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제 동생과 함께 '메리와 마녀의 꽃'을 보고 왔습니다.
확실히, 이 작품 감독님이 이전에 지브리 작품을 맡으신 적이 있으셔서 그런지, 정말로 지브리 작품을 연상하게 하는 것 같네요. 문제는 지브리의 '게드전기'를 연상시키게 한다는 것이죠.
물론, 이 작품이 게드전기만큼이나 나쁜 작품은 아닙니다. 일단 최소한 게드전기보다는 스토리 전개가 이해가 되기는 했습니다. 다만, 스토리가 전체적으로 작위적이었고, 뻔히 보였습니다. 게다가 진행도 매끄럽지가 않았습니다.
일단, 장점부터 이야기하겠습니다.
1. 미려한 작화
그림체가 지브리를 연상시켜주는 그림체입니다. 그래서인지 작화가 정말로 예뻤습니다. 마법들도 화려하고 예쁘게 잘 표현되었고, 배경은 수채화같이 예쁘게 잘 그려졌습니다. 그리고, 감독님이 지브리 작품 맡은 적을 있으셔서인지 음식들도 아주 먹음직스럽게 묘사과 되었습니다.
2. OST
유럽적인 분위기가 나는 작품과 마법 모험 이야기에 걸맞게 ost도 괜찮게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그 때 그 때 장면에 맞게 배경음악들이 잘 만들어진 느낌이었습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처럼 ost가 기억에 남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ost 자체는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엔딩 크레딧 노래로 나온 세카이노 오와리의 'Rain'는 딱 엔딩 크레딧 노래로 잘 어울렸던 것 같습니다.
3. 더빙
저는 일단 더빙판을 보고 왔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더빙됐었던 지브리 작품처럼, 이 작품도 더빙이 잘 되었습니다. 메리 역할을 맡으신 영은님께서는 연기를 무난하게 잘 해주셨습니다. 메리의 말괄량이 느낌을 귀엽게 잘 표현하셨습니다. 사실, 연기를 들으면서 김율님이 하셨다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싶은 느낌이 있었지만, 그래도 영은님께서 메리라는 캐릭터를 잘 살려주셨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성우님들도 연기를 다 잘해주셨습니다. 그 중 제게 인상적이었던 것은 계윤님의 교장 선생님 연기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계윤님의 저런 톤의 연기는 거의 처음으로 들어본지라 꽤 놀라웠었습니다.
아주 몇 부분에서 믹싱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더빙판도 꽤나 추천드릴 만합니다.
4. 어린이 영화임에도 다소 어두운 작품의 주제
이 애니는 꼬마 마녀의 마법 모험 이야기라는 언뜻 보면 어린이 영화임에도 이 작품은 꽤나 어두운 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욕심과 어리석음 그리고 동물 실험의 대한 문제'입니다. 특히나, 꽤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보통 작품에서 인간들이 동물들에게 실험하는 것을 이 작품에서는 마법을 통해 연구하는 것으로 나왔다는 것입니다. '변화 마법'이라는 판타지적인 요소를 통해서 '인간의 동물 실험'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표현한 것이 꽤나 신선했습니다. 특히나, 작 중 대사인 '실패도 결과야' 등이 꽤나 이런 주제를 잘 표현해준 것 같습니다. 게다가 변화 마법의 실패작들의 모습을 꽤나 무섭게 잘 표현하였습니다. 게다가, 영화의 첫 장면과 나중에 공개되는 과거 이야기를 통해 과거에도, 현재에도 '변화 마법'을 성공시키려는 반복되는 사람의 욕심과 어리석음을 표현하고자 한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보다시피, 이 작품은 장점이 꽤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스토리 전개라는 치명적인 단점과 몇 몇 단점들이 위의 장점들을 깎아먹는다는 것입니다.
