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클리어 했습니다.
저에게 있어선 처음인 드퀘 시리즈였어서 그런지 나름 굉장히 재미있게 게임을 했네요 +_+
뭔가 좀 감상문이라고 해야 할 지, 개인적인 느낌과 소감을 남기고 싶습니다만..
이것이 스토리 누설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서,
아직 엔딩을 보지 않았거나 앞으로 이 게임을 시작 할 예정이신 분이 이 글을 보고 있다면..
- 보면 안 돼.
누설 당하면 끝입니다.
모르고 겪는 게 좋으니까 알고 겪지 마세요.
진짜 중요하니까 궁서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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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일단, 처음 드퀘 시리즈를 해봤어서 그런지.. 게임 인터페이스 그리고 전투 방식이 불편하고 또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이번작에선 합체기라 할 수 있는 '존' 이 생겨서 매우 쉽다고 들었는데..
그 존이 언제 터지는지 초반엔 조건을 알 수가 없었죠.
그게 너무 아쉬웠어요. 합체기 연출이 진지한 것 부터 개그력 충만한 것 까지 정말 여러가지가 준비되어 있는데..
어떻게보면 쓸데없이 많다고 할 만큼 여러개를 만들었다고 생각이 될 정도인데
한 번씩 다 보고 싶어도 노려서 쓰기가 힘들어요 ㅜ_ㅜ
한 명이 존 발동되면 다른 녀석 존이 꺼져버리고;; 존을 아끼려고 다른 캐릭터들로 교체하는 건 귀찮고..;;
쩝.. 그리고 전투때는 주인공의 움직임 보다 오히려 적들의 움직임에 더 시선이 많이 갔기도 했습니다.
상태이상에 걸렸을 때는 아군들도 괴로운 표정을 짓거나 하는데..
적들 표정 묘사가 더 재미있어요 ㅎㅎ (마비 걸린 녀석들은 정말 괴로워 하는 표정을;;)
초반부터 엔딩까지.. 게임을 진행하면서 한 번은 지나가게 되는 구역들을
나중에 두 번, 많게는 네 번씩 다시 가보게 되었던 것도 정말 오랜만이었고요. 진짜 온 맵을 다 헤집고 다닌 기분입니다.
그런데도 지금 클리어 이후에 가지 않은 곳이 남아 있네요;;
뭐어, 전투를 어려워했던 제가 가장 기억이 남았던 보스 베스트 3을 꼽아본다면..
3위 우르노가
한정판 용자의 검을 만지지 못한다는 순간의 빡침을 참지 못하고
스스로 정체를 밝히는 바보짓을 하는 바람에 그간 꿈꾸워 왔던 야망이 한 순간에 날아간 인물이죠.
이녀석이 보스로 나올 즈음엔 2회차 인생 중인 주인공의 하늘을 찌르는 레벨빨,
그리고 그레이그의 게스트 참전으로 배틀 멤버가 5명!
이벤트 전투가 아닐까? 라며 멋대로 생각하면서 아주 쉽게 물리칠 수 있을 것이라 여겼으나..
보랏빛 향기가 깔리는 순간, 걸어두었던 치유의 비 효과가 오히려 피통을 갉아 먹기 시작.
- 보랏빛 안개는 이로운 효과를 역전시킨다.
라는 메세지에, 이로운 효과라는 건 아마도 마법에만 적용 될 것이다. 라고 또다시 멋대로 생각하여
마르티나에게 용자가 딸피니까 약초를 먹이라고 명령했다가 팀킬이 일어난 순간부터
아놔 이거 또 X 됐구나. 했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중간에 안개가 걷히는 타이밍이 있었는데 그 메세지를 제대로 확인 못한게 패인이기도 했고요.
2위 골드킬러
크큭.. 내 몸 속에 황금용이 날뛰고 있어..
처음 맞딱뜨렸을 땐 '그럭저럭 버틸만 하네' 였으나, 보스가 바이킬트로 공업을 건 이후에는..
1위 니즈젤파
대망의 라스보스. 죽을 때 껍데기가 변색되는데,
- 59레벨 첫 도전, 보스 팔뚝 후리기 한 방에 전멸.
- 그렇게 결국, 용자의 검 改 제작.
- 요약 : 끝판 왕에게 특효임 ㅇㅇ -
템 설명에 뻔히 나와았는데 이걸 못봤어요.
