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합중국 뉴욕
약속한 시간은 정오였다.
흑의 라이더는 방금 주문한 커피를 즐기며 오픈테라스가 있는 커피숍에서 한시간을 보냈다. 자신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는다면, 그는 논박하지 않을 수 없을것이다.
테이블의 옆을 보면, 고양이가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원래 손님이 가져온 애완동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가게에 보관된 고양이 가게의 간판을 살펴본다. 가게의 광고판에는 "본점의 고양이가 점거하고 있는 테이블에는, 본점이 미니케이크를 보상으로 제공할 것입니다". 케이크를 먹으며 게으른 신축성 고양이를 즐길수 있다. 고양이와 인간, 양쪽으로 이득인 이야기다.
흑의 라이더는 테이블에서 일어서, 저 멀리를 바라보면서 거리를 활보했다.
바쁘다기보다는. 삶의 노래를 노래하고 노래하는 것이 낫다.
물론. 사람들의 마음이 이와 같은지는 확실하지 않다. 너무 쉬워보이거나, 마음이 필사적이거나, 기도를 할 수도 있고, 참을성없는 분노에 몸과 마음을 두기를 원하거나, 악의적인 사람은 잘못된 일을 하려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라이더가 원하는 것은 표면이다. 마음을 읽는것이 불가한 사람들에게는 표면적이지 않은 것들이 【부재】하다.
이런 종류의 경치를 볼 때마다 라이더의 가슴에 숨겨진 작은 통증과 자존심이 느껴진다. 그것은 그것이 옳다는 믿음이면서도, 그것이 그 확신에 반하는 것처럼 보였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
시원한 목소리와 지팡이가 바닥을 스치는 쿵 하는 소리가 함께 그의 등 뒤에서 울려퍼졌다. 흑의 라이더는 돌아섰다. 그의 눈에 띄는 것은 부드럽게 웨이브진 밤색 머리칼과, 그리고 앳된 얼굴의 천진난만한 소녀였다(이에 대해선 본인은 사실 불만을 품고 있다고 들었다고 하지만)
"아니, 내가 조금 일찍 도착한거야."
전에는 피오레 포르베지 위그드밀레니아라 불리던 소녀가 다소 의아해 하는 듯한 눈빛으로 흑의 라이더를 바라보았다.
"당신이 말인가요? 설마 그럴리가, 혹시 보구라도 사용한건가요?"
"정말이야! 진짜 비행기 타고 왔어!"
"정말인가요.... 거짓말 한건 아니지요?"
"대도시에서는 보구를 쓰면 큰 소란이 난다고."
피오레는 이제 휠체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래도 오른손에 지팡이를 쥐고 있지만 그 다리는 확실히 발을 딛고 서 있었다.
"굉장한걸. 벌써 걸을수 있는거야? 아, 앉아앉아"
"결국, 마술회로의 변질이 근본원인이었으니, 그 요인을 제거하고 나선 육체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어요. ....그렇지만, 출생이후로는 두발을 움직일 수 없었으니까. 우선, 다리를 움직이는데 익숙해져야......"
피오레가 천천히 막대기로 땅을 받치고 앉으려 쪼그리는 순간 지팡이를 쥐던 손이 미끄러졌다. 라이더는 당황하며 일어섰지만, 그녀는 여전히 평온한 표정으로 손을 테이블 위에 얹어 체중을 지탱했다.
"놀라게 해버렸네요. 가끔씩 기운을 잃는 순간이 있어요. 짧은 시간안에 이렇게 반응할 수 있게 되었지만."
"어쩔 수 없지. 너는 태어나면서부터 휠체어를 애용했지?"
"그래요. 하지만 날이 지나갈수록 점차 좋아질거에요. 과거와 같이 하루종일 휠체어에 머물러있을 때에는 한번도 못했는걸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피오레의 목소리가 착 가라앉았다.
"지금까지 내가 【이런 종류의 삶】에 관심을 갖지 못했기 때문일수도. 내가 마술사로서 계속 존재하기를 원했다면 결코 이룰수 없었을테니까."
마술회로, 그것은 마술사에게 마치 생명선과도 같다. 마술이 없어도 마술을 부릴 수 있다. 그러나 회로가 없다면 마술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우수한 마술사라면 뛰어난 마술회로를 갖는다.
피오레의 마술회로는 극도로 우수했지만, 오히려 변질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악화되어 그녀의 다리에 영향을 미치고 두다리를 마비시켰다. 발을 움직이면 마술회로는 부서지게 될 것이다. 마술사로서 그대로 존재했다면 그녀의 발뒤꿈치는 움직일 수 없었을 것이다.
