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학교 다닐 때 좋게 봐주신 강사분께서 나쁘지 않은 조건의 회사를 소개시켜주셔서 동 경력대비로는 급여도 훨씬 많았고
운 좋게 개인실 원룸이나 회사 리스차도 받게 되면서 열심히 다녀야겠다 싶었죠..
처음엔 자격증 공부도 열심히 하고, 일요일마다 기술강의 들으러 다니면서 열심히 했던거 같은데
최근엔 공부할 시간 없답시고 자격증 시험도 계속 떨어지고, 강의들으러 다니는 것도 귀찮아지면서 일 하는데 권태로움이 느껴지기 시작하더라구요..
매일 야근하는 제조업인데 그나마 시간 맞춰 퇴근이라도 하면 다행인데 막판에 실수하면 기약도 없이 멍한 정신으로 일 해야 하다보면
내가 왜 스트레스 받아가며 이런 일을 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한동안 일에 집중도 안 되고, 흥미도 못 느껴서 '연휴때 푹 쉬고 놀다오면 나아질거야!' 라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 처음 했던게 올 설 때였는데 그 때도 마찬가지였고, 지금도 별 차이 없이 다음엔 언제 쉴까.. 하는 생각만 하면서 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경력자 새 직원이 둘 왔는데, 둘 다 성격도 좋아서 금방 친해지고 저도 진짜 좋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지만
9시까지 일 하는것도 죽겠다 죽겠다 하는 저와 달리 매일 11~12시까지 군소리 없이 일 하는걸 보다보니 대단하면서도
윗사람들이 보기엔 저 사람들이 대단한게 아니라 내가 뺀질거리는거라고 생각하겠지.. 싶으니 신경도 쓰이구요..
워낙 좋은 사람들이라 이거때문에 불만은 전혀 안 생기는데
그 사람들을 옆에서 보고 있자니 '내가 이 일로 평생 저렇게 죽어라 일 하면서 계속 먹고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더라구요
주변사람들에게도 '내가 왜 이렇게까지 돈 몇 푼 더 벌겠다고 죽어라 일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고 하면
대부분 젊은사람들조차 결혼하면 생각 바뀐다는 뜬구름 잡는 소리 듣기 일쑤더라구요..
지금 상황에서 제가 '결혼이나 해볼까?' 하는건 '개나 한 마리 키울까?' 랑 같은 느낌인 것 같구요, 솔직히 딱히 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그래도 10월엔 빨간날도 연달아 있길래 좀 틈틈히 재충전 하면서 일 할 수 있으니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개천절, 한글날 전부 9시까지 일 하고나니 너무 짜증나더라구요.. 쉬는 토요일에도 다 특근 했었구요
일요일 하루만 쉬면 고향에 내려갈 수도 없고, 그냥 숙소에서 하루종일 멍때리며 뒹굴고 있다보면, 편하긴 해도 난 왜 여기서 이러고 있나 싶고..
그래서 한동안 고향에도 못 내려가봤고, 친구들 만나서 기분이라도 좀 풀어보고 싶어서
이번 주 토요일에 유명무실한 연차 좀 한 번 써보고 싶다고 했더니(이번 주는 일 하는 토요일)
이번 주는 바쁘니까 다음에 쓰게 해줄테니 일 하자고 하더라구요.. 저희 회사는 들어오고나서 한가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구요..
15개인가 있다던 연차는 미소진보상금도 없으면서 1년에 서너개나 쓸까말까 수준이니..
뭐 사실 잔업 / 특근 때려박는다곤 해도 급여적인 불만은 없는 편이긴 하지만, 이렇게 저 지금 기분좋을 일 없고, 기분 풀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계속 죽어라 일하다보니 그냥 다 집어치우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고..
회사 돌아가는게 비정상적인 것 같으면서도, 업계에서 저희 회사정도면 특출난 것도 아니라는 것도 알고,
주변에 또 찍소리 않고 일 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툴툴거리기도 뭣하고..
