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오이는 자신의 자리에 앉아 조용히 한숨을 내쉬고 교과서를 꺼내들었다.
블루 엔젤로서의 아이돌 활동도, 자이젠 아오이로서의 학생 일도, 모두 해내야 하는 것이 그녀의 가장 힘든 점이었다.
링크 브레인즈에서의 아이돌 활동이야 눈에 드러나는 성과는 없지만, 학생에게는 성적표라는 뚜렷한 성과가 있다.
오라비인 자이젠 아키라를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충분한 성적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었다.
후우, 하고 책을 꺼내든 아오이는 문득 등 뒤에서 자고 있을 유사쿠를 바라보았다.
등굣길에서는 아니라고 말하긴 했지만 그는 매번 수업이 시작하면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잠을 청했었다.
쉬는 시간에는 시마와 잠깐 이야기(일방적으로 시마가 말할 뿐이었지만)를 하다가 복도로 나가거나 휴대폰을 꺼내들어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뿐.
학생으로서 그 어떤 책임감이나 열정도 없이 의무적으로 학교에 다니는 것만 같은 행동들만 하고 지냈었다.
“어라?”
이번에도 당연히 그렇겠지.
교사가 들어오는 소리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생각에 잠겨 있던 아오이는 문득 자리에 유사쿠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평소에도 간혹 사라지긴 했지만 아직 첫 수업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벌써 사라지다니?
대체 그가 어디로 갔을지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고개를 젓고 수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가 관심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학생으로서 타당한 성적을 보여 오라버니를 안심시키는 것이 그녀가 가장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이니 계속해서 그를 신경 쓸 수는 없는 노릇.
아오이는 그녀가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 거슬리는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고 펜을 꺼내들었다.
“그러므로 고양이 눈의 수정체와 양자 역학의 알고리즘 관계는 ….”
수업은 제법 지루하게 흘러갔다.
아무리 발전한 사회의 고교생이라곤 하지만 양자 역학이란 난해한 과목은 쉽사리 집중할 수 있을만한 학문이 아니었다.
집중을 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받쳐줘야 할 지식이 있다.
듀얼 몬스터즈도 룰을 모르면 그저 시끄러운 가상현실의 입체 영상에 불과한 것처럼, 학문 역시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아오이도 집중하여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애를 썼지만 난해한 전개에 미간을 살짝 좁히고 있었다.
바로 그 때, 그녀의 핸드폰이 작게 울렸다.
안 그래도 집중력이 흐려져 있던 그녀에게 있어서 그 작은 울림은 충분히 관심을 끌만한 것이었고, 그녀는 곧 몰래 핸드폰의 화면을 켰다.
그리고 그곳에는 그녀가 바라지 마지않던 결투장이 적혀 있었다.
링크 브레인즈의 새로운 히어로인 Playmaker가 보낸 답신이.
- 지금이라면 상대해주마.
분명히 자이젠 아오이는 블루 엔젤인 것과 동시에 아직 고교생이다.
그렇기 때문에 링크 브레인즈에서의 활동은 지금까지 방과 후에만 하고 있었고, 그것은 학생으로서의 마지막 보류선 이었다.
그 이상의 활동은 더 이상 취미가 아니게 되니까.
오라버니인 자이젠 아키라에게 걱정을 끼치게 되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도망칠 순 없다.
“죄송합니다. 잠깐 기분이 나빠서 그런데 양호실에 다녀와도 될까요?”
손을 들고서 또렷한 목소리로 답하곤 고지식한 얼굴의 교사를 바라본다.
교사는 미간을 조금 찌푸렸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이런 일로 괜히 트집 잡다가 여학생들 사이에서 곤란한 소문이라도 퍼지면 난처할테니 고지식한 그라고 할지라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인 듯 했다.
아오이는 그가 허락의 표시를 하자 곧 교실을 빠져나가 복도를 달려 옥상으로 향했다.
숨을 장소가 없는 탁 트인 장소이지만 그와 동시에 어지간한 학생이나 교사들이 오지 않는 모순적인 곳.
조심스레 철문을 열고 옥상으로 들어온 아오이는 자신의 듀얼디스크를 들어보이며 조용히 소리쳤다.
“인 투 더 브레인즈.”