단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비행장면의 다소 밋밋한 연출
이 작품에서는 마법 등이 화려하게 잘 표현되었지만, 마녀하면 연상되는 빗자루 비행 장면은 다소 밋밋하게 연출되었습니다. 특히나, 속도감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빗자루를 타고 날아가는 장면을 볼 때마다, 분명 장면에서는 꽤나 빠른 게 나는 것 같아보여도 그렇게 표현 안 된 것이 꽤나 아쉬웠습니다. 특히, 이 작품이 꼬마 마녀이야기라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더 그렇지요.
2. 서론의 느긋한 전개
이 영화는 초반에 너무 느긋하게 전개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메리가 마법 빗자루를 찾은 파트까지가 서론이라 볼 수 있는 데, 여기까지의 전개가 많이 느슨합니다. 마녀의 꽃을 찾기까지 시간을 많이 들이는 데, 시간을 많이 들이는 것에 비해 시간을 들인 만큼의 결과가 별로 없습니다. 이 시간동안 메리의 캐릭터나, 메리와 피터의 관계, 메리와 샬롯 할머니와의 관계 등이 명확하게 잘 보여지지 않은 편입니다. 특히나, 메리와 피터의 관계가 발달이 안 되었기에 후반부에서 메리가 피터를 걱정하거나 구해줄 때 감정이입이 잘 안되었습니다.
더불어, 마법학교 장면에서도 다소 시간을 많이 소비하는 편입니다. 마법 교장과 닥터가 메리가 정말 천재다 칭송하는 장면 등 여기저기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한 부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3. 대사
사실 이것은 그렇게 큰 문제점이 아니라고 보실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영화는 'Show not tell' 즉, 영화가 대사에만 의존하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이 영화가 온전히 대사에 의존한 것은 아니지만, 몇 몇 대사들이 정보 전달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 같았습니다. 예를 들면, 초반에 '메리는 호기심이 많다' 이런 식의 대사들로 메리의 특징을 알려주는 대사들이 꽤나 있었습니다. 또한, 후반부에서는 굳이 이야기 안해도 누구인지 알 수 있는데 메리가 굳이 'ㅇㅇ가 여기 있네' 이런 식의 대사를 꽤 합니다. 그와 더불어, 굳이 이야기 안해도 이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대충 예상을 할 수 있는데, 메리가 굳이 무슨 일이 일어날 지를 이야기해줍니다.
물론, 아마 주 관객층을 어린이로 잡았으니 어느 정도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어린이도 충분히 유추해낼 수 있는 것들도 굳이 대사로 알려주는 것 같은 느낌이 꽤나 들었습니다.
4. 작위적이고 뻔히 보이는 전개, 매끄럽지 않은 진행
이 작품의 가장 큰 문제점이 바로 이것입니다. 이 작품에는 '도대체 왜?'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느 부분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더불어, 후반 전개에서 활용될 것을 사용되기 위해 넣어진 것이 명백하기에 전개가 뻔히 보이게 되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입니다. 그러므로, 여기서부터 하얀 글씨로 쓰겠습니다. 만약 영화를 이미 보신 분들은 아래 빈칸을 드래그하시면 글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스포일러 시작)
일단, 메리가 마법학교에 오고 교장실에서 마법의 정수를 실수로 꺼내게 됐을 때, 그것을 굳이 교장선생님님에게 이야기 안하고 그 마법의 정수를 굳이 등 뒤에 숨깁니다. 메리가 크게 잘못한 것도 없고, 딱히 교장선생님에게 이야기해도 문제될 것 같지 않은 데 말이죠. 그러다가 마녀의 꽃 이야기가 나오면서 교장선생님이 무섭게 다가오며 '뒤에 숨긴 것이 뭐냐'고 했을 때, 피터의 집 주소가 적힌 종이를 주면서, 이 사람이 마녀의 꽃 주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솔직히 굳이 쪽지를 줄 필요도 없었고, 그냥 마법의 정수를 그냥 돌려주어도 무방했을 텐데 굳이 왜 그랬는지가 이해가 안 됩니다. 특히나, 마녀의 꽃 주인이라는 거짓말도 굳이 할 필요가 없었는데 왜 했는지가 이해가 안 갔습니다. 결국, 이 때문에 나중에 이 교장선생님과 닥터가 피터를 납치해갔고 마녀의 꽃을 가져오라고 마법을 통해 메리에게 알려주고 나서 메리가 '다 내 잘못이야'라고 했을 때, 저는 머릿속에서 '당연하지! 그걸 이제 알았니?!' 이렇게 정말 소리치게 되더군요.
