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이 많은 비밀로 둘러싸여 있다 (현실기반일수도, 판타지일수도, SF일수도 있다.)
그런데 많은 비밀이 있는데 반해, 작가가 그 비밀의 정체를 좀처러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간간히 해석의 열쇠를 주면서, 독자들이 세계관의 비밀을 하나하나 추측해나갈수 밖에 없다.
갑자기 나타난 정체불명의 적, 밤에 나타나는 이상한 적, 무언가를 숨기는 정부 인사,
들어가서 나온 이 없는 땅, 아무도 모르는 지하층의 비밀, 배경이 외행성인데 지구는 도체체 어떻게 됬나? 등등
세계관 자체를 신비주의적 컨셉, 비밀주의적 컨셉으로 꽁꽁 무장하고,
그것을 통해 세계관을 매력적으로 느끼게 하는 작품
애니를 예로 들어보면 에반게리온, 케모노 프렌즈같은 작품들이 있습니다.
여기서....
1. 후반부로 가면서 적절한 타이밍에 비밀을 하나하나 공개하면서 독자를 충격과 감탄에 이르게 하는 작품
2. 마지막까지 많은 비밀들을 공개하지 않으며, 독자들의 상상에 세계관을 맡기며, 끝까지 신비주의적인 작품
크게 이 2가지로 나뉜다고 봅니다.
이 둘은 굉장히 비슷한 느낌을 주면서도, 파보면 굉장히 다르다고 저는 느낍니다.
자세히 얘기해보겠습니다.
1. 후반부로 가면서 적절한 타이밍에 비밀을 하나하나 공개하면서 독자를 충격과 감탄에 이르게 하는 작품
독자(손님) : 헉헉 작가님(요리사님). 빨리 '세계관의 비밀'이라는 요리 주세요. 너무 먹고싶어요.
작가(요리사): 허허허,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독자(손님)가 가장 맛있게 먹을 최적의 타이밍에 공개할거니까요.
이 분야 작품들에서 세계관의 비밀은 작가의'비밀병기'입니다.
처음부터 독자들한테 언젠가는 공개를 할 요소였으며, 그 최적의 타이밍, 적절한 타이밍을 작가는 고민합니다.
독자들은 이 비밀 많은 매력적인 세계관에 대해 궁금해하며, 끙끙 앓습니다.
그리고 작가가 생각하는 좋은 타이밍에 적절한 연출 방법을 사용해서 이 정보를 공개합니다.
그럼 독자들은 충격, 공포, 감탄, 쾌감, 흥분 같은 감정을 느낄수 있습니다.
만약 큰 팬덤을 가진 작품에서 이 방법이 잘 먹히면, 그날은 커뮤니티에서 혼파망, 복습해서 정보 검토, 떡밥 재정리 등의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더불어 '네타주의' '스포주의' 때문에 유저들을 힘들게 할지도 모릅니다.
어찌보면 추리소설의 트릭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ex) 살인사건 발생!
절대로 일어날수 없는 밀실!
독자들의 궁금증 증폭!
기승전결의 전, 결쯤에서 트릭 공개!
독자들 감탄!
물론 정보가 공개된 뒤로는, 더 이상 신비로운 세계관이 아닌 벌거숭이가 된 세계관이 되며
지금까지 세계관을 보던 시각과 느낌이 달라질수 있습니다.
그래도 떡밥 풀려서 시원하기는 합니다.
2. 마지막까지 많은 비밀들을 공개하지 않으며, 독자들의 상상에 세계관을 맡기며, 끝까지 신비주의적인 작품
독자(손님) : 헉헉 작가님(요리사님). 빨리 '세계관의 비밀'이라는 요리 주세요. 너무 먹고싶어요.
작가(요리사) : 그런 거 없어요.
1번같은 작품들이 추리소설의 트릭과 같이 언젠가는 공개해서 작품의 재미를 이끌 장치로 사용한다면,
2번과 같은 작품들은 작가 입장에서 굳이 공개할 생각이 없는 요소들입니다.
오히려 그 장치들을 최소한만 활용하고, 대부분은 끝까지 숨겨서 자기 나름대로의 방향으로 세계관을 매력적으로 만들려합니다.
이런 작품들의 진짜 진짜 진짜 대표적이 예가 프롬소프트웨어가 만드는 게임들이죠.
다크소울, 블러드본....
결국 그 몫은 게이머들이 맡아야합니다. 일명 '프롬뇌'라고 불리는 뇌내회로를 풀가동해서 팬들이 세계관을 해석하고 추측합니다.
(유다희 츄라이 츄라이)
물론 소설인 라노벨에서 다크소울같은 게임처럼 거진 다 생략한 묘사는 힘들겠지만,
간간히 이런 류 작품들이 보이기는 합니다.
작가가 생각하기에 굳이 공개할 필요 없거나, 혹은 공개하지 않는 편이 더욱 작품을 분위기있게 만든다고 판단했겠죠.
아마도? 진짜 진실은 작가만이 알겠지만요.
대표적인 장르의 예로 '세카이계' 작품들이 생각나네요.
제가 읽은 몇몇 세카이계 라노벨이나 만화에서 묘하게 이런 느낌의 작품들이 보입니다.
인류나 국가를 위협하는 모종의 적, 위협, 혹은 현상, 그리고 그것과 관계된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
작품 끝까지 굉장히 감추고, 신비주의, 비밀주의로 가고 합니다.
이런 전개가 장르 정의와 뿌리깊은 연관이 있는건지, 아니면 그냥 어쩌다 붙은 유행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암튼 세카이계 작품들에서 간간히 이런 류의 전개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 외 몇몇 호러물, 공포물 장르 라노벨에서 이런 것들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장르 특성상 주인공이 어떤 자연재해와 같은 불합리한 사건에 휘말리는 전개다 보니
굳이 귀신이나 괴물의 정체를 낱낱히 공개할 필요는 없죠. 오히려 공개 안하는게 더 흥미진진할수도 있고요.
지금까지도 다 개인적인 생각과 잡답이었지만 더욱 개인적인 의견을 보태자면
이런 류 작품은 팬덤이 클 경우 진짜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팬덤이 크면서, 어느정도 지속성이 보장된 컨텐츠라면 계속 씹고 물고 빨고 핥아볼 수 있습니다.
비밀이 많기에 독자들이 계속 회로를 불태울 수 있거든요. 마르지 않는 우물입니다.
하지만 팬덤 적으면, 그냥 지나가는 작품A로 끝날겁니다. 슬프게도.
결론: 이 두 예시는 아주 비슷하면서, 아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끝
(예시는 예시일뿐 확실하게 분류할 수 있다고 할수도 없습니다. 1편에서는 비밀감추다가 후속작이나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다른 작품에서
세계관 비밀을 공개할 수도 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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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기억나는 건 '어느 비공사에 대한 연가' 정도네요. | 18.11.06 22:5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