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평소에 눈팅만 하다가 가아아아끔 댓글로 드립이나 치는 아기까마귀라고 합니다.
가면라이더를 아마존즈로 입문했고, 취향 직격이라 상당히 재밌게 즐긴 작품입니다. 그런데 주제곡인 Armour Zone과 DIE SET DOWN을 계속 듣다보니 몇가지 재밌는 점이 있더군요. 원래는 Aromour Zone부터 해서 짧지 않은 장문의 분석이 될 예정이었습니다만, 임시저장을 해놨건만 불러오기가 안되서 다 날아간고로(...) DIE SET DOWN부터 작성하게 됬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시즌 1은 정주행에 재주행까지 했습니다만 2기는 불가피하게 중간부를 못보고 리뷰와 위키, 짧은 영상 등으로 본지라 그 부분에 대해서는 설명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 또 영상을 자막 없이 청해로만 들은지라 가사가 아닌 본편 영상과 관련된 정보로는 미스 매칭이 있을 수 있다는 점. 이 두 가지에 대해서는 미리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5ldIe
여러모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가면라이더 아마존즈의 시즌 2 주제가인 DIE SET DOWN입니다.
저는 가면라이더 시리즈 입문을 이 아마존즈로 했기 때문에 다른 라이더 시리즈에도 이렇게 피튀기는 생존 경쟁이 이루어지는가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만, 아마 절대 그럴 일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선 아마존즈 외에 조금은 봤다고 할 수 있던 물건이 더빙판 류우키였습니다만, 그 류우키도 이단아 소리 조금 듣긴 했어도 이런 스플래터 무비 스러운 점은 없었던 걸로 기억하니 다른건 안봐도 비디오겠죠.
일단 제목에 대해서도 한 두 마디 해볼 말은 있습니다만, 우선은 이 주제가가 말하는 화자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뭔 소리야? 화자는 당연히 치히로 아니었어?" -by 그 치히로를 묻어버리신 중년 아저씨
"진정하고 들어봐" -by 그 중년 아저씨의 뒤통수를 치신 구제반 리더 아저씨
물론 일반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DIE SET DOWN의 화자는 치히로가 맞습니다. 다만 가사와 작중 상황을 가만히 곱씹어보면, 희안하게도 1기와 2기의 주제가 모두 단순히 하루카와 치히로만을 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걸 1기 주제가부터 쓰려고 했는데 임시저장이 공중분해되서 ㅂㄷㅂㄷ......
제가 꼽은 Armour Zone - DIE SET DOWN의 화자로 포함 가능한 인물은 이렇게 3명입니다. 여기에 후자의 경우는 새로운 주인공인 치히로가 포함되죠.
마모루 - 진 - 하루카 - 치히로. 이 네 명은 여러가지로 재밌는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우선 주제가를 분석하기 이전에 이 네 명을 나름 분석해보겠습니다.
우선 시즌 2 등장인물인 치히로를 제외한 시즌 1의 등장인물인 마모루 - 진 - 하루카를 봅시다. 이 세 명은 여러모로 재밌는 공통점과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작중 등장 순서 : 마모루 - 진 - 하루카
아마존으로서의 세대 : 마모루 - 진 - 하루카
아마존 전투원으로서의 발전도 : 마모루 - 진 - 하루카
각자가 맞은 결말의 비참함 : 마모루 - 진 - 하루카
야생성의 정도 : 마모루 - 진 - 하루카
다소 억지가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마모루 - 진 - 하루카로 이어지는 이 기묘한 순서 구도는 여러모로 일관적인 규칙을 보입니다. 첫번째부터 보죠.
아마존즈 시즌 1의 경우, 작중에서 등장하는 주역 아마존이자 아마존 전투원으로서의 등장 순서는 구제반 - 집에서 일어나는 진 - 방에 구금된 하루카 순서이기에 달리 뭘 생각해볼 여지가 없습니다. 다만 이 3인의 서열이랄까 순서 구도는 위에서 언급했던대로 시즌 2의 결말까지 그대로 이어집니다.