보스전에 돌입하면 어둠의 장막이 어쩌고 나오는데 그래도 몰랐어요.
지금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보스 다음으로, 게임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은 등장 인물 베스트3 을 꼽는다면..
3위는 아가씨 실비아.
그.. 아니, 그녀를 처음 봤을 땐
- '설마 쟤가 동료는 아니겠지? 아무래도 그렇겠지만 제발 아니라고 해줘;;'
라고 빌었으나 역시나 동료로 들어와서 1차 충격.
아 몰랑, 그냥 이녀석 안 쓸래 하며 팀 멤버에서 제외하려 했지만
- 허슬 댄스!!
안 쓸수가 없다는 것에 2차 충격.
그렇게 조금씩 겨우겨우 실비아에 익숙해지는데..
마왕이 깨어났을 때 퍼레이드 군단들이 그.. 가 아니라, 그녀들이라는 것에 마지막 3차 충격.
진심, 드퀘에 음성이 없다는 걸 다행이라 여겼어요.
하지만 그래도 그.. 아니, 그녀는 정말 마음씨 좋은 아가씨가 분명합니다.
그레이그가 실비아의 정체를 알았을 때, 기사도맙소사 란 표정을 짓는 것을 보면
오래전엔 안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오래전에는 그냥 쫀심 강한 아가씨였나 싶기도 하고요;;
2위 로우.
다른 게임이었다면 복수귀가 되어 등장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할아버지.
많은 일을 겪으면서도 절대로 나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을 보면 바른 연륜이란 이런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야한 책은 덤)
특히, 주인공이 시간을 거슬러 떠나는 이벤트 장면에서..
로우는 겨우 만나게 된 핏줄마저 잃게되는 상황이라 정작 위로를 받아야 할 사람은 본인인데도
할배 미소를 활짝 피우면서
- 잠깐 동안의 이별인데, 뭘 그러느냐.
라고 오히려 주인공의 앞길을 배웅해줬죠.
다른 동료들도 주인공이 떠나는 것을 안타까워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장 눈에 밟혔던 것이 로우였어요.
주인공 사라질 때 주저앉으면서 이름을 부르는데.. 아, 진짜 ㅜ_ㅜ
1위 베로니카.
세냐가 혼자 나왔을 때도 몰랐고,
그리고 뭐어.. 엔딩에 대한 감상은..
처음 니즈젤파를 격파하고 엔딩을 봤을 땐, 이건 배드엔딩이라 여겼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간 세니카에 대해서는 엔딩 이후의 에필로그까지 보여주는 반면에..
주인공이 시간을 거슬러 가기 전 세계(대마왕 우르노가를 퇴치한 세계)에 남겨지게 되는 인물들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으니까요.
결국, 주인공이 시간을 거슬러 간 세계(부활한 니즈젤파를 퇴치한 세계)에서 아무리 행복하게 결말은 맺는다 해도,
(대마왕 우르노가를 퇴치한 세계에) 머물러 있는 그들은 행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조금 생각을 해보니..
딱히 배드 엔딩이라 여길 건 없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인공이 시간을 거슬러 도착한 세계와 주인공이 떠나간 세계는 따로 나뉘어진 게 아니라 언젠가는 이어지는,
오래전에 헤어졌던 동료들과 시간이 흐르고 흘러서 다시 재회 하는 것이라고요.
시간의 문지기라는 녀석이 '당신의 시간을 되감는다' 라는 표현을 하고 있기에
그것은 마치 과거로 시간이 되돌아가는 것 처럼 보여지는데..
혹은
- 굉장히 낮익은 느낌이 들어.
같은 식으로, 주인공이 떠나 온 세계에서 발생되어졌던 일들에 대해
조금 더 예를 들어본다면, 성지 람다에는 갓난 아이의 부모 NPC가 등장합니다.
이 등장 인물들은 어렵게 아이를 갖게 되어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만
용자가 패하고 마왕 우르노가가 나타났을 때(시간을 거슬러가기 전)에는 기존의 여럿 등장 인물들이 사라지고(죽은 것으로 추정)
성지 람다의 부부 역시 자신들의 아이를 잃어 슬퍼하고 있었죠.
그 이후, 주인공이 시간을 거스러서 성지 람다로 도착을 했을 때는 마왕 우르노가가 나타나지 않았기에
갓난 아이역시 무사히 잘 있는 모습이지만
- 이 아이를 오래전에 한 번 잃었던 것 같은 슬픔이..
