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2일. 트위터에 이런 글이 올라왔습니다.
https://twitter.com/daidomokei/status/1003171508615696384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멕기 부품을 콜라에 24시간 담가 두면 멕기가 벗겨진다' 는 내용이라 화제가 됐었는데요.
멕기 벗기는 데 거의 표준작업이다시피 한 신너탕 - 락스 담그기에 비해서 공정도 간단하고 친환경적이고 냄새 문제도 해결되는 방법이긴 한데,
메이커나 발매 시기에 따라서 멕기 마무리 방법이 다르고, 저는 건프라만 다루기 때문에 반다이 멕기에도 통하는지 한 번 검증해 보려고 실험을 하게 됐습니다.
트윗 댓글 중에 콜라의 구연산 성분이 작용하는 것 같다 는 내용이 있어서, 다음과 같은 조건을 준비해 봤습니다.
1. 콜라
2. 구연산 수용액
3. 락스 원액
4. 식용 식초
식초는 '산성에 반응한다' 는 조건을 보고 한 번 대조군 삼아 준비해 봤습니다.
(*...이 때는 몰랐죠... 그런 엄청난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줄은...)
반다이제 골드 멕기 런너(MG 백식개)를 시료로 사용했습니다.
멕기처리한 런너 위에 클리어 옐로우 피막을 입혀서 금멕기 처리를 한 런너라, '멕기 위에 보호 코팅' 이라는 조건에도 맞아서 마침 좋은 재료였습니다.
코팅된 상태 그대로와, 툴 클리너로 코팅을 지우고 크롬 멕기만 남긴 상태 두 가지 시료를 준비했습니다.
(...사진이 왜 돌아가냐. -_-;)
각각의 용제에 투입하고 24시간 기다립니다.
그리고 대망의 24시간 후!
1. 콜라
- 코팅된 런너 : 변화가 없습니다
- 코팅을 벗기고 투입한 런너 : 멕기 면적의 (대충)80% 정도가 제거되어 있습니다.
콜라 무서워 OTL;;;
(아래쪽 사진은 런너가 가벼워서 뜨는 바람에 제대로 잠기지 않은 반대쪽면입니다. 12시간째에 눌러서 가라앉혔더니 제대로 벗겨지지 않았네요)
2. 구연산 용액
양쪽 다 아무 변화 없습니다.
구연산의 농도 문제인가 싶어서 2차 실험에서 재확인하기로 결정
3. 락스
- 코팅을 벗기지 않은 런너는 돌출 및 일부는 코팅 째로제거되었으나 평면부는 질기게 남아 있습니다.
- 코팅을 벗긴 런너는 아주 깨끗하게 벗겨졌습니다.
이래서 '신너탕 후에 락스탕'이 표준 공작이구나 싶은 동시에, 멕기 부분은 산성이 아니라 염기성에 반응한다는 가설이 섰습니다.
.........그런데 순전히 대조군으로 설정했었던 식초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오고 말았으니...
4. 식초
식초에 담가져 있는 상태에선 눈치채지 못했는데, 물세척하는 과정에서
클리어 코팅이 말끔하게 지워져 나갔습니다.
그 뿐인가요, 코팅을 벗겨내고 넣은 런너의 멕기도 약간만 남기고 벗겨져 나갔습니다;
.........무시무시하네요 식초;
아니 그보다 이거 신너탕보다 식초탕이 더 안전하지 않나요?
유기용제 냄새 안 맡아도 되고, 하수구에 그냥 버려도 괜찮고?
하여튼 콜라 검증한다고 하다가 식초의 무시무시한 위력을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1차 실험에서 우리는, 농도 문제인 것으로 추정되는 구연산의 실패와 동시에, 또 한가지 실험을 필요로 하는 사항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염소계 표백제인 락스에 멕기가 반응한다면, 같은 염기성을 띤 세제이면서 더욱 안전한 소재를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탄산수소 나트륨, 속칭 베이킹 소다 말이죠.
