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오펀즈 전반에 대한 제 점수는...
시작할 때: "내가 보기에는 60~70점 정도인데, 사람들이 100점짜리라고 극찬을 한다. 내가 너무 박한 건가?"
끝날 때: "내가 보기에는 여전히 60~70점인데, 사람들은 0점짜리라고 욕을 한다. 내가 너무 후한 건가?"
단점이야 다른 사람들이 많이 썼으니, 제 입장에서 장점이라고 생각된 부분을 적어보자면...
'정의의 우주 특공대 놀이'가 아니라는 점.
우주세기의 경우, 주인공들의 상황은 대략...
1. 살던 동네가 전쟁터가 되는 바람에 살기 위해 싸우거나 원래 군인 신분이라 명령에 따라 싸우는 등, 본인의 의사와 관계 없이 전쟁에 휘말리고,
2. 더 나쁜 놈과 덜 나쁜 놈이 벌이는 전쟁에서 높은 사람들에게 장기판의 말로 사용당하는 입장이고,
3. 기껏 전쟁이 끝나도 최악의 상황만 겨우 면했을 뿐, 인류 앞에는 여전히 차악의 상황이 몸집을 불릴 준비를 하면서 버티고 있더라, 라는 건데...
윙이나 시드, 더블오 등등은(G건담은 워낙 규격 외라 빼고...) 아직 출생신고서에 잉크도 안 마른 꼬꼬마 어린이들이 인류의 미래니 세계의 평화니 하는 걸 읊어대면서 정의감과 신념에 가득차 정의의 성전에 투신하는 내용이거든요.
그나마 윙은 탄압에 저항하는 레지스탕스고, 시드는 전쟁 시작한 놈들이 적이기라도 하지, 더블오는 아예 주인공들이 전쟁을 일으키는 걸로 시작하고요.
(우주세기였으면 솔레스탈 비잉은 딱 크로스본 뱅가드 같은 적 포지션.)
비 우주세기의 전쟁은 나쁜 놈들끼리의 이익다툼이 아니라 선과 악이 확실하게 나눠진 정의의 집행과정이고, 기득권 세력이 젊은이들을 사지로 내몰아 이용하는 게 아니라 신념과 정의감으로 가득찬 젊은이들이 스스로의 의지로 참전하고, 전쟁이 끝난 뒤에는 지상락원, 극락정토가 강림하는데...세상에 이런 전쟁은 없지요. 저런 전쟁은 정치가들이 국민들에게 "지금부터 우리가 하려는 전쟁이 이런 좋은 전쟁입니다."라고 선동할 때에 사용되는 모습이거든요.
반면 오펀즈는 그런 정의 포장이 없어요. 전쟁은 속물들끼리의 이익 다툼이고, 결국 철화단의 철없는 어린애들은 분수를 모르고 날뛰다가 노련한 정치가, 장사꾼들에게 장기판의 말로 이용된 뒤 폐기처분됩니다. 전쟁이 끝났을 때 가장 득을 보는 건 러스탈이나 맥머드, 노블리스 같은 속물들이고요. 인류를 지상락원으로 인도하는 정의의 수퍼 히어로같은 건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 내용을 풀어가는 과정이 많이 거시기해서 지금 이렇게 욕을 퍼먹고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다른 몇몇 비우주세기의 "여러분, 전쟁 열심히 했더니 이렇게 지상락원이 만들어졌어요."라는 걸 싫어하기에, 정의니 신념이니 하는 것과 관계 없이 자기네 생존과 실리를 위해 싸우는 주인공 집단이 신선하게 느껴지기는 했습니다.
건담 AGE가 상업적으로는 실패했지만 개인적으로 높게 평가하는 부분이 전쟁의 결말 부분입니다. 윙이나 더블오 같은 것들은 "주인공이 악이라고 규정한 놈들을 다 죽이면 그게 평화다."라는 무시무시한 방식으로 전쟁을 끝내는 데 비해 에이지는 적과 타협하고 협상해 함께 전쟁을 끝내는 결말이었거든요.
예전에 본 어떤 영화에서 "그들은 적인데, 그들과 평화 협상을 합니까?"라는 질문에 주인공이 "평화 협상은 원래 적과 하는 겁니다. 친구와는 평화 협상을 할 필요가 없어요."라고 대답하는 장면이 있는데...건담 시리즈에서 그런 식의 평화가 등장한 건 딱 세번 뿐이지요. 1년전쟁때 지구연방과 지온 공화국 간의 종전협정, 에이지에서 지구와 베이건 간의 화평, 그리고 오펀즈에서의 러스탈과 그 왜...아니, 왜 여주인공 이름이 기억이 안 나지요? 하여간 걔랑 사이의 협상.(아, 쿠델리아였지요. 워낙 존재감이 없어서...)