라는 부부의 대사가 추가 되었고,
게임을 더 진행하여 생명의 큰 나무 앞으로 용자의 검을 찾으러 갔을 땐,
마르티나 - 왠지 처음 본 것 같지 않아. 그리움과 두려움이 동시에 느껴져..
카뮤 - 신기한일이네. 나도 아주 오래전에 이곳에 왔던 적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
실비아 - 이 세상의 모든 생명이 모이는 장소잖아? 분명 우리들이 태어나기 전 기억이 남겨져 있는 것일지도 몰라.
라는 대사가 나옵니다.
특히, 이 장면에서 세냐가 뭔가 좀 불안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다고 보여지는 건..
플레이어가 예전 상황(용자의 검을 빼앗기는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보여지는 것 일 테고요.
그리고, 정말 작정하고 이런 대사를 넣었다고 여겨지는 이벤트는 바로..
베로니카 - ..미안해. 이렇게 너희들과 함께 이 자리에 있다는 게
- 결국, 주인공은 떠나왔던 세계의 동료들을 다시 만나게 된 것.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생각해야 진정한 해피 엔딩이 되는 것이라 여겨지거든요.
그리고 주인공도 마찬가지로,
- 그렇다면 미래에서 날아온 주인공이 그 세계에 살고 있던 주인공을 대신하는 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될 수도 있는데 이건 좀 애매합니다.
- 헐!? 님, 그 검 어디서 났어요?? 좀 만져봐도 되염~?? -
시간을 거슬러 와서 주인공이 베로니카를 봤을 때 '?? 너, 왜 그렇게 울 것 같은 얼굴이야?' 라는 베로니카의 대사와
동료들이 '너 조금 인상이 바뀐 것 같다' 라는 대사로 미루어 봤을 땐
주인공이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마왕의 검에 담긴 힘을 이용하여 호메로스의 암흑 공격을 받아쳐내는 장면에서의 주인공은
기습이 올 것임을 예측하여 움직인 것이 아니었죠. 시간을 거슬러 오기 전 세계에서 기습을 당해 동료들이 쓰러졌던 기억을
불현듯 떠올리고서 그 위기가 진짜라는듯 마왕의 검에서 빛이 흘러나오는 연출을 보여줍니다.
또한, 우르노가가 델카다르 왕에게 씌여 있었다는것을 시간을 거슬러 온 주인공이 미리 알고 있는 상태였다면,
호메로스 퇴치 이후에 델카다르 왕이 '용자의 검을 빼앗기 위해 다가오는 것' 을 경계해야 할 텐데도 그러지 않았죠.
오히려 검은 그림자가 델카다르 왕이 검을 향해 내미는 손을 쳐내면서 가로막는 연출이 나왔습니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주인공이라면 행동이 너무 어설퍼요.
정말 재미있는 부분 이라면 그렇게 계속 게임을 진행을 하다가, 니즈젤파가 등장하고 하늘을 나는 고래 케토스를 부를 때
그리고, 게임내에서 시간을 초월하는 존재들은 시간의 문지기, 그리고 예언자로 보입니다.
여하튼, 예언자의 정체는 로슈의 동료였던 대마법사 우라노스 였죠.
그렇다면.. 게임내내 가끔씩 등장해서 종 잡을 수 없는 말만 했던 예언자란 녀석은 대체 뭘 예언하는 인물일까요?
저는 여기서, 어쩌면 과거의 영웅들은..
로슈가 죽지 않았더라도 니즈젤파를 없애지 못했던 건 아닐까?? 라고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처음부터, 로슈가 먼저 니즈젤파를 봉인한 이후에
새로 나타나는 다음 번의 용자가 니즈젤파를 없애는 순번이었을수도 있고요.
즉, 망상력을 더욱 펼치면
숙원을 이뤄내려는 건 대마법사 우라노스, 즉, 예언자도 마찬가지 아니었을까요.
세니카가 시간을 거슬러 가기 위해선 용자의 힘을 가진 자가 나타나 그 힘을 세니카에게 직접 전달해야 하는데,
특히, '시간을 거슬러 간다'는 라는 행동은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가그것을 직접 한 번 겪으면서 의미가 커지게 됩니다.