이 다음 메리가 마녀의 꽃을 챙기고 마법학교로 가는 데, 그 다음 장면에서 샬롯 할머니가 계단에서 떨어져있는 마법의 꽃을 보고서 뭔가 알아챈 표정과 함께 메리를 찾습니다. 이 때 제 머릿속에는 2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마법의 꽃을 보온병 같은 것에 넣었는 데 도대체 어떻게 계단에 떨어졌지?'와 '메리 할머니가 영화 첫 장면에 나왔던 붉은 머리 소녀이네' 였습니다. 사실 이 때부터 전개가 뻔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메리가 마법학교에 오고 교장선생님과 닥터에게 마녀의 꽃을 주자, 정말로 당연하게도 이 둘은 약속을 안 지키고 메리를 동물 변화 마법 실험 실패작들을 가둔 창고에 넣습니다. 여기서 메리는 (어떻게인지는 모르지만) 피터와 만나고, 마법의 정수에서 모든 마법을 푸는 마법을 통해 변화 마법 실패작들을 원래대로 돌려주고 동물들과 함께 창고를 탈출합니다. 이 때, 저는 '아 앞에서 메리가 이상하게 행동한 이유가 나중에 저 마법의 정수를 통해서 탈출하기 위해서구나' 라고 생각했고, 이 부분이 많이 작위적이라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탈출하다가, 뛰어내리기에는 높은 곳에서 곤경에 처했을 때 빗자루 관리자 플래너건이 나타나면서 "빗자루 아무데다 두지 말랬지!" 하면서 빗자루를 메리에게 돌려주면서 그냥 갑니다. 이 때 직감했습니다. 플래너건은 저런 목적을 위해서만 등장하는 캐릭터라는 것을요. 이 때 탈출하면서 메리와 피터 중 피터가 교장선생님의 밧줄 같은 것에 잡히면서, 피터가 손을 놓으면서 메리와 피터가 헤어집니다.
이 후, 빗자루가 메리를 샬롯 할머니의 예전 집으로 데려다주면서, 메리가 변화마법 관련 책을 발겨하게 됩니다. 이 때, 메리가 있는 방과 샬롯 할머니가 있는 방의 거울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서로 연결이 됩니다. 그렇게 거울을 통해 샬롯 할머니는 샬롯 할머니가 마녀의 꽃을 찾게 된 것과 그로 인해 교장서생님과 닥터가 마법학교 학생들을 모든 마법을 할 수 있는 존재로 만드는 변화 마법 개발에 매달리게 되버린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러면서, 샬롯 할머니가 주은 마녀의 꽃을 거울을 통해서 전달해줍니다. 이 때, 저는 생각했습니다. '아, 이러기 위해서 계단 위로 떨어트려 놓은 것이구나' 말이죠.
그렇게, 마법학교로 돌아가던 메리는 교장선생님에 의해 땅으로 떨어지면서 빗자루가 부서지게 됩니다. 이 때, 마녀의 꽃도 뺏깁니다. 그렇게 부서진 빗자루를 메리가 안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데, 눈물 때문인지 어떠한 이유도 설명되지 않은 채 빗자루에서 빛이 다시 나면서 메리를 마법학교로 이끌어 줍니다.