두번째로 아마존으로서의 세대입니다. 작중에서 미사키의 입으로 마모루는 실험체와는 다르다고 언급이 나왔었는데, 이게 단순히 구제반의 동료니까 실험체라도 구제 대상과는 다르다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실험체와는 다르게 개발된 아마존인지는 정확하게 말 할 수 없겠습니다만, 명백하게 식인 본능을 지닌 순도 100%의 아마존이라는 점에서 실험체들과 같은 1세대 아마존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순서 구도에서 두번째에 위치한 진의 경우는 작중에서는 유일하게 인간의 몸에 아마존 세포를 이식한 불완전한 아마존입니다. 시체긴 해도 인간의 몸에 아마존 세포를 이식했다는 점에서 시그마 타입의 아마존도 여기에 포함해 2세대 아마존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완전한 아마존도 아니고 어설프게 애매하게 융합된 그 미묘함이 특징이겠네요. 1세대와 3세대의 과도기 정도로 볼 수 있겠습니다.
3세대 아마존은 당연히 작중에서 공식적으로 제 3 아마존으로 명명된 하루카입니다. 아마존 세포에 인간의 세포를 투입해 융합시킨, 타치바나 본부장의 말대로 사람 머리에서 나올만한 발상은 아니긴 해도. 결과적으로 병기로서의 성능과 결과로만 따진다면 2세대의 미묘한 융합이 아닌, 과도기를 거치고 완성된 완전한 융합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렇게 작중의 주연 아마존을 세대 차이로 놓고 보면 나름대로 스펙 차이나 상승 수준도 제법 재밌는 방법으로 이해가 가능합니다.
1세대에 해당하는 마모루는 변신시 이성보다는 철저하게 야성이 지배하는 모습을 보이며, 순수하게 아마존이기에 당연히 아마존의 진화 및 성장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2세대에 해당하는 진은 인간과 아마존 사이에 애매하게 끼인 위치기에, 시즌 1에서는 인간 특유의 절제된 전투 기량을. 시즌 2에서는 아마존의 야성을 중심으로 싸웁니다.
3세대에 해당하는 하루카는 진과는 반대로 야성에서 이성과 기량을 중심으로 변해가며, 아마존으로서의 자연 성장이 아닌 벨트를 통해 다음 단계로 진화합니다.
말하자면 순수한 아마존인 1세대는 아마존대로. 3세대의 아마존+인간인 하루카는 인간의 도구로 아마존과 인간의 장점을 모두 진화시키고 성장했습니다. 다만 중간에 끼여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세대인 진은 제가 임의로 끼워넣은 시그마 타입과 마찬가지로 달리 강화랄게 없죠. 다만 아마존이 된 정황이 베이스인 인간 - 아마존 세포 투입으로, 생물학적으로 인간 -> 아마존으로 변해감을 나타내듯 두 시즌에 걸쳐 전투방식이 인간적인 모습에서 아마존의 야생적인 모습으로 변해갔습니다.
서론이 길어지니 이러한 서열-순서 구도는 이 정도로 사전 설명만 해두고, 나머지는 후술하도록 하겠습니다. 본론인 주제가 해석으로 들어가보죠.
この世に生まれたことが 消えない罪と云うなら 生きることがそう 背負いし罰だろう 살아간다는건 짊어져야할 벌이겠지 |
※가사 출처는 일관적으로 나무위키입니다※
제 경험상 가사를 알려주면 100% 일관적으로 청자가 인상을 찌푸리며 '가사가 왜 시작부터 그 따위냐'고 되묻던 DIE SET DOWN의 첫 소절입니다.
당연히 이 주제가의 가사는 치히로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고, 그게 일반적이라고 했던 말 기억하시나요?
다만 이를 앞서 제가 주장했던 다른 화자들에 대입해서 이해해보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마모루 : (아마존인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게 씻을 수 없는 죄(식인본능)라면, 살아간다는건(식인) 짊어져야할 벌(언젠가 구제되어야 함)이겠지.