만약에 주인공이 시간을 거슬러 가지 않고 세니카를 구했다면
세니카가 시간을 거슬러 간다는 게 어떤 의미인 것인지 확 와닿지 못하게 되니까요.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가 드퀘11 본편 주인공이 시간을 거슬러 간 다음 모든 것이 잘 풀리는 것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기 때문에,
엔딩에서 세니카가 시간을 거슬러 도달한 로슈의 세계 역시 잘 되었을 것이라 짐작이 가능해지고요.
또한, 베로니카의 죽음과 부활은 곧 세니카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그래. 도와주고 싶은 거구나. 그 사람을.
여기서 번외로, 주인공이 시간을 거슬러 간 세계에서 마왕의 검은 왜 존재하는 걸까요?
플레이어의 시점으로는 이미 마왕의 검을 들고 깨어나는 주인공을 보고 있기 때문에
- 검을 가지고 돌아갔다
라고 여기지만, 주인공의 동료들은 '이녀석 갑자기 없어지더니 이상한 검을 들고 나타났다' 라고 말을 합니다.
지금껏 주인공은 동료들과 함께 여행을 해왔다는 거죠.
주인공이 미래에서 온 주인공으로 바뀐 것이며 그 증거가 마왕의 검이다!! 라고 생각하면 간단하지만
앞서 이야기를 했듯이 주인공 행동이 많이 어설픕니다. 잘못하면 X 될 수 있는 상황인데도 빠릿빠릿하지 못해요.
그렇다면, 미래에서 온 주인공으로 바뀐 게 아니라, 원래 이 세계에서 살던 주인공의 머릿속으로
아주 오래전 과거(시간을 거슬러 가기 전 세계)의 기억이
조금씩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라고 생각을 한다면 어떨까요.
이렇게 되면, 이 세계의 주인공이 마왕의 검을 어디서 얻었는지 알 수가 없어집니다.
별안간 나가서 주워왔을 수 있겠지만(..) 이 세계에서는 우르노가가 용자의 검을 얻지 못했고 마왕이 될 리도 없기 때문에
마왕의 검이라는 건 존재할 수가 없는 아이템이니까요.
이것은 결국,
- 플레이어가 마왕의 검을 쥔 주인공이 시간을 거슬러 가는 것을 봤으니까 가능 한 일
이라고 밖에 설명이 안 떠올라요 ㅎㅎ
시간물 루프물 게임에 자주 등장하죠, 그 뭐드라;; 뭔 상자 속의 고양이요;;
어쩌다보니 망상 중2력 가득찬 뻘글이 길어지고 있습니다만..;;
여하튼, 게임의 결말을 이야기 해본다면
세니카가 돌아간 세계는 로슈가 니즈젤파를 없앴을테니 본작 주인공의 활약은 없을 겁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있는 (부활한 니즈젤파를 퇴치한) 세계에서는 세니카가 시간을 거슬러 간 다음,
용자의 검을 다시 생명의 큰 나무에게 반납하며 성스러운 용을 만나고 '로토의 용자' 칭호를 얻으면서 게임이 끝나죠.
여기서, 세니카가 돌아간 로슈의 세계가 가장 처음의 문제를 바로 잡았을테니
본작 주인공의 세계는 소멸되었다 라고 여길 수도 있겠는데..
세니카가 돌아간 다음에도 주인공은 자신의 세계에서 칭호를 얻으며 잘 살고 있는 것 같으니 없어진 건 아니라고 봅니다.
없어진 것이 아니라면,
주인공이 시간을 건너오기 전 (대마왕 우르노가를 퇴치한) 세계도 물론 남져겨는 있겠죠.
뭐어, 제 망상으로는 주인공이 시간을 거슬러 가기 전 세계와
주인공이 로토의 용사 칭호를 받는 엔딩의 세계는 이어져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으니
주인공이 사라진 세계의 동료들은 '언젠가' 주인공과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이지만요.
그 '언젠가'를 만들어내는 인물이 예언자의 역할이라 생각이 되는데..
문제점이라면, 반복이 된 세게에선 NPC들 조차 지난 세계의 기억을 어렴풋 느끼고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전과 완벽하게 똑같이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겠죠.
예외가 생길 수도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 예외에 해당되는 것이 나기무라 마을 관련 이벤트라 생각이 되고요.
나기무라 마을은 시간을 거슬러 가기 전에 비해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키나이를 걱정하고 있고, 키나이는 마을 사람들과 함께 조업을 나섰다가 머맨의 습격을 받아
동료들을 대피시키고 홀로 머맨들에 맞서고 있다고 하죠.