결투의 시작을 알리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
우즈키는 불안한 눈동자로 주변을 조심스레 살피며 휴대폰을 두드렸다.
평소에 아이돌로서 활동하는 덕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 완전 무음으로 해둔 것이 옳은 선택이었다.
이제 막 첫 수업이 시작한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지루함을 참지 못한 미오가 라인 메시지를 끈임 없이 보냈기 때문이다.
분명 데뷔 그룹의 멤버들인 만큼 사이가 좋긴 하지만 이건 조금 곤란하다.
안 그래도 신데렐라 활동 때문에 공부 할 시간이 필연적으로 적어지게 되어서 곤란한 상황이라 학교 수업만큼은 제대로 듣고 싶었으니까.
그렇지만 제대로 거절하지 못 하는 우즈키의 여린 심성이 문제가 되어 수업이 시작하고 수십분이 지났지만 계속 라인 메시지를 보내는 와중이었다.
미오의 메시지가 휴대폰 화면에 올라왔다.
미오 : 와! 지금 플레이메이커랑 블루 엔젤이랑 듀얼하나봐!
린 : 이 시간에? 블루 엔젤은 학생이란 말이 있던데.
미오 : 공부하기 싫나보지 ㅋㅋ
우즈키 : 공부하기 싫은 건 미오 쨩 아니에요?
미오 : 핫, 들켰다!
린 : 듀얼은 언제 시작했어?
미오 : 방금 막 했어. 블루 엔젤이 조금 우세한 것 같은데?
블루 엔젤은 듀얼에 문외한인 우즈키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링크 브레인즈의 카리스마 듀얼리스트였다.
카리스마 듀얼리스트 중에서 흔치 않는 여성 듀얼리스트인데다가 린이 “푸른색이 컬러라서 멋지잖아?” 라고 말했던 적이 있어서 기억에 남기도 듀얼리스트였다.
린이 관심을 갖는 듯한 메시지를 보내자 미오가 링크 브레인즈의 중계 화면 링크를 라인에 띄었고, 우즈키는 조심스럽게 링크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띄어진 링크 브레인즈의 화면 속에서는 격렬하게 듀얼이 펼쳐지고 있었고, 완전 무음 상태이긴 했지만 청각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서인지 자동 자막이 깔려 있었기 때문에 문제는 되지 않았다.
초강력 덱으로 정평이 난 트릭스터 덱으로 플레이메이커를 계속해서 밀어붙이는 블루 엔젤.
플레이메이커도 반격을 시도하긴 했지만 무위에 그쳤고 어느 덧, 남은 라이프는 800.
트릭스터 덱의 번 데미지로 순식간에 끝낼 수 있는 소량의 라이프.
그렇기 때문에 이번의 턴이 플레이메이커의 마지막 차례가 될 것이다.
“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다.”
고조되어 가는 듀얼을 바라보는 와중에 어느 새인가 수업 시간이 끝나고 말았다.
우즈키는 쓴 미소를 지으며 휴대폰의 소리를 키워나갔고, 마지막 차례를 진행하는 플레이메이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스킬을 발동. 스톰 엑세스로 만들어낸 새로운 링크 몬스터, 인코드 토커를 링크 소환에 성공한 플레이메이커는 거침 없이 공격하려던 찰나, 갑작스레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것에 우즈키가 의아해하던 순간, 플레이메어커와 블루 엔젤의 대화가 오갔다.
우즈키는 그 대화를 들으며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익숙한 느낌을 받았다고 해야 하나.
플레이메이커의 발언은 너무나도 절묘하게 그녀가 아는 누군가의 말버릇과 같았다.
하지만 눈에 띄기 싫어하는 그가 링크 브레인즈의 히어로와 닮았다는 것은 어딘가 이상한 발상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즈키는 나지막히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다.
“후지키 씨?”
차분하면서 냉정한 태도.
차고 있는 구형 듀얼디스크와 날카로운 눈매.
날렵한 체형과 그 특유의 말버릇을 생각한다면…, 결코 그와 연관 짓지 않을 수 없었다.
***
플레이메이커의 스킬, 스톰 엑세스는 라이프가 1000 이하일 때만 발동할 수 있는 제한적인 스킬이다.
