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 눈치보느라 찔끔찔끔 밖에 플레이 못 한지라 1주일 동안 유비 잡고 이제 겨우 3장 하비 가는 중이네요.
플레이 시간이 늘어나니 그에 비례해 장점도 단점도 명확히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일단 좀 더 눈에 띄게 드러난 단점부터 언급하면...
1. 그래픽
컴터 사양이 구린것도 있습니다만, 텍스처 최적화를 아마 발로 한 건지 떡지는 부분이 엄청나네요. 이건 게임 엔진에 따라 다르겠지만 폴리곤 패치 등으로 해결 가능한 문제일 듯 합니다.
그에 더해 엄한 LoD... 기본적인 오픈 월드 맵의 개념이 안 잡힌건지 아직 좀 엉성하지만 이것도 뭐 패치로 해결 가능한 부분이겠지요.
창작마당 오픈해주면 양덕들이 어찌어찌 해줄 것 같습니다만 안될거야, 코에이 테크모니...
2. 프레임
역시 컴터 사양 탓이 큽니다만 대략 최저옵으로 하면 노멀 플스급 프레임 드랍이...
비교하긴 좀 뭣하지만 엘더 스크롤 시리즈 발전사를 보면 이것도 폴리곤 최적화랑 몇 가지 패치를 거치면 해결 될 문제일 것 같기도 합니다.
근데 코에이 테크모잖아, 기술력 없어서 안될거야, 아마...
3. 늘어지는 초반 시나리오
1장부터 2장 동탁 암살 끝나고 18로 제후가 모이는 부분부터 좀 무쌍 시리즈 다워지더군요. 뭐, 넓은 맵 싸돌아다니느라 시나리오 진행 뒷전으로 밀어놓은 게 문제긴 핮니다만, 무작정 1장부터 게임을 시작하게 만드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전통의 스타팅 맴버 조운처럼 시작부터 화끈한 시나리오를 즐길 수 있게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4. 짜증나는 제자리치기
액션 자체는 재미있어졌는데 이게 연계 액션이 아니면 닥치고 제자리에서 휘두르는지라 튕겨 날아가는 적이나 뒷구르기만 줄창 써대는 네임드 상대로는 엄청난 짜증을 유발하네요.
이건 액션 모션 설계가 너무 연계 위주로 짜여진 폐해인 것 같습니다. 덕분에 짜증나서 어지간하면 말 위에서 가드하면서 때려잡는 건 안자랑 (...)
5. 지나치게 강력한 피니시
이것도 오호가 갈리는 부분이라고 봅니다만, 일정 이상 피빼면 Y버튼으로 원킬 내는 시스템은 개인적으로 실패라고 보네요. 가뜩이나 장수 잡으면 모랄빵 나는 시스템상 무쌍 크리드 비스무리하게 진행되는데 기습 -> 스테이트 콤보 -> 원킬 때문에 레알 백주 대낮에 칼로 회치는 암살자 플레이가 주를 이루게 되네요 (...)
6. 최종병기 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화살 맞아놓고 어디서 날아오는지 확인도 안 하는 건 뭐하는 AI인건지...
덕분에 강적 산적이나 짐승은 좋은 렙업 밥이고 보스도 저격질로 모든게 해결되니 이게 무쌍 스나이퍼즈인지 무쌍 와일드 헌트인지 (...)
7. 물
그냥 빼 (...) 라고 외치고 싶은... 아직 적벽대전 가기 전입니다만 다리 위에서 싸우는 것 만으로도 암걸릴 것 같네요...
반대로 장점은...
1. 그래도 재미있는 액션
이러니 저러니 해도 스테이트 콤보 시스템 덕에 좀 더 다양한 액션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사실이네요. 특히 사수관 -> 호로관을 정공법으로 공략하니 4나 7 수준의 찰진 전투를 즐길 수 있었네요.
2. 밀도 높은 시나리오
2장의 동탁 토벌이나 3장의 서주대학살 같은 건 전작들 같았으면 2~3 전투로 토막나서 플레이 하게 되던 걸 실시간에 한 맵 위에서 플레이하게 되니 진짜 전쟁하는 기분이 드네요.
애초에 전작부터 공성병기 같은 건 미션 오브젝트가 아닌 이상 신경쓰지 않고 플레이 한지라 다른 분들이 언급하신 나홀로 전쟁놀이라는 느낌은 안 드네요.
3. 플레이의 자유도
전체적으로 어설픈 오픈월드이지만 적어도 UBI보다는 베데스다 테이스트에 가까운 오픈 월드의 기초는 잘 담아낸 것 같습니다.
플레이어가 실력과 레벨이 되면 시수관 호로관 쌩까고 동탁 목만 따면 바로 다음장으로 넘어갈 수도 있고, 꼼꼼하게 서브 퀘스트 다 챙기면서 역사재현 플레이를 할 수도 있는 건 선형 시나리오 디자인 밖에 못 하던 오메가 포스 치고는 장족의 발전이네요.
플레이어가 행동하지 않으면 전황이 변하지 않는 것도 이런 점을 반영한 게 아닌가 싶네요. 막말로 서주대학살때 유비가 남만에서 헤메는 동안 전황이 마음대로 움직이면 게임 끝 -> 챕터 재시작을 몇 번 해야할 지...
진삼2 남만 정벌전 처럼 총대장 옆에서 한 뼘도 못 떨어지고 오는 적들 몇십분 동안 끝도없이 썰어대는 악몽의 재현이 아닐까 싶네요.
게다가 비슷한 컨셉이던 진삼5가 폭망한 것도 결국 무쌍에서 무쌍 요소를 억지로 지워버리는, 즉 아군이 얼마나 밀리던 적토마 탄 플레이어가 단기돌격으로 적 총대장 목만 뎅겅 썰어서 승리로 이끄는 플레이를 지나치게 힘들게 제한했던 것도 어느 정도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걸 고려하면, 모아니면 도 밖에 못 하는 오메가 포스 치고는 신중하게 간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두줄요약:
1. 사골무쌍 노예가 아니면 없는 게임 치세요.
2. 아마 이거 실패를 밑거름으로 전국무쌍이 완성도 높은 시스템으로 발매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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