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GE 1
유명경내(幽明境內) - Dead Easily
둘째 날 14:00, 명계의 큰 나무가 서 있는 묘지
??? 「어라? 외출하시려구요?」
유유코 「그래. 이렇게 날씨도 좋은데, 너도 가끔은 밖에 나가보는 게 어떻겠니?」
반만 환상인 정원사
콘파쿠 요우무 등장
요우무 「저라면 원래부터 바깥에서 일하고 있어요.」
유유코 「어디 보자, 요우무의 직무가 뭐였더라.」
요우무 「네? 아, 네. 알고 있습니다. 옆에서 모실께요.」
유유코 「틀렸어. 요우무는 보초, 잖니?」
요우무 「네에, 경비 역할도 겸하고는 있습니다만...」
유유코 「진짜 보초는...
안에서 바깥으로 나가려고 하는 사람도 잘 지켜보지 않으면 안되는 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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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코 「그러면, 잘 지키고 있으렴.」
요우무 「네 알고 있다구요 정말...」
유유코 「보초가 그래서야, 조금 불안하네.」
요우무 「괜찮습니다. 몇 사람이 오건 들여보내지 않을 테니까요.」
유유코 「어머나. 나도 돌아올 때 고생 좀 하게 됐네.」
STAGE 2
인마전(人魔戰) - Magical Battle
둘째 날 15:00, 하쿠레이 신사
??? 「음? 뭔 일이야? 이런 델 다 오고.」
유유코 「일부러 이런 곳까지 왔으니까......
그거 밖에 없지 않아?」
평범한 마법사
키리사메 마리사 등장
마리사 「그거였나.
그건 그렇다 쳐도, 대낮의 신사에 망령이냐.
여유만 넘친단 말이지, 진짜로.」
유유코 「당신이? 아니면 저기 무녀를 말하는 것?」
마리사 「너랑 무녀 말야.」
유유코 「정답∼.」
마리사 「밤의 신사에라면 나오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텐데 말이다. 망령도.」
유유코 「어머. 망령이라 하더라도, 대낮에 있기는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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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코 「자, 그럼. 또 한명의 여유로운 사람은 어디?」
마리사 「글쎄, 저 근처에서 차를 마실 준비를 하고 있거나,
저 근처에서 차를 마시고 있거나. 둘 중 하나겠지.」
유유코 「묘한 선택지이네.」
마리사 「그래?」
유유코 「응. 특히 후반부가.」
STAGE 3
경계의 차(茶) - Shinto Shrine
둘째 날 16:00, 하쿠레이 신사
레이무 「이봐요. 겨우 청소해 놨건만 어질러 놓구!
이래선 의미가 없잖아.」
유유코 「어머나, 싸우기 편하도록 일부러 치워둔 줄 알았지 뭐니.」
레이무 「아무튼, 마리사는?」
유유코 「그 근처에서 차를 달이고 있던가,
그 근처에서 차를 마시고 있던가, 둘 중 하나일까.」
레이무 「흐응.」
유유코 「그리고, 다음은 당신이 차를 마실 차례.」
레이무 「아니, 뭐, 마시기야 하겠지만...」
유유코 「그 전에, 그걸 벌일 시간이야.」
레이무 「그거? 그거 말이지.」
유유코 「그래. 그거.」
레이무 「혈기 왕성한 망령이라니깐 정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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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코 「역시 차는 신사에서 드는 게 제일-.
나도 한잔만 신세질께.」
레이무 「마치 '꽁치는 메구로에서 먹는게 제일' 같은 편견이네.」
유유코 「아 아니구나, 오늘은 서두르지 않으면 안되는 거였지.」
레이무 「당신 언제나 태평하잖아, 나 이상으로.
괜찮지 않을까? 차 한잔 정도는.」
유유코 「차로 느끼는 행복감도 그저 한 때.
진정한 만복(滿腹)은 내일까지 미루려구.」
STAGE 4
유령학(幽靈學)의 죽음 - Deathplace
둘째 날 21:00, 홍마관 시계탑
사쿠야 「왠지 모르게 눈 앞에 망령이 보이는 듯한 느낌이 들어...
나, 영감(靈感)이 그렇게 강했었나?」
유유코 「자, 그거.」
사쿠야 「그거? 아니 그러고 보니, 당신 발이 있네?」
유유코 「봐, 오른발 옆에 왼발이 있잖니.