다소 비협조적이었던 키나이를 생각하면 고개가 갸웃해지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키나이를 찾아가면 로미아와 키나이가 머맨들에게 둘러쌓여 있습니다.
로미아 이벤트는 시간을 거슬러 가기 전, 그녀에게 진실을 알려주는냐 아니면 거짓말을 하느냐
선택을 하는 것으로 결과가 달라집니다.
진실을 이야기하면 로미아가 죽게 되고, 거짓말을 해도 그녀는 계속 키나이를 기다릴 거라며 홀로 남게 되기에
어떤 선택을 내려도 플레이어는 끝맛이 좋지 않죠.
시간을 거슬러 온 이후는 아무래도 '거짓말을 했을 때'의 선택지로 이어지는듯 하기에
만약 '진실을 이야기 했을 경우의 플레이어'가 이 장면을 보게 되면 '어?? 쟤 왜 살아있어??' 라며 혼란스러워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딱히 혼란스러워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저는 이것을 좀 작정하고 넣은 것 같은 변화라고 생각을 해요.
시간을 거슬러 간 이후, 게임의 진행이 전과는 다르게 바뀌는 시점은 용자가 마왕의 검을 들고 깨어난 이후부터가 아니라
이미 그 이전부터 바뀌고 있었다는 것을 대놓고 보여주는 것이 나기무라 마을 이벤트라 생각이 들거든요.
시간을 거슬러 간 이후의 진행은 플레이어가 여러 마을에 일어날 문제의 불씨를 사전에 차단해버림으로
빠른 진행과 함께 좋지 않았던 관계의 회복을 꾀하는 이벤트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이 나기무라 마을은, 용자가 마왕의 검을 들고 일어났을 땐 이미 지나가버린 다음이라
플레이어는 여기서 어떤 선택이 오고 갔는지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알 수가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나이와 로미아가 서로 만나거나, 마을 사람들이 키나이를 챙겨주는등등의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용자의 동료들은 물론이고 다른 마을사람들까지 '예전에 본 것 같은~' 이라는 식의 기시감을 갖고 있기에
전과는 다른 결말로 향하도록 인과가 바뀐 것이라 봅니다.
제가 자꾸만 용자는 과거로 되돌아간 것이 아닌, 시간을 거슬러 동료들과 재회 한 것이라 생각하는 것도
나기무라 마을 관련 이야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
.
여기서 두번 째 번외로, 델카다르 성에서 에마를 만났을 때 '나야! 소꿉친구 에마야!' 라며,
뻔히 알고 있는 사실을 강조하며 외치는 건 개그가 아니라..
에마 역시 주인공이 떠나서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을 어렴풋 알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그래서 주인공이 다시 여행을 가려고 하면 대놓고 우울해하는 건 아닌지..;;
그럼에도 주인공에겐 용자의 일이 있으니 걱정말고 여행을 계속하라는 에마는 마음이 넓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생각해보면 게임을 처음 시작했을 때,
에마의 두건이 나무에 걸려 있는데.. 그것을 주인공이 올라가 꺼내주죠.
그러면서 에마는 분명 어렸을 때도 주인공이 나무에서 두건을 꺼내 주었다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 게임을 진행하여 델카다르 성에서 주인공이 쫒겨나 카뮤와 함께 마을로 돌아와 세계수 가지의 환상을 보는데
이때 과거의 마을로 돌아간 장면이 나오죠.
어린 에마의 두건이 나무 위에 걸려 있는 상황이 재현되며
청년 주인공과 소년 주인공이 공존하면서 여기서 선택문이 뜹니다.
- 두건을 꺼내주겠습니까?
라고요. 플레이어가 개입이 가능합니다.
여기서 '아니오'를 누른 결과를 확인하진 못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도 결과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을 합니다.
청년 주인공이 나무에서 두건을 꺼내 에마에게 내밀자, 에마는 '오빠는 누구야?' 라고 묻는데
여기서 주인공이 자신의 이름을 말해주거든요.
이 환상이 주인공의 세계에 영향을 주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에마에게 있어선 두건을 꺼내 준 사람이 누구던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주인공이니까요.
어찌되었던 에마는 어렸을 적 자신의 두건을 꺼내 준 인물을 청년으로 기억하는걸까요 소년으로 기억하는 걸까요?