제가 이상한건지, 다른 분들도 다들 이런 생각 가지면서도 일 하시는건지,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건지 요즘 너무 혼란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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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님보다 더 심했어요. 매일 월~토요일 저녁 12시나 되야 퇴근했습니다. 그나마 일요일 하루는 쉬게 해주더라구요. 그래야 매일 야근시키니까. 1년 반 다니다 정신차려보니 이게 뭔가 싶더라구요. 일하는 내내 핸드폰 한번 못쳐다보고 일만 하루 왠종일 하고있다보니 현타 심하게 와서 그만뒀습니다. 그리고 다음 직장 잡은게 지금 일인데 일하는 시간은 더 늘었어요. ㅋㅋ 매일 밤을 새면서 하루 24시간을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전보다 일이 힘들지가 않아요. 그냥 앉아서 인터넷 좀 하다가 기계 불량체크 정도만 해주고 졸리면 꾸벅꾸벅 졸다가 깨서 불량체크 하고 다시 졸고.. 지금은 회사 옮겨서 역시 하루종일 이렇게 인터넷이나 하고 드라마보고 게임 좀 하다가 여긴 야근도 없어서 정시퇴근합니다. 옛날 12시까지 야근하는곳이 왜 힘들었을까.. 생각해보면 일이 여유가 없어서 그래요. 계속 기계앞에 매달려 있어야하고 신경을 거기에만 쓰고있다보니 일이 힘든거에요. 그럼 나도 편한일 찾아봐야겠다.. 싶겠지만 이건 운입니다. 이런 직종 거의 없다고 보면 되세요. 아니 오히려 지금 하는일보다 더 힘들고 돈도 적고 사람대접 못받는 곳으로 갈 확률이 높아요. 그러니 어떻게든 지금 하는일에 재미를 붙이세요. 지금 하는고민 주변 사람과 공유하고 있는데 님에게 하나 도움되는거 없고요. 저새퀴 곧 나갈놈이네. 이런 소문만 돌고 윗사람 귀에 들어갑니다. 그러니 더이상 하지 말고 일만 열심히 하세요. 개인적으로 추천하는건 지금일에 충실히 일하며 동종업계 타 회사로 이직하는건데요. 회사마다 일하는 분위기와 강도가 전부 다릅니다. 저도 맨날 논다고 했는데 업계 1위 회사에 들어갔더니 거긴 군대문화라 잠깐 멍때리고 서있는데도 부장놈이 언제 내 뒤에와서 도끼눈 뜨고 있더라구요. ㅋㅋ 놀기는 커녕 서서 멍때리고 있다고 눈치주는곳도 있고 지금 다니는곳처럼 놀아도 뭐라 안하는곳도 있고요. 이직하면 또 좋은게 내가 여기서 이 일만하면 실력이 딱 거기서 멈춰있어요. 근데 딴데가서하면 다른일을 하고 사용하는 기계도 바뀌니까 여러가지를 알게 됩니다. 이게 기술이죠. 여러일을 다 할수있고 여러기계를 다 다룰수있으면 이후 어딜가든 기술자 대우 받으며 인정받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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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볼땐 자신감과 자존감이 매우낮은 상태 같군요 휴식이 필요한게 아니라 휴식을 강제로 해야될거같군요 육체적인 휴식이 아니라 정신적인 휴식을요 혼자서 조용히 있을곳을 찾아서 걱정다 내려놓고 요양함 갔다오시는게 나을듯해보입니다 때로는 그런편도 나쁘지 않더라구요 저는 해외여행..싼값에 다녀오고 나서 생각정리하는걸 뒤늦게 배운지라...내가 참 생각의 여유없이 살아왔구나를 많이 느꼈습니다 님을 완전히 알진 못하지만 마치 여행전 저의 모습이 언뜻보이는것 같아 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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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을 전환하지 않으시면...이직한다고해도 다를바는 없을겁니다.. 업종을 아예 다른걸로 바꾸셔야해요. 지금하시는 일은 다른회사도 마찬가지이고..대부분 그보다 더했으면 더하지 덜하지는 않을겁니다. 다만 지금 이직이 어려운점(급여가 매우 급격하게 떨어지고 이직가능한지는 아직 모름) 감내하는게 맞는듯합니다. 다른분들 아무말 없는 이유는...그보다 더 한 지옥을 맛보셨기때문에 아닌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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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그이상도 그 이하도 아무것도 아닌 돈 이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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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휴가는 안쓰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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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그이상도 그 이하도 아무것도 아닌 돈 이 문제죠...