마술사인 피오레는 양발로 걷는 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러나 마술사로서의 존재를 그만두는 것으로 그녀는 일어서는 것이 가능했다.
그녀는 변질된 마술회로를 포기하고 두 발을 회복했다. 처음의 추측대로 그녀는 마술을 잃었다. 변질된 회로는 기능을 정지했다.
"마치 인어공주같네."
"그렇게 아름다운 일은 아니에요. 당신은 안데르센을 화나게 할걸요. 나는 단지 제멋대로 자신의 소망을 좇은것 뿐인걸."
"그러고보니 호문클루스들은 어때? 너를 따르는 아이들도 있지?"
피오레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수줍게 대답했다.
"네. 덕분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삶을 살았어요. 이제 함께 먹을 네 사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뉴욕으로 이주한 호문클루스들은 머리색과 눈동자 색을 바꾸고 피오레와 동거했다. 전원이 밖에서 일하는 것 같고, 재활기간동안 대학에 가는 피오레는 양육되는 편인 것 같다ㅏ.
"그래, 잘됐네."
그 전쟁 이후----아니, 전쟁이 절반도 끝나지 않은 시점에, 피오레는 마술을 포기하는 길을 택했다. 마술의 세계에게는 최악의 배반이자, 일족을 대적하는 행동이다.
물론, 유럽에서도 계속 사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마술세계에서는 업신여겨지는 북미대륙으로 건너왔다
포르벳지 가문이 처음 조사할 곳은 유럽, 다음으로 러시아를 포함한 위그드밀레니아(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전" 위그드밀레니아겠지만)의 동반자들의 관리지였다. 피오레는 포르벳지 가문과 인연이 없는 북미를 선택했다.
이때 피오레는 벌써 두번이나 이주했다. 미국으로 이동한 흔적조차 찾을수 없을것이다.
"그런데 당신으로부터 연략을 받았을때는 깜짝 놀랐어요. 당신이 갑자기 나를 만나길 원할거라고 생각한 적 없었으니까."
"에이, 그 후에도 상당히 시간이 흘렀잖아. 네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신경쓰고 있었어. 그 전쟁은 세상을 뒤흔들만한 것이었으니까. 누구에게도 어떤 고통도 하소연할 수 없잖아."
"글쎄.... 저도 이젠 그 전쟁에 대해 한번도 얘기하진 않았어요."
"그래서, 인터뷰를 해 보자! 조금만 얘기해봐, 너의 과거와, 너의 미래는?"
"이거, 책으로 만들거나 하진 않겠죠?"
이 말에 흑의 라이더는 처음으로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다.
"잠깐, 내가 미국에 있다는게 들키면 상당히 큰일이 된다고요."
"기록은 해도 책을 만들진 않아. 봐, 난 기억력이 좋지 않잖아. 내가 이렇게 몇년동안 더 머물수 있을지도 모르고, 지금처럼 몇년을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잖아."
"만약 무슨일이 있으면 저한테 연락하세요. 제가 회수할테니까."
"알았어알았어. 그럼, start!"
흑의 라이더는 매우 흥분해서 메모장을 꺼냈다. 피오레는 쓴웃음을 지으며 그를 쳐다보면서 입을 열었다
그녀는 커피를 주문한 후, 어디서부터 이야기하면 좋을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고민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성배대전이라 불리는 그 전쟁은, 그녀의 인생을 뒤집어놓았다고 할 수 있다. 그 전쟁이 없었더라면, 지금처럼 뉴욕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글쎄요, 일단 출발점에서부터 이야기할까요.
나에게는, 그 싸움이 특별한 사건이었지만, 그것이 인생을 변혁시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어째서냐구요? 왜냐하면 마술사로서 그렇게 죽는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래서, 나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전쟁에서 패한다면, 나는 아마 죽는다고. 일족의 소원은 부숴지고, 나 역시 고깃조각이 되어버릴거라고. 마술사적으로 다시 말하자면, 이것은 영토다툼과 다를 바 없는 전쟁입니다.
내가 전쟁에서 이겼다고 가정했을때, 일상에 대한 변화는 없어요. 대성배를 위그드밀레니아로서 마술을 연구하기 위해 세월을 보낼테죠.
다른 동족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우리의 손으로 영광을 불어넣을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은 아무것도 없다고.
전쟁 전에 유일하게 잘못 계산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동생, 카우레스의 참전이었어요. 그것은 정말 뜻밖이었어요. 객관적으로 말하자면, 나와 그는 재능의 차이가 매우 큽니다. 마스터의 상징인 영주가 우연히 나타났더라도, 카우레스는 분명 참전을 거부할텐데, 나는 본래 그렇게 생각했어요.