발동 조건을 채우는 것은 어려울뿐더러, 위험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플레이메이커는 해냈다.
자신의 공격을 역이용해서 아슬아슬하게 스킬을 발동하기 위한 라이프를 맞추었고, 그 결과가 바로 이것이다.
“나와라! 링크 3, 인코드 토커 --!!”
하노이의 기사도 이렇게 패했다.
GO 오니즈카도 이렇게 패했다.
즉, 지금까지의 듀얼 전부가 플레이메이커의 계산대로.
플레이메이커의 앞에 나타난 새하얀 기사를 바라보며 블루 엔젤은 절망에 빠졌다.
비장의 수였던 스킬, 트릭스터 프라우드도 상대의 가능성만을 늘려준 꼴이 되었고 승산은 희박해졌다.
참혹한 사실에 블루 엔젤은 입술을 깨물었다.
모든 것이 그의 계산대로라고 해도, 포기할 수 없다. 왜냐하면 ….
“하지만 아직 나에겐 패가 한 장 …!!”
“- 블루 엔젤.”
“뭐야? 아직 듀얼은 끝나지 않았어. 잘난 척이라면 이기고 나서 하시지.”
“너는 무얼 위해서 듀얼하는 거지?”
“뭐 …?”
느닷없는 물음이 튀어나오자 블루 엔젤은 당황함을 감추지 못 하고 플레이메이커를 바라보았다.
그는 승리를 확신한 표정도 아니고, 그렇다고 계산대로 이끌린 그녀를 비웃는 표정도 아닌, 블루 엔젤이라는 듀얼리스트를 바라보는 진지한 눈빛이었다.
플레이메이커가 말을 이었다.
“고 오니즈카는 자신의 긍지를 걸고 싸웠다. 나를 쓰러뜨려 자신이 진정한 링크 브레인즈의 히어로라는 걸 증명하고 싶어 했어. 하지만 넌 아니야.”
“그게 무슨 상관이야? 나는 널 쓰려뜨려서 ….”
“쓰러뜨려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 거지?”
“… 너와는 관계없어.”
“그럴 지도 몰라. 하지만 나는 듀얼리스트. 상대방이 나를 바라보지 않는다면 싸우지 않아. 네가 하노이의 기사가 아니라면 더더욱.”
그렇게 말하는 플레이메이커의 손이 덱 위로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듀얼리스트가 자신의 덱 위에 손을 올린다는 것의 뜻은 서렌더.
제 아무리 플레이메이커의 목적인 하노이의 기사와의 듀얼이 아니라곤 하지만, 그의 행동에는 망설임 따위는 없었다.
블루 엔젤은 당황하며 소리쳤다.
“그만둬-!! 뭘 하는 거야? 너는 자존심도 없어?”
“그렇다면 대답해. 너는 무얼 위해서 나와 듀얼을 하고 있지?”
“그건 ….”
“고 오니즈카처럼 날 제물로 삼아 명예로운 긍지를 얻겠다는 것도 좋아. 하노이의 기사처럼 내 생명을 노려도 좋아. 하지만, 네 듀얼은 날 바라보지 않고 있어.”
플레이메이커의 목소리는 진지하게, 그리고 강렬하게 블루 엔젤을 뒤흔들었다.
망설임 가득한 블루 엔젤과는 다르게 거침없이 맹렬하게 가슴을 꿰뚫었다.
“이 듀얼을 포기하려 한 이유는 세가지야. 첫째, 듀얼은 듀얼리스트간의 대화야. 하지만 네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 대화는 통하지 않아. 네가 나와 어째서 싸우는지, 무얼 위해 싸우는 지 알 수 없어.”
두 번째 손가락을 펴고서 말을 이어간다.
“둘째! 너의 전술과 전략은 뛰어나. 하지만 상대방을 바라보지 않는 전략은 치욕을 주는 것뿐이야!”
마지막으로 세 번째 손가락이 펼쳐진다.
플레이메이커의 뜨거운 눈빛이 블루 엔젤의 눈동자에 새겨졌다.
듀얼리스트가 가진 강한 열정이 번뜩이고 있었다.
“셋째! 나는 복수를 위해서 싸워야 해! 그러니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바라보면서 싸우는 듀얼리스트와 낭비할 시간 따윈 없어!”