(IP보기클릭)223.62.***.***
딱히 돈 욕심 있는 것도 아닌데 이거보다 눈을 낮추면 급여가 너무 확 내려가서 이도저도 못 하고 있네요.. | 18.10.12 08: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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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휴가는 안쓰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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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고 눈치보여서 가끔 쓰는데 그마저도 이번처럼 뺀찌먹으면 자괴감 드네요 | 18.10.12 08: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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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우
제가 볼땐 자신감과 자존감이 매우낮은 상태 같군요 휴식이 필요한게 아니라 휴식을 강제로 해야될거같군요 육체적인 휴식이 아니라 정신적인 휴식을요 혼자서 조용히 있을곳을 찾아서 걱정다 내려놓고 요양함 갔다오시는게 나을듯해보입니다 때로는 그런편도 나쁘지 않더라구요 저는 해외여행..싼값에 다녀오고 나서 생각정리하는걸 뒤늦게 배운지라...내가 참 생각의 여유없이 살아왔구나를 많이 느꼈습니다 님을 완전히 알진 못하지만 마치 여행전 저의 모습이 언뜻보이는것 같아 글을 남깁니다 | 18.10.12 11: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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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18.10.12 02: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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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고되도 가끔 돈이나 휴일, 회식같은걸 챙겨주면 기분도 풀고 애사심도 생길텐데 그런거 없이 '그래도 기본급 많은 편이잖아' 하면서 줄창 일만 하는거 같네요.. 구직활동을 해본게 아니다보니 다른 회사들은 어떤지 잘 모르겠는데 누구는 여기보다 좋은대 많대고, 누구는 여기정도면 괜찮은거라고 하고.. | 18.10.12 08: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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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급 세전 250에 야특근 더하면 100정도 되서 근무시간 많은거 감안해도 적은게 아니라는건 아는데 그럼 차라리 야특근 안 하고 250만 받아도 좋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이쪽 업계에선 40시간 근무하는 곳도 손에 꼽고, 간다고 해도 제 경력에 저 기본급을 맞춰주진 않을테니까요.. | 18.10.12 08: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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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님보다 더 심했어요. 매일 월~토요일 저녁 12시나 되야 퇴근했습니다. 그나마 일요일 하루는 쉬게 해주더라구요. 그래야 매일 야근시키니까. 1년 반 다니다 정신차려보니 이게 뭔가 싶더라구요. 일하는 내내 핸드폰 한번 못쳐다보고 일만 하루 왠종일 하고있다보니 현타 심하게 와서 그만뒀습니다. 그리고 다음 직장 잡은게 지금 일인데 일하는 시간은 더 늘었어요. ㅋㅋ 매일 밤을 새면서 하루 24시간을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전보다 일이 힘들지가 않아요. 그냥 앉아서 인터넷 좀 하다가 기계 불량체크 정도만 해주고 졸리면 꾸벅꾸벅 졸다가 깨서 불량체크 하고 다시 졸고.. 지금은 회사 옮겨서 역시 하루종일 이렇게 인터넷이나 하고 드라마보고 게임 좀 하다가 여긴 야근도 없어서 정시퇴근합니다. 옛날 12시까지 야근하는곳이 왜 힘들었을까.. 생각해보면 일이 여유가 없어서 그래요. 계속 기계앞에 매달려 있어야하고 신경을 거기에만 쓰고있다보니 일이 힘든거에요. 그럼 나도 편한일 찾아봐야겠다.. 싶겠지만 이건 운입니다. 이런 직종 거의 없다고 보면 되세요. 아니 오히려 지금 하는일보다 더 힘들고 돈도 적고 사람대접 못받는 곳으로 갈 확률이 높아요. 그러니 어떻게든 지금 하는일에 재미를 붙이세요. 지금 하는고민 주변 사람과 공유하고 있는데 님에게 하나 도움되는거 없고요. 저새퀴 곧 나갈놈이네. 이런 소문만 돌고 윗사람 귀에 들어갑니다. 그러니 더이상 하지 말고 일만 열심히 하세요. 개인적으로 추천하는건 지금일에 충실히 일하며 동종업계 타 회사로 이직하는건데요. 회사마다 일하는 분위기와 강도가 전부 다릅니다. 저도 맨날 논다고 했는데 업계 1위 회사에 들어갔더니 거긴 군대문화라 잠깐 멍때리고 서있는데도 부장놈이 언제 내 뒤에와서 도끼눈 뜨고 있더라구요. ㅋㅋ 놀기는 커녕 서서 멍때리고 있다고 눈치주는곳도 있고 지금 다니는곳처럼 놀아도 뭐라 안하는곳도 있고요. 이직하면 또 좋은게 내가 여기서 이 일만하면 실력이 딱 거기서 멈춰있어요. 근데 딴데가서하면 다른일을 하고 사용하는 기계도 바뀌니까 여러가지를 알게 됩니다. 이게 기술이죠. 여러일을 다 할수있고 여러기계를 다 다룰수있으면 이후 어딜가든 기술자 대우 받으며 인정받으니까요.
(IP보기클릭)59.7.***.***
업종을 전환하지 않으시면...이직한다고해도 다를바는 없을겁니다.. 업종을 아예 다른걸로 바꾸셔야해요. 지금하시는 일은 다른회사도 마찬가지이고..대부분 그보다 더했으면 더하지 덜하지는 않을겁니다. 다만 지금 이직이 어려운점(급여가 매우 급격하게 떨어지고 이직가능한지는 아직 모름) 감내하는게 맞는듯합니다. 다른분들 아무말 없는 이유는...그보다 더 한 지옥을 맛보셨기때문에 아닌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