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소녀의 독백
그 감정의 이름을 뭐라고 해야 할까. 원래라면 슬픔이라던가, 분노라던가, 혹은 절망이라고 부르는 것.
하지만 그것은 어떤 것에도 맞지 않는 감정.
검에 베이는 것보다 날카롭고, 도끼에 쪼개지는 것보다 깊고, 발톱과 이빨에 뚫리는 것보다 아팠다,
온전한 충격은 마음을 부수고 피를 강요했다.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하는 것 같은, 그런 상실감.
마음이 텅 비었다고 생각했지만, 의미 없는 말들이 폭풍을 일으켰다.
-싫어, [그것]에서 떨어져.
-너는 내 옆에 있어줘.
-너만은 사라지지 말아줘,
-그런 [광경]을, 나에게 보여 주지마.
-[그것]은 매우 추한 것. 모든 것이 혐오스러운 것, 떨쳐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
-싫어해야하고 증오해야 하는 존재.
-결코 가까이 두어서는 안돼, 손을 잡아서는 안돼, 껴안아서는 안돼.
-빼앗는 자에게 자비를 주어서는 안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죄 많은 약탈자.
-[그것]의 이름을 너는 알고 있어?
-[그것]의 이름을 너는 이해하고 있어?
-[그것]의 이름은---[괴물]
그 감정의 이름을 뭐라고 해야 할까.
나는 알지 못했다.
-거짓말쟁이, 라고 말해야할까.
-용서못해, 라고 자신을 잃어버리면 되는걸까.
-그만해, 라고 울며 외치면 될까.
“있잖아” 라고.
울 것 같은 얼굴로 이쪽을 보고 있는 너에게 묻고 싶어.
-서로 통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나의 착각? 나의 환상?
-뭘 하고 있는 거야?
-어째서 거기에 있는 거야?
-어째서 너는, [괴물]을 감싸는 거야!?
-너무해! 너무해! 너무해!
-너무 심한 배신이야!
마음의 절규는 멈추지 않았다. 들이댄 검의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금이간 몸에서 붉은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추운 겨울의 기억에 움츠러들어 가는 것처럼 얼어붙은 손과 발.
너무나도 소중한 것을 잃어버려, [고독]해졌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이제 두 번 다시 말하지 않기로 했던 말이, 입에서 되살아날려고 했다.
[누가, 나를--]
[던만추 외전 10권]프롤로그 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지금 10권 반정도 읽었습니다. 아직 반정도 밖에 안읽었지만 이번 10권은 굉장하다는 말밖에 없네요. 나중에 다읽고 감상을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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