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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단편]마지막 메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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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카를 뒤에 남겨두고 거칠게 카페의 문을 닫은 뒤, 치하야는 울면서 계단을 뛰어내려왔다. 

차가운 밤바람에 눈물이 흘러떨어지고 뒷길로 뛰어들고 나서 양손에 얼굴을 묻었다.

핸드백 안에서 문자 착신음이 들렸다. 프로듀서를 빼앗아 간 하루카에게 온 걸까. 하루카를 선택한 프로듀서에게 온 걸까. 어쨌든 내용은 상상이 간다. 굳이 읽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치하야는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도착한 문자는 읽지도 않은 채 답신 문자를 입력하기 시작했다. 떠오르는 말은 한 가지뿐이었다. 액정화면이 점차 그 말로 채워져갔다.

 

"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

 

잡아먹을 듯이 화면을 바라보고 있던 치하야는 이윽고 발신 버튼에 엄지를 올렸다.

"잠깐만요!"

목소리는 생각 외로 가까웠다. 치하야는 곧바로 버튼에서 손을 떼고 고개를 들었다.

"......하기와라 씨?" 같은 사무소 아이돌인 하기와라 유키호가, 그것도 조금 전까지 카페에 있던 하기와라씨가 왜 지금 여기에? 치하야와 하루카의 싸움을 걱정해서 뒤쫓아 온 것인가?

"하아..하아..제 얘기 좀 들어보세요" 유키호는 숨을 몰아쉬면서 치하야의 소매를 잡았다.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요"

"이야기? 하기와라씨가? 저에게?"

"네. 하지만 그러기 전에"

치하야의 손이 잽싸게 움직이더니 휴대전화를 잡고 있는 치하야의 손목을 붙들었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입력되어 있던 문자를 지웠다.

"무..뭐하는 거에요!!" 치하야가 외쳤다. 남의 문자를 멋대로 지우다니 몰상식한 짓에도 정도가 있다.

"죄..죄송해요! 하지만 제 설명을 들어주세요" 유키호의 눈에는 핏발이 서 있었다. "이야기 라는건..."


.......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아버지는 어느 날, 사소한 의견 차이로 동료와 싸웠습니다. 마흔을 넘긴 아저씨들인데 절교하겠다느니 숨통을 끊어놓겠다느니 하며 아주 난리도 아니었죠.

그래도 어느 정도 냉각기간을 가졋다면 분명히 원래의 사이로 돌아갔을 거에요. 이제까지 그래왔으니까요.

하지만 그때는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싸움이 있고 며칠 뒤, 아버지의 동료가 일하던 중에 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말았거든요.

실은 사고 직전에 아버지가 그 동료에게 전화를 했어요. 처음에는 부드럽게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결국 다시 싸우게 되었고 격분한 아버지는 이렇게 버럭 소리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이젠 너하고는 죽어도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아!!!"

그것잉 동료가 들은 아버지의 마지막 말이되었습니다.

"그 뒤로 '생각없이 말하지 마라'가 아버지의 입버릇이 되어버렷죠. 한때의 격정으로 내뱉은 말이 마지막 한마디가 된다면 말한 쪽도 들은 쪽도 너무 괴롭습니다. 나중에 아무리 자신을 나무란들 돌이킬 방법이 없죠"

"하기와라 씨는 왜 저에게 이런 말을 하는거죠?"

"만약 아버지가 여기 계셨다면 치하야씨에게도 '생각없이 말하지 마라'라고 말했을 테니까요."

"생각 없는 말??"

"조금 전의 문자요. 물론 내용은 보지 않았지만..."치하야가 비난하는 듯한 시선을 보낸 탓인지 유키호는 손사래를 치며 부정했다. "하지만 치햐야씨의 얼굴을 보고 알았습니다. 분명히 돌이킬 수 없는, 독화살 같은 말이 발사되려 하고 있다고"

그랬을려나? 그랬을지도 모른다.

조금 전보다 추위때문에 조금은 냉정해진 머리로 돌이켜보면, 확실히 그 문자는 너무 심했다.

"다른 사람에게 아버지와 같은 괴로움을 맛보게 하고 싶진않습니다." 유키호는 고개를 숙였다. "제발 제 말을 들어주세요. 하루카랑 프로듀서씨과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치하야씨로써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겠죠. 화내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잠깐만 상상해보세요. 만약 조금 전 같은 문자가 그 사람에 대한 마지막 한마디가 된다고 말입니다."

영상이 뇌리에 떠오른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하루카(또는 프로듀서)가 걸어가면서 치하야의 문자를 확인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발을 멈춘다. 그곳에 맹렬한 속도로 자동차가 달려오더니....

마지막 순간, 죽은자의 망막에 몇 십개의 '죽어'가 새겨진다......

만에 하나라도 그런 일이 일어나버린다면....

분명히 평생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겠지....

"하기와라씨." 치하야는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역시 그 메세지가 마지막이 된다면 저는 보내지 않겠어요."

"받은 사람도 그렇게 생각할겁니다." 유키호는 미소 지었다. "그것이 마지막인건 싫다고 말이죠."


사람이 없는 눈이오는 밤길을 두 사람이 함께 걸었다.

"하기와라씨, 아버지는 건강하신가요?"

"덕분에요. 십 년 전에 은퇴하시고 지금은 제가 뒤를 잇고 있어요. 으음...이렇게 말해도 아이돌 일이 없을 때 파트타임으로 잠깐잠깐 하고있지만요."

"?, 그러고 보니 무슨 일을 하신다고 했죠?"

유키호는 갑자기 발을 멈추더니 손장갑을 코트에서 빼내었다.

"으음....비밀...지켜 주실 수 있나요?" 치하야가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고, 유키호는 손장갑을 치햐야의 귀에 가까이 가져가면서 속삭였다.

"살인청부업자입니다."

한순간 숨을 삼켰다. 그러나 고개를 돌려보니 유키호는 미소 짓고 있었다. 농담이다. 치하야도 그제서야 웃음을 터뜨렸다.

"안 돼요, 하기와라씨. 그런 중요한 걸 알려주시면. 전 입이 가볍단 말이에요"


※ 솔직히 말해서 유키호아버지 이야기 했을 때 눈치채신 P들도 많으실듯 했으나 그냥 강행군했습니다. 재미 있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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