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예전에 '메리사'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던 유저입니다. 루리웹이 다음으로부터 나온 후부터 오늘까지, 로그인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구직활동과 취업 및 회사 업무로 인해 그런 것도 있었지만 개인적인 꿈을 이루기 위해서 그런 것도 있었습니다. 여러 사유로 인해 결국 꿈은 불발로 끝나버렸지만……지금은 꿈보다는 현실을 봐야할 것 같아서요.
2012년 12월 16일에 쓴 글이 첫글이었지만 지워버렸습니다. 캡파 관련이었거든요. 캡파는 망했고 거기에 적은 글은 4년도 전의 글. 이왕 로그인 절차까지 거쳤으니 새로운 글을 적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슨 글을 적을까 생각하던 중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시위였습니다. 2016년 12월 3일, 대구에서 일어난 시위에 참여했었습니다. 탄핵안도 가결됐으니 이왕 글 적을 거, 그때의 추억을 올리며 다시금 시민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시위 참여자한테 나눠주는 촛불과 탄핵관련 프린트물입니다. 시내에 왔을 때부터 사람들이 많았기에 저도 뒤늦게나마 참여했습니다.
또 다른 프린트물. 오신 분들 중에서는 이러한 프린트나 촛불이 어디 있는지 몰라 헤매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저기 가면 받을 수 있다고 말씀드리니 바로 이동하시더군요. 그만큼 쌓인 게 많았을 겁니다.
노동자와 민중들은 대부분의 시민들이 포함되는 범주입니다. 헬조선과 금수저는 원래부터 농담 삼아 하던 말이었지만 박근혜정부에 들어서며 그 정도가 너무나 극명하게 드러나버렸습니다.이렇게 나라와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엉망진창으로 만든 흑막은 굳이 말할 것도 없죠. 박근혜와 최순실부터 시작해 새누리당. 더 나아가 그들과 관계를 맺으며 이익을 얻은 부역자들입니다.
시위에 참여하신 분들 중에는 청년세대뿐만 아니라 나이가 드신 노년층분들까지 계셨습니다. 정말 놀라웠죠. 제가 사는 곳이자 시위가 일어난 곳은 대구. 보수로 유명한 곳입니다. 굳이 말할 필요도 없는 TK지역에서 노년층분들까지 시위에 참여한 걸 보고 정말로 놀랐었습니다. 그걸 보니 보수적 성향을 지니신 분들도 이번 사건만큼은 실드를 못 칠 정도로 강력했구나 싶었구요.
시위에 나오신 분들은 청년세대나 노년층만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자녀분들을 데리고 나온 가족도 있었거니와 30~40대의 시민분들도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모두가 촛불을 들고 선 모습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시민 의식이 결코 우습게 볼 만한 것이 아니라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새누리당으로 향하는 시민들과 깃발입니다. 개인사정이 있어 시민분들과 함께 향하지는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깃발을 든 채 전진하시는 분들의 모습을 보니 박근혜 생각이 나더군요. 탄핵 가결된 지금도 헌재의 재판에 희망을 걸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부디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물론 시위에 좋은 뜻만 보이는 시민들만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지하도로 가는데 아무도 상대 안 해주는 노인이 박정희의 위대함을 마구 지껄여대더군요. 박정희가 없었으면 나라가 이렇게까지 발전 못 했다, 세뇌되면 안 된다, 저런 선동에 휘말리면 안 된다 등. 지하도 중앙을 걸어가며 이상한 소리나 지껄여대는 모습을 보니 더욱 더 고마웠습니다. 시위에 참여할 생각이 더 강해졌거든요. 그걸 보며 눈살 찌푸리시는 분들의 모습을 보니 그 노인이 본의 아니게 박근혜 & 새누리당의 추락에 한 몫 했구나 싶었습니다. 고마워요 붉은돼지 씨!……가 아니라. 고마워요, 팀킬하신 분!
일이 있어 목적지로 향해야 했지만 그래도 발걸음을 옮기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저분들과 함께 가지 못하는 걸 아쉬워하며 사진이나 찍자며 계속 찍었습니다. 핸드폰 카메라가 영 안 좋아서 잘 못 찍은 게 안타깝네요.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 일어나라, 메리사. 어째서 사진을 확실하게 못 찍었지?
사회자분과 행진하시는 분들을 찍으며 결국 자리를 떠났습니다.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시위였습니다.
탄핵안은 가결됐지만 거기에 이르기까지 정말 많은 분들의 힘과 노력이 있었습니다. 헬조선과 금수저부터 시작해 세월호 사건, 위안부 날치기 협의, 정유라와 관련된 온갖 부패비리. 차마 셀 수조차 없을 정도로 부패해버린 한국을 만든 박근혜와 최순실, 새누리당과 그 외 부역자들. 인간 같지만 도저히 인간이라고 볼 수 없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청문회에서 모른다, 아니다, 사실이 아니다, 그런 적 없다며 모르쇠 일관하는 사람들을 보니 저 사람들이 진짜 나랑 똑같은 사람인가 의심이 갈 정도였습니다. 진짜 죽어서 천국이나 좋은 곳 갈 생각은 꿈에도 못 꿀 사람들로만 구성되어 있구나 싶었습니다.
저희 아버지나 어머니 세대는 박근혜를 지지하시는 분들입니다. 대구에서 살고 계시는 대부분의 노년층분들은 보수적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분들을 설득하는 건 포기하게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말이 안 통하니까요.
어머니는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국민들이나 다른 정치인은 얼마나 깨끗하냐고.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고.
그 말이 아주 틀린 건 아닙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은 없을 거고, 다른 정치인들이 아주 깨끗한 인생만을 보내며 살아왔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박근혜와 그 잔당들의 죄가 용납될 수는 없습니다.
잘못은 잘못, 다른 사람은 다른 사람. 다른 사람을 들먹이며 자기들이 저지른 잘못과 과거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아직 살아남을 수 있는 나라라고 증명해주신 시민들.
박근혜 탄핵을 성공으로 이끌기까지 노력해주신 국민들.
이러한 분들과 앞으로 한국에서 살아갈 어린 아이들을 위해서도.
썩어버릴 대로 썩어버린 한국이 희망을 안고 되살아나기 위해서도.
박근혜와 최순실, 부역자들의 죄를 용서할 수는 없습니다.
비록 40분 정도밖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평생 못 잊을 추억이 될 겁니다. 40분 정도밖에 참여 안 했으면서 너무 잘난 척하는 거 아니냐고 말씀하실 분들도 계실 거 같아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하지만 그때 모여주신 시민분들과 탄핵을 성공케 만든 국민분들을 떠올리면 잠시간이나마 시위에 참여하기를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제 미약한 참여와 힘도 나라에 보탬이 될 수 있었다는 뜻이니까요.
앞으로 더 나은 대한민국이 만들어지기를 바라며 첫글을 마칩니다.
남은 2016년을 잘 보내시기 바라며, 행복과 행운. 새로운 미래가 가득한 대한민국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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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신지 하려고 했는데 추천주고 감 근데 뉘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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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말 말고 추천이나 받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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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12.10 15:5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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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ID전환한 유저입니다. 다음과 루리웹 때 자주 글 남겼지만 독립 후에 처음으로 글을 남기게 됐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16.12.10 15:5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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