구연산과 더불어 친환경 세제로 널리 쓰인 소재이고, 락스보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베이킹 소다.
2차 실험에서는 구연산의 재도전과 더불어 베이킹 소다를 용제로 투입해 보기로 했습니다.
이번 실험 조건은 간단합니다.
1. 구연산 수용액
2. 베이킹소다 수용액
1차 실험 때 구연산은 농도 문제로 실패한 듯하여, 이번엔 아예 1:1, 50% 수용액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시료는 1차 실험 때와 마찬가지로 코팅상태 / 코팅 벗긴 알멕기 상태의 런너 투입
14시간 후,
어떻게 되었을까요?
(또 돌아가네 젠장 -_-;)
구연산 수용액은 뭔 짓을 해도 전혀 변화가 없었습니다.
식초보다 못한 구연산 같으니라고.
그런데...
베이킹 소다 수용액에 넣었던 알멕기가,
깨끗하게 벗겨져 있었습니다!
네... 그동안 멕기 제거법의 정석으로 여겨지던 신너탕 + 락스탕이라는 환경에 안 좋고 건강에도 해로울 것 같은 방법을 대체할, 친환경적이고 건강에도 해롭지 않은 방법을 찾아낸 순간이었습니다.
물론 1차 실험의 식초 실험 결과를 보면 식초에만 주구장창 담가 놔도 벗겨질 것 같긴 하지만, 작업 효율을 생각하면 식초탕 12시간(* 더 짧게 걸릴 수도 있습니다)후, 물세척을 한 다음에 베이킹소다 수용액탕에 12시간(* 역시 이쪽도 더 짧을 수 있습니다) 담가 두면 멕기를 깨끗하게 벗길 수 있습니다.
들어가는 비용도, 동네 수퍼에서 제일 싼 화학식초 한 병(500ml 한 병에 1천원도 안 함)에 다이소에서 파는 청소용 베이킹소다(1kg 포장에 3천원)를 수돗물에 풀어 쓰기만 하면 되고, 버릴 때도 그냥 아-무 걱정 없이 하수구에 콸콸 버려도 됩니다.
오히려 웬일로 하수구 청소를 다 했느냐고 어머니나 와이프에게 칭찬 들을 겁니다.
...아 이거 특허 내야 되는 거 아닌가 몰라? -_-;
하여튼, 반다이 골드 멕기를 기준으로 하는 방법이지만 다른 회사 멕기에도 응용 가능한 방법이리라 생각합니다.
이리저리 응용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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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둘이 중화돼서 산소만 발생하고 맹물 됩니다. 화학시간에 뭐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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엌 베이킹소다가 알카리였군요 부끄부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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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참 산소가 아니고 이산화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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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숙면을 취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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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너탕은 아무래도 플라스틱 손상이 걱정되는데, 설마 식초가 저럴 줄은 저도 놀랐습니다. | 18.06.08 16: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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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us
식초 - 베이킹 소다 조합이면 신너는 아예 안 써도 됩니다. | 18.06.08 17: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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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대단하십니다 | 18.06.08 17: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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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부품까지 녹아 없어진 건가요; | 18.06.08 17: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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뚫어뻥이 굉장히 효과가 좋습니다. 멕기만 말끔하게 날아가죠. | 18.06.08 17: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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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아뇨;; 멕기만 싹 다 날아갑니다(...) | 18.06.08 18: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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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런데 트래펑 성분도 수산화나트륨(가성소다) ...베이킹 소다 성분이네요;;; | 18.06.08 18: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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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둘이 중화돼서 산소만 발생하고 맹물 됩니다. 화학시간에 뭐 하셨어요! | 18.06.08 17: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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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시스트
엌 베이킹소다가 알카리였군요 부끄부끄 | 18.06.08 17: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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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참 산소가 아니고 이산화탄소;;;; | 18.06.08 17: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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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시스트
전 숙면을 취했어요 | 18.06.08 18: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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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초는 저도 놀랐지만 베이킹소다는 왜 아무도 생각을 안 한 걸까요;;; | 18.06.08 17: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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