은 시간이니, 회귀는 금단의 지혜일 것이다 |
네. '수리' 마술의 원리는 빛을 이용해 장비가 파손되기 이전으로 시간을 되감는 것입니다. 특히나 내구도 관련을 주목해보죠.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수리 분말은 내구도가 0인 장비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애초에 수리 분말과 마술;수리의 원리가 전혀 다르다는 것을 내포하는 부분이죠.
우리가 DLC 2를 통해 볼 수 있는 '아직 살아있는 도시'의 모습이 환영인가, 아니면 시간을 잡아둔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각자 많은 이야기와 근거들이 나왔습니다만, 이 구절을 통해 보면 우라실의 마술에서 환영과 시간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조명 마술이 단순하지만 우라실계 마술의 정수라고 불리는 까닭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게다가 한 가지 또 중요한 단서가 있지요. 폐허가 된 도시의 잔해에서, 목이 베인 채 기어나오는 난쟁이 왕은 필리아놀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하고 있습니다. 즉, 그의 시점에서 필리아놀이 살아있는게 당연하다는 것. 그렇다면 플레이어는 시공을 뛰어넘는(즉, 이전작의 DLC들처럼 과거로 날아가는) 여행을 한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면서 도시만이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 케이스라고 볼 수 있겠죠. 주문이 깨진 것, 그리고 필리아놀이 급격하게 노화해 죽어버린 것, 이 모든 것이 주문의 대가였다면 위에서 말한 '금단의 지혜'라는 표현도 어울리겠군요.
더불어, 위에서 언급했던 고풍스러운 평상복에서는 '어떤 사절단'이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황금의 마술국가 우라실의 이름이 버젓이 알려져있는데다, 행간에서 사실상 우라실의 사절이라는 것을 대놓고 알리고 있으면서도 굳이 우라실이라는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저 사절단은 우라실이 멸망한 이후, 그 생존자들을 긁어모아 꾸린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심연의 무서움을 알게 되었기에 고리의 도시를 봉하려는 그윈에 찬동한 우라실 국민들이 도시 전체에 그들의 비술을 걸어주기 위해서말이죠.
(물론 우라실 전성기에 국가간 우호관계를 위해 기술교류를 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만, 그윈에게 있어서 가장 역린이라고 할 수 있을 고리의 도시를 선뜻 보여주었을까에 대한 것은 회의적입니다.)
하지만 한 나라의 비술에 해당하는 중요한 기술입니다. 우라실의 기술을 아는 이들이 모두 떠나버린다면, 혹시라도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할 수 없겠죠. 그 보험을 위해, 하프라이트는 전투에 익숙치 않은 몸으로 직접 교회의 창이 되었을겁니다.
법관 아르고가 더럽혀진 창에게 응보를 내리노라. 너를 부르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도록 하여라! 오너라! - 교회의 창 서약 중 필리아놀 교회 안으로 진입시 아르고의 대사 |
물론, 온라인에서는 다른 플레이어가 들어오기도 할테죠. 하지만 다른 플레이어가 없는 이상 하프라이트가 저 '낡은 성창'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쌩쌩한 신입이 들어왔으니 그렇다고 볼 수도 있을까요? 그렇다면 굳이 오래 되었다는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을까요? 저 '낡은 성창'이라는 표현, 그리고 사절단으로 왔던 젊은이의 이야기를 통해 하프라이트가 오래 전부터 교회의 창의 최후보루로 남아있었다는건 알 수 있지요. 고풍스러운 평상복 로어를 보면서도 최후의 성창이라는 구절을 지나쳤군요
끝으로, 우라실의 마술에서 한 가지 특기할 점이 또 있습니다. 명색이 마술인데도 상징색이 청색이 아니라는 점. 1편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1편의 엘리베이터 중에는 시스계 마술이 아닌 타 마술로 움직이는 엘리베이터들이 있었죠.