진 : (아마존인 너희들이) 이 세상에 태어난게 (너희를 만든 나의)씻을 수 없는 죄라면, 살아간다는건(아마존 구제) 짊어져야할 벌(고뇌와 고통)이겠지.
하루카 : (아마존인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게 씻을 수 없는 죄(인간을 위협하는 존재)라면, 살아간다는건 짊어져야할 벌(융합체로서 겪는 고뇌와 고난)이겠지.
치히로 : (오리지널인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게 씻을 수 없는 죄(용원성 세포를 보유)라면, 살아간다는건(병기로 부려지며 계속되는 고통) 짊어져야할 벌이겠지.
문장에서 생략된 부분을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주연 아마존 4명 모두에게 상당히 귀신같이 맞출 수 있게 됩니다.
4명 모두 자신이나 아마존의 탄생으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죄를 지니고 있고, 이로 인해 살아가는 것으로 그 죄값을 치르고 있죠.
바로 다음 소절로 넘어가보겠습니다.
呪縛と救いのLabyrinth 주박과 구원의 Labyrinth(미궁) 精神(こころ)が もう息苦しい 이젠 정신이 답답해 죽겠어 さっきまで生命だったものが あたり一面に転がる |
마모루 : (아마존으로서의 운명)주박과 구원(구제반과의 만남)의 Labyrinth. 이젠 정신이 답답해 죽겠어. 조금전까지 살아있던 이들이(동료 아마존) 내 주변을 굴러다니네
진 : (아마존을 만들어낸 원죄)주박과 구원(나나하)의 Labyrinth. 이젠 정신이 답답해 죽겠어(틀랄록과 죄책감). 조금전까지 살아있던 이들(아마존, 치히로와 나나하)이 내 주변을 굴러다니네
하루카 : (실험체 시절의 감금)주박과 구원(진과 구제반의 만남)의 Labyrinth. 이젠 정신이 답답해 죽겠어(시즌 1의 방황, 인간과 아마존 모두를 지키고 싶다는 갈망과 현실의 괴리). 조금전까지 살아있던 이들이(미각성 아마존과 인간 모두) 내 주변을 굴러다니네
치히로 : (용원성 세포 보유자) 주박과 (일시적이고 후에 파멸로 돌아올)구원의 Labyrinth. 이젠 (식인본능과 외부의 압박으로) 정신이 답답해 죽겠어. 조금전까지 살아있던 이들이(아마존과 인간, 이유) 내 주변을 굴러다니네
계속해서 가사가 암담하기 짝이 없습니다.
주박과 구원을 어떻게, 무엇으로 해석하느냐. 어째서 정신이 답답해 죽겠느냐. 조금전까지 살아있다가 주변을 굴러다니는 이들이 누구냐를 해석하는 방향에 따라 4명 모두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으며, 그 고뇌의 성질과 이로 인해 이후에 어떻게 행동했는지도 제각각이죠.
마모루는 시즌 1에서의 도주 이후 미각성 아마존의 보호자로서 활동했으나, 인간들이 (정말로)무고한 아마존들. 인간을 잡아먹으려 하지도 않고 오히려 식인 행위에 트라우마가 생겨 인간을 습격하지도 않는데도 자기들을 추적해 제거하고 실험체로 삼는 인간들과 자신들의 처지에 비관한 나머지. 완전히 인류의 적으로 돌아서 용원성 세포를 뿌려 무고한 희생자를 너무 많이 냈습니다.
진은 노자마 제약에서 아마존을 만들어낸 원죄를 지닌 인물들 중에서, 유일하게 죄책감으로 아마존 사태에 수습을 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 사태를 수습할 능력과 수단, 실행력을 갖추고 있었죠. 다만 그 대가랄까. 시즌 2까지는 아마존 사태를 일으킨 다른 원흉들이 치러야 할 죄값까지 혼자서 다 치르고 있는게 아닐 정도로 비참한 운명을 짊어지고 있습니다. 가사의 말대로 주박과 구원의 미궁을 해맨 끝에, 구제해야 할 아마존만이 아니라 지키고 싶었을 처자식까지 자기 손으로 죽여서 본인의 발 밑을 굴러다니게 만들었죠.