스텝롤이 지나고 에필로그 형식으로 등장하는 용자의 책.
두 권이 존재하는데.. 그 중 하나는, 그려져 있는 파티 멤버를 보아 아무래도 본작 주인공의 이야기 같습니다.
하지만, 이 에필로그의 세계가 주인공의 세계인지 로슈의 세계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흐름상으로는, 로슈의 세계에선 사라져버린 본작 주인공의 영웅담을 세니카가
남겼다는 게 가장 좋아보이긴 합니다만, 본작 주인공의 세계에서도 로슈의 전설이 없는 건 아니니까요.
뻘글의 마지막으로,
주인공이 시간을 거슬러 갔을 때 그 세계에 남겨진 사람들을 어떻게 되었을까..?
제 망상으로는 언젠간 주인공가 다시 만나게 될 테지만,
그래도 안타까운 건 변함없습니다. 로우도 그렇고, 세냐는 베로니카도 없고 주인공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한 편으로는 주인공이 떠난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우르노가에게 피해를 입어 사라진 사람들은 모두 되살아나지 않았을까 생각도 듭니다.
그 이유는...
시간을 거슬러 가기 전에 볼 수 있는 세니카의 메모로 짐작 할 수 있어요.
세니카가 로슈를 그리워 하며,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면서 생명의 거목이 보이는 바위에 앉아 악기를 연주한다는 내용이죠.
이건 드퀘11 오프닝 첫 장면의 세냐와 같습니다.
만약, 오프닝 첫 장면의 세냐 역시 주인공을 그리며 다시 만나는 그 순간을 기다리면서 연주를 하는 것이라면
그 시점은 이미 대마왕 우르노가를 처지한 이후,
그리고 주인공이 시간을 거슬러 간 이후.. 가 되는 셈이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세냐의 연주에 주인공의 이야기가 담기려면 적어도..
주인공과 함께 여행을 했어야 한다고 보기에, 오프닝 첫 장면의 시점은 세냐가 여행을 처음 떠나는 상황으로 여겨지진 않아요.
그리고 그 장면이 마왕 우르노가를 처지한 이후라면, 베로니카도 되살아 난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할 수가 있겠죠.
그리고 이어지는 드퀘11의 오프닝 무비는..
주인공이 말을 타고 이동하고 오브를 찾아 여행하고 그레이그에게 쫒기고..
이런 장면 자체가, 플레이어는 알 수가 없는
시간을 거슬러 간 세계의 주인공이 떠나는 전반부 모험에 대해 보여주는 것 같다는 망상입니다.
이런 생각으로 끼워맞춰 볼 수 있는 건,
오프닝 마지막 장면에서 오브를 놓는 제단에 동료들이 모여있고 주인공이 용자의 검을 치켜올린 다음
드래곤 퀘스트11 로고가 뜨면서 오프닝이 종료 되죠.
시간을 거슬러 온 주인공의 모험은 딱 그 다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이 됩니다.
한 가지 더, 오브를 놓는 제단에서 용자의 검을 치켜 올리는 건 본편 게임을 봐서는 실현 불가능한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용자의 검은 생명의 큰 나무 속에 있는 상황이라 아직 검을 얻기 전 이니까요.
그러나.. 용자의 검을 얻기 이전에 용자의 검은 아니지만
뭔가 비스무리한 것을 들고 오브를 놓는 제단으로 간 적은 분명 있어요.
마왕의 검이요.
이러쿵 저러쿵 떠들다보니 길어지고 있습니다만 정말로 뻘글의 마지막으로..
게임을 즐기는 도중에도 생각을 했었지만 '지나간 시간을 찾아서' 라는 부제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 내가 암흑에 물드는 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그때는 부디, 이 검을 손에 쥐고.. 지나간 시간을 되찾도록 하세요.
성스러운 용의 대사 처럼, 게임 속의 등장 인물들에게는 '지나간 시간 = 모든 이들의 평화'를 되찾으라는 의미로..
그리고 지금까지 게임을 즐긴 플레이어들에게는..
이 다음의 이야기를 즐긴다는 건, 말 그대로 '지나간 시간 = 과거작' 이 되겠죠;;
뭐라고 막 써대기는 했지만 전부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근거 같은 건 어디에도 없어요 ㅎㅎ
그냥 이런식으로 생각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게 게임을 즐겼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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