이런 정도는 상식이라구.」
사쿠야 「아무튼. 이런 곳에 무슨 볼일이 있어서?」
유유코 「그러니까, 그걸 벌이러 왔다고 말했잖아. 자.」
사쿠야 「그거라면... 성불(成佛)?」
유유코 「응. 성불.」
사쿠야 「뭔가 맞받아 쳐주지 않으면 대답을 어떻게 해야 할지가 난감한데...」
유유코 「뭐어, 신사의 무녀님에게도 무리였던 일이니,
당신이 시킬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안 들어. 성불.」
사쿠야 「그거...... 성불을 무녀에게 가서 부탁한다는 것 자체가 좀 틀린 것 같은.」
유유코 「앗. 그런데 누가 성불같은 걸 하고 싶다는 얘기를 꺼냈을까 참.」
사쿠야 「당신이 하는 말 속에는, 뭔가가 부족하지 않아?」
유유코 「부족하게 보이는 건 말이야, 긴 부분과 짧은 부분이 양쪽 다 들어 있기 때문이야.
그런 거면 보통 사람에게는 이야기의 뜻이 잘 보이지 않게 된다구.」
사쿠야 「뭐어 난 보통 사람이니까요-.
하지만. 궁극적으로 짧은 부분을 가지고 있다면 모습조차 보이지 않게 되지.
느긋하기만 한 당신에게, 내 모습이 보일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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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코 「어머, 움직임이 보이는가 보이지 않는가의 여부는, 승패에 별 관계가 없는 모양이야.」
사쿠야 「휴우... 뭔가, 목적 의식이란 게 없는 상대에게 지니 참 약이 올라.」
유유코 「목적이라면 있어.」
사쿠야 「없잖아?」
유유코 「모습이 보이지 않는 적은 말이야.
내일은 보이게 될 지도 모른다... 라는 것과 같아.」
STAGE 5
볼 수 있게 만드는 의식 - Visionary Night
둘째 날 26:00, 홍마관 로비
레밀리아 「무슨 일이지? 뭔진 모르겠지만 소란스럽네.」
유유코 「이 만큼 해 두었으니, 내일은 즐거울 거야. 분명히.」
레밀리아 「참 능동적인 망령...
그래서, 대체 무슨 용무?」
유유코 「모두들, 자신의 의사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지금 자신이 조종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고들 있어.
그러니까 오늘은. 자신의 의사를 가지지 않은 마냥 자유로이 돌아다니고 있는 거라구.
이대로 가면, 내일은 재미있는 걸 볼 수 있을지도 몰라.」
레밀리아 「그런 걸 질문한 적은 없지만.
...그 재미있는 것. 내 눈에도 보일지?」
유유코 「재미있는 것? 무슨?」
레밀리아 「그것 참......
과연, 그런 식으로 해서 흑막의 의사를 속이고 있는 거로구나.
나도 한번 따라 해 보기로 할까.」
유유코 「그런데 말이지. 새로운 차(茶)가 손에 들어왔지 뭐니.」
레밀리아 「흐음, 한마디로 신차(新茶)구나. 어디의 차인데?」
유유코 「신사.」
레밀리아 「정말 새로운 차 맞는 거야?」
유유코 「신의 새로운 차, 줄여서 '기원하는' 차.」
레밀리아 「맘에 안 드는 부합인데...
어차피 난 홍차(紅茶)밖엔 마시지 않으니까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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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코 「이 정도면, 예정되어 있던 내일도 바뀌게 될까.」
레밀리아 「역시 귀찮아 그런 건...
나라면 좀 더 직선적으로 흑막을 노릴텐데 말이야.」
유유코 「어머,「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말 알아?」
레밀리아 「시간은 금속이다」라는 말도 있어.」
유유코 「은으로 만든 나이프 얘기구나.
하지만 실은, 은으로 만든 컵 쪽이...
시간을 멈추는 성질을 더 강하게 가진다지.」
Border Line
오랜 친구 - Open a can of worms
모임의 날 17:00, 하쿠레이 신사
유유코 「좋은 아침.」
레이무 「굿 이브닝. 근데, 좀 일찍 왔는걸.
시작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남았어. 차라두 마실래?」
유유코 「혹시 최근에 뭔가, 이상한 일이나 재미있는 일을 본 적 없니?」
레이무 「? 어디 보자...
