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애니메이션의 시초 (1963~1973)]
현대의 일본 만화 & 셀 애니메이션(セルアニメ)은 데즈카 오사무(手塚治虫)에 의해 창시되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로봇 애니메이션도 예외는 아니다. 데즈카는 카렐 차페크(1890. 01. 09. - 1938. 12. 25.)와 아이작 아시모프(1920. 01. 02. ~ 1992. 04. 06.)의 영향을 받은 세대의 사람이다. 따라서 그의 초기 만화 & 애니메이션 작품인 『철완 아톰, 1963. 01. 01.』 & 『마그마 대사, 1965. ~ 1967.』가 인간의 사고와 유사한 사고를 하는 로봇의 이야기 (로봇 영웅의 이야기)인 것은 오히려 자연스럽다. 이러한 만화 & 애니메이션 제작 활동은 무시 프로덕션에서 활발하게 일어난다.
데즈카의 무시 프로덕션이 깔아놓은 만화 & 애니메이션 제작의 방향과 판매 방법은 입김을 준다. 당연히 데즈카의 로봇 애니메이션들은 일본 내부에서 큰 성공을 거둔다. 일종의 붐을 일으킨 로봇 애니메이션은 당시 상황에 맞물려 데즈카 스타일의 로봇 - 거대로봇 - 거대전투로봇 로 순차적으로 변한다.
1960년 당시에 일본의 여러 사정이 겹치면서 거대 괴수 고지라 시리즈가 괴수 붐을 일어난다. 이는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작품에도 영향을 끼친다. 일본 만화의 거장,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철인 28호』는 데즈카 스타일 로봇 -> 전투로봇으로 바꾼 히트작이다. 『철인 28호』는 옛 일본 육군의 비밀 병기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이는 현대에 거대로봇 장르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설정(거대로봇이 선의 편에 서서 악당을 물리친다는 설정)이 아닌 양면성을 내포하고 있다. 『철인 28호』는 리모컨에 의해서 조작되는 무기라 감정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사람의 의사에 의해서 선이기도 악으로도 사용되는 존재이다. 요코야마 미츠테루는 이후에도 『 자이언트 로보 』, 『 바빌 2세 』, 『 마스 』를 통해서도 모두 같은 이미지를 관철했으니 이는 그의 전투 로봇 세계관이다.
[나가이 고 -01. 『마징가 Z』]
60년대 당시 흥행을 이끌었던 거대 괴수 붐 & 데즈카 오사무와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원시적인 로봇 애니메이션을 천재적인 재치로 발전시킨 사람은 나가이 선생이다. 나가이는 크게 2개의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슈퍼로봇 애니메이션의 세계관을 크게 진척시킨다.⑴
1. 커 봤자 3-5m인 데즈카와 요코야마의 로봇을 30m이상으로 거대화시킨 뒤, 거대 로봇에 인간을 탑승한다.
로봇이 인간의 생각을 대변하는 수단(선악의 개념을 상징화하는 수단)이 된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 『 마징가 Z』이다. 이후의 『 그레이트 마징가 』 - 『 UFO 로봇·그랜 다이자 』 - 『 그랜 다이자 』도 이 계보를 따른다.
『마징가 Z』는 이야기할 부분이 많은 애니메이션이다. 먼저 이전 로봇 애니메이션에서는 인간과 로봇이 구분된다. 하지만 『마징가 Z』를 기점으로 인간과 로봇이 일체화된다는 이미지가 생긴다. 이는 호버 파일더에 탔을 때와 마징가 Z에 탔을 때가 확연히 구분되는 점, 마징가 Z의 위기가 곧 주인공 카부토 코우지의 위기라는 점, 오직 주인공 코우지만이 마징가 Z를 탈 수 있다는 점 등을 눈여겨보자. 마징가 Z는 사실상 애니메이션 처음으로 인간의 자아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 것이다. 즉, 인간의 정체성이 육체에 있지 않고 행하는 주체(ego)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마징가 Z의 성장이다. 기계는 성장할 수 없다. 새로운 제품으로 업그레이드되어 생산될 수는 있어도 애니악이 슈퍼컴퓨터로 변할 수는 없는 법이다. 하지만 마징가 Z는 기계임에도 주인공과 같이 성장을 한다. 이는 생물과 기계를 초월하여 양분되어서는 성립할 수 없는 동일시된 존재라는 사고관이 반영된 것이다.
