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스포트 베타에 푹- 빠져 있습니다.
3편과 4편, 그리고 PSP용 포터블을 가장 즐겁게 했고 PS3용은 적잖이 실망했던 터라, 사실 기대가 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프로젝트 카스 같은 좋은 평을 받고 있는 유사 장르의 게임들도 예전과 달리 많이 나와 있고요.
그래서 저도 큰 기대 없이 베타버전을 시작했는데, 기대 이상입니다.
제가 보유한 유사한 게임이 프로젝트 카스이다보니 부득이 비교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프로젝트 카스와 비교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로 인터페이스의 편리함입니다.
차고에서 차를 고르고, 세팅을 한 후, 서킷을 달리기까지의 과정이 매우 자연스럽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세팅의 경우, 세세하게 설정값을 바꿀 수 있게 하면서도, 개별 설정을 바꿀 때 차량 전체의 밸런스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수치로 보여주어 좋았습니다.
드라이빙 어시스트는 예전보다 한껏 더 발전해, 아주 초보까지 고려한 사실상 반 자동주행 기능에 가까운 옵션까지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GT가 프카나 아세토코르사보다는 쉽다' 는 것이 정설로 여겨지므로, 이 점을 고려해 모든 어시스트를 끄고 뉘르부르크링을 달려보았습니다.
제가 둔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프카와 비교해 특별히 더 쉽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다만, 기본 상태에서 피드백이 프카보다는 좀 약하게 설정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약한 피드백으로 인해 특히 노면 요철이 많은 곳이어서 더 조작이 용이하다고 느낀 부분은 있었습니다.)
그리고 온라인 플레이는 생각보다 훨씬 쾌적했고, 매일 정해진 시간에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다보면 약간의 오기로 더 좋은 예선 타임을 내기 위해 달리게 되는데,
이 때 위에서 언급한 UI의 장점이 아주 크게 다가옵니다. 특히 매일 42.195km를 주행하면 보너스카를 주는 시스템이 있다보니 매일 접속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게임에 등장하는 차량이 200대가 채 안되는 것으로 밝혀진만큼, 정식판에서는 이와 같은 보상시스템은 없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네요.
다만, 폴리포니가 베타테스트의 주요한 포인트로 꼽은 SR포인트의 적정성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인데,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게임같은' 주행을 고의로 하는 유저들이 존재합니다. (오버스피드로 다른 차에 부딪쳐 내보내고 본인 차량의 방향을 꺾는 행위, 오벌 코스에서 슬립스트림에 붙은 후미차량을 브레이크를 밟아 고의로 떼어놓는 행위 등)
그런데, SR포인트는 접촉이 있으면 하락하기 때문에, 명백히 피해를 입은 입장에서도 SR 하락을 감수해야 하는 불합리함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것을 구분하는 것이 대단히 힘들겠지만, 진짜 모터스포츠를 게임으로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보다 정교한 SR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로딩화면에서 보여주는 차량 모델링에 티어링이 발생하고, 스타팅그리드가 잘못 표기되기도 하는 등의 소소한 오류들이 여전히 눈에 띕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매우 훌륭한 비주얼과 UI, 초보자부터 시리즈 골수팬을 아우를 수 있는 넓은 설정 옵션, GT 특유의 차를 더 모으고 싶게 만드는 연출 등은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공개된 정식판의 볼륨 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쉽긴 합니다만, 그래도 베타버전을 플레이하면서 GT스포트의 정식발매를 크게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레이싱게임과 모터스포츠를 사랑하는 분이라면 만족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