어제 이상한 망령이 들렀다 간 일 정도?」
??? 「그런 걸로는 안되지 않을까.」
모임의 날 17:00, 신사의 경계
??? 「의사를 흐트러뜨리는 것으로, 조종당하는 것을 방지한다, 라.」
환상의 경계
야쿠모 유카리 등장
유카리 「유유코의 방식은 언제나 어중간하다니깐.」
유유코 「그러니? 하지만 저기, 네가 등장한 일은 예상 외라고 해야 될 것 같은데.」
유카리 「뭐어, 힘내서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 친구의 모습이 보이길래.」
유유코 「장난을 쳐 보고 싶어진 거구나? 유카리 성격에.」
유카리 「틀렸어, 망쳐 버리고 싶어진 거야.」
유유코 「참. 근데 말이지, 새로운 차(茶)를 손에 넣었지 뭐니.」
유카리 「어머나 우연이네? 나도 그런데.」
유유코 「그래?
그러면, 차의 신선한 향기라는 게.
어째서 시간과 함께 사라져 가는지도 알겠구나?」
유카리 「유감. 내 차는 향기가 사라지지 않아서, 잘 모르겠어.
언제까지라도 말이야.」
.
.
.
유유코 「정답은...
'차의 향기는 널리 퍼져서 엷어진 것, 결코 사라진 게 아니니라'라는 거야.」
유카리 「그런 거였구나. 번거롭게.」
유유코 「거기서, 한번 널리 퍼져 버린 향기를,
한번 더 한 곳으로 모으는 방법......
즉, 크게 둘러싼 경계를 한꺼번에 작게 만들면 되는 법. 부탁해∼.」
유카리 「어쩔 수 없네. 뭐, 유유코의 청이라면.」
Immaterial and Missing Power
췌몽환상 - Pandemoniac Land
모임의 날 19:00, 환상향
??? 「아∼우... 결국 들통나 버렸네.
당신이 화제를 괴상하게 이끌고 다니는 바람에...」
유유코 「어머나 세상에.
겨우 추억거리를 찾아냈다고 생각했는데, 정체가 이런 꼬마 도깨비였다니.」
모이는 꿈, 환상, 그리고 백귀야행
이부키 스이카 등장
스이카 「조금은 더 놀 수 있을 거라구 생각했었는데 말이야.
당신같은 이상한 망령이 나서리라고는... 미처 생각도 못했어.」
유유코 「......도깨비 따위에, 향기인지 뭔지가 있을 리도 없겠지.」
스이카 「우와 예의없게―.
향기를 모으듯 나를 부른 거 아니었어?」
유유코 「백단향은 새싹부터 향기롭다(될성부른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
이런 지저분한 꼬마 도깨비로는, 역시 조금.」
스이카 「그 말, 글자 그대로 날 칭찬하는 의미 아니야?
나는 모이는(萃) 향기(香). 스이카(萃香).
당신 이름의 부합은 인위적인 것? 아니면 우연이었어?」
유유코 「애들은 몰라도 된단다.」
스이카 「도깨비를 애 취급 하신다 이거지. 꽤 용기가 있는 언니네.
아아 아니다. 용기(勇氣, ゆうき)가 아니라 귀신 기운(幽氣, ゆうき)인가?」
유유코 「아 참, 그건 그렇고. 새로운 차(茶)를 손에 넣었었지 아마.」
스이카 「저기이. 나 이렇게 나타났고 하니, 이제 화제를 엉뚱하게 돌릴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혹시 일부러 그랬던 게 아니고, 원래부터 천연적으로 그래?」
유유코 「그야 물론. 천연물(天然物)이야.
신사의 차인걸.」
스이카 「게다가 신사에 있는 차가 천연일 리도 없는데... 우웅...
알았다. 결국 당신, 그 '신사에 있는 차' 라는 사람과 나 중,
누가 더 좋은 향기가 나는지를 비교해 보고 싶은 거로구나.」
유유코 「어머나? 대단하네.」
스이카 「정말 굉장한 건 이제부터 이제부터∼.」
유유코 「내가 할 말을 맞추어 낸 건 지금이 처음이야.」
스이카 「나도... 타고 난 천연의 도깨비.
내가 가진 천연의 도깨비의 힘은,
당신처럼 도움도 안 되는 천연스러움과는 좀 다를 걸!」
Ending
공기의 빛깔이 다른 세계, 명계.
인간 측에서의 수요도 있고 하기에, 여름은 유령들에게 있어 가장 바쁜 시기이다.
