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따라 한가해서 추천 받은 애니를 받아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울려라 유포니엄을 가장 즐겁게 봤는데,
역시 제 기억과 추억(을 가장한 악몽)이 떠올라서 그런 것 같네요..
음악 전공자라고 적긴 했지만,
사실 프로라고 밝히기에는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일단 5살 때부터 시작해서 음악 계열 고등학교를 나와, 대학은 음악 교육과를 나왔고,
지금은 레슨이랑 앙상블 활동을 하며 대학원 유학을 꿈꾸는 인간입니다...
그럼 리뷰 시작해보죠~
일단 제목에도 나온 유포니엄~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유포니엄보다 유포니움으로 알려진 악기입니다...
미국에서는 자주 사용하지만, 사실 오케스트라에서는 보기 힘든 악기죠...
이것과 한 쌍인 바리톤은 등장하지 않아서 조금 슬펐습니다...
참고로 국내에 유포니엄 전공을 뽑는 대학과 오케스트라는 거의 없어서,
보통 오케스트라에서 어쩌다 유포니엄이 나오면 대개 트럼본 연주자가 대신 합니다..
그도 그럴게 피스가 같거든요...
그리고 여담이지만, 사파이어 때문에 이 아이캐치가 웃겼습니다..
음악하는 사람들이 자주 꺼내는 문구가 있거든요..
'콘베(콘트라 베이스)가 걸어간다!!'
키가 작거나 아담한 사람이 저렇게 큰 악기를 들고 가면 다들 그렇게 얘기합니다ㅋㅋ
참고로 콘베는 자동차 뒷좌석에 비스듬히 눕혀서 운반할 정도로 엄청 큽니다...
첼로는 그나마 앞좌석에 세울 수라도 있지 콘트라 베이스는... (절레절레)
그리고 제 고등학생 때 추억(을 가장한 악몽)을 일깨워준 마칭...
이거 정말 힘듭니다...
악기도 무거운데, 저 옷이란 게 보통 싸구려라 통풍이 안 되거든요...
반팔이면 겨드랑이에... 으으..
여름날에 아스팔트 위에서 행진 한 번 하면,
기가 빨려서 아무 것도 할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마칭 파트에서, 왠지 몇 몇 분들은 이게 뭐지 싶었을 악기가 있었죠...
저 동그란 악기는 마칭용 튜바입니다~
오케스트라에서 사용하는 튜바는 어깨에 맺다가는 자칫하면 뒤로 넘어가기(!!) 때문에,
보통 마칭 할 때는 저 튜바를 사용합니다...
무게는.... 똑같은 것 같아요... 그게 그거인 것 같아요...
여튼 애니에서는 짧게 지나갔지만,
보통 마칭 준비하는 데 최소 1달은 걸립니다...
그것도 기본적인 숙련도가 있는 경우에만 해당되요...
진짜 저 연습 스케줄은 약과입니다....
적어도 제가 고등학생 때는 아침 7시 반부터 밤 11시까지 했던 기억이 남아있어요...
한 번은 연습이 덜 됐다고 남아서 파트 연습하다가 막차를 놓쳤던 기억이...
깜깜하면 마칭 연습 어떻게 하냐고요??
실내에서 '서서' 합주 연습하는 걸로 대체합니다..
비가 오든, 입술이 부르트든, 공휴일이든 상관 않고 연습했던 악몽이...
아, 그리고 애니 초중반에 나왔던 달리기 하고 나서 바로 악기 불기...
저거 학교에서 했던 기억이...
학교 연습실이 5층(!!!)이었는데, 1층까지 내려가서 운동장 2바퀴 뛰고 올라와서 선생님 앞에서 악기를 불었습니다...
만약 못 불면 다시 갔다와야 했다는 후문이..
참고로 저는 타악기인지라 손쉽게 통과했던 기억이 있네요...
물론 마칭에서는 타악기가 더 연습량이 많습니다..
마칭의 꽃이 타악기인데, 이 애니는 주인공이 유포인지라 그런지 잘 안 나타났더군요..
(어떤 음악 애니든 잘 비춰주지 않는 타악기의 비애...)
자, 마칭 이야기는 그만하고 합주로 넘어가죠...
(이 이상 하면 내가 슬퍼질 것 같아..)