하루카는 주박보다는 구원이 더 크겠습니다만, 오히려 주연 아마존 3명과 달리 "미궁"에 빠져 모든 것을 잃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가장 상태가 좋습니다. 다만 아마존이면서도 지극히 인간적이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는 시즌 1 전반과 2부에 걸쳐 많은 압박을 받았죠. 그리고 유일하게 인간과 아마존 모두를 지키고 싶어했던 만큼, 지키고 싶어했던 아마존과 무고한 인명, 소중한 동료까지. 너무나 많은 주변 인물들이 죽고 말았습니다.
치히로는 뭐 말 할 필요조차 없죠. 주박도 구원도 죄다 악의에 가득차있는데다 정신적으로도 벼랑 끝에 몰아넣어지고도 모잘라서 작품이 끝날 때까지 몰아붙여지다가 죽음으로 이 미궁을 벗어났습니다. 다만 다른 이들과 달리, 시체가 되서 치히로의 주변을 굴러다닌 이들 중에 그의 소중한 존재는 이미 죽은. 원래대로라면 주변을 굴러다녔어야 할 인간인 시그마 타입의 이유라는게 다소 아이러니하네요. 정말 지키고 싶었던 존재는 지켜보기도 전에 죽은 시체였으니.
잠시 딴소리를 좀 해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가면라이더 아마존즈가 피도 눈물도 없는 전개와 피비린내가 코를 찌르다 못해 후각을 마비시킬 정도입니다만.
의외로 아마존즈는 인간과 아마존 모두에게 해피 엔딩을 맞을 수 있는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시즌 1의 최종 결전입니다. 인간을 대표하는 아마존의 적 구제반. 식인본능을 지닌 인류의 적 아마존.
인간을 지키기 위해 아마존을 사냥하는 진. 아마존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아마존인 마모루. 인간과 아마존 모두를 지키고 싶어하는 하루카.
인간과 아마존을 상징하는 존재이면서도 작품의 주제인 "생존"을 위해 직접 인간이 만든 야생, 콘크리트 정글에서 싸우고 있는 이들이 모두 모인 진정한 의미의 최종 결전이었습니다. 틀랄록을 이용해 아마존을 대량 구제한 노자마 제약이요? 그들은 생존을 목적으로 하긴 했지만 생존 경쟁에 참여하진 않았습니다. 철저하게 위에서, 철저하게 기계적으로 해충을 제거했을 뿐이죠. 노자마 제약의 아마존에 대한 시선과 태도는 틀랄록 작전 하나만 놓고 봐도 정의됩니다. 그들은 절대 생존경쟁을 할 생각이 없어요.
이런 시점에서 볼때, 아마존으로서의 변신이 풀리고 (반)나체로 아마존 알파의 앞에 놓여진 아마존=마모루 앞에서. 작품에서 일관적으로 제시되던 하나의 주제가 무너집니다.
"아마존은 인류의 적. 인간은 생존을 위해 아마존을 구제해야한다."
그런데 어떤 상황이 벌어졌나요. 아마존과의 생존경쟁을 벌이는 인간을 대표하는 구제반이 아마존을 구하기 위해 인간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아마존 알파에 맞서 싸웁니다.
여러모로 대단히 상징적인 장면이에요. 만약 여기서 알파가 쓰러진다면, 남은 아마존들이 돌변해서 그들을 습격해도 전혀 이상할게 없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미사키는 마모루가 폭주해서 왼팔을 뜯어먹혀 불구가 됬는데도 이에 대해 원망 한 번 표현하지 않죠. 그리고 한가지 더. 마모루와 하루카가 보호하는 아마존 무리는 아마존 식당 에피소드 때부터 한 가지 규칙을 지니고 있습니다. "식인 본능이 각성한 동료는 무리에서 배제한다"는 점이죠. 즉, 이 무리에서는 인간을 잡아먹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이 무리는 작중 시점에서는 4000마리의 아마존 최후의 생존자들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이 아마존들이 인간과의 생존경쟁에서 먼저 상대방에 대한 포식과 사냥을 포기했습니다. 그 결과 시즌 2에서 이 식인을 하지 않는 아마존들은 약해지고 자연도태되게 됬죠.