좀 두서 없었습니다만, 오펀즈가 갖고 있었던 다른 스탠다드형(?) 비우주세기와의 차이점을 정리해보면...
1. 정의니 신념이니 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이익 다툼으로서의 전쟁------이 전쟁은 정의를 집행하는 성전.
2. 주인공의 포지션은 정치가와 자본가들이 두는 체스판 위의 말------누구에게도 명령받거나 이용당하지 않고 스스로의 굳은 의지로 전쟁을 수행.
3. 평화를 위해서라면 적과도 타협과 협상을 한다-----평화란 나한테 개기는 놈을 다 박살낸 상태를 의미한다.
위에서 말한 정의의 우주특공대 놀이에서는 다룰 수 없는, 잘 할용만 하면 우주세기의 전쟁 묘사에 근접할 수 있는 요소들이 이렇게 포진해있는 게 철혈의 오펀스였습니다. 그런 면에서...참...뭐랄까...(먼산...)
마지막으로, 오펀즈에 대한 저의 불만은...
1. 오로지 등장 MS 수를 늘리기 위한, 메인 스토리에 영향이 없는 저 영양가의 에피소드가 너무 많았다.
2. 그리고 등장 MS 늘리기랑도 관계없는, 메인 스토리에 영향이 없는 무 영양가의 에피소드도 너무 많았다.
3. 그 결과, 메인 스토리로 가야 할 양분을 너무 많이 빼앗겼다. 서브가 메인을 갉아먹고 남은 게 결국 그 결과물.
(IP보기클릭)61.78.***.***
다른 건담들 = 의도야 어찌되었든 기본적으로는 '우리는 전쟁을 끝내거나 막는다' 철혈 = 휘말린 부분도 없지 않아 있지만 결과적으로 중요 인물들이 '전쟁을 일으킨다'
(IP보기클릭)61.80.***.***
더블오 보신 거 맞나요? 주인공이 악이라고 규정한 적을 다 죽이면 평화라니
(IP보기클릭)1.244.***.***
더블오가... 적들을 다 몰살..? 극장판만 보셨어도 그런 이야기는 안나올텐데... 그리고 솔레스탈 비잉은 자신들을 정의라 주장한 적이 없으며, 더블오 세계관은 극장판이 끝난 뒤에도 지상락원은 오지 않았고, 구인류와 신인류가 대립하는 중이죠. 그리고 자신들이 악이라고 규정한 적과 싸운다는건 그라함, 세르게이, 마네킹 등도 악이라는 건데, 글쎄요...?
(IP보기클릭)211.36.***.***
주인공들이 쩌리 되어버린 시점에서 이게 과연 정상적인 작품인지는....;;
(IP보기클릭)121.155.***.***
전쟁에 휘말린소년병일뿐이다 라고 미화하면 작내에서 비판해도 아무생각없이보면 주인공애들이 좋은애들이라 착각할수있지않나요? 나쁜걸 좋게보이려고하는게 더위험해보이는데 말이지요.
(IP보기클릭)21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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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담들 = 의도야 어찌되었든 기본적으로는 '우리는 전쟁을 끝내거나 막는다' 철혈 = 휘말린 부분도 없지 않아 있지만 결과적으로 중요 인물들이 '전쟁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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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들이 쩌리 되어버린 시점에서 이게 과연 정상적인 작품인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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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오 보신 거 맞나요? 주인공이 악이라고 규정한 적을 다 죽이면 평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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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휘말린소년병일뿐이다 라고 미화하면 작내에서 비판해도 아무생각없이보면 주인공애들이 좋은애들이라 착각할수있지않나요? 나쁜걸 좋게보이려고하는게 더위험해보이는데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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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오가... 적들을 다 몰살..? 극장판만 보셨어도 그런 이야기는 안나올텐데... 그리고 솔레스탈 비잉은 자신들을 정의라 주장한 적이 없으며, 더블오 세계관은 극장판이 끝난 뒤에도 지상락원은 오지 않았고, 구인류와 신인류가 대립하는 중이죠. 그리고 자신들이 악이라고 규정한 적과 싸운다는건 그라함, 세르게이, 마네킹 등도 악이라는 건데, 글쎄요...?