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케무리쿠사] 1화 - 간단하지만 좋은 액션

[nefos]

스포일러가 있으니 싫은분은 뒤로가기

지난 글에는 좋다 나쁘다쪽의 평가였다면, 이번 글은 약간 깊이있게 (그래봐야 허접하지만) "액션"에 대해 리뷰를 해보겠습니다.

움짤은 여기서 퍼온 것.

http://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40661457

http://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40661865

전형적인 타격씬인데, 흔히 게임에서 말하는 타격감이 느껴진다라는건 "리액션"이 중요하다는 의미. 임팩트를 위해서 긴 준비동작-짧은 지르기-충분한 리액션으로 구성되어있다.

레디: 팔을 최대한 뒤로 뻗는데 14프레임,

액션: 펀치에 4프레임,

리액션: 부서진 흔적이 생기고, 화면이 흔들리고, 옷자락이 흔들리는데 20프레임.

다음컷은 바위가 부서져 열려있는 문

짧은 등장씬에서만으로 린=괴력녀라는 라는 인상을 심어준다.

게다가 경제적이다. 바위가 부서지기 전, 부서진 후라는 딱 2개밖에 없는 배경작화를 사용하였을뿐이다. 그리고 바위가 부서지는 자질구레한 장면 없이 바로 빈 공간이라 "어?"할 수 있지만 앞뒤 대사를 통해 문을 막고 있던 바위가 순식간에 사라질정도로 펀치가 대단했다고 느끼게 된다.

이것도 매우 얍삽한 액션이다. 인물은 움직이지 않으면서 배경에 동세를 포현함으로서 고속이동을 표현하는 장면.

이 장면에서 재미있는건 몹이 맞은 다음에 바로 날라가는게 아니라 20프레임정도 맞은자리에 고정되어 화면만 흔들리다 날라감으로서 맞는 대상이 묵직하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다. 린은 쎄지만, 적도 만만치 않다는 걸 쉽게 이해시킨다.

같은 장면이 반복되면 재미가 없다.

이번에는 수평이동이 아니라 수직이동을 한다.

게다가...!

단순히 수직으로만 바꾸면 재미가 없다. 밋밋한 효과를 만회하기 위해 린은 회전이동을 하면서 상승하는 과정을 통해 준비과정에도 임팩트를 넣는다.

근래에 좋은 액션 작화 평을 받은 원펀맨 전투씬 등과 비교하면 정말 단순하디 단순하다. 2D 애니메이션에서는 하기 힘든 3D 애니의 장점을 살려서 다른 애니였다면, 아마도 주인공의 얼굴이나 등에 맞춘채 배경을 회전하면서 하강시키는 형태로 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애니에서 카메라를 돌리면 3D 배경을 만들어야하는데 그럼 폼도 안나고 제작비만 늘어나니 경제적인 선택을 했다. (흔히 MMD 제작자쪽에서 많이 하는 선택이긴 하다)

그래도 이 장면이 1화에서 가장 큰 위기임을 나타내기 위해 시간을 많이 들였다.

레디: 밟고 뛰는데 24프레임, 회전하며 상승 60프레임

액션: 빔 발사 20프레임

리액션: 빔에 맞고 비명 94프레임, 주변에 큰 광량 70여프레임

누가 봐도 "아 보스 잡았네"라는 느낌을 준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의 감초인 리나즈.

캐릭터는 동일하지만 전부 액션이 활발하여 인물의 3D 액션도 쓸때는 쓴다라는 인식을 주고 있습니다. 케모노 프렌즈에서 서벌이 숨을 쉬는 사소한 액션을 일일이 집어넣었던 것처럼 캐릭터성의 표현을 위해서는 열심히 움직입니다.

이 움짤만 가지고 보면 [우-좌-우-좌]의 단순 반복 패턴처럼 보이지만, 실제 영상에서는 [우-좌-우'-우"-좌-우'우'-좌-우]라는 형태로 변주를 잘 넣고 있다.

　　　　　　'왜 저 놈의 얼굴에서 빛이 나는거야?'

　　　　　　　　'이 감정은 뭐지??'

이거 완전히 린이 "체육계 츤데레"가 되버리는군요. 사건의 진행이 해소되고, 갑작스러운 홍조 떡밥을 던져버리지만, 재미있는건 와카바의 첫 등장부터 그럴 가능성에 대해서 충분히 던지고 있고, 그것을 마지막에 적절히 잘 회수합니다.

움짤에선 앞부분이 짤렸지만 감정을 숨기기 위해 얼굴을 보여주지 않은채 구석으로 걸어간다음에 화면이 위로 올라가며 숨겼던 홍조띈 얼굴을 보여줌으로서 "속이고 싶은 속마음"을 제대로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뻔한 작화와 문법으로 잘 표현하고 있는 겁니다.

[lietaler]

좋은 글은 추천! 간략하면서도 효과가 좋은 연출들이라 보기 편했습니다

[시로후지시로]

솔직히 모델링의 퀄이 자주제작 때보다는 좋아졌다지만 좋다고는 할 수 없었는데
연출로 그걸 커버하는 케이스였죠.
어떻게 이걸 집어서 말하질 못했는데 간지러운 부분 긁어주는 글 잘 봤습니다.

[일롸봐]

케모노프렌즈인 줄

같은 감독이구나

[nefos]

케모노 프렌즈에서도 거의 동일하게 연출했지요.
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tatsuki&no=1898
다른 사람이 이 글을 보고 켚1화 액션을 움짤로 모아서 쓰던데, 확인하셔도 좋을듯합니다.

[수준김피카츄]

최근엔 되려 저 정도의 액션도 못 보여주는 애니가 허다허다 하니 되려 반가울 정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