만약 여기서 철저한 아마존 말살을 주장하는 알파와 노자마 제약이 아마존 구제를 그만두고 인간과 아마존이 서로의 영역에 선을 긋고 칼을 거뒀다면 아마존즈 세계는 딱 여기서 해피엔딩을 맞이했을 겁니다. 마모루가 폭주할 일도 없었고, 결전 직전 구제반을 잡아먹으려 한 아마존들이 하루카의 손에 직접 처단당한걸 보면 다른 생존자들도 식인에 각성한, 또는 식인을 하려고 인간을 덮치는 아마존들이 구제당하는 것에는 불만이 없다는 얘기죠. 여러모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Wow Wow Wow, Take Your AmazonZ!) 死んでるように生きたくない (Wow Wow Wow Fate must be Done!) 慟哭で本能も そう喰らい尽くせよ 통곡하며 본능까지 먹어 치워라 (Wow Wow Wow, Take Your AmazonZ!) 闘う運命 ひとつだけの 싸워야만 하는 운명, 단 하나뿐인 道標(こたえ) DIE SET DOWN! 이정표는 DIE SET DOWN! |
본론으로 돌아가서 가사 해석을 합시다. 본 곡의 하이라이트 파트입니다.
해당 가사의 샤우팅 부분의 Take Your Amazonz 부분. 이 부분을 Take you를 절규라는 몬데그린이라고 읽은 각주가 있었습니다만, 여러모로 절묘한 몬데그린이라 생각했습니다. 설마 노린거라면 작곡가가 작품 분위기를 아주 잘 읽었다 할 수 있겠죠.
마모루 : 죽은 듯이 살아가긴 싫어(아마존으로서의 생존 본능). (인간의 추적과 동족의 죽음에)통곡하며 본능까지 먹어 치워라
진 : (원죄를 짊어진 자로서) 죽은 듯이 살아가긴 싫어. (죄책감과 고난에)통곡하며 본능(죄책감)까지 먹어 치워라
하루카 : (살아있는 생명으로서) 죽은 듯이 살아가긴 싫어. (인간과 아마존의 경계에서)통곡하며 본능까지 먹어 치워라
치히로 : (살아있는 생명으로서) 죽은 듯이 살아가긴 싫어. (자신의 정체성과 현실에)통곡하며 (식인)본능까지 먹어 치워라
뭐 이 부분은 크게 입지가 다를게 없습니다만, 딱 한 명. 진은 입장이 조금 다릅니다. 다른 세 아마존이 비슷하게 (늦던 빠르던) 자신이 아마존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아마존으로서, 살아있는 생명으로서 어떻게든 살기 위해 발버둥친다는 점이죠. 또 진을 포함해 네 명 모두 각자가 씻을 수 없는 비극과 슬픔을 지녔고 이에 목놓아 울부짖어도 아무도 뭐라 할 수 없을 만큼 잔혹한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다만 진은 약간 핀트가 다릅니다. 생존. 정확히는 인간과 아마존의 생존 경쟁을 주제로 삼는 이 작품에서, 모든 등장 인물들이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와중에 진 만큼은 죽임을 목표로 움직입니다. 근본적으로 혼자서 행동의 기저에 깔린 이유가 달라요. 아마존 사태를 해결하고 아마존과 그 관계자 모두를 죽이기 위해 살고, 그것이 끝나면 본인도 죽을 심산입니다. 그래서 다른 이들과는 통곡하는 이유도, 먹어 치울 대상도 다르죠. 어쩌면 작중에서도 진이 겪는 비극이 유달리 눈에 띄는 것도 이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의 싸워야만 하는 운명. 이는 계속 언급하듯 인간과 아마존의 생존경쟁의 중심에 있는 이들인 만큼 그리고 특촬물의 주연 인물인 만큼 당연한 일입니다만, 그 다음 가사가 이럽니다. "그 이정표는 DIE SET DOWN". 무슨 뜻인가 해서 구글 번역기에 돌려보니 아이고야..... 원조 아마존의 필살기인 대절단의 말장난이면서 "죽어라"라는 의미더군요.
