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제 동생과 같이 승자와 패자를 더빙판으로 보고 왔습니다. 사실은 신촌이나 동대문에서 하는 성우님들 무대인사 판을 보고 싶었지만 시간 상 관계로 가지를 못하여, 일단 가장 빨리 상영하는 극장판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일단 더빙에 관해 말하자면, 뭐 말이 필요한가요. 더빙은 전체적으로 잘 됐습니다. 히나타와 카게야마의 케미가 끝과 시작에서보다도 더 잘 표현된 것 같습니다. 또한, 이번 극장판에서 존재감 폭발했던 스가와라 캐릭터의 승곤님 연기가 캐릭터와 정말 잘 어울렸다고 생각합니다. 승곤님의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캐릭터와 정말 잘 어울렸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바로 정재카와! 사실, '끝과 시작'에서 언급했듯이 저는 하이큐를 극장판으로 처음 접하는 지라 오이카와라는 캐릭터에 대해서는 잘 몰랐습니다. 그리고, 예고편으로 살짝 접했을 때도 약간 능글능글한 캐릭터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극 초반에서는 확실히 능글능글한 캐릭터였지만, 극이 진행됨에 따라, 재헌님께서 오이카와를 잘 연기해주신 것 같았습니다. 특히나, 마지막에 '오늘은 아니야'라는 대사를 했을 때, 정말로 '정재카와'라는 말을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ㅎㅎ.
그리고, 이거는 영화 끝나고 크레딧을 보고나서야 알게 된 것이지만, 다테공고 감독님 역할을 강수진님이 해주셨더군요. 상당히 깜짝 놀랐습니다. 어쩌면 다음 극장판을 위한 심pd님의 빅 픽쳐가 아닐까 싶네요.
아쉬운 점을 하나 이야기하자면, 바로 중복입니다. 사실, 중복의 경우에는 '끝과 시작'에서도 있었지만, 이번에도 중복이 꽤 있더군요. 특히나 가장 거슬렸던 중복은 다테공 고교 응원단장 역에 정재헌님을 중복으로 돌린 점이었습니다. 다테공 고교에서 응원단장이 응원을 할 때마다, '왜 하필 정재헌님을 중복으로?' 이 생각을 꽤 많이 했습니다. 재헌님 음색이 독특한 편이라서 더 그렇게 느껴진 것 같습니다. 물론, 성우덕후가 아닌 제 동생의 경우에는 중복을 느끼지는 못했고, 각 캐릭터마다 잘 더빙이 된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이번에 엔노시타와 카게야마가 대화하는 장면이 나왔었는데, 사실 끝과 시작에서는 분량이 적어서 몰랐는데, 이번 극장판에서 민승우님 연기가 조금 아쉬웠던 것이 느껴졌었습니다. 대사를 조금 감정없이 더빙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캐릭터들은 소리를 지르거나 감정을 실은 장면이 상당히 많았기에 상대적으로 더 그렇게 느껴진 것 같습니다. 중복 역할이었던 켄지 연기가 더 자연스러웠던 것 같았습니다.
번역 자체도 잘 되었습니다. '나댄다', '드럽게 빠르네' 등 매끄럽게 번역이 잘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애니몬스터에서 정ㅋ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구어체로 매끄럽게 번역을 잘 한 것 같습니다. (물론 마지막에 오역이 있었기는 했지만, 저는 눈치를 못 챘었고 제 동생을 그 오역을 발견했더군요.)
정재헌님의 오이카와 연기 정말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정재카와!!!
이제 극장판 내용 자체에 대해 평가하겠습니다.
일단, 다테공고와 대결하는 초반 10-20분?은 개인적으로 정말 별로였습니다. 경기 중간에 뜬금없이 나오는 개그씬도 별로 마음에 안 들었고, 특히나 아사히가 스파이크할 때 '에이스의 길을 밝혀줄게' 할 때 정말로 말 그대로 아사히 앞의 길 빼고 나머지 부분을 어둡게 처리한 건 개인적으로 별로였던 연출이었습니다. 또한, 다테공고 팀에게 집중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장면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특히나 3학년 선배들이 경기 끝나고나서 아쉬워하는 장면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만, 이번 극장판 전체에서 보면 다테공고 팀에 대한 이야기는 어느 정도 빼도 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제 동생에 의하면, 2기에 나중에 다테공고 팀이 다시 나온다고는 하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다테공고 팀이 나왔던 장면이 조금 뜬금없었다고 느껴졌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 초반 부분 이후부터는 정말 스포츠물의 정석대로 잘 표현한 것 같았습니다. 물론 그 이후 부분에서도 개그씬이 좀 나오기는 하지만, 초반부에 비하면, 상당히 개그씬도 잘 처리된 것 같고 더불어 웃기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카게야마가 칭찬하려 하는 장면이 말이죠 ㅎㅎ)
그리고, 영화 마지막 장면이 크레딧에 나오는 영상과 이어지면서 카라스노 팀이 패배를 받아들이는 모습을 극장판 ost와 함께 잘 표현한 것 같았습니다. 특히나, 저는 하이큐 노래 중에서 스키마 스위치의 'Ah Yeah!!'를 가장 좋아하는지라 더 마음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끝과 시작'에서 처럼 켄마와 쿠로오의 과거 모습으로 뜬금없이 끝내지 않고, 정말로 영화의 마무리답게 잘 마무리한 것 같았습니다.
평을 요약하자면, '끝과 시작'보다는 확실히 재밌게 봤습니다. 하이큐 애니메이션을 접하지 않은 제가 봤을 때, 애니의 장면을 잘 편집한 것 같았습니다. (끝과 시작에서는 뭔가 편집됐다는 것이 너무 심하게 티가 났던지라요). 그리고, 스포츠물의 정석대로 연출도 준수하게 잘 한 것 같고요. (중간에 조금 오글거리는 연출이 없지는 않았지만요)
물론, 이것은 애니메이션을 접하지 않은 저의 평이고, 애니메이션을 본 제 동생의 경우에는 편집된 장면들이 너무 눈에 보인다고 조금 아쉬워했습니다.
이번 극장판을 10점 만점에 평하자면, 저는 7점을, 제 동생을 6점을 줍니다.
어쨌든, 이번 극장판은 확실히 재밌었고, 더빙판으로 보니 더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후속 극장판들도 더빙 상영됐으면 좋겠네요.
*끝과 시작에서처럼 영화 보는 대로 코멘테리르 시끄럽게 하신 분은 없었지만, 그래도 이번 극장판 관객 분 중에, 영화 시작하고 나서 자리를 바꾸시고 저희 앞 쪽에 앉으신 두 여자아이들 있었는데, 극장판 보는 내내, 특전으로 받은 영화 포스터를 약간 응원봉처럼 흔들기도 하였고, 시끄러운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영화 보는 내내 소곤소곤 떠드는 것이 꽤 거슬렸습니다. 그리고, 재밌는 장면에서 웃음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박수까지 치면서 웃으시는 관객 분도 계셔서 상당히 거슬렸습니다.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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