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누님이 만화가 지망생인데 지금 대학 졸업하고 워홀로 일본에 나가계셔
누님이 미대 입시학원 다닐때 꼭두새벽부터 도시락 싸들고 나가서 12시쯤 돼서야 들어왔거든
그래서 당시 급식이던 나랑은 얼굴 볼 일도 거의 없었지
주말에 아주 가~~~끔씩 둘 다 집에 짱박혀 있어야지 얘기좀 하고 그랬어
근데 누님이 중학교때도 입시한다고 뛰댕기고 고등학교도 애니고라 기숙사에 들가서 거의 5년은 어색하게 지낸지라
막상 둘이 할 얘기도 없어서 밥 먹으면서 서로 학교나 학원 썰같은거 풀고 그랬어
그때 누님이 만화가 되겠다고 엄빠랑 몇 년 동안 실랑이 벌이고
입시한다고 친구들이랑도 멀어지고 하다보니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이 쇠약해져 있었거든
그러다 보니 입시학원에서 하루종일 함께 지내는 언냐들이랑 자연스레 절친이 됐어
근데 하.... 그 친구들이란게 얘기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요즘 말하는 트위터충들이랑 비슷하더라고
누님 얘기 들으면서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었는데
친구들 얘기하고 문자하고 할 때 그나마 밝아보였던 누님이라 나도 별 말 안 하고 듣고 넘겼지
그때 시발 내가 뭘 어떻게든 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성실하고 잘 울고 웃던 누님이 지금은 꼴페미에 진성 짹짹이가 됐어
일본으로 워홀 나간것도 엄빠랑 페미니 뭐니 하면서 존나 심하게 싸워가지고 도피성으로 나간거고
초등학생 때부터 꿈이던 만화가는 스스로 벽을 느꼈는지 지금은 거의 접은 상태
요즘엔 아예 일본에서 살겠다고 알바하면서 평범한 직장 알아보고 있어...
중1때부터 누님이 만화가 되겠다고 바득바득 고집부리는거 엄빠가 설득 많이했었거든... 현실적으로 바라보라고 하면서
근데도 고집 안 꺾고 애니고 가겠다고 하니까, 엄빠도 딸래미 꿈인데 밀어줘야 하지 않겠냐고
누님 학원가기 전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 도시락 싸주고 학원까지 태워주고 데리러 가고... 진짜 헌신적으로 도와주셨어
근데 한바탕 싸우고 일본으로 나간 뒤부턴 연락도 거의 안 해. 아예 남처럼 지내
그런데도 자식이라고 엄빠는 매달 생활비 꼬박꼬박 보내주시는데
얼마전엔 내가 진짜 그 ㅈ같은 태도에 참다참다 못해서 전화로 대판 싸우기도 했어
쓰다보니 길어졌는데 하... 생각하니까 화나가지고 잠이 안 와서 좀 끄적여봤어
누님이랑 엄빠랑 페미니 뭐니 하면서 싸운거 다 내가 옆방에서 녹음해가지고 보관중인데
이걸 올렸다가 퍼지기라도 하면 목소리 같은 걸로 신상 털릴까봐 차마 올리지는 못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