“플레이메이커 ….”
“자, 대답해라. 너는 무얼 위해 나와 듀얼하고 있지?”
블루 엔젤은 흔들리는 눈동자로 플레이메이커의 시선을 피하며 주먹을 쥐었다.
그의 말대로였다.
듀얼을 시작할 때에도 플레이메이커를 쓰러뜨려서 오라버니인 아키라에게 인정 받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듀얼을 하는 와중에도 아키라를 위해서 플레이메이커를 쓰러뜨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듀얼에 패하여 아키라의 믿음을 져버린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정작 듀얼을 하는 상대인 플레이메이커는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플레이메이커는 그 부분을 눈치채고 화를 내고 있는 것이었다.
잠시 침묵하던 블루 엔젤은 고개를 들어 플레이메이커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 소중한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었어. 미안해. 정작 듀얼을 하는 당신을 보고 있지 않았네.”
“그런가 ….”
“하지만 알았어. 그 사람에게 인정 받고 싶은 건 지금도 똑같지만 너를 바라보겠어. 플레이메이커. 지금부터는 듀얼리스트와 듀얼리스트 사이의 진검 승부야!”
그렇게 말하며 듀얼리스트의 상징인 듀얼디스크를 치켜들었다.
플레이메이커는 그 모습을 조용히 살피더니 같이 듀얼디스크를 치켜들며 그 뜻에 응했다.
“듀얼 속행이다. 블루 엔젤.”
“얼마든지 덤벼! 플레이메이커!”
“아직 내 메인 페이즈는 종료되지 않았어. 나는 마법 카드, 익스체인지를 발동!”
“익스체인지?!”
“이 카드의 효과로 서로의 플레이어는 패를 공개하고, 그 중 한 장씩 선택하여 교환한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보드를 타고 날아온 플레이메이커가 블루 엔젤의 옆으로 다가섰다.
그녀의 유일한 패를 바라보지도 않고서 낚아챈 뒤, 손을 뻗어 자신의 남은 두 장의 패를 보여주었다.
“자, 선택해.”
플레이메이커의 손에 있던 두 장의 패는 사이버스족 일반 몬스터, 비트론와 자신을 사용할 수 없는 사이버스족 전용 카드.
어떤 것을 택하더라도 다음 턴까지 버텨 승기를 가져갈 수는 없었다.
하지만 블루 엔젤은 웃으며 디지트론을 뽑아들었고, 플레이메이커는 데이터 스톰을 타고 가속하여 그녀의 앞을 나섰다.
“아이.”
- 알고 있다고! 우선 하노이의 기사의 카드를 봉인하고, 듀얼이 끝난 다음에 분석하는 거야!
“좋아. 간다! 블루 엔젤!”
그리고 두 듀얼리스트들의 뜨거운 싸움이 펼쳐졌다.
공격과 방어, 그리고 반격, 역전과 역전을 반복하는 뜨거운 결투자들의 듀얼.
맹공을 퍼붓는 플레이메이커도, 그 공격에 맞서는 블루 엔젤도 듀얼의 즐거움이 눈동자에 담겨 일렁거렸다.
마지막 최후의 일격.
데이터의 폭풍에서 태어난 새하얀 기사가 자신을 향해 돌격했을 때, 블루 엔젤은 패배를 직감했다.
이번 패배로 아마도 많은 것을 잃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와 정면으로 마주하고, 즐겁게 싸울 수 있었으니까 됐어.
블루 엔젤은 속으로 중얼거리고 플레이메이커를 향해 미소지었다.
플레이메이커의 마지막 일격이 푸른 천사의 무대를 뒤흔들었다.
“파이널- 인코드--!”
***
같은 패배라도 웃을 수 있는 패배와 울음을 터뜨리게 되는 패배가 있다.
이번 듀얼의 패배는 다행히도 전자였다.
블루 엔젤은 화사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고,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을 향해 인사했다.
“이번에는 져버렸지만 다음번에는 반드시 플레이메이커를 쓰러뜨릴 테니까 다음에도 응원해줘! 그럼 바이바이!”
인사가 끝나자 그녀의 앞에 있던 스크린이 사라졌다.