세 번째, 거대로봇 장르의 스토리가 확립이다. 사실상 현재 일본 로봇 애니메이션은 나가이의 『마징가 Z』와 전체적인 스토리의 변형이 존재하지 않는다. 흔히들 <외부 세계의 침략자들이 매주 1 or 다수의 전투 로봇을 보내며, 그것들을 정의의 로봇과 주인공이 요격한다. 최종회에서는 적의 아지트를 파괴해 적의 두목을 해치운다..>라는 큰 틀을 잡은 애니메이션이 바로 『마징가 Z』이다. 이러한 부분에서 『마징가 Z』는, 아이디어를 제공한 나가이는 주목받음에 이견이 없다.
네 번째는 바로 완구 산업의 판매량의 폭등이다. 60년대가 지나 『철완 아톰』과 『철인 28호』를 보았던 어린이들은 이미 성인이 된다. 더는 유치찬란한 스토리의 『철완 아톰』과 『철인 28호』는 한물간 애니메이션으로 여겨진다. 이때 갑작스럽게 나온 『마징가 Z』는 놀랍게도 로봇 애니메이션에 활력을 불러일으키었다. 완구 산업에도 숨을 불어넣는다.
이외에도 당시 토에이가 이익 판매에 핏발이 서 판권 관리에 소홀했다는 사실. 『마징가 Z』와 게임 <슈퍼로봇 대전>과의 관계. 일본이 '영웅'이라는 것에 목매다는 이유. 『사이보그 009』랑 큰 흥행을 거두었지만, 제작사의 제작비 부담과 사회적 문제, 인건비 등등 할 이야기. 할 이야기가 많지만, 더 나가면 완전히 딴 이야기가 되어버리므로 여기에서 마친다.
[나가이 고 -02. 『겟타로보』]
2. 합체 로봇의 창시.
1974년 나가이 고 & 이시카와 현의 합작인 『겟타로보』…. ⑵『겟타로보』는 열혈+냉정+개그 삼인조의 구조를 띠고 있는 합체 변신 로봇 장르의 포문을 연 작품이다. 겟타로보 적(공룡 인류)에 대항해 겟타로보라는 "합체 로봇"을 가지고 싸우는 것이 주된 이야기이다. 여기서 주역 로봇의 활약이 아니라 파일럿의 강한 캐릭터 성(열혈+냉정+개그)이 중시된다. 파일럿의 강한 캐릭터 성은 단순히 캐릭터의 성격에만 그치지 않는다. 로봇의 특색에도 관련지어진다. 3개의 전투기가 합체하는 순서에 따라 형태와 기능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1호기-공중전, 2호기-육상전, 3호기-수중전에 특화된다는 설정이 있다. 파일럿의 강한 캐릭터 성은 후대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크게 다음 두 가지다.
01. 이야기할 나가하마 타다오의 3대 슈퍼로봇 시리즈 / 로봇 애니메이션의 드라마 성을 추가하는 디딤돌
02. 캐릭터 메이킹 과정에 큰 발자국을 남긴다.
ex1> 뛰어난 캐릭터 구성으로 유명한 『유유백서』도 큰 그림으로 보았을 때, 열혈+냉정+개그에 지성이라는 키워드를 추가했을 뿐이다.