오케스트라 연습할 때 타키 선생님은 지휘봉을 안 쓰더군요...
사실 저런 선생님이 꽤 많습니다...
애초에 지휘봉이라는 게, 연주홀이 넓어지고 단원들이 많아지면서 부차적으로 생긴 거라,
저렇게 작은 곳에서 소규모 인원으로 연습하는 거면 보통 사용하지 않습니다...
물론 저 다음 대사에도 나오지만 타점을 알아보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지요..
하지만 지휘봉을 쓴다해서 반드시 타점을 알아보기 쉽다는 건 아니라는 거...
진짜 어떤 선생님은 지휘를 할 때 원을 그리십니다..ㅋㅋ
그런 경우 타악기로서는 어느 박자에 맞춰야할지 고민하지요...
정답은 다른 파트랑 같이 나오는 거긴 한데, 그게 처음 연주할 때면 한 번에 쉽게 될리가...
그리고 연습 안 해가면, 합주하다가 갑자기 선생님이 멈추고 한 명씩 시킵니다...
참고로 저는 처음에 저 말이 가장 듣기 싫었어요..
다른 파트가 한 명씩 할 때면 조금 지겹기도 하고..(인원이 많은 파트는 10명도 넘으니까요..)
그리고 자기가 속한 파트가 한 명씩 하면 당연히 긴장감이 급상승..
참고로 저기서 못하면, 극단적인 선생님은 당장 나가서 연습하고 오라고 합니다..
될 때까지 합주 들어오지 말라고 하는 경우도 봤고요...
그리고 만약 그 파트 중 누가 못해서 나간다,
그렇게 되면 해당 파트의 파트장도 같이 혼납니다...
만약 후배가 못해서 쫓겨나면, 선배에게 피해를 주는 격이라...
이래서 음악 쪽에서 선후배 관계가 살벌한 걸지도...
원작에서도 음악계의 선후배 관계가 어떤 건지, 이 트럼펫 솔로 파트 문제로 언뜻 보여줬지요...
저 부분은 오히려 순화한 느낌도 있었습니다만,
어쨌든 애니에서 보여줄 수 있는 만큼 보여준 것 같아요..
저 상황에서 레이나처럼 견디는 학생은 드물고,
보통 결국 솔로를 포기하든가,
스트레스로 인해서 실력이 떨어지든가, 전학가는 학생도 종종 봤습니다...
많이 길어져버렸지만 어쨌든 간만에 추억에 잠길 수 있는 애니를 봐서 즐거웠습니다~
확실히 애니답게, 저 연습 정도만으로 끝에 금상을 탔습니다만
그런 점이 바로 애니를 보는 맛이니까요~
개인적으로 극장판이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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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처음 올리는 글입니다~ | 16.07.30 03:4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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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선배가 솔로를 하긴 합니다만, 지휘자 쌤이 좀 진보적인 학교에서는 학년 상관 없이 솔로자 시험을 보기도 합니다~ 제가 고등학생 때도 2학년이 트럼펫 솔로를 한 적이 있어요... 그리고 콘베는... 피로 얼룩져 있다고 할 정도까지 열심히 한다면 당연히 그렇지요... 그도 그럴게 콘베는 손으로 뜯는 피치카토도 많고, 손가락으로 집는 포지션도 많은 편인데 줄이 두꺼워서 굳은 살이 없으면 손이 아작납니다... | 16.07.30 23: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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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북이라니 고생 많으셨네요... 저는 그거 맬 때마다 넘어질 것 같던데... 진짜 큰 건 발 밑도 제대로 보기 힘들어서 스탭 맞추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 16.07.30 23: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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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 운영 방침에 따라 다른 편입니다~ 마칭에 할애하는 학교는 마칭 연습도 하지만, 클래식에 매진하는 학교에서는 대체로 안 하는 편입니다~ 제가 다닌 학교는 원래 마칭에서 시작해서 커진 학교라서 관습이 남아 마칭도 했던 거라... | 16.07.30 23: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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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인생에서 가장 연습 많이 했을때가 고등학생 때가 아니었을까 하고 가끔 생각합니다... 진짜 그때는 목숨 걸고 했던 시기인지라... | 16.07.30 23:2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