* 이자리스의 화염마술로 움직이는 혼돈의 딸-데몬유적 숏컷(붉은 색)
* 우라실의 엘리베이터(흰색)
기적도 아니고, 마술 중에서 흰 색을 띈다면? 어쩐지 로스릭 왕가의 천사신앙계 마술이 떠오르지 않나요 :) 인게임에서 우리가 쓸 수 있는 천사신앙계 주문은 기적;천사의 빛기둥 뿐이지만, 왕자 로스릭은 천사계 마력탄 난사와 흰 빛의 소울 창을 날리며, 구더기 인간의 마술사들은 마술 촉매인 지팡이로 성자의 창을 본뜬 광창을 날리죠. 직접전투에 영향을 주지 않던 우라실과는 반대 성향이니 단순 우연일 가능성이 높지만, 우라실의 마술이 유난히 특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빛의 신이었던 그윈에 대한 신앙, 즉 기적과 논리로 이루어지는 마술의 중간지점에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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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시간정지가 깨지는 이유와 필리아놀이 순식간에 메말라 죽어버리는 이유가 어쩌면 이 주문이 금기로 묶인 이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18.04.15 23: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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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라고 언급되었던가요...?(요새 하도 띄엄띄엄해서 기억이....) 최초이자 최후였을 수도 있고, 어쨌건 하프라이트 본인은 굉장히 오래묵은 성창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마누스 자체는 다크 소울과 관련이 있을수밖에 없죠. 인간성=다크 소울이고, 마누스는 그 인간성이 폭주한 존재인만큼. 세계의 뱀중 하나가 꼬드겼다, 죽은자의 묘를 파냈다는 단편적인 언급이 있지만 분명한건 그 가운데 어떤 계기로 다크 소울을 자각하고 폭주했다는거겠죠 :) | 18.04.15 23: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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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고풍스러운 평상복에 대놓고 최후라고 나와있었군요^^;;;;; | 18.04.15 23: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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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이지 최후가 아닌게 확실한 근거가 하나 있어요. 고리의 기사들한테서 필리아놀의 창장식이 드롭된다는 거죠. 고리의 기사들 전원이 필리아놀을 지키는 교회의 창인셈이죠. 다만 시간이 시간대이다 보니 하프라이트가 매우 오래된 존재임은 부정할 수 없겟죠 | 18.04.15 23: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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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생각을 정리해보자면 기존에 우라실과 지속적으로 교류>다크소울 유출>마누스 탄생>우라실 멸망>고리의 도시에 와있던 사절들이 유민이됨>이중에 하나가 하프라이트 이게 가장 매끄러운거 같아요 | 18.04.15 23: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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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기사가 법관의 소환에 응하지 않는 이상(이쪽은 수호자들쪽이죠) 고리기사들은 교창에는 속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충의의 상징, 혹은 은총의 징표로서 가지고 있는 물건일수도 있지요. 애초에 다크레이스가 혓바닥 주는 시점에서 공물 드랍쪽은 게임적 허용이 상당히 널널하게 적용된 편이라 봅니다.... 적안구를 쓴다는 것만 빼면 다크레이스와 로자리아는 접점이 별로 없지요. | 18.04.15 23: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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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뱀중 하나가 고리의 도시에서 다크 소울을 일부 빼돌렸을 가능성이 높겠죠:) 이걸 고대 무덤처럼 위장해서 발굴하게 유도라도 시킨건지.... 리마스터에서 마누스 떡밥을 해결해줄리도 없고 꽤 안타깝군요 8^8 | 18.04.15 23: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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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스도 마누스지만 역시 고리의 도시 관련 최고의 떡밥거리는 ‘미친 왕’인데 이에 관련된 서술이 너무 없어서 아쉬워요. 고리의 도시에 대한 상당한 설정 배경과 연관이 있을텐데... 그래서 미친왕에 대한 프롬뇌글 언제 한번 올릴 생각이에요 전.:) | 18.04.15 23: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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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미친 왕'이 정신줄을 놓아버린게 다크 소울의 일부를 뺏겨버려 폭주한게 아닌가(뺏긴 부분이 마누스 발현의 촉매로 소모되었다거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난쟁이 왕들은 영겁의 끝까지 이성을 유지하던데 비해 한 명만 갑자기 미친다면 뭔가 심각한 사태가 있었을 것 같아요. 아무튼 흥미로운 프롬뇌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 18.04.15 23: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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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마누스를 보고 어둠의 소울을 경계한 것이 필리아놀과 난쟁이왕이고, 어둠의 소울의 힘을 깨닫고 자신들을 억압하는 신에게 반기를 들기를 주장한 것이 미친왕일 것이라 봐요 고리의 기사가 불을 보지 않기 위해 눈을 가린다는 점, 신을 증오하는 난쟁이들, 미디르와 전투를 치르는 곳에서 보이는 수많은 시체 등을 봐서 단순히 한명의 반기가 아니라, 도시의 내란까지 발전했을 가능성을 생각중이에요. 자세한건 나중에 글로... | 18.04.15 23: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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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회화세계 내에도 아마 한 그루 있었을겁니다... 빌헬름이 화가를 지키고 있던 그 건물 옆에요. 별다른 맥락이 보이지 않아 꽤 어렵더군요.... | 18.04.16 08:5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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