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a 정주행 12화 보충편입니다.
저번에 말했다시피 12화는 명장면이 많아서 특별히 몇몇 장면에 대해 보충하고자 이 게시글을 올리게 됐다는….
참고로 이 게시글을 올린 시간인 6월 29일 25시 28분은 10년 전 sola 마지막화인 13화가 방송된 날입니다^^;;;
마지막화인 13화도 오늘 중에 올릴 예정.
1.과거 누구보다 행복했던 세 사람.
어두운 동굴 안이었지만, 누구보다도 행복하고 가족과도 같았던 세 사람의 과거.
이떄 아오노는 요리토와 친근하게 지내는 마츠리를 때때로 질투하기도 했지만 진심으로 마츠리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함께 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뜻밖의 사고로 요리토가 죽고 아오노는 자신을 야화로 되살린 마츠리를 원수 취급하게 되었으니 참 운명의 장난이란….
이 시절의 세 사람이 미래의 자신들을 보면 뭐라고 할지….
2.옛날부터 있었던 버릇
우물의 물이 잘 안 길어지자 다짜고짜 다리를 들고 걷어차려고 하는 마츠리.
기계를 걷어차는 마츠리의 습관은 몇 백년 전부터 있었던 거죠^^;;;
이 아가씨야!!! 아무리 그래도 그건 자판기가 아니라구!!!
3.이룰 수 없는 꿈
폐쇄된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커플 설정으로(…) 놀이를 하다가 문득 나온 다음에 함께 보러 가자는 말.
하지만 둘 다 그건 이룰 수 없을 꿈이란 건 알고 있었죠.
오늘 밤 중에 모든 것이 끝날 운명이라는 걸 두 사람 모두 짐작하고 있었기에.
어떤 식으로 결착이 나든 이제 현세에서 함께할 수는 없으리란 건 확정된 사실 .
그렇기에 언젠가 보러 가자는 마츠리의 덧없는 말이 더욱 슬프게 느껴집니다.
4.의지의 대립
"요리토는 이미 과거에 죽은 존재, 지금 네가 하고 있는 일은 헛되고 잘못된 일일 뿐이다. 그러니 그만둬야 한다."며 정론을 내세우는 마츠리.
하지만 이건 바꿔 말하면 단지 '정론만을' 내세울 뿐 깊은 호소력은 없죠.
아니나다를까 아오노는 "애초에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죽은 날 이런 꼴(야화)로 만든 게 너면서 무슨 소리냐!!!"라며 수백년의 마음을 담아 절규합니다.
솔직히 이 부분은 아오노의 마음이 더 이해가고 공감할 수 있더군요.
코믹스판에선 전개가 좀 다른데, 아오노를 막으려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아오노를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요리토를 만들기 위해 아오노는 너무 많은 힘을 써 버렸고, 지나치게 소모된 힘 때문에 아오노의 목숨마저 위험해진 거죠.
그래서 요리토와 마츠리 두 사람은 어떻게든 아오노를 구하고자 사력을 다하는 것.
이 밖에도 코믹스에선 요리토와 마츠리가 단지 아오노를 틀렸다고 부정하기만 하는게 아니라
순수한 마음으로 아오노를 위하는 장면이 많이 나와서 개인적으론 코믹스를 더 좋아하기도 합니다^^
5.외로움을 견디지 못한 야화
과거 아오노를 야화로서 되살릴 때를 회상하는 마츠리.
아오노는 원치도 않았는데 자신을 야화로 되살린 마츠리를 원망하지만 이는 마츠리에게도 외로움을 견디다 못한 극단적 행동이었습니다.
코믹스에선 마츠리의 기원에 대한 묘사가 더 자세히 나오는데 마츠리는 자신이 언제 누구에게서 태어났는지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아는 것은 그저 자신의 이름이 마츠리라는 것과 인간이 아니라는 것뿐.
자신이 볼 수 있는 것은 푸른 하늘이 아니라 단지 좁은 동굴 너머의 어둠과 달빛.
게다가 인간들은 자신을 두려워하고 기피하기만 하는 현실.
그런 자신의 삶에서 유일하게 다가온 따뜻한 빛이 요리토와 아오노였던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츠리에게 두 사람과 헤어진다는 것은 너무나 큰 공포였고,
이미 요리토를 잃어버렸는데 아오노까지 떠나보내기엔 홀로 남는다는 두려움이 너무 컸던 거죠.
아오노가 마츠리를 원망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마츠리도 단지 고독을 두려워하는 한 명의 소녀일 뿐이었습니다.
6.존재에의 부정
요리토는 자신이 '요리토'도 아니고, 있어야 할 올바른 존재도 아니라며 스스로의 존재 자체를 부정합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원래의 모습으로 돌려놓겠다고 하죠.
어찌 보면 달관하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고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듣는 아오노 입장에선 통탄할 노릇.
이 대목이 제가 sola 애니와 코믹스가 결정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애니의 요리토는 자신이 아오노의 동생이 아니고 원래 태어났어야 했을 존재도 아니라며 근본적 존재의의 자체를 부정하는데,
코믹스에서의 요리토는 자신이 아오노의 동생임을 긍정하면서 누나가 자신을 태어나게 해 준 것을 감사하고,
자신 안에 있는 '진짜 요리토로서의 기억' 또한 자신의 일면으로서 받아들이거든요.
제가 코믹스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점 중 하나입니다^^
7.또다른 주인공들
요리토 - 아오노- 마츠리 라인과는 별개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인물들인 마유코와 타케시.
결국 마츠리를 죽이는 걸 단념한 그들(정확히는 타케시)은 야화를 인간으로 만드는 검까지 마츠리에게 주고 마을을 떠납니다.
과연 이 두사람은 마유코를 인간으로 돌리는 것 자체에 완전히 미련을 버린 걸까요?
마유코는 자신은 타케시와 함께 걸어갈 수만 있으면 그것만으로 좋다고 했지만….
그건 뭘로 포장해도 결국 비극이라 생각합니다ㅠ.ㅠ
부디 결말부에 OOO(스포 방지)가 인간으로 돌아온 것처럼 저 두 사람도 언젠가는 다른 인간이나 야화를 희생시키지 않고
인간으로 돌아오는 다른 방법을 찾아내서 다시 같은 시간의 흐름을 걸을 수 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 두사람도 요리토와 마츠리에 준할 만큼 애정하는 인물들이기에….
애초에 이 작품에서 애정 안하는 캐릭터가 거의 없지만요^^;;;
8.하늘
모든 것이 결착나기 직전, 분명히 작동을 멈췄을 영사기가 작동하면서 비춰진 것.
그것은 세 사람이 그토록 좋아하고, 갈구하고, 동경했던 푸른 하늘.
그야말로 작품의 상징과 주제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가히 sola 최고의 명장면입니다.
최종화의 제목은 참으로 이 작품다운, 이 작품의 원점이자 종착점인 하늘(소라).
지난화까지 밤으로 물들었던 예고편의 하늘은 이제 다시 푸른 하늘로 돌아왔습니다.
여태까지 있던 개그적 요소 또한 일절 없이, 흐르는 것은 오직 마츠리의 소망이 담긴 진지한 독백.
소년과 소녀들, 하늘과 야화인의 이야기 sola도 이제 한 화만 남았습니다.
오늘 안에 마지막화를 올릴 예정이니 다들 함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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