플레이메이커는 스크린에서 보이지 않던 장소에서 조용히 그녀를 지켜보다가 몸을 돌렸다.
“돌아가는 거야?”
“아아. 더 이상 있을 이유가 없으니까.”
“이 카드는 어떻게 하고?”
그녀가 손을 들자 그 고운 검지와 중지 사이로 비트론의 카드가 나타났다.
플레이메이커는 슬쩍 비트론을 바라본 후, 손을 펼쳐 스펙터의 세뇌 기술이 담겨 있는 다크 엔젤을 보여주었다.
블루 엔젤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고, 플레이케이머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처음부터 익스체인지를 발동한 이유는 이거였다.
“너도 모르는 사이에 네 덱에 들어간 이 카드는 세뇌 프로그램이 담긴 하노이의 기사의 카드야.”
“하노이의 …!?”
“그래. 네게 듀얼을 건 이유도 이 카드 때문이었고.”
“… 그렇구나. 하긴, 어제 하루 종일 도발했는데 갑자기 이야기가 진행되서 이상하다 싶었어.”
“그 카드는 네가 가져도 좋아. 그럼 ….”
“잠깐! 플레이메이커!”
블루 엔젤이 소리치자 로그아웃하려던 플레이메이커는 멈춰섰다.
그녀는 자신을 바라보지 않은 그를 향해 아이돌이 아닌, 자신의 목소리를 전했다.
“고마워. 네 덕분에 내가 왜 블루 엔젤이 되었는지 오랜만에 깨닫게 됐어.”
“그런가 ….”
“또 볼 수 있을까? 그러니까 …, 라이벌로서 말이야.”
블루 엔젤의 입장에서 멋대로 정한 라이벌 관계이긴 하지만 이제 와서는 상관 없는 일이다.
플레이메이커로서도 고 오니즈카와 블루 엔젤의 듀얼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링크 브레인즈에 접속하는 이유는 다르지만, 라이벌이라고 불러도 틀리진 않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호승심이 있는 두 사람이라면 언젠가 다시 듀얼을 걸어올 테니까.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메이커는 단호하게, 그리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답했다.
“네가 듀얼을 계속 한다면 언젠가.”
짧은 답변 후에는 대답도 듣지 않고 바로 로그아웃.
사라진 플레이메이커의 아바타를 바라보며 블루 엔젤은 작게 미소 지었다.
그녀가 블루 엔젤의 이름을 칭하는 이유를 오빠인 자이젠 아키라에게 전하여 마음을 보이자고 생각했다.
플레이메이커와의 듀얼을 통해서 배운 것을 묻어둘 수는 없으니까.
***
“쿠사나기 형!”
“준비 OK야. 바로 확인하자.
-하여튼 쿵짝 하나는 잘 맞는다니까!
“됐으니까 준비나 해!”
단숨에 쿠사나기의 푸드 트럭으로 들어온 유사쿠는 미리 준비해둔 장치에 듀얼디스크를 올려두곤 데이터 분석을 시작했다.
블루 엔젤을 세뇌시키려고 했던 다크 엔젤.
하노이의 기운이 확실한 카드를 분석한다면 반드시 하노이의 기사들의 대한 자료가 나오리라.
확신에 가득 찬 행동에 어느 새인가 푸드 트럭 안은 타자 소리로 가득하게 되었다.
한참 동안 타자 소리만이 울려퍼질 때, 갑작스럽게 이그니스가 소리쳤다.
- 잠깐 기다려봐!
“뭔가 발견한 거야?”
- 여기 영상 데이터가 남아 있어.
이윽고 이그니스가 찾은 데이터를 화면으로 돌리자 유사쿠와 쿠사나기는 새하얀 정장을 입은 사내를 볼 수 있었다.
짧군요. 짧아요. 주 1회 쓰는데 안 써지는 느낌입니다.
듀얼 로그가 원작과 살짝 바뀌었습니다.
다음부터는 드디어 신데렐라 파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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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펙터에게 리타이어할 히로인입니다. | 18.01.22 00: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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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01.22 00: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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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18.01.22 00: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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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이님이 계신살아다! | 18.01.22 00: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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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냥 운이 좋았단걸로! | 18.01.22 01: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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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분위기라는 걸 알아본 겁니다! | 18.01.22 13:2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