그렇게 메리는 마법학교 근처에 오면서 메리가 구해준 동물들의 도움으로 잠입에 성공합니다. (묻지 마세요. 저도 정말 왜 동물들이 나타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무슨 동물들이 메리가 나타날 줄 미리 알고 거기서 계속 기다렸던 건가요? 메리가 온 것을 무슨 직감으로 알아냈나요? 네?) 여기서 제가 정말 작위적이라고 느껴졌던 것이 '빨간 원숭이'입니다. 사실, 이 영화 초반에 피터가 메리에게 빨간색 머리 때문에 '빨간 원숭이'라고 자꾸 놀리던데 저는 솔직히 '왜 빨간 원숭이지?' 했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빨간 원숭이를 통해서 감시하는 존재들을 속이기 위해서 그것을 초반에 세팅하기 위해서였던 거죠. 이보다 더 억지스러운 것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메리는 잠입하지만, 하지만 이미 변화 마법은 피터에게 실험된 이후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변화 마법은 실패하면서 피터는 모든 마법을 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마력까지 흡수할 수 있는 괴물이 되버립니다. 이 때, 메리는 '모든 마법을 푸는 마법'을 하기 위해서, (도대체 어디있는지, 거기 남아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는지는 저는 도대체 모르겠습니다) 변화 마법 실험 장치 꼭대기에 걸려있던 마녀의 꽃을 발견합니다. 하지만, 이 때 그 마녀의 꽃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괴물에게서 피터의 모습이 나오면서 모든 마법을 할 수 있는 상태의 피터와 손을 잡고 피터의 손을 이용해서 모든 마법을 푸는 마법을 사용해서 모든 것을 해결합니다.
이후, 피터와 메리가 "어떻게 돌아가지?" 하자마자 플래너건이 나타나면서, "빗자루를 아무 데나 두지 말랬지!" 라면서 또 빗자루를 가져다 주고, 그렇게 메리와 피터는 빗자루를 타고 다시 돌아갑니다. 정말로 플래너건은 그냥 빗자루 갖다주기 위해서 추가된 캐릭터 같습니다. 그리고, 돌아가면서 메리는 "이제 이런 거 필요없어"라면서 마녀의 꽃을 던지고, 마녀의 꽃이 터지면서 (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스포일러 끝)
최종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이 작품에는 억지 전개가 꽤나 많습니다. 더불어, 극적 장치로만 쓰이는 캐릭터들도 있습니다. 정원사 할아버지는 단순히 마녀의 꽃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플래너건은 단순히 메리가 위기에 처할 때 빗자루를 갖다 주기 위해 나중에 억지로 집어넣어진 캐릭터 같았습니다. 게다가, 설명이 안 되거나 활용도 안 된 것들도 있습니다. 사역마를 닮은 티브와 마지막 남은 마녀의 꽃이 이런 경우죠. (물론, 마지막에 마법의 힘 없이 피터를 구하려는 메리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것은 이해가 되긴 합니다만)
최종 의견
이것이 스튜디오 포녹의 첫 작품이었고, 첫 작품이라는 것이 많이 드러나는 편입니다. 다소 작위적인 전개들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영화를 향해 이렇게 화가 난 적도, 한숨을 많이 쉰 것도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여기 저기 지브리의 느낌이 많이 났지만, 결과물은 지브리 작품들을 재평가하게 해주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게드전기 빼고요)
그래도 스튜디오 포녹의 차기작이 나온다면, 보러 갈 것 같네요. 스튜디오 지브리의 신작이 나올 확률이 낮아진 상황에서 지브리 느낌의 작품을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좋기는 했으니깐요. 다만, 지브리 느낌이 났기에 이 작품이 더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저와 제 동생과 이야기 한 결과, 저는 3/10을 제 동생은 3-4/10을 줍니다.
*별개
영화 팜플렛의 뒷면을 봤는데, Hot issue에 스토리가 빠져있는 것 보면 이거 만드신 분들도 스토리가 조금 아니라는 것을 느낀게 아닐까 싶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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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비슷하시네요. 전개가 뻔한 것도 있지만, 나중에 전개를 위해 억지로 추가된 것 같은 설정들이 저는 아쉬웠습니다 ㅎㅎ | 17.12.09 20: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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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메리가 첫 장면에 대한 기억을 잃은 마녀였나 싶었습니다 ㅎㅎ | 17.12.10 12:0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