유령에게 이런 말도 좀 이상하지만, 다들 살아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었다.
바쁘게 지내는 것이 살아있는 증거라는 말은 누가 했던 것일까.
그래서는 마치, 유령들은 다들 할 일없이 태평하기만 한 녀석들 밖에 없어, 라는 말 같지 않은가.
......그렇게까지 틀린 말은 아니지만.
유유코 「차의 향기는∼, 식물이 성불하는 향기∼♪」
요우무 「괴상한 노래를 부르지 말아 주세요.」
유유코 「 차의 향기가 퍼지면 말이지, 언젠가 온 명계에서 좋은 향기가 나게 될 거란다.」
요우무 「역시 그건 좀...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릴 듯 하네요.」
시간 같은 건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유령에게 있어서는, 시간의 개념도 살아있는 인간과는 다르다.
사람의 긴 일생도, 유령 쪽에서 보면 영원이기도 하고 순간이기도 하다.
길기도 하면서, 짧기도 하다, 하는 이야기이다. 어느 쪽이지?
유유코 「요우무, 알겠니? 옛 사람들은 무언가가 퍼지는 것을 즐거워 했단다.」
요우무 「넷? 그건 무슨 의미이시지요?」
유유코 「어떤 것이라도 널리 퍼지면 엷어지잖니? 그리고는 언젠가는 사라져 버리지.」
요우무 「잘 포장해 두거나 하지 않으면, 말씀대로 풍미는 점점 사라져 버립니다.」
유유코 「그래도, 그것은 정말로 사라져 버린 게 아니야.」
요우무 「......」
유유코 「완전히 퍼진 세계. 그건 차분함이란다.
너도 사이교우지 가에서 지낸다면, 그 정도는 알아줬으면 하는구나.」
요우무 「또 영문 모를 말씀을 하셔서, 누군가를 골탕먹이실 생각이신지요?」
유유코 「무슨 소리니. 우리『들』이 계속 친숙하게 여겨 왔던 그 가치관.
요우무 너도 그것을 이해하기를 바랄 뿐이라구.」
요우무 「유유코 님의 가치관은 언제나 전혀 알 수 없는 것이기에, 그 가르침 자체는 고마우신 것입니다만......
저는, 그 가치관에게 명령받은 일을 하느라 매일매일 고생이라구요?」
유유코 「아냐아냐 요우무, 매일의 반복. 그건 한적함이지.
이번 소동은, '한적함' 과 '차분함' 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었을 거였어.」
요우무 「이번의 소동이요? 소동이라면 끝없이 반복되었던 모임을 두고 하시는 말씀이신가요?」
유유코 「그렇잖아? 당연하지 않니.」
요우무 「그건, 아무래도 저 홍백무녀네 패거리가 꾸민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사회자도 마리사였으니까요......」
명계에는 차분함은 없기에, 차의 향기가 계속 퍼지면 온 명계가 좋은 향기로 가득 찬다는 얘기도 그리 거짓말은 아니다.
물론, 다른 이유 때문에 그렇게 될 일은 없으나...
현세(現世)의 바깥 쪽에는 한적함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명계를 영원의 땅이라 할 수 있는 까닭이다.
축적된 한적함은, 현세에서는 차분함으로 보이겠지.
이번의 소녀 도깨비도 한적함 밖에 갖지 못한 존재였기에, 현세에서는 완전히 넓게 퍼진 요기로 나타나 있었던 것이다.
왜냐 하면......
도깨비는 이미 이 세상에, 환상향에는 있지 않으니까.
유유코에게는 그것이 보이고 있었다.
완전히 넓어진 꼬마 도깨비는, 환상향 전체를 감싸,『온 환상향』을 그 도깨비로 만들어 버렸다.
그랬기에, 모두에게는『보이지 않았던 것』뿐.
요즘 환상향의 주민들은, 일본 사람이 친숙하게 여겼던 가치관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 꼬마 도깨비의 재주에 놀아났던 것이다. 도깨비가 바로 그 자리에 있는데도 눈치를 채지 못했다.
그렇다, 도깨비를 물리치는 사람도, 이젠 남아있지 않다.
옛날에는 당연한 듯 존재했던 밤의 인간이, 이제는 없다.
요우무를 좀 더 공부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그 검으로 도깨비를 벨 수준이 될 때까지는......
그 당사자인 본인은 정작...... 뭔가 어렵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