"어떠냐, 아마존을 죽이는 내 전기충격기맛이. 그래! 내가 아마존을 죽였다! 내가 아마존들을 죽여버렸다고! 네가 만든 실험체들 곁으로 보내주마. 죽어라 타카야마!!" -by 시도
"아니 이게 무-" -by 타카야마 진
-쓰레기구제반 시도 [完]-
네. 하다하다 제목에서부터 '죽어라'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처음 이걸 봤을 때의 어처구니 없음은 둘째치고, 어떤 의미에서는 작중의 아마존들에게 가장 중요한 말이기도 하죠. 인간의 입장에서는 아마존들은 전에 없이 압도적인 포식자입니다. 머리도 인간 만큼 굴리고, 인간으로 위장할 수 있으면서, 신체능력은 시즌 2의 구제반 정도로 숙련되지 않은 이상 무장병력이 팀으로 움직여도 죽일 수 있나 없나를 따져봐야 할 정도로 무서운 적입니다.
앞서 언급한 시즌 1 이후의 해피 엔딩의 가능성은 하루카가 제시한 인간과 아마존 모두 생존할 수 있는 이상주의적인 가능성이라면. 제목에서 말하는 '죽어라'라는 말은 진과 노자마 제약을 중심으로 하는 철저하게 인간의 입장에서 보자면 지극히 현실적인 반응입니다.
이 가사와 제목이 말하는 대상과 화자가 누구냐-라고 묻는다면 조금 더 확실하겠죠.
to 마모루 : 인간을 위협하는 아마존들의 리더이자 용원성 사태의 근원 / by 마모루 : 인간을 위협하지도 않는데 우리를 추적해서 죽이는 원망스러운 인간들
by 진 : 인간을 아마존으로 만드는 용원성 세포를 지닌 나나하&치히로 / 아마존을 만들어낸 나를 포함한 만악의 근원들 / 내가 만들어낸 인간을 잡아먹는 아마존들
to 하루카 : 인간을 위협하는 아마존 / by 하루카 : 용원성 세포를 지닌 오리지널들
to 치히로 : 인간을 아마존으로 만드는 용원성 세포를 지닌 존재
마모루와 하루카, 진의 경우 목적이 굉장히 뚜렷하기에 본인이 죽어라- 라고 말할 대상이 명확합니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아마존인 만큼 죽어라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죠. 치히로는 뭐..... 용원성 세포 보유자인 만큼 얘 만큼은 살 방법이 없습니다. 마모루의 무리라면 몰라도 얘는 정말 안 죽으면 인류가 멸종하게 생겼는데. 다만 이 파트에서 하나 더 생각해볼많나 부분이 있다면, 생존이 아니라 살육을 논제로 두니 갑자기 진이 대상으로 삼을 이들이 미친듯이 많아지고, 다른 이들과 차별화되기 시작합니다. 이게 작중에서 진이 상당히 이질적인 존재라는 점을 의미하죠. 작중에서 유일하게 생존이 아니라 살육을 위해 살아가고 본인도 목적의 달성 이상의 생존 의지가 없는 존재. 작품의 주제를 생각해본다면 상당히 아이러니한 존재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여러모로 부족하기도 하고 몇몇 부분은 어거지로 끼워맞춰서 해석해봤습니다만, 2절과 그 이후까지 해석하려면 글이 너무 길어진다는 점 등을 고려해 여기까지만 쓰려고 합니다. 특히 이 곡의 경우 2절 이후의 경우는 가사의 내용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생각하는 점도 있네요. 다만..... 시즌 1의 Armour Zone의 경우는 건덕지가 너무 많아서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걱정입니다. 그럼 이번 글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구제반의 전기충격기는 세 번 친다!" -by 구제반 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