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길에서 우연히 클래스메이트인 오초의 삼촌이 마리오인 걸 알게 된 검볼은
닌텐도계의 우상 마리오를 만나고 싶다는 사적인 목적으로 오초에게 베스트 프렌드가 될 것을 제안합니다.
사심 때문에 얼굴만 그림체가 역변했군요.
하지만 오초는 자신과 신뢰관계를 구축할려면 먼저 친구의 자격이 있는지 시험해봐야겠다고 합니다.
검볼과 친구들의 나이가 벌써 중학교 2학년 쯤 되었고,
사춘기들로 이루어진 또래 집단들은 별별 시덥지 않은 걸 가입 조건으로 요구하는 일이 빈번하니 그리 별난 일은 아닙니다만,
오초의 조건들은 좀 많이 심했습니다.
첫째 조건, 싸움은 언제나 패싸움!
그에 따라 마구잡이로 양아치에게 난타당하는 검볼.
둘째 조건, 친구 사이엔 비밀이 없다!
이번 조건 자체는 굉장히 평범한데
정작 말하는 내용은 평범하지 않습니다.
검볼 : 그거 농담...
오초 : 아니야.
힝~
셋째 조건, 친구 사이엔 돈은 문제가 아니...
다윈 : 문제 맞거든!
결국 보다 못한 다윈이 역정을 냅니다.
그 분노는 단순히 친구의 자격이랍시고 검볼을 부려먹고 도덕적으로 옳바르지 않은 행위를 하도록 부추기는 오초뿐만이 아닌
마리오를 만나겠다는 사심으로 오초와 친구가 되려는 검볼도 겨냥한 것이었죠.
다윈이 보기에 둘은 제 각각 친구라는 개념을 모독하고 있었습니다.
일단 경제적으로 궁핍한 그들에게 100달러라는 거금을 달라는 오초의 요구부터 거절하라고 타일러 보지만
이미 저지른 후였습니다.
그러나 오초의 친구 자격에 대한 시험은 더 가혹해져서
검볼을 납치한 후 친구를 위해 뛰어내리라며 변성기로 겁박지르는 등 도를 한참 넘어서버립니다.
납치되었을 때의 두려움과 스트레스 때문에
하얗게 질려버렸네요.
아무리봐도 시험을 가장한 괴롭힘이고 자칫 잘못하면 검볼에게 지우기 힘든 트라우마를 새길 수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오초.
급기야는 자신과의 우정에만 충실해야 한다며 다윈을 희생시킬 것을 주문합니다.
그리고는 목적이 분명해 보이는 망치를 주는데...
그래서 나와 더이상 친구가 아니라는 포스터를 전교에 붙이고 있는 거야?
어느 면에서 생각해보더라도 오초의 요구는 검볼을 대등한 인격체로서 존중하기보단 자신이 소유한 하인이나 물건을 대하는 것에 더 가까웠습니다.
적어도 동등한 관계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은 분명하죠.
하지만 검볼은 오초가 아무리 폭력이 난무하는 상황에 자신을 끌어들이고, 재산을 갈취하고, 심리적 흉터를 남기고, 오만하게 자신의 교우관계를 통제하려 함에도
마리오를 만난다는 생각으로 오초와의 관계를 포기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리오와 만나는 대망의 날,
나온 건 유명한 배관공도, 젤다도 아닌 후덕한 아저씨였습니다.
표절이라 부르기에도 민망합니다 그려.
오초와 친구가 되려 했던 목적이 좌절된데다 그 동안 오초의 행동 때문에 화가 난 검볼은 험한 말이 난무하는 편지로 오초와 절교하려 하는데
다윈은 그런 그에게 일침을 놓습니다. 오초가 잘못한 것은 맞지만 오초에게 먼저 사욕으로 접근한 것은 검볼 자신이라고요.
그렇다면 설사 절교를 하게 되더라도 직접 얼굴을 마주해 서로의 잘못을 사과하는 편이 옳지 않을까요?
그렇게 해서 오초와 직접 대면해서 부른 노래가 Goodbye입니다.
내용은 자기 잘못은 요만큼도 없고 오초에 대한 불만과 두려움과 스트레스에 대해서만 엑기스로 들어가 있지만요.
어쨌든 가사 안에 내포된 감정들이 진심임을 느낀 오초는 자신의 행위가 너무 지나쳤는지 물어봅니다.
솔직히 친구가 되는데 명시해놓을 수 있는 자격이 어디있겠습니까?
그저 만나서 놀다가 마음이 맞으면 그런게 바로 친구인 것이죠.
친구 사이는 상호 관계이지만 그것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재산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귀속됨을 의미하는 건 아니니까요.
더군다나 스트레스를 주는 관계라면 이는 친구라 할 수 없죠.
오초는 자신이 사람을 잘 못믿어서 그래서 믿을 수 있는 이들만 사귀기 위해 그런 조건을 내걸었다고 고백합니다.
정말로 자기와 친구가 되고자 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삼촌을 만나려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인지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고요.
의아해하는 검볼에게 오초는 자신의 다른 삼촌이 소닉이라고 얘기합니다.
검볼의 언중유골 덕분에 자신의 교우관계가 일방향적이라는 문제를 자각한 오초는 발전할 기회를 갖게 되었는데
정작 검볼은 사심을 버리지 못하고 오초를 쫒아가는군요.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합니다.
실제 발달에 있어서도 신체적 인지적 발달과 함께 사회정서적 발달이 총체적으로 인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죠.
그 중 가족과 더불어 사회관계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미시집단이 바로 또래집단입니다.
우리는 또래 집단 안에서 부모와는 다른 대등한 관계를 경험할 수 있죠.
오초는 처음에 친구를 대등한 관계라 생각치 않고 이런저런 자신의 편향에 따른 자격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오초의 행동은 분명 천성적인 기질 탓도 있지만 검볼처럼 그와의 우정을 수단으로만 생각했던 아이들 때문인 점도 있습니다.
오초에게 친구 간에는 대등하다는 교훈을 이끌어내 준 검볼이
사심이 듬뿍 담긴 행동이 오초 같이 사고 처리 방식이 편향된 아이들을 양성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하긴 아직 검볼은 질풍가도의 청소년이니까요.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야 많을 겁니다. 제작진이 이를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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