당신은 어째서냐고 물었지만...., 글쎄요, 왜냐하면 그 아이가 나와 싸우지 않을거라 생각했으니까. 동시에, 카우레스는 마술사로서 힘이 부족하고, 두려움에 분명 떠날거라고.
지금와서 보면, 그건 어리석은 생각이었어요. 내가 인식할 수 없었던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에, 그 아이는 진작에 그것을 해냈는걸.
하지만 그때 그가 참전을 결심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을 때에는, 정말로 의외였어요. 정말로 ,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마음속에서 분노도 생겨났죠. ......네, 정말이지 부조리한 분노였어요.
내가 이 일로 죽는다는 것에 대해, 나는 신경쓰지 않는다. 비록 부모 모두 건재했지만, 나는 이미 포르벳지 가의 당주였고, 죽음에 대한 각오도 이미 다졌다. 하지만, 카우레스는 그렇지 않았다 .....그때의 나는, 그것을 이유로 삼았어요.
"카우레스는 나의 예비품(백업), 생명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내가 패배했을때에 그가 나와야한다"라며.
물론,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나의 솔직한 생각은 결코 이러한 것이 아니었어요. 완전히, 그렇지 않아요. 가장 문제되는 것은, 카우레스가 보기에는, 내 솔직한 생각이 너무나 명백해서, 지금까지 나는 이 때문에 화가 났어요.
그 아이는, 위급한 순간에는 포커페이스를 제법 잘했는걸.
네, 그래요. 나는 정말로 차분한 척 하는게 안되네. 라이더, 세상에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도 화를 낼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네?
.....글쎄, 난 미니케이크를 받는다면, 이전의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럼 계속하자면, 결과적으론 중요한 카우레스에 이르러서도, 누나가 위험해 보였으니까, 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말을. 나도 이 일에 전혀 신경쓰고 있지 않고, 부모님이 반대하고 있다고, 이런 거짓말로 그를 만류하려 했어요.
......그래, 미안해요. 물론 현실은 거짓말이랑은 닮지 않았습니다. 양부모 모두의 사고방식은 완전히 마술사. 성배대전의 이후의 성배전쟁에서 승리할 확률이 높아진다면, 이라며 동의했습니다.
왜 내가 이런 종류의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을까요? 카우레스는 이미 그런 종류에 대해 정신적인 준비가 되어 있었어요. 간단히 말해, 카우레스는 결론을 짓고 곧바로 부모님을 찾아갔어요. 정말이지, 나는 그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뭐, 물론, "죽느니 얼뜨기를 내주는 편이 나으니까, 누나가 무슨 위험한 일이라도 있다면, 재빨리 몸을 바쳐 희생할거야"라고, 카우레스는 분명 이렇게 당부했을테죠.
그렇게, 나는 선택을 했고, 정확하겐, 선택했다고 느꼈어요,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것이었어요. 나는 죽음에 대한 각오는 했어도 싸운다는 의식은 없었으니까. ......응, 조금 다른 느낌.
피오레는 혼란스러운듯 손가락을 엇갈리게 하고 있었다. 비록 대략적이지만, 나는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그녀가 말하고 싶은 것은, 아마 형태가 없는 것이다. 그것은 일종의 개념이지만, 결코 이치에 맞는 것이 아니었다.
-------과거의 경험으로 인해 현재의 가치관이 바뀌었다는 것은, 이런 것일까?
그래. 아마 이렇게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네. 나는 자신이 주시해야 할 것을 보지 못했다. 이것을 깨닫게 된 것은 그 전쟁에서, 그리고 남동생, 또 가장 주요한 것이, 서번트.
네, 검은 아처. 나의 최초이자, 그리고 최후의 종(서번트). 그러나, 처음엔 운명에 따라 선택한 것이 아니었어요.
내가 바란 것은 그저, 강력하고 현명한 서번트.
당시, 두명의 서번트가 이미 확정되어 있었습니다. 랜서·블라드3세, 캐스터·아비케브론.
다닉·프레스톤·위그드밀레니아.... 다닉 삼촌은, 나를 선택한 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똑똑한 서번트를 원한다". 물론, 그 말 속에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시겠어요?
배반하지 않고, 전투에 능하며, 용감하고 결단력이 있으며, 명상에 빠진 왕과 철학자가 가지지 않은 관점을 가진 자.
가장 중요한 것은, 용맹한 왕에게 두려움을 품지 않고, 이에 못지 않게 억지를 부리며 조언을 내릴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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