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랜만에 키라키라 프리큐어 아라모드를 보고 있습니다.
처음 나왔을 때는 9화까지 보다가 점차 재미 없어서 하차했는데
딱 거기만 넘어가니까 엄청 재미있어지네요.
부족한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취향에 잘 맞아서
지금껏 가장 재미있게 봤던 프레시와 하트캐치를 제치고
제 마음속 재미1위까지 등극했습니다!
순식간에 17화까지 봤어요!
프리큐어들도 좋았지만, 가장 눈에 들어온 캐릭터는 줄리오였습니다.
얘 덕분에 이야기가 정말정말 재미있었어요.
단언코 말하는데, 역대 프리큐어 최고의 악역 캐릭터입니다.
프리큐어는 정말 많은 악역이 나왔습니다.
이제 100명 정도 나왔을까요?
그 많은 악당들은 전부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프리큐어의 가치관을 무시하고 비웃는다는 점입니다.
그 중에는 아무 생각 없는 단순한 악당도 있고,
세상에 절망해서 타락한 사연 있는 악당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들 꿈, 사랑, 행복 등의 가치관을 폄훼하고
그것이 얼마나 무가치한지 증명하려고 들었던 것은 같았습니다.
이는 프리큐어들의 가치관과 정면으로 대립되는 것이고,
따라서 둘 사이에는 싸움 말고는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줄리오는 어떨까요?
줄리오는 행복의 에너지인 '키라키라루'의 가치를 무시하지 않습니다.
프리큐어들이 키라키라루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걸 폄훼하지도 않지요.
오히려 이치카가 만든 스위츠에 키라키라루가 잘 담긴다는 것을 알고
이치카에게 접근,
'같이 만들면 즐겁다'라는 말을 듣고 흔쾌히 초청을 받아들이더니
스위츠 만들기를 응원하고 도와주기까지 합니다!
물론 줄리오가 좋은 사람이어서 그랬을 리는 없지요!
반 친구를 꼬드겨 이치카의 스위츠를 까먹게 하더니,
스위츠를 먹고 생긴 키라키라루의 에너지를 강탈해버립니다.
놀랍지 않나요?
카와리노처럼 속여서 뺏은 것도 아니고
팔세토처럼 협박을 한 것도 아닙니다.
줄리오는 그저 프리큐어에게 약간 손을 빌려줬을 뿐이고
그것만으로 프리큐어들이 알아서 힘을 갖다바치게 만들었습니다.
프리큐어는 원래 선악이 매우 뚜렷합니다.
선역과 악역의 대립이 너무 명확하고,
둘은 결코 양립할 수 없었지요.
선역이 타락해서 악역이 되거나, 악역이 개심해서 선역이 될 수는 있지만
그건 상대편으로 전향하는 거지, 상대편과 공존하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줄리오가 아니라
미치루와 카오루, 아니면 이스(세츠나)였다면 어땠을까요?
얘들이 키라프리 멤버들에게 접근했다면 어찌 됐을까요?
뻔합니다.
"사랑? 행복? 그런 걸 왜 소중히 하는 거지?"
이런 식으로 프리큐어들의 가치관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겠죠.
그러다가 프리큐어들과 함께 하면서 저도 모르게 감화되고
진정으로 사랑과 행복의 의미를 배워나가겠지요.
이들이 '악역'인 이상
스토리는 정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줄리오는 다릅니다.
행복, 지식, 자유, 두근거림, 사랑 등의 가치를 이해하면서도
줄리오는 감화되지 않습니다.
그저 그 가치를 이용할 뿐이지요.
그래서 줄리오의 캐릭터가 흥미로웠습니다.
줄리오는 '악'이지만, '선'의 가치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서는 '선행'도 얼마든지 합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흥미롭게 만듭니다.
기존 악당들은 '악역'이라는 역할에 충실해서, '악행'만을 저질렀습니다.
그래서 스토리를 대충 예측할 수 있었지요.
그러나 줄리오의 스토리는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줄리오가 선행을 할지 악행을 할지, 상황이 닥치기 전까지는 알 수 없었고
이는 스토리를 예측할 수 없게 해서
뒤를 궁금하게 만들었습니다.
줄리오는 다크 프리큐어처럼 터무니없이 강하거나, 조커처럼 엄청나게 악랄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힘이나 책략으로 프리큐어들을 찍어누르기만 했지만
줄리오는 프리큐어를 찍어누르지 않았습니다.
프리큐어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그 힘을 이용했습니다.
줄리오는 역대 악역들 중 가장 깊이 있는 캐릭터입니다.
그는 '악역'이란 배역에 매달리지 않고
자기 목적을 이루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아 시행하는
현실적인 인물입니다.
그래서 역대 악역 중에 가장 잘 만들어진 '캐릭터'라고 한 겁니다.
졌을 때조차
"두고보자! 프리큐어!" 따위의 전형적인 대사 대신에
깔끔하게 현실을 인정하고
허탈한 듯이 상대의 승리를 축하하기까지...
프리큐어에 이렇게 제대로 된 악당 캐릭터가 나오다니
5년 동안 프리큐어 팬을 해온 사람으로서
감개가 무량하네요.
앞으로도 이런 캐릭터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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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줄리오의 마음을 굉장히 이해가서 슬픈 캐릭입니다. 숨겨진 진실이 밝혀졌을떄고 겨우 이거? 라기보단 "나도 저런적 있어.."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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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루바 님과 함께 최고의 악역으로 평가받는 줄리오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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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줄리오의 마음을 굉장히 이해가서 슬픈 캐릭입니다. 숨겨진 진실이 밝혀졌을떄고 겨우 이거? 라기보단 "나도 저런적 있어.."라고 생각이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