ex2> 『황금 용자 골드런』 『슈퍼 그랑죠』
빨강-열혈, 파랑-냉정, 초록-개그 or 덩치
『겟타로보』의 합체 로봇이라는 콘셉트는 여러모로 후대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합체 방식을 통해 전혀 다른 외형, 전혀 다른 개성, 전혀 다른 성능이 된다는 점은 당대에 굉장히 참신한 아이디어이다. 캐릭터 메이킹의 본격적인 시초, 합체 로봇 장르의 시초로써 『겟타로보』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나가하마 타다오]
대흥행을 거둔 『마징가 Z』이지만 오직 어린 10대들에게만 유효하다. 바로 평면적인 서사구조 때문이다. 물론, 이 당시의 로봇 애니메이션 시청자들은 나이도 차지 않은 소년들이라 이 정도의 스토리로 충분하다. 그렇지만 그의 기본 아이디어만으로는 일본의 로봇 애니메이션은 점점 질리는 것은 당연지사. 여기에 드디어 로봇애니메이션의 중흥을 이끈 거장, 나가하마 타다오, 이 나타난다. 3대 슈퍼로봇 애니메이션이라 불리는 『초전자로보 콤바트라 V, 1976. 』 - 『초전자머신 볼테스 V 』 - 『투장 다이모스』가 바로 그것이다.
나가하마 다다오가 연출해낸 낭반로봇 장르는 극중 인물들의 연애전선이라는 조미료가 있다. 즉, 당시의 로봇 애니메이션과는 차별화가 된다. 적군에도 나름대로 정치적, 사회적 사정-고뇌가 있다는 것. 즉 드라마적인 전개가 돋보인다.
결과적으로 낭반로봇 장르는 단순한 프로 레슬링 같은 로봇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풍부한 인간 드라마를 넣으므로써, 시청자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더해, 로봇 애니메이션이 어른들도 감상할 수 있는 전 연령대 작품으로 발돋움하는데 큰 기여를 한다.
예를 들어서 초전자 3부작에서 5개의 로봇이 힘을 합쳐 합체를 한다던지, 전대물과 비슷하게 5명의 아이들이 각각의 복잡한 캐릭터성을 가지고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 『투장 다이모스』에서는 적군의 장수인 자의 여동생과 주인공이 사랑을 이룬다는 점 등이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할 수 있다. 특히 『초전자머신 볼테스 V 』의 경우 매우 심층적인 스토리가 유기적으로 배열되어 지금 보아도 상당히 매력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⑴ 슈퍼로봇 장르와 리얼로봇 장르에 대해서는 추후에 자세한 설명을 하려 한다.
⑵『겟타로보』는 나가이 고에게 기획을 의뢰해 탄생한 작품이므로, 전체 타이틀에 나가이 고의 이름을 삽입한다.
[참고]
안숭범,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스토리텔링에 잠재된 불편한 욕망」, 대중서사연구 제22권 제2호, 2016, 107-137.
「일본 애니메이션의 특성과 한국적 수용에 관한 연구」, 만화애니메이션연구 통권 제3호, 1999, 28-55.
「일본 애니메이션의 연구시각 분석」, 만화애니메이션연구 통권 제3호, 1999, 56-83.
ガンダムはじめロボットアニメ年史. http://gunpra120.fc2web.com/natz.html.
ロボットアニメの歴史. http://www.t3.rim.or.jp/~miukun/robot.html.
ロボットアニメ. https://ja.wikipedia.org/wiki/ロボットアニメ.
역대 로봇 애니메이션의 역사. http://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712/read/17328785?.
ロボットアニメ史. https://kotsuyari.com/archives/768.html.
巨大ロボット物の歴史2・1970年代後半. https://ameblo.jp/manken99/entry-11766093717.html.
만보, 『애니 보기의 정석』, 스튜디오 본프리, 2015.
ロボットアニメ. http://dic.nicovideo.jp/a/ロボットアニメ.
[이미지 출처]
[여담]
재검토하러 다시 봤더니, 나가이 고의 1번 아이디어만 적고 나서 다다음인 나가하마 타다오 챕터로 넘어갔더군요. 빠진 부분을 추가해서 작성했습니다. ^^/
-1차 수정 2018. 08. 16. 13:19.
나가이 고 -02 내용 추